2003/03-04 : Special Edition - 문화충돌, 2030 vs. 4050 -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考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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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질’과 ‘변화’의 균형으로 해법 찾아라
 
 
  문화충돌, 2030 vs. 4050 - 3.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考
 
김 정 응 부국장 | 기획13팀
jekim@lgad.lg.co.kr
 
진행형 혁명기와 마케팅과의 함수
 
‘혁명’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로는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국체(國體) 또는 정체(政體)를 변혁하는 일’로 정의된다. 그리고 유의어 내지 관계어로 ‘개혁·대변혁’ 등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4·19 혁명’ ‘5·16 혁명’ 등으로 익숙하며, 중국의 ‘문화대혁명’도 연상된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혁명이란 다분히 정치적 개념이 많이 내포되어 있고, 그런 만큼 정치학자 등 학계나 언론에서 주로 다루던 주제이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자주 또는 쉽게 사용되지는 않았다.
이러한 혁명이라는 단어가 요즈음에는 대중매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국체 또는 정체를 변혁한다는 개념이 시사하듯이 기존 질서, 기존 관행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할 때 혁명이라는 단어 이상의 적절한 표현이 부족해서일까? 다소 무겁다고 할 만한 이 개념이 생활 속에서 적용, 설명되어지는 것이다.
이른바 ‘세대 차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다. 조용필을 모르면 ‘쉰 세대’라며 기성세대의 무딘 감수성을 흉보던 세대가 지금은 오히려 god나 보아를 모른다는 이유로 시대에 뒤지는 세대로 부메랑을 당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세대 차이의 진행 속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빨라지고 그만큼 더 벌어지는 경향이다. 아울러 세대 분할도 더 세밀해져, 10년 간격을 통해 10대·20대·30대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2002년의 월드컵 4강 진출과 붉은 악마, 그리고 대선을 움직인 힘, 그러니까 이른바 ‘2030 세대’로 대변되는 이들은 기성세대가 만든 고정 틀을 거부하며 우리 사회의 가장 관심을 끄는 세대로 부상하는 한편 높은 소비성장률을 보여 마케팅 활동의 핵심 타깃으로도 떠오르게 되었다. 소위 ‘세대혁명’이라는 개념을 촉발한 주역이자 그 혁명을 이끄는 중심 세력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서 우리 사회는 현재 ‘진행형 혁명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자, 눈을 돌려보자.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자.
환경의 변화와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해서 목적했던 판매를 실현,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가장 실사구시(實事求是)적인 영역인 마케팅 분야는 혁명기와도 같은 급변의 시기에 어떻게 변화된 마케팅을 전개해야 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대두된다. 왜냐하면 세대 혁명이란 중심 소비자의 급격한 변화 및 이동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심 세력인 2030의 제품이라면 그들의 관심사에 부응하는 전략을 집중 구사하면 무리가 없겠지만, 이들을 포함하여 4050에게도 마케팅해야 하는 위치라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기가 대단히 곤혹스럽다.
 
 
 
‘변하지 말아야 할 것, 업데이트해야 할 것’이 조화되어야
 
그러면 2030·4050, 그들은 누구인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세대 구분이 점차 세밀해지는 과정에서 특히 20대와 30대를 한 묶음으로 정의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에 각자의 문화·가치관·관심사 등에서 상이한 부분이 많이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마케팅 시사점만은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2030 세대에의 마케팅 키워드는 '퓨전(fusion)'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서로 다른 가치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복합·융화·조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와 만족을 창출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하나의 추세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변화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세대혁명은 이들의 이러한 특성이 문화적,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그 의미를 더해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 하에 과연 2030을 겨냥하면서, 세대혁명이 진행되는 시점에서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어떤 전략적 탐구가 요구되는가?
세대혁명기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보다 ‘본질과 변화의 균형’에 성패의 관건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쉽게 말하자면 마케팅·브랜드·크리에이티브 분야 전문가로서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과 ‘시대의 트렌드에 맞추어 업데이트해야 할 것’을 균형감 있게 가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본질’의 핵심은 역시 브랜드라 할 수 있는데, 스티븐 킹(Stephen King; WPP Group, London)의 다음과 같은 말은 이를 매우 단적으로 이해시켜주고 있다. “공장에서 제조되는 것은 제품이지만 소비자가 사는 것은 브랜드이다. 제품은 경쟁회사가 복제할 수 있지만 브랜드는 유일무이하기 때문이다. 제품은 쉽사리 시대에 뒤질 수 있지만 성공적인 브랜드는 영원하다.” 
IMF 체제 하에서도 경험했듯이 변화기·혁명기 등 시대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점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중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브랜드와 제품이 자리잡고 있어야 하는데, 특히 브랜드 비전이 명확히 설정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수 브랜드, 세계적 브랜드들을 보면 그 어떤 변혁기에도 굴하지 않는 그들만의 비전을 명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월이 변한다 해도 브랜드는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대혁명이 진행중인 이 시점에 2030세대, 그들이 누구인지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금 차분히 우리의 브랜드 비전, 브랜드 자산, 브랜드 컨셉트 등 핵심 기본요소, 즉 ‘본질’을 재점검할 필요성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은 변화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인데, 그 변화의 핵심은 중심 타깃인 2030에 관한 종합적인 분석 및 이해를 통해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성장 배경으로부터 출발해 니즈와 라이프스타일, 그를 통한 정보 취득 및 구매결정 요인 변화 등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영향 변수들을 고려하여 그들의 소비문화를 알고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종합적인 분석의 결론인 그들의 인사이트(insight)를 발견·해석하고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하는 것이다. 즉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서 무엇을 통해 그들에게 긍정적 관심을 유도해 내느냐 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5%의 ‘튀는’ 인사이트를 리더로 선택해서 나머지 95%를 추종케 할 것인지, 아니면 말없는 다수의 행간에 숨어 있는 인사이트를 찾아 선택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흔히 5%의 튀는 그룹이 마치 모든 2030 세대를 대변하고 그들의 인사이트인 것으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2030의 겉모습만을 보고 그들을 정의하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귀걸이를 하고 머리에 염색을 한다고 해서 마치 그들이 외관의 가치만을 중시하는 것으로 쉽게 치부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그들은 ‘퓨전’이 아닌가. 결국 나무와 숲 전체를 보는 지혜가 더욱 더 요구되는 시점이 바로 요즈음이다.

전술적 변화의 밸런스’도 중요
 
유행의 부침이 가장 심한 곳이 대중가요 분야로, 반짝하고 사라진 가요들이 부지기수다. 광고도 마찬가지이다. 2030의 문화나 가치관의 해석 여부에 따라 단기 유행형 커뮤니케이션을 양산해 내는 우를 범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표현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왜 톡 쏘고 일탈적인 것이 칭송 받고, 왜 고집불통을 멋진 개성이라고 하는가’를 좀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달리 말하면 그들에의 관심이 곧 그들 문화에의 무조건적 아부로 무비판적 수용으로 표현되어서는 곤란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장 큰 우는 그들과의 공감대 형성이라는 목적으로 그들의 피상적인 코드에 우리 브랜드를 일방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이다. 그러한 전략이나 수단이 목적이나 상황에 따라 때로 필요할 수도 있으나 그것이 메인이 되어서는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다. 브랜드의 자산 축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헛된 단발성 깜짝 커뮤니케이션 혹은 광고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세대혁명이라 칭할 정도로 급격히 변화하는 중심 타깃을 바라볼 때 남자 중심의 예라서 적절하지는 않겠지만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와 같은 광고, 혹은 <서른 즈음에>와 같은 광고가 필요한 것 아닌가? 2030세대가 가슴으로 그 노래를 받아들이듯이 1318세대도 공감하게 될 것이고, 4050 기성세대는 진한 추억이 더해진 감동으로 그 메시지를 수용할 것이다. 동일선상에서, 2030을 ‘열심히 일하는 사람’ ‘일할 땐 일하고 쉴 때는 쉬는 프로’ ‘지킬 것은 지키는 건강한 젊음’으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신선하다고 할 수 있다.
본질에 입각한 전략과 더불어 ‘전술적 변화의 균형’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트렌드에 부응하여 새로워지고[newing], 융통성 있게 변화하는 브랜드의 모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2030세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커뮤니티 문화’ 혹은 ‘끼리 문화’이다. 요즈음 맹활약하고 있는 ‘디카(dica)족’을 보자.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컨텐츠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고 서로 평가하는 그들은 제품 뿐만 아니라 제품에서 비롯된 컨텐츠까지 공유하는 끼리문화의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제품구매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적극 수집하고, 구매 후에도 선택한 제품에 대한 만족이나 비판을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아울러 정보교환 과정에서 선호제품별로 일종의 끼리 문화를 형성해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일종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특히 디지털 제품·휴대전화·자동차 분야 등에서 대표적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또 다른 네트워킹, 나아가 입심을 활용한 구전(口傳) 마케팅으로 확대 발전될 수 있기에 그 중요성이 더해지는 것이다.
2030세대에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감성소비’이다. 여성에게 국한하여 취급되었던 이러한 구매 특성이 2030에게는 남녀 구분 없는 특징으로 자리한 것으로서, 제품의 기능보다 제품 소비를 통해 향유하는 분위기와 이미지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 감성소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감성마케팅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제품이나 패키지의 컬러 이미지를 통해 구매결정을 유발하는 컬러 마케팅, 계절·날씨·요일·시간별로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통해 쇼핑욕구를 자극하는 청각 마케팅, 매장에 향기 살포장치를 설치하여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향기 마케팅, 문화체험 욕구를 자극하는 영화·연극·뮤지컬·여행 이벤트 등과 연계하여 구매를 유발하는 문화 마케팅 등을 향후 더욱 더 깊숙이 연구하여 2030세대를 설득하는 수단으로 전개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2030이 주도하는 세대혁명과 그 혁명기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 관점을 ‘본질과 변화의 밸런스’라는 대안을 축으로 살펴보았다.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도, 시장도 변하는 것인데, 그 변화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그 변화의 결과가 바로 내일 수퍼마켓 판매대에서 나타나는 요즈음, 그 모든 것을 통찰할 안목이 더욱 절실하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