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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H’는 ‘Out of Home’의 이니셜로, 우리말로는 ‘옥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는 우리의 옥외광고와 교통광고를 아울러 ‘OOH Media’라 한다. 우리가 그간 주로 써왔던 ‘SP미디어’는 SP(Sales Promotion)사업의 일환으로 출발한 한국적인 광고회사 상황에서 만들어진 조어이다. OOH미디어는 ‘집밖(Out of Home)’이라는 공간적 의미에서 그 매체의 의미와 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 ‘집안’이 전통적인 4대매체의 공간이라면 ‘집밖’은 4대매체가 쉽게 접촉되지 않는 곳이다. 또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자동차와 휴대전화로 대변되는 모바일문화의 저변화에 따라 4대매체에 접촉될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져 가는 추세이다. 아울러 4대매체 내에서도 채널의 증가와 매체의 창간이 늘어나면서 ‘media clutter’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성향은 수많은 마케터들에게 효율적인 소비자 접촉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데, 결국 그 대안으로 선택되어지는 것이 OOH미디어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마케터나 미디어 플래너들에게는 OOH미디어가 대안매체로서, 또는 미디어믹스의 보조 수단 정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크다. 한편 OOH미디어는 앞서 말했듯이 ‘집밖’의 모든 미디어적 접근 가능한 방법을 총칭하는 말이기에 그 범주를 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으며, 그런 작업 또한 무의미하다. 하지만 업무의 효율성과 법률적 허용의 범위를 쫓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교통매체’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교통수단과 역사·공항과 같은 교통시설물광고를 일컬으며, ‘옥외매체’는 운전 중에 도로변에서 발견되는 광고물의 총칭이다. 한편 ‘스포츠 광고’는 경기장 내 광고물이 대표적이었나 최근에는 리조트나 놀이시설 등에의 매체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코엑스몰의 경우처럼 대규모 집객이 가능한 대형 유통시설물 등에 시설물 상황에 맞게 개발되어지는 매체들을 편의상 ‘특수매체’로 분류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수많은 OOH미디어를 간략하게 도식화한 것일 뿐이므로 경우에 따라선 그 분류가 의미가 없거나 오버랩되는 사례도 많다. 똑같은 전광판이지만 도로변 옥상에 운영되는 광고물은 그 허용의 문제상 옥외매체로 분류되지만, 지하철이나 백화점 같은 옥내 시설물에 설치되는 경우에는 또 다르게 적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 ||||||||||
시대 기술의 총체적 결합물 | ||||||||||
OOH미디어는 모든 미디어들 중 가장 빠르게 기술 발달의 혜택을 누리는 매체이다. 매체 자체가 갖는 특성이기도 하지만, 표현되는 사양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여 오히려 그 허용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법과 제도가 그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고급화되고 값비싼 디스플레이 장치로만 알려졌던 PDP나 LCD의 경우도 가장 먼저 시장에 일반화된 것은 OOH미디어라는 형태를 통해서였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볼 때 ‘OOH매체는 가장 올드한 매체’라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를 보면 톰 크루즈(Tom Cruise)가 지하철역을 지나갈 때 지금의 라이트 박스와 유사한 매체가 보행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감지하곤 바로 적절한 광고안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직업병적인 발견이었겠지만, 영화 속의 미래의 모습은 다 허구일진대 적절하게 배치된 이런 장치들을 통해 미래의 OOH미디어는 저런 모습이 아닐까를 연상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OOH미디어가 시대 기술의 총체적 결합물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것이었는데, 뉴미디어의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그러나 뉴미디어의 개발 경향과 무관하게 우리나라에선 OOH미디어가 기능적으로 4대매체의 보조매체로 주로 활용되어 왔다. 이는 마케터나 미디어플래너가 그 기능과 역할을 과소 평가한 경향도 있어서겠지만 정작 중요한 이유는 OOH미디어 자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OOH미디어는 1년 이상의 장기계약 형식이며, 제작비도 광고비 속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런 계약관행은 광고캠페인 스케줄을 거꾸로 OOH미디어 계약기간과 맞춰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발생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시의적절한 대응이 안 돼 캠페인 전체를 힘 빠지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아울러 광고제작비를 매체비 속에 포함시키므로써 똑같은 제작비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스테레오 타입의 정형화된 크리에이티브를 양산하게 됐다. 그런데 월드컵은 이런 환경을 바꿔나가는 전환점이 되었다. 물론 월드컵은 1개월 동안만 치러지는 이벤트였기에 우리 OOH미디어가 적절히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대안매체가 개발되고 계약기간을 조정하기 위해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이런 경험을 통해 몇 가지 소중한 성과를 이뤄냈다. 먼저 교통매체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변화로, OOH미디어가 캠페인 기간에 맞게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불법광고물의 형태로 운영되어온 차량wrapping광고를 제한적이나마 허용함으로써 인·허가의 가이드라인도 신매체 기법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견케 했다. 결국 앞으로의 OOH광고는 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처럼 계약기간을 단기화하고, 제작비를 광고주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제작비의 범위와 아이디어에 따라 크리에이티브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며, 그 동안 평면에 머물렀던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도 공간과 기술적인 원리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임을 전망케 한다. 또한 계약관행의 변화에서 파생된 운영 기간의 탄력적 적용, 크리에이티브의 다양성 등은 결국 OOH미디어가 다른 미디어와 동일한 파워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히 미디어믹스에 부응하거나 캠페인 각 단계에서 전술적 도구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과, 경우에 따라서는 프로모션과 결합하여 4대매체 이상의 유력한 마케팅 툴로 부각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OOH의 미래는 생각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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