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04 : 미디어 환경 변화와 광고제작 신기법 - OOH미디어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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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적용 가능성으로 새롭게 주목 받는 OOH미디어  
 
 미디어 환경 변화와 광고제작 신기법 - 2 . OOH미디어
 
김 현 홍 차장 | OOH사업팀
hhkima@lgad.lg.co.kr
 
‘OOH’는 ‘Out of Home’의 이니셜로, 우리말로는 ‘옥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는 우리의 옥외광고와 교통광고를 아울러 ‘OOH Media’라 한다. 우리가 그간 주로 써왔던 ‘SP미디어’는 SP(Sales Promotion)사업의 일환으로 출발한 한국적인 광고회사 상황에서 만들어진 조어이다.
OOH미디어는 ‘집밖(Out of Home)’이라는 공간적 의미에서 그 매체의 의미와 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 ‘집안’이 전통적인 4대매체의 공간이라면 ‘집밖’은 4대매체가 쉽게 접촉되지 않는 곳이다. 또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자동차와 휴대전화로 대변되는 모바일문화의 저변화에 따라 4대매체에 접촉될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져 가는 추세이다. 아울러 4대매체 내에서도 채널의 증가와 매체의 창간이 늘어나면서 ‘media clutter’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성향은 수많은 마케터들에게 효율적인 소비자 접촉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데, 결국 그 대안으로 선택되어지는 것이 OOH미디어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마케터나 미디어 플래너들에게는 OOH미디어가 대안매체로서, 또는 미디어믹스의 보조 수단 정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크다.
한편 OOH미디어는 앞서 말했듯이 ‘집밖’의 모든 미디어적 접근 가능한 방법을 총칭하는 말이기에 그 범주를 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으며, 그런 작업 또한 무의미하다. 하지만 업무의 효율성과 법률적 허용의 범위를 쫓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교통매체’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교통수단과 역사·공항과 같은 교통시설물광고를 일컬으며, ‘옥외매체’는 운전 중에 도로변에서 발견되는 광고물의 총칭이다. 한편 ‘스포츠 광고’는 경기장 내 광고물이 대표적이었나 최근에는 리조트나 놀이시설 등에의 매체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코엑스몰의 경우처럼 대규모 집객이 가능한 대형 유통시설물 등에 시설물 상황에 맞게 개발되어지는 매체들을 편의상 ‘특수매체’로 분류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수많은 OOH미디어를 간략하게 도식화한 것일 뿐이므로 경우에 따라선 그 분류가 의미가 없거나 오버랩되는 사례도 많다. 똑같은 전광판이지만 도로변 옥상에 운영되는 광고물은 그 허용의 문제상 옥외매체로 분류되지만, 지하철이나 백화점 같은 옥내 시설물에 설치되는 경우에는 또 다르게 적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시대 기술의 총체적 결합물
OOH미디어는 모든 미디어들 중 가장 빠르게 기술 발달의 혜택을 누리는 매체이다. 매체 자체가 갖는 특성이기도 하지만, 표현되는 사양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여 오히려 그 허용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법과 제도가 그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고급화되고 값비싼 디스플레이 장치로만 알려졌던 PDP나 LCD의 경우도 가장 먼저 시장에 일반화된 것은 OOH미디어라는 형태를 통해서였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볼 때 ‘OOH매체는 가장 올드한 매체’라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를 보면 톰 크루즈(Tom Cruise)가 지하철역을 지나갈 때 지금의 라이트 박스와 유사한 매체가 보행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감지하곤 바로 적절한 광고안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직업병적인 발견이었겠지만, 영화 속의 미래의 모습은 다 허구일진대 적절하게 배치된 이런 장치들을 통해 미래의 OOH미디어는 저런 모습이 아닐까를 연상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OOH미디어가 시대 기술의 총체적 결합물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것이었는데, 뉴미디어의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그러나 뉴미디어의 개발 경향과 무관하게 우리나라에선 OOH미디어가 기능적으로 4대매체의 보조매체로 주로 활용되어 왔다. 이는 마케터나 미디어플래너가 그 기능과 역할을 과소 평가한 경향도 있어서겠지만 정작 중요한 이유는 OOH미디어 자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OOH미디어는 1년 이상의 장기계약 형식이며, 제작비도 광고비 속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런 계약관행은 광고캠페인 스케줄을 거꾸로 OOH미디어 계약기간과 맞춰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발생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시의적절한 대응이 안 돼 캠페인 전체를 힘 빠지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아울러 광고제작비를 매체비 속에 포함시키므로써 똑같은 제작비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스테레오 타입의 정형화된 크리에이티브를 양산하게 됐다.
그런데 월드컵은 이런 환경을 바꿔나가는 전환점이 되었다. 물론 월드컵은 1개월 동안만 치러지는 이벤트였기에 우리 OOH미디어가 적절히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대안매체가 개발되고 계약기간을 조정하기 위해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이런 경험을 통해 몇 가지 소중한 성과를 이뤄냈다. 먼저 교통매체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변화로, OOH미디어가 캠페인 기간에 맞게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불법광고물의 형태로 운영되어온 차량wrapping광고를 제한적이나마 허용함으로써 인·허가의 가이드라인도 신매체 기법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견케 했다.
결국 앞으로의 OOH광고는 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처럼 계약기간을 단기화하고, 제작비를 광고주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제작비의 범위와 아이디어에 따라 크리에이티브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며, 그 동안 평면에 머물렀던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도 공간과 기술적인 원리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임을 전망케 한다.
또한 계약관행의 변화에서 파생된 운영 기간의 탄력적 적용, 크리에이티브의 다양성 등은 결국 OOH미디어가 다른 미디어와 동일한 파워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히 미디어믹스에 부응하거나 캠페인 각 단계에서 전술적 도구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과, 경우에 따라서는 프로모션과 결합하여 4대매체 이상의 유력한 마케팅 툴로 부각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OOH의 미래는 생각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프로모션의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
OOH미디어는 규모감, 설치장소 그리고 사양의 특성상 도시의 윤곽선(contour)을 형성하기에 도시미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들은 OOH미디어의 표현을 제한하는 법과 제도를 갖추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옥외광고물 관리법’이 허용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도심 밀집도가 높고 전력원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옥외에 설치되는 광고물에 한해서는 ‘안전과 절전’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안전의 문제는 광고물의 규격 제한, 높이 제한, 지역 제한의 형태로, 절전의 문제는 사양 제한, 거리 제한의 형태로 규제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동양권이며 법체계의 근본이 동일한 일본과 비교해도 광고물의 허용 기준은 상당히 다른데, 미국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훨씬 더하며, OOH미디어의 존재 형태뿐 만이 아니라 활용 방법, 목적 등에서도 그 차이가 발견된다.
대체로 도시형 국가 형태인 우리나 일본의 경우에는 광고물 설치를 위한 임대료가 비싼 까닭에 고효율의 매체, 즉 네온사인·전광판 등 고가의 매체가 광고주의 선호도와 상관없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보다 일본이 더 심한데, 고효율의 매체는 고급사양을 주로 활용하기에 한번의 투자로 장기간 운영 가능한 브랜드 광고가 지배적인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도심 밀집도가 높아 차량 이용객보다는 유동인구 대상의 매체가 주요 교차로를 중심으로 퍼져 있다.
반면 미국·중국과 같은 넓은 국토의 나라들, 특히 미국은 차량 이용의 일반화로 도심지 외곽의 야립광고물이 가장 일반적인 매체로 자리하고 있다. 그 사양에 있어서는 유연성 원단을 활용한 프린트 매체가, 운영 방식에서는 고정형(permanent)이 아닌 이동형(movable)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광고물의 주 타깃이 차량운전자이다 보니 광고물의 규격 또한 대형 위주이다. 아울러 미국은 ‘미디어의 천국’이라는 말답게 4매체에 대한 접촉도가 매우 낮아 OOH가 프로모션을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정작 우리와 미국의 경우 가장 큰 차이는 크리에이티브 경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OOH미디어를 ‘또 하나의 미디어’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OOH만을 위한 독자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전개하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주로 인쇄미디어용으로 제작된 크리에이티브가 적당한 레이아웃 작업을 통해 OOH광고로 재활용 되어지는데, 이때 OOH미디어의 환경은 철저히 배제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결국 크리에이티브 작업의 ‘생산성’은 높지만 정작 기대한 광고효과를 얻어내고 있는지는 의문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OOH미디어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능력 배양해야
 
물론 OOH미디어에 대한 기대 효과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크리에이티브 전략 또한 차이가 나겠지만, 시장은 점점 복잡해지고 소비자의 시선은 우리를 외면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인정한다면 OOH 독자적인 크리에이티브 전개도 고민해볼 일이다.
그런데 OOH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러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미디어 분야로만 국한하여도 사양에 대한 전문적 지식, 허용의 범위를 읽어낼 수 있는 법률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 타깃의 동선 및 행동반경에 대한 지리적 특성 파악력 등 그 범위는 무궁하다.
광고회사에서의 이러한 지식의 무장은 또 다른 발전된 OOH미디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광고주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건물·자동차 등)은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광고회사는 그 답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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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H미디어는 앞서 얘기하였듯이 ‘집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미디어적 활용을 그 범위로 한다. 그런데 TV나 신문, 기타 다른 미디어처럼 ‘광고’가 아닌 ‘뉴스’로 OOH미디어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다. OOH미디어는 존재 그 자체가 가치이기 때문이다. 유효적절하게 활용되는 크리에이티브는 그것에 덧붙여지는 부가가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OOH미디어의 가치는 TV 그 이상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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