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3.
뮤지션 ‘요조’의 청춘 에세이: 우리 둘이서 - ‘드라이브 마이 카’를 보고
차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하얀색 마티즈. 백기녀(어머니)가 뽑아줬다. 내 쪽에서 바란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매니저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홍대에서 당시 살던 도봉동까지 오다가 집 앞에서 백기녀에게 발각된 후, 며칠도 안 되어 차가 생겼다. 헬멧도 없이 위험천만하게 홍대를 오갈 거라면 차라리 차로 다니는 것이 죽을 확률이 덜하겠지, 라고 백기녀는 생각한 것 같다. 신수현(동생)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그런 식의 사고가 자연스러웠던 때였다. 백기녀가 얼마나 급하게 차를 뽑아왔는지 차에는 옵션이 하나도 없는 채였다. 뒷좌석 창문을 열려면 수동으로 돌려야 했고, 카오디오는 카세트테이프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몇 년간 그 차와 각별하게 보냈다. 이민석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정처없이 여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