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이 있는 곳인 워싱턴 주는 동부의 워싱턴 D.C.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워싱턴 주는 동부의 워싱턴 D.C. 와는 정 반대의 미국 북서부에 있다. 시애틀(SEA)은 한국에서 비행기 직항이 있어 편리하다. 서부의 샌프란시스코(SFO)나 로스앤젤레스(LAX) 보다 비행시간이 한 시간 정도 짧다. 그래도 10시간 정도는 날아가야 한다. 시애틀 도시 구석구석을 가본다.
시애틀을 이해하는 첫 번째는 날씨, 매일 오는 비다.
일 년에 절반 이상이 비가 온다는 곳이다. 명확한 사계절과 적당한 눈과 비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미국의 날씨는 가히 폭력적이다. 남부는 너무 덥고 북부는 엄청 춥고 서부는 지진에 중부는 토네이도로 동부는 극단적인 사계절이 있다. 그중 시애틀은 비가 많이 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는 비가 와서 운치가 있는 도심이 좋다. 매일 비가 오는 곳이라 따뜻한 커피가 유명한지도 모르겠다. 시애틀 도서관에서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마주하거나 스타벅스 1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비를 바라보며 잠시 멍 때리는 것을 추천한다.
시애틀을 이해하는 두 번째는 현대 건축과 예술이다.
현대건축의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시애틀 공립 도서관(Seattle Public Library)은 렘 콜하스(Rem Koolhaas:OMA)의 대표작이다. 다이어그램으로 건축설계를 하는데 대표작이 시애틀 도서관이다. 도서관 기능에 꼭 필요한 부분은 결정하고 그 사이에 자유로운 공간을 넣고 전체를 엮어서 도서관이 탄생한다. 실제 가보면 시내 한복판에 위치하는 사이트에 놀라고 규모에 놀라고 내부 공간에 놀란다. 공간을 이렇게 써도 될까 싶을 정도로 깎고 비우고 넓힌다. 10cm도 아껴서 평당 가격으로 계산해서 사용하는 한국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공간의 가치를 가성비로 따지지만 가심비의 공간이 확실히 좋다.
시애틀을 대표하는 또 다른 건축은 현상학의 대가인 스티븐 홀(Steven Holl)이 설계한 Chapel of St. Ignatius와 Bellevue Arts Museum이다. 빛과 색과 수공간을 이용한 대학교 내 종교 공간 채플과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독특하고 다양한 전시공간의 미술관은 한번 가보는 것만으로도 인생에서 최고의 경험이 된다. 비에 젖은 도시의 공간은 주변을 흡수하고 반사하여 빛과 색의 효과를 몇 배로 증폭시킨다. 비의 도시에서 현상학적 건축의 분위기는 다른 곳보다 강력하게 다가온다. 어느새 내 마음도 시애틀에 빠져든다.
호불호의 평가가 갈리지만 시애틀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현대건축인 프랑크 게리(Frank Gehry)의 Museum of Pop Culture는 한번 보면 잊지 못한다. 건축물의 형태가 팝아트와 연결되고 대중문화의 대표 이미지인 코카콜라 병뚜껑이 연상되는 것은 나만 그런가 궁금하다. 보수적인 역사와 도시 안에 전위적이고 파격적인 대중문화의 힘을 보여주기 위함이 건축적 개념이자 의도였다면 MoPOP의 건축은 일단 성공한듯하다. 뮤지엄 주변에는 시애틀의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과 Chihuly Garden and Glass이 있으니 같이 돌아볼 수 있다.
시애틀은 시카고에 버금가는 공공미술의 도시이다. Seattle Art Museum가면 Jonathan Borofsky의 Hammering Man(서울 서소문 흥국생명빌딩 앞에도 설치되어 있다), Olympic Sculpture Park 내 Richard Serra의 Wake, Alexander Calder의 Eagle, Louise Bourgeois의 Father and Son 등 유명한 Public Art로 가득하다.
시애틀을 이해하는 세 번째는 세계적 기업들의 본사이다.
아마 시애틀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들과 연관되고 또 관심도 많을 것이다. 시애틀 하면 전 세계적인 기업의 본사와 1호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Pike Place Market 내 스타벅스 1호점과 남쪽의 스타벅스 본사인 Starbuck Support Center, 아마존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The Spheres 주변, 동쪽 외곽으로 가면 Microsoft Visitor Center, 북쪽은 Expedia Group, 조금 더 올라가면 Boeing Future of Flight까지 대단하다. 시내에는 기업 방문하는 투어도 많으니 이왕이면 직접 가서 피부로 느껴보자. 방문 후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볼까 고민할 수도 있겠다. 서학 개미 파이팅! 왜 시애틀에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가 많을까? 시애틀 글로벌 기업투어를 하면서 자세히 살펴보고 곱씹어 볼 일이다.
시애틀의 주변 도시는 시애틀에서 꽤 멀리 있다. 가까운 곳이 북쪽으로 3시간 운전하면 캐나다 빅토리아(Victoria)와 밴쿠버(Vancouver), 남쪽으로 3시간 가면 포틀랜드(Portland)이다. 도심을 빠져나오면 시애틀 주변은 청정자연으로 가득하다. 남쪽 포틀랜드로 가다 보면 Ohanapecosh Glacier와 같은 빙하와 활화산이 공존하는 Mount Rainier National Park를 들를 수 있다. 낭만과 함께 여유롭게 운전하다 보면 어느새 시애틀과는 또 다른 도시를 만날 수 있다.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가기 전에 북쪽의 캐나다를 잠깐 들려보자. 밴쿠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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