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08 : Special Edition - Why eCRM? - 2. eCRM의 구축 방향과 프로세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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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 eCRM의 구축 방향과 프로세스
 
  ‘기술’이 아니라
‘전략 중심’ 접근이 중요
 
김 재 문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jmkim@lgeri.com
 

지난 몇 년간 e-비즈니스는 노도와 같은 진입 러시와 대규모의 퇴출을 경험했다. 그리고 eCRM이 도입된 것은 그리 최근의 일이 아니지만, e-비즈니스 세계의 급격한 변화는 아직까지 eCRM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게 했다. 물론 많은 e-비즈니스 기업들이 eCRM을 도입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eCRM 패키지의 기계적 적용 수준이었고, 고객과 자사의 특성을 심도 있게 고려한 제대로 된 eCRM은 드물었다. 그러나 이제 전반적으로 e-비즈니스 세계가 안정화되면서 본격적으로 eCRM을 재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eCRM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고 적정한 프로세스에 따라 체계적으로 eCRM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eCRM 구축의 전략 방향

먼저 eCRM을 구축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방향성부터 생각해보자. 전체적인 전략이 올바르게 설정되어 있다면 구축의 실제 프로세스에서 일부 잘못된 점이 있더라도 이를 바로 잡는 데 그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전략이 잘못 설정된다면 이후의 모든 과업은 잘하든 못하든 좋은 결과를 낳기 어렵다. 나아가 경우에 따라서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eCRM 전략이란 무엇일까? 기업의 상황에 따라 최적의 전략이 있을 뿐, 전략에 정답은 없다. 다만 모든 전략수립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성은 분명히 있다.

명확한 목적 설정
eCRM을 구축하기 전에 eCRM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목적은 기업 활동의 방향타와 같다. eCRM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실행할 때에는 그 프로젝트의 목적이 암묵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람들마다 짐작하고 있는 목적이 다른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목적은 명시적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eCRM의 목적은 장기적인 고객 유지일수도 있고, 단기적인 판매량 증가일 수도 있으며, 장기목표와 단기목표가 연계된 복합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CRM의 1차적인 목적을 장기적인 유지에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소위 명품급의 브랜드가 아니면 낮은 로열티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도 많다. 이때 어떤 목적을 설정하든 핵심 포인트는 eCRM 구축의 목적이 기업 구성원들에게 명시적으로 전달되고 공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온라인 채널의 특성 고려
eCRM은 ‘e-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전개되는 CRM’을 의미한다. 따라서 eCRM은 인터넷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으므로 기존의 오프라인 CRM에 비해 고객관리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즉, eCRM은 고객과 회사 간의 물리적인 거리를 제거함으로써 글로벌 관점에서 고객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아프리카나 알래스카에 있는 고객이라도 추가적인 비용 없이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eCRM은 오프라인 CRM에 비해 고객관리의 범위는 넓지만, 그 깊이는 떨어진다. 오프라인 CRM은 대면 접촉을 통해 고객에게 감성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지만 eCRM은 사무적이고 차갑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 같은 eCRM의 강점과 약점은 자사의 사업이 어떤 종류의 e-비즈니스 모델인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므로, 결국 자사의 e-비즈니스 모델과 eCRM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구축전략이 필요하다.

고객중심 설계
eCRM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어떤 특별한 혜택을 받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니즈에 적합한 오퍼(Offer)가 필요하며, 오퍼는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요즘, 고객을 회사의 수익성에 따라서 차별 대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즉, 똑같이 100만 원어치 상품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고수익 상품을 구입한 경우에는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고객 입장에서는 어떤 것이 고수익 상품인지 알 수도 없는데 차별 대우를 받는다면 기분이 상할 수 있다. 고객과의 관계를 좋게 하자고 만든 eCRM 시스템이 고객을 격분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런 역효과는 대부분 eCRM을 고객 입장이 아닌 회사 입장에서 설계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대개의 경우 고객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 인터뷰나 설문조사 등을 실시하기도 하지만, 이런 활동은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에 경비의 부담이 클 수도 있다. 따라서 고객조사 비용을 절감하고 더 직접적인 소리를 듣기 위해서 eCRM 추진 담당자 자신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가족이나 친구가 자사의 고객인 경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물론 자사의 고객상담 요원이나 영업점 등을 활용해서 고객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또한 흔히 외부 조사기관에 맡겨야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객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자사가 직접 조사하는 것이 더 직접적인 고객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개인화에 대한 시각 정립
eCRM의 초기에는 eCRM을 ‘개인화(Personalization)’와 동일시하는 견해가 강했다. 물론 지금은 그러한 견해가 오류라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직까지도 eCRM과 개인화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화는 eCRM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를 어떻게 개개인별로 적합하게 전달할 것인가에 관한 이슈다. 즉 개인화는 eCRM의 수단일 뿐이다. 따라서 개인화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은 eCRM 전체를 왜곡할 수 있다. 자사 e-비즈니스 모델 및 고객의 특성에 따라서는 개인화가 거의 필요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굳이 필요 없는 개인화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eCRM과 오프라인 CRM의 통합
오프라인과 e-비즈니스를 병행하는 기업의 경우 오프라인에서의 고객관리와 온라인에서의 고객관리가 통합되어야 한다. 한 사람의 고객을 두고 오프라인 CRM에서 보는 관점과 eCRM에서 보는 관점이 다르다면 제대로 된 고객관리를 할 수 없다. 만일 내가 오프라인에서는 우량 고객인데, 인터넷으로 거래하려고 했더니 푸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오프라인에서도 거래할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eCRM과 오프라인 CRM은 고객정보 수집 및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있어서만 차이를 지닐 뿐 고객에 대한 이해와 접근 방식은 동일하다. 따라서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통합할 수 있다.

eCRM 구축 프로세스

지금부터는 eCRM을 구축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들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eCRM의 토대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eCRM을 실행하는 전체 eCRM 프로세스는 크게 전략수립, 시스템 구축, 실행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중 전략수립 및 시스템 구축을 eCRM 구축 프로세스로 볼 수 있다. 한편, 전략수립 단계에서 고객분석 단계를 분리시킬 수도 있는데, 고객분석 작업은 전략수립의 수단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그 중요성과 필요자원 및 소요시간 등을 감안해 볼 때 독립시켜서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시스템 구축 후에는 실제로 실행해 본 후 보완 작업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볼 때 CRM 시스템 구축 단계는 크게 고객분석, 전략수립, 시스템 구축, 시스템 보완 등의 4가지 단계로 구성할 수 있다.

고객분석 단계
고객의 니즈에 적합하면서 정교한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서는 사전에 고객의 특성과 반응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때 고객분석은 다시 환경분석과 고객 데이터 분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환경분석은 자사가 속한 산업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고객의 태도와 행동, 경쟁사의 고객관리 등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과업이다.
그리고 고객 데이터 분석은 자사의 거래 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는 고객들의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고객의 인적 사항, 거래내역 등의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교한 eCRM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나 기존에 사업을 했던 경우에도 IT 시스템이 미비한 경우 분석할 만한 기존 데이터가 없을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고객 데이터 분석 단계는 건너 뛸 수밖에 없다.

전략수립 단계
eCRM 구축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CRM이라는 기법을 어떻게 활용해서 고객에게 경쟁사에 비해 더 많은 가치를 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eCRM 전략이다. eCRM 전략은 eCRM 전체의 뼈대와 같다. 따라서 전략이 부실하면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eCRM 전략수립은 4가지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즉, eCRM 전략방향 설정, 고객에 대한 오퍼 결정, 개인화 설계, 커뮤니케이션 설계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eCRM 전략수립 단계의 핵심은 고객의 특성에 적합한 오퍼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고픈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하려고 할 때 그 사람에게 음식을 줄 것인가, 옷을 줄 것인가, 책을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오퍼 결정이다. 한편, 개인화는 음식을 준다고 가정할 때 양식·한식·일식 중 무엇을 줄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따라서 배고픈 사람에 대한 오퍼가 옷이나 책으로 잘못 결정된다면 개인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오퍼는 미리 결정된 것으로 가정하고 개인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앞서 eCRM 구축의 전략방향에서 개인화에 대한 시각을 정립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이는 바로 많은 기업들이 개인화에 지나친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eCRM 시스템 구축 단계
IT 시스템이 eCRM 전략을 완벽하게 지원하기 위해서는 eCRM 전략이 완전히 수립되고 난 후에 IT 시스템을 차근차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경쟁사에 비해 더 빨리 eCRM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전략에 대한 개략적인 그림만 그려지면 전략의 구체화 작업과 함께 eCRM 시스템 구축 작업을 병행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실속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회사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해서 우리 회사에도 적합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소박한 시스템이라도 우리 회사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인데, 꼭 필요한 기능들로 구성된 작은 시스템을 갖추면 eCRM 시스템에 대한 투자도 줄일 수 있다.

시스템 보완 단계
eCRM의 실행 시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eCRM은 일회성 활동이 아니라 일상적인 마케팅 혹은 경영활동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eCRM의 활동성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에 따라 eCRM 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양한 eCRM 활동의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그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정 보완함에 따라 그에 필요한 활동과 지원 시스템이 달라지게 되면 eCRM 시스템도 보완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13p 표 참조>.

eCRM 구축의 성공 포인트

e-비즈니스 기업 치고 eCRM에 관심을 갖지 않은 기업이 없다. 또 많은 e-비즈니스 기업들이 이미 eCRM을 실행해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거둔 사례는 많지 않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그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 곧 성공으로 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략 중심의 eCRM
기존 e-비즈니스 기업들의 eCRM 성과가 저조한 이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eCRM을 IT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것이다.
파워풀한 IT 시스템이 있다고 해서 고객에게 특별한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객에 대한 오퍼는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의 머리 속에서 나오는 것이지 시스템에서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eCRM 시스템은 수단일 뿐이며, 수단은 목적·전략·방법이 결정된 다음에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전략 중심의 eCRM이야말로 성과를 내는 eCRM으로 가는 첩경이다.

적정한 기대 수준 설정
오프라인 CRM이나 eCRM 모두 초기에는 효과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 사실 효과가 과장되는 것은 모든 종류의 혁신 활동에 공통되는 경향이기는 한데, 이는 혁신 기법을 주장하는 컨설팅 회사나 시스템 공급업체가 그 효과를 과장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물론 eCRM은 분명히 중요하고 필요한 활동이기는 하나 그 효과에 대해 환상을 가져서는 곤란하며, eCRM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영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eCRM에 대해 실현 가능한 수준의 성과를 기대해야 한다.

우리 회사만의 eCRM
eCRM을 구축할 때 대부분의 기업들은 외부에서 컨설팅을 받고자 한다. 이때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은 외부의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전략수립은 자사의 인력이 직접 수행해야 한다. 대부분의 컨설팅 회사는 산업이나 고객사의 상황에 대해 현업 담당자만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감 있는 eCRM 전략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컨설턴트가 산업이나 고객사를 잘 모른다는 점이 때로 컨설팅 프로젝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즉, 산업을 잘 모르면 그 산업을 잘 아는 사람이 흔히 갖게 되는 선입견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종종 참신한 대안의 도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산업에 대한 컨설턴트의 지식이 부족하면 좋은 컨설팅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따라서 현업 담당자는 외부에 의존하기보다 자사가 속한 산업, 비즈니스 모델 및 자사의 특성에 적합한 eCRM이 무엇인지에 대해 철저히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