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e-비즈니스의 활성화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고객관리가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비교적 최근에 ‘마케팅 혁명’을 위한 대안으로 전자 고객관계관리, 즉 eCRM이 등장하게 되었다.
eCRM은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웨어 하우스로 모아진 고객데이터를 웹 마이닝(Mining)으로 분석해, 고객을 정교하게 세분화하여 일대일 관계형성을 가능하게 하는데, 비용이 적게 들고 개인화 기능이 뛰어나며, CRM의 모든 단계를 실현시킬 수 있고 고객의 행동을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한마디로 eCRM은 기업이 고객들의 행동을 파악하고 거기에 적절히 ‘대응’ 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과정을 통해 지금껏 오프라인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효율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eCRM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 기업의 eCRM과 광고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
옥션의 특징은 한마디로 ‘단돈 1,000원으로 100만원자리 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곳’에서 파는 모든 신상품의 최저 가격은 항상 1000원이다. 경매 마니아나 새내기의 경우 10원만으로도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옥션이 이야기하는 기본 마케팅 전략이며 인터넷 쇼핑몰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이다.
옥션의 경우 처음 회원가입 때부터 고객관리를 위한 여러 데이터베이스 자료들을 꾸준하게 수집하고 있다.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e-mail 포함)·전화번호·직업 등의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차량소지여부(차량 제조회사, 모델명, 주행거리 등 차량의 모든 정보를 기록)와 심지어 고객의 컴퓨터 제조회사 및 사양까지 정보로 수집하고 있다. 그것으로 고객들의 구매성향을 파악해 낼 수 있고 고객으로부터 수집한 직접적인 정보도 이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딱 맞는 맞춤서비스, One-to-One 서비스를 실현함으로써 고객 지향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받은 고객이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 증대가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이를 통해 일반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 차별화를 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옥션의 고객관리 마케팅 전략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고객행태 분석을 통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목표 고객을 선정한다. 이것은 가입고객의 성향을 분석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고객 신용도에 따라 서비스를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둘째, 고객별로 마케팅 수단을 제공한다. 즉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결제방식 및 마케팅을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셋째, 다차원 분석 정보 제공을 통해 고객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고객 관심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 제공을 통해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넷째, 고객행위의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해 경매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해낸다. 콜센터의 고객문의 데이터의 이용과 분석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가능하게 한다.
다섯째, eCRM 기반 요소를 마련한 후 개인화(One-to-One) 서비스를 실현한다. 이것은 일대일 서비스를 통한 고객확보와 이를 통한 기업이익 증대의 토대가 된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e-Mail과 안내 우편물을 통한 광고를 이용해 일대일 서비스, 즉 직접판매를 유도함으로써 그 고객과의 관계유지 마케팅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한번 등을 돌린 고객에게도 지속적인 광고와 홍보전략 아래 여러 가지 이벤트를 제시함으로써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가까이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10원짜리 경매, 100원짜리 경매, 역경매 등 경매를 통해 재미를 느껴 고객이 계속 옥션에 관심을 가지고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한편 옥션은 광고에서 ‘TV광고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검색광고를 통한 실수요자 중심의 방문자 증대’라는 두 가지 핵심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중 인터넷 광고에서는 검색광고에 집중했다. 네이버에서는 상품 검색 결과 페이지의 일반 등록, 비즈사이트 등록, 파워링크, 플러스 프로 등을 키워드의 속성에 맞게 최대한 활용했고, 다른 검색엔진에서도 오버추어 검색광고 시스템이나 각 검색엔진의 광고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품 구매의사가 있는 ‘검색’이용자를 바로 링크에 걸어서 매출이 일어나도록 하는 광고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파란닷컴(www.paran.com)
KTH의 신생 포털 사이트인 파란닷컴(www.paran.com)은 경쟁자사인 상위 포털 사이트에까지 대대적인 배너광고를 하고 있다. 다음·넷마블·세이클럽·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초기 화면에 배너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것이다.
포털 업체들은 이전부터 신규 서비스 진출이나 특별한 사안이 있을 경우 경쟁 사이트나 e-mail을 활용해 고객 서비스 제공 및 고객유치 활동을 해왔는데, 파란닷컴은 최초로 경쟁사의 메인 페이지에 대대적인 자사 광고를 게재하면서 화제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유명한 탤런트를 활용해 TV광고까지 전개하면서, 다양한 고객 서비스 제공으로 실시간 서비스 개선에 신경 쓰고 있다.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모든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합관리하면서, 자동차 판매 후에도 고객접촉을 통해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의 반응이나 속성 고객정보의 업데이트를 필수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그 결과 기아자동차의 고객센터의 고객정보는 오(誤)정보율 3% 이하라는 원칙을 지키며 저비용으로 다양한 마케팅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고객만족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500여 곳의 영업소 및 지점과 800여 곳의 A/S센터 등 약 1,300여 개의 사업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실시간으로 정보화 · 지수화하여 생중계함으로써 내부 부서의 경쟁유발과 고객만족도 평균지수가 상승 추세를 보이게 되었다.
국민은행
국민은행은 eCRM 프로젝트를 통해 인터넷을 PB(Private Banker)처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며, 개별고객에 대한 일대일 마케팅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었다. 또한 일대일 마케팅의 e-mail 시스템도 만들고, 고객의 정보부족이나 연체 내용 등을 미리 알려줄 수 있는 조기경보 체제 및 고객행태 분석 시스템을 갖췄다. 아울러 고객을 몇 개의 그룹으로 구분해 이에 대한 맞춤정보 및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혼의 20대 연령층에게는 인터넷에 접속할 때 첫 번째 금융상품으로 근로자 우대저축을 권유하고, 두 번째 금융상품으로는 빅맨 평생통장을 추천한다는 식의 시스템 규칙을 만들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개별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룰을 정교하게 만들고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것이 eCRM에서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룰은 항상 바뀌고 또 새로운 룰을 추가해야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속적인 작업들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eCRM은 만족할만한 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다.
해외 기업의 eCRM과 광고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nited Airline)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몇 해 전 여름, 조종사들의 파업으로 힘든 한때를 보냈었다. 많은 비행기들이 연착, 또는 결항됐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공사는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당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측에 항공기 스케줄이 연기되는 것에 대한 항의 메일을 보낸 이들은 항공사로부터 매우 양심적인 답장을 받았다. 답장을 통해 스케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했으며,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설명까지 곁들였던 것이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지금도 고객들의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인센티브 프로그램과 e-mail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AOL과 BOA의 광고 교환
BOA(Bank of America)와 AOL 타임워너는 새로운 마케팅 협약에 따라 서로의 서비스를 프로모션하고 있다. 다년 계약을 통해 BOA는 AOL 타임워너의 웹사이트·잡지·TBS 등을 통해 광고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거래에는 CNN·CNNfn·CNN Money의 배타적인 스폰서십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AOL 타임워너는 광고와 스폰서십을 제공하는 대가로 BOA의 ATM, 청구서 및 계산서, 은행 내 안내판 및 폰 뱅킹 등을 통해 광고를 진행한다. 이러한 멀티-플랫폼 미디어 및 마케팅 제휴는 AOL의 뉴스 및 오락 TV를 포함한 심도 깊고 광범위한 미디어를 통해 BOA와 같은 현명한 광고주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고객중심의 전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BOA의 강력한 고객관계를 이용해 AOL 타임워너는 브랜드를 확장하고 새로운 고객에게 도달하는 기회로 활용하며, BOA가 고객관계 구축 및 유지의 효율성과 효과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은 오프라인 상에서의 고객관계관리가 그렇듯 eCRM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조사·통계·마케팅·현장 서비스·지원센터 등이 총동원되어 오직 고객만을 위해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eCRM은 결코 유행에 의해 사라지거나 ‘인기가 사라지는’ 마케팅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직 많은 기업들이 eCRM의 기술적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