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10 : Case Study - 광고 문법에 딴죽 걸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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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문법에 딴죽 걸기
 
 
  디젤(Diesel)
 
김 원 규 그룹장 | CR1그룹
wkkim@lgad.lg.co.kr
 

획일주의에 반기를 들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 <딴지일보>가 창간(?)되었다. ‘한국농담을 능가하며 B급 오락영화 수준을 지향하는 초절정 하이코메디 씨니컬 패러디 황

색 싸이비 싸이버 루머 저널’이라는 기치를 내건 풍자전문지이다. 그런데 이 엉뚱하고 배꼽 잡을 신문은 젊은층에게 각광을 받았고, 키치와 B급 문화의 이론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 또 그들은 ‘인류의 원초적 본능인 먹고 싸는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우끼고 자빠진 각종 사회 비리에 처절한 똥침을 날리는 것’을 임무로 삼는다.
제호 그대로 ‘딴지일보’인 것이다. 그들에게는 대통령도, 국가도, 소위 근엄한 지도층 인사도, 기업의 총수도, 연예인도 모두 ‘똥침’의 대상일 뿐이었다. 이는 어쩌면 보수언론과 기존 가치관과의 충돌이요, 다양한 사고방식의 한 틀을 마련한 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 사건으로 평가하고 싶다.
1998년, TV에서는 희한한 사건이 하나 터졌다. 늘 가정부 역할이나 하는, 푼수 아줌마의 대명사인 탤런트 전원주가 저 푸른 초원 위를 달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고, 전원주는 새로운 문화코드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국제전화 002의 모델로 전격 기용되어 우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과 볼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사실 경쟁사는 최진실이라는 당대 최고의 스타를 내세우고 있으니, 그에 비하면 전원주는 함량 미달이요, 비교의 대상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광고에 열광했고, 전원주는 그 후 각종 방송의 게스트로, 인기스타로 각광받게 되었다. 아마도 전원주 개인적으로는 30년 한을 푸는 계기도 됐을 터이다.
이 광고는 어쩌면 한국 광고의 패러다임에 딴죽을 건 사건 중의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 동안 광고 속의 인물들은 예쁘고 완벽해서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모습들이었으나, 이 광고는 기존의 광고 문법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 광고계에 ‘키치 미학’을 전파한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 하나의 주류, 안티광고

‘몰려다니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크리에이티브의 숙명적인 존재법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남과 같아서는 승부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모습으로는 구별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듯 ‘숙명적으로 달라야 사는 게’ 바로 크리에이티브인데, 그러한 극단적인 강박관념이 ‘안티광고(anti-ad)’의 모태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네덜란드 안티광고의 기수 케셀(Kessels)과 크래머(Kramer)는 구두 브랜드인 슈발루(Shoebaloo)를 가지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존 구두광고들은 다리 전문모델을 기용해 누구나 신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한쪽 다리가 잘린 여자 모델을 등장시킨 삐딱한 광고를 만든 것이다. 신고 싶은 욕망을 부추기고, ‘나도 저 모델처럼…’이라는 대리만족 심리를 자극시켜야 할 광고에서 오히려 정반대로 다리를 잃은 모델을 등장시킨 것이다. 즉 기존 광고의 스테레오 타입화한 등식을 깨기 위해 파격을 시도한 것이다. 이는 기존 가치에 대한 저항이요, 그때까지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광고 문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건이다.
이런 시도들은 10대와 20대들이 주 타깃인 제품군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제품을 팔아주고 제품의 이미지를 새롭게 빌드업 해주는 또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꾸준히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안티광고들이 한 순간의 유행으로 치부될지, 아니면 영화의 누벨바그(Nouvelle Vague)처럼 한 획을 그을지는 그 누구도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고전적이고 일상화된 광고에 식상한 소비자가 존재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메시지를 던지려는 브랜드가 있는 한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이며, 그런 도전적인 크리에이티브 경향은 세계 곳곳에서 해마다 화장을 고치며 유혹의 손길을 던지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Forever Young, Diesel

디젤은 1975년, 패션학교 Industrial Textile Manufacturing School을 갓 졸업한 청년, 렌조 로소(Renzo Rosso)에 의해 창립되었다. 그는 1978년 이태리 북동부 시골도시인 몰베나(Molvena)에 본부를 두고 그 지방의 의류상인들과 연합하여 지니어스그룹(Genius Group)을 설립하고, 이 회사를 근간으로 해서 리플레이(Replay)와 디젤을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에도 그는 늘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마도 세계 패션시장을 장악하려는 불량한(?) 생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을 터인데, 그런 야망과 열정 덕분이었을까, 그는 마침내 동료들과 헤어져 1985년 디젤을 독자적으로 경영하는 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디젤은 원래 작업복과 진의 장르를 갖춘 브랜드로, 처음엔 아무도 크게 성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난 2002년에는 2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통해 6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이런 고도성장의 핵심적 동력은 바로 창업자 렌조 로소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는 잘 나가는 CEO지만, 여전히 락커 같은 복장과 언행으로 그 자신이 하나의 트렌드 코드(trend code)가 되고 있다. 지금도 스노보드 매니아이며, 요가로 심신을 단련하고, 트렌드에 앞서가기 위해 매달 150여 권의 잡지를 섭렵한다고 한다. 또한 회사의 규모가 커지자 본사를 패션의 메카인 밀라노로 옮기는 대신 몰베나 공장을 개조해 본사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적인 패션회사의 CEO라고 하기에는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데, 그런 기행(?)의 행보는 광고전략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는 내로라하는 경쟁 브랜드들이 수십 억 달러를 마케팅 비용으로 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약 4,000만 달러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디젤의 인지도는 이미 프라다·알마니·베네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디젤은 때로 ‘도발적 광고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베네통 그룹의 아류가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하는데, 그는 “디젤은 기본적으로 철학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주류를 거부하는 그의 철학과 브랜드 개성(brand personality)을 사는 소비자들과의 강한 유대라는 논리로 맞서는 것이다. 사실 그는 이미 1995년부터 인터넷을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메인 도구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TV와 신문을 주력 매체로 활용하는 기업에서는 단지 보조수단으로 치부하는 인터넷을 주력 매체로 활용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요,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디젤은 매출의 7%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남들과 다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디젤 의 디자이너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소재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전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특이한 장난감·옷·음악·책·액세서리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하곤 한다. 뭔가 아이디어 모티브가 될 만한 것이면 무엇이든 그들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인데, 그렇게 수집된 것은 평균 나이 25세 정도의 젊은 디자이너 30여 명으로 구성된 다문화분석팀(multicultural team)에서 치열한 토론을 거쳐 다음 작품의 테마로 활용된다. 지난 2000년 아프리카 케냐의 몸바사(Mombasa)로의 테마 여행을 통해 그 해 최고의 유행을 선도한 ‘쉬크 아프리끄(Chic Afrique)’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낸 것이 그 좋은 예이다.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으로 디젤은 6개월마다 1,000 종류가 넘는 제품들을 기획·생산하는데, 그 중 절반을 차지하는 청바지 제품은 10대는 물론 돈 많은 귀부인까지 즐겨 입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하니, 대단한 성공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인 성공’에 대해서 렌조 로소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디젤의 제품이 다양해지고 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가 그렇게 거부했던 ‘주류’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디젤이 표방하고 있는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면서 패션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인데, 그 첫 번째 덕목은 역시 ‘제품’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주류’의 이미지가 아닌, 영원히 뭔가 다른 디젤만의 컬러를 철두철미하게 고수하면서 광고에서 이를 뒷받침해 다른 브랜드가 따라올 수 없도록 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디젤은 원래 남성복으로 시작했지만 1989년에 디젤 피메일(Diesel Female)을 추가하고, 로소 사장의 세계 시장 공략 전략에 따라 1990년에 스웨덴의 광고회사 DDB Paradiset과 계약을 맺고, 1992년에 드디어 그 유명한 ‘for successful living’캠페인을 탄생시켰다.

‘for successful living’ - yesterday

디젤은 1992년부터 지금까지 ‘for successful living’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디젤식 광고’로 이미 알마니나 베네통의 브랜드 인지도를 능가하고 있다.
사실 1992년에 처음 디젤의 캠페인 광고가 세상에 나오자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무슨 암호 같기도 하고 비밀지령 같기도 한 광고는 난해했으며, 무엇보다 제품에 좋은 이미지를 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광고에 대해 마니아 그룹에서부터 반응이 일기 시작했다.
소위 ‘포스트모던’ 스타일의 일련의 광고에 젊은층에서 서서히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 광고들은 또한 디젤을 유행에 휩쓸려 다니는 다른 브랜드와 확실히 선을 그어주는 역할을 했다.
<광고 1~7>은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캠페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광고 1>은 커다란 여자의 가슴을 배경으로 기름때가 묻은 남자가 서있는 비주얼에, 카피는 섹스를 통해 ‘당신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되어 있다.

그 다음 해에 집행된 <광고 2>는 난해함이 절정에 이른 광고로서, 디젤만의 컬러가 뚜렷해지는 광고로 평가되고 있다.
한결같이 뚱뚱하며, 똑같이 하얀 드레스셔츠에 까만 양복바지, 그리고 넥타이… 이러한 기성세대들은 디젤에게는 단지 벽에 걸려있는 돼지나 사자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광고 3>은 문란해지고 있는 현대의 성문화에 딴죽을 거는 디젤의 조소가 느껴지는 광고이다. 탐욕스러워 보이는 남자가 표정마저 똑같은 수많은 마네킹을 거느리고 있는 비주얼이 충격적이다.

<광고 4>는 한 아랍 점술가가 자기의 요술 구슬에 미국 백인여자가 나타나게 하고는 음흉한 눈빛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미국과 아랍 간의 갈등관계를 교묘하게 표현한 것으로 느껴진다.

<광고 5>는 1997년에 집행된 것인데, 역사적인 사건들을 광고에 이용해 큰 반향을 일으킨 광고 중의 하나이다.
1945년의 얄타회담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데, 디젤을 입은 여자가 처칠과 루스벨트·스탈린, 이 세 명의 거두의 무릎에 올라앉아 애교를 부리고 있다. 아마도 디젤은 이 ‘역사시리즈’를 통해 역사적인 사건과 역사적인 디젤을 연결시키려는 음흉함(?)을 드러내 놓고 시도한 것이지도 모른다.

<광고 6>은 2001년 칸광고제에서 인쇄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광고이다. ‘유럽 개발도상국들, 아프리카 담배업계의 표적되다’ ‘캘리포니아 폭도들, 148일 안에 아프리카 인질 석방’ ‘아프리카 연합(AU)이 유럽에 재정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 등은 <The Daily African>이라는 신문에 보도된 기사 내용이다.
백인에 대한 공격과 끝없는 조롱을 통해 아프리카인들에게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물론 이 광고를 만든 사람들은 모두 백인이기 때문에 이 메시지가 진정으로 아프리카 흑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는 않는데, 단지 백인들의 여유와 아량을 통한 하이코미디성 작품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for successful living’ - 2003

2003년에 들어와 디젤은 독특한 포맷의 광고를 전개하고 있다.
사이트와 공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본 캠페인은 ‘The Global Diesel Individuals Market Research’라는 형식을 빌려 타깃들과의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그 중 어떤 데이터는 믿음이 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그냥 웃자고 한 것들도 많은 것처럼 보이는데, 그 어떤 경우라도 타깃들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관심사를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는 것은 한결같다.

<광고 7>을 보자.
‘RESULT3’에 대한 보고서 형태의 광고가 기존 광고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이고 있다.
‘성감대 도표(erogenous zone chart)’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lips 14%, earlobe 13%, nipple 15%, wrist 3%, hips 6%, rear end 22%, behind the knee 17%, big toe 10%’. 이는 디젤만이 할 수 있는 광고로, 메시지도 대단히 직설적이다.

<광고 8>은 디젤 타깃들의 주머니에 손을 넣는 습관에 따른 성격을 분석해 놓고 있다.
그림을 보면 누구나 고개가 끄덕일 정도이지만, 과연 꼭 그럴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잡지나 스포츠신문에 나오는 ‘오늘의 운세’ 정도의 참조용으로 볼 수 있지는 않을까? 당신은 어떤 자세로 주머니에 손을 넣는가, 이 차트에 맞춰 성격을 분석해 보시길. 맞거나 말거나… 4만 2,112명이 뒤로 팔짱을 낀 채 주머니에 살짝 올려놓는 타입인데, 이들은 ‘passive type’이고, 두 손 모두 뒷주머니에 찔러 넣은 3만 499명의 사람들은 ‘shy type’이며, 한 손

을 폼 잡고 앞에 넣는 8만 8,001명의 사람은 ‘confident type’이다. 또 양손을 앞 호주머니에 넣고 도전적으로 서있는 사람은 11만 2,433명으로, 이들은 ‘aggressive type’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간접적이긴 하지만 디젤을 입은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자신감에 차있다는 사실을 은근히 과시하는 듯하다.
 
 

<광고 9>는 디젤 옷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세 가지 얼룩에 대한 보고서(?)이다. 그러면 과연 어떤 얼룩이 이들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되었을까, 또한 이 차트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발표했을까? 늘 암호 같은 광고이기에 따져보고 분석해 보아야 하는데, 얼룩은 잉크가 40%, 비둘기 똥이 28%, 케첩이 22%로 되어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마도 자기 타깃들이 멋을 알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쿨(cool)한 집단임을 보여주고자 이런 차트를 이용한 것 같다. 곧 디젤의 마니아층은 어떤 한 가지 이미지로 그려낼 수는 없지만, 전문직의 일

을 하면서 자연을 즐기고, 얽매인 삶보다는 자유분방함을 만끽하는 사람 정도로 보이지 않는가?
 
 

<광고 10>은 지금 한창 유행인 패션과 연관되어 있다.
요즘은 티는 위로 올라가고, 바지는 히프에 살짝 걸쳐지는 옷들이 유행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허리 부분이 노출되게 마련이다. 이는 옛날에야 볼썽사납다고 했지만 지금은 패션의 한 트렌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니 이것을 굳이 이렇게 설명하는 자체가 촌스러운 사설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이 광고는 이러한 현상에 따라 디젤을 입고 있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노출되는 길이가 31mm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 광고는 언더웨어를 위한 광고로 보여 더욱 자연스럽게 이해되기도 한다.

<광고 11>은 신발 광고인데,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방향성으로 소구하고 있다.
디젤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방향은 ‘southeast’라는 것인데, 미국을 타깃으로 한 광고이기 때문에 플로리다주의 어느 해변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광고 12>는 남자의 시선 위치가 사뭇 묘한 긴장감을 주고 있다.
카피를 읽어보면 ‘디젤 소비자들의 5.8%만이 신발주걱을 이용한다’고 되어 있다. 이 광고도 알 듯 모를 듯한 어프로치로서, 뜻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냥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있다. 즉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광고로 여겨진다.

<광고 13>은 선글라스를 판매하기 위한 광고인데, 카피로 보면 별반 이렇다 할 의미는 없는 것이다. 디젤 광고의 상당 부분이 이런 어프로치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 광고도 별 뜻은 없이 그냥 재미로서, 이런 소비자도 있고 저런 소비자도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
81%의 소비자가 어둠 속에서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이 소용없다고 인정하든, 45%의 소비자가 그래도 그냥 사용한다는 말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이성적 판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보이니까 말이다. 다만 정답은, ‘디젤이니까…’ 이래도 멋있고 저래도 폼 난다는 것이다.

<광고 14>는 카피의 양의(兩意, double mea-ning)를 통해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디젤 소비자의 30%는 선글라스를 쓰면 태양이 사라진다는 것을 100% 진실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선글라스의 1차적인 효용과 태양과의 함수관계를 이중으로 꼬아서 보여주고 있다.

<광고 15>는 9.11 테러사건 이후 미국 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한번쯤 경험했음직한 상황으로 이해된다.
공항에서의 검색이 어찌나 심한지, 심지어 신발까지 벗길 정도이니 들어갈 때마다 기분이 찜찜하다. 특히 디젤 가방을 소지한 사람은 공항에서 검색 당할 가능성이 23% 이상이라고 하니, 이는 곧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는 반증일 것이다. 아마도 공항에서 검색 당할망정 개성 있게 보이는 게 낫다는 주장일 것이다.

선이 굵은 노력을 해야 바꿀 수 있다

‘광고는 제한적 예술’이라고 말한다. 일반 예술과는 다르게 조건들이 붙는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가 좋은 것이 나오면 매체비가 적다든지, 아이디어는 훌륭한데 심의에 덜컹 걸려서 집행[on-air]이 안 된다든지, 이런 저런 제한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제한적인 요소를 극복할 때 뭔가 ‘물건’이 나오는 것이다. 고만고만한 광고는 만들기 쉽지만, 디젤에서 볼 수 있듯이 10년이 넘는 캠페인을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디젤을 단순히 옷의 한 부류로 여겼다면 오늘날과 같은 캠페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뭔가 남들과는 다른 게임,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선이 굵은 그 무엇을 하려는 크리에이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보이는 것이다.
만약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다면 전략이 무엇이냐, 컨셉트가 분명하다 분명하지 않다 마냥 싸우지 말고 큰 판을 보자.
뭔가 다른 큰 그림을 그려보자.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