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총 43 건의 콘텐츠
2019. 10. 28.
쓸데없는생각_9
새로운놀이_어부지리의유사어는이부자리. 나체의유사어는니체... 작은산도좋고큰산도좋지만산맥일때더아름답지요. ‘봄의소리왈츠’를들으면왜대청소를해야할것같지. 절대로움직이지않아야되는춤은? 멈춤. 뒷짐지고걷는인간을보았다.맞다.인간은조류였다. 헌신이지나치면헌신짝이되기쉽다. 살아있어도죽은사람이있고죽었어도살아있는사람이있다. 지옥은공간이아니다.시간이다. 현자는자신을탓하고바보는남을탓하고나쁜놈은거짓말을한다. 엔트로피증가의법칙_신발끈은결국풀린다. 미래에서온사람이어린시절을추억하면그건과거일까.미래일까. 라이벌_조용할때더무서운사람 광고=알림+울림. 왜정작‘하고싶은말’은헤어지고올때생각날까. 5의반대는 -5일까. 0일까. 65세이상무료! 얼마안남았다. 열심히살자. 세계는사물의총합이아니라사실의총합이다.아니.사연의총합이다. 작은돈우스워하면인..
2019. 7. 29.
시골길을 걷다 문득
신기하다. 참 신기하다. 오늘도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말하는 것이. 웃는 것이. 걷는 것이. 신기하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 신기하다. 하늘이 땅이 늘 떡하니 있는 것도. 밤이 오는 것도 아침이 오는 것도. 신기하다. 참 신기하다. 어떻게 먼 곳 가까운 곳의 개념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터득하고 있는지. 어떻게 저것은 조심조심 걷는 아낙네의 신발이 되었고 어떻게 저것은 논두렁 위를 한가로이 거니는 해오라기의 발바닥이 되었는지. 평생 만나지도 못할 것들이 평생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고 있는지. 살아가게 만들어져 있는지. 신기하다. 신기하다. 난 참 신기하다. 나무 밑동에 기대앉는다. 옷깃 사이로 들어온 바람 한 점의 우..
2019. 7. 4.
장마주의보
노오오란 레인코트에 검은 눈동자 잊지 못하네~ 다정하게 웃음지며 말없이 말없이 걸었네! 뚱딴지같이 입안에서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빗속의 여인, 그 여인을 잊지 못하네~ 그런데 분명히 내가 부르고 있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부르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사람이라곤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왠지 으스스하다. 시계는 오후 4시 근처를 가리키고 있고, 창밖 은행나무 우듬지 너머로는 먹구름이 사납게 몰려오고 있다. 금시라도 장대비가 쏟아질 기세다. 오전 내내 후텁지근한 것이 장마가 시작된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노래를 멈추고 열린 창문을 닫는다. 흥얼거리는 노래가 몇 곡 되지도 않는데 유독 비와 관련된 노래가 많은 것이 무슨 까닭인지 아리송하다. (최헌의 가을비 우산속도 좋아하..
2019. 4. 30.
눈이 안 좋을 때 생각나는 것들
힐러리 클린턴이 연단 위에서 넘어지는 영상이 나돌던 때가 있었다.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하며 그녀의 대선 행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녀의 복시에 있었다. 근시, 원시, 난시처럼 익숙하지 않은 이 단어가 멀지 않게 느껴진 이유는 한동안 복시가 내 눈을 지배한 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양안복시니 단안복시니 하는 말도 낯설지 않게 되었는데, 나는 두 눈을 뜨면 상이 겹쳐 보이고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만 뜨면 상이 겹치는 증상-이른바 복시 증상-이 사라지는 단안복시에 해당했다. 갑작스럽고 일시적인 시신경 마비라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과 측의 설명이었다. 잘 쉬고 기다리면 회복된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동안 안대를 끼고 외눈박이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019. 3. 20.
나는 너를 모른다
1.그 아이는 노래를 아주 잘 불렀다. 오락 시간만 되면 불려 나갔다. 목포의 눈물을 어찌나 구성지게 불러대는지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다른 반 선생님들도 삼삼오오 기웃거리기 일쑤였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그렇게 부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도 옛날 트로트들을... 그 아이가 며칠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당시에는 그런 일이 잦았다. 반장이었던 나는 담임 선생님과 함께 그 아이의 집을 방문하게 됐다. 지금은 복개 공사로 깔끔하게 정리됐지만 70년대 아현동에서 공덕동에 이르는 천변에는 천막촌도 즐비했었고 그 길을 따라 다 쓰러져가는 막걸리집들도 줄지어 있었다. 그중 하나가 학생부에 기록된 그 아이네 집 주소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복 차림의 짙은 화장을 한 여자가 주전자를 따르다 말고 우리를..
2019. 2. 12.
초콜릿 좋아하세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키를 잘 탄다. 태어날 때 스키를 신고 태어났을 거란 소문도 있다. 스키를 못 타는 노르웨이 사람은 없다는 자부심으로 스키를 못 타면 덴마크 출신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덴마크 사람들로서는 불쾌할 법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스키에서 만큼은 그들을 이길 도리가 없다. 국토의 대부분이 평지이고 날씨도 스칸디나비아 반도처럼 춥지 않으니, 덴마크에서는 스키를 즐길 일이 별로 없다. 오히려 축구나 핸드볼이 강세다. 같은 북유럽인데, 동계올림픽에서 환호할 일이 적은 이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같다. 그들 역시 바이킹이라는 점이다(오히려 이 점에서는 핀란드가 예외다). 바이킹의 전성시대는 10세기 전후로 알려져 있다. 사실 그들의 영향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크다. 힘이 세고 ..
2019. 1. 3.
쓸데없는생각_8
한말을지키려고할수록할말이적어지네. 이성의모습이누더기양말이라도겨울을나는데는맨발보다낫다. 고전_너무유명해너무일찍읽게되거나너무유명해아직읽지않고있거나. 사람만나면헛소리.혼자있으면헛생각. 존재하는것처럼당황스런일도없다. 문명은살갗처럼얇고야만은근육처럼질기다. 데려올땐삼고초려내보낼땐삼초고려 자신감보다섹시한건없다. 머리로움직이는사람.가슴으로움직이는사람.난어느쪽일까. 끝이좋으면다좋은걸까. 지구위에서는지구처럼조금삐딱하게봐야바로보인다. 그물은실의집합체일까. 구멍의집합체일까. 올해의사자성어_건물생심 결혼_결국혼자되는것. 자기얼굴을볼수있는사람은아무도없다. 불만은나의힘. 나는매일우주여행을하고있다. 지구라는우주선을타고. 기차_슬픈동물이여,내슬픈노래여. 벼는익을수록고개를숙이고사람은외로울수록고개를숙인다_모바일시대 게으름을피우면왜마음이불..
2018. 12. 4.
회자정리(會者定離)
1. 남자 중의 남자 중의 남자 중의 남자는 단연 카이사르, 영어로는 시이저라고 불리우는 그 남자일 것이다. 적어도 권력에 대한 불굴의 의지만으로 보자면 말이다. 남보다 앞서고자 하는 권력의지는 생존의지나 쾌락의지와 함께 인간을 움직이는 본질적인 동인이다. 그게 없으면 인간이 아니란 말이다. 그러니까 엄마나 아빠도 아닌데, “난 나보다 네가 더 잘됐으면 좋겠어.” 라는 말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시이저는 우리 나라식으로 말하면 몰락한 사대부쯤 되는 집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로마의 집정관이 되고자 하는 권력의지 만큼은 되고도 남을 만치 갖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그가 권력의 정점에 서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아니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우수한 인자를 다 갖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인간 남자..
2018. 11. 5.
코펜하겐에서 길을 잃다.
봄은 봄대로 예쁘고 가을은 가을대로 예쁘다. 저렇게 요란한 빛깔들이 뽐내듯이 출렁이는데도 볼썽사나움이란 걸 찾아볼 수 없으니 단풍을 보는 내내 경외감만 일 뿐이다. 옆에 서 있던 친구에게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말은 눈이 보았던 아름다움을 빼앗지요’ 라는 구절이 갑자기 떠올라 입을 다물어 버렸다. 언어로 덮어쓰기를 하지 않기. 그냥 그대로 보고 느끼기. 그래야 그 아름다움들과 좀 더 친해질 수 있고 그것들을 더 환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그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비로소 그가 사라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 일까. 언어는 본질을 규명하는 도구일까 본질을 가리는 도구일까. 코펜하겐이라는 말은 무역이 이루어지는 부두란 뜻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