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24.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얄팍한 몇 가지 앎 가지고 모든 걸 아는 척하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세상의 윤리에 분노하면서 자신의 윤리엔 관대한.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인간적이란 말이 뭔지도 모르면서 혹은 그렇게 산 적도 없으면서 인간적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고 말 못 하고 미워하면서도 미워한다고 말 못 하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시들어가는 건 육체가 아니라 영혼이라는 것에 매일 무기력해지지만 겉으로는 어릿광대의 웃음을 잘도 흘리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부여잡고 사는 것들이 뭔지도 모르면서 부여잡으려고 애쓰고 애쓰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자리마다 다른 얼굴을 사람마다 다른 얼굴을 잘도 갈아 쓰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