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한국’ 찾기
“저기가 한국이라고요?”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요?” 한국관광공사의 새로운 광고를 본 많은 사람들은 그곳이 우리나라의 한 지역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듯하다. 그러나 이 광고에 등장한 지역 모두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일부이자 우리가 알고 있지 못했던 한국의 ‘구석구석’ 들이다. 최근 들어 주 5일 근무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 라이프사이클의 급격한 변화로 국민들의 여행 수요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지만, 정작 국내에는 특별한 볼거리나 관광상품이 부족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새롭고 색다른 경험을 위해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서 실시한 ‘2004~2005 국민여행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내국인의 관광만족도 면에서 관광상품·관광정보 등에 대한 불만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그림>. 이에 제작진은 우리나라의 지역별 우수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관광문화 활성화를 통해 관광산업에 대한 국민의식의 전환을 꾀하기 위해 ‘구석구석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다.
네티즌들이 찾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움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국내 관광객 사이에 팽배한 ‘한국에서는 가 볼만한 곳은 다 가보았다’ 또는 ‘알려지지 않은 곳에 가면 볼거리가 없다’는 인식을 전환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물론 기존에도 관광공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광고를 통해 한국의 숨은 매력을 알리려는 작업이 몇 차례 시도되어 왔지만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일관되게 추진되지는 못했다. 따라서 새로운 캠페인은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접근과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여행객들이 그 동안 한국과 연계시키지 못했던 이국적인 이미지, 그리고 사라진 환상과 호기심을 일으키는 데 가장 큰 목적을 두고 기획되었다. 제작진은 먼저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일으킬만한 한국의 이국적인 아름다운 이미지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또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에 아름다운 이미지를 찾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전국의 산하(山河)를 누비며 이국적인 모습을 찾아내 사진으로 담는 것이었으나,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용이하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 대안이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에 따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디지털카메라 매니아들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들을 찾아내는 것. 이렇게 해서 우리가 원하던 대한민국의 이국적인 이미지들이 하나하나씩 모이기 시작했고, 사진의 원본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이번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며 동의를 구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 광고의 실제 제작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산천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은 네티즌 스스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TV광고의 경우 다른 TV광고 제작 때와는 달리 모델이나 로케이션을 찾아 촬영할 필요 없이 편집실 작업으로만 진행되었다. 물론 네티즌이 제공해주는 이미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제작진의 몫이었다. 단순한 이미지 나열만으로는 20초 광고가 너무 밋밋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움직임을 주면서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음악 소스를 적용시켜 제작 의도와 맞춰 나갔다.
Cross Media 전략으로 관심과 호기심 확산
우선 TV광고와 인쇄광고가 만들어졌고, 이를 지하철 내부와 역사, 전광판 광고 등을 통해 집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이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확산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현실적으로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많은 양의 광고를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매체를 통해 내보내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다. 따라서 공기업 및 민간기업과의 공동 프로모션 방안을 고민했고, 광고의 모티브를 얻은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모색하였다. GS칼텍스 주유소에서 배포하는 브로셔에 ‘구석구석’ 이미지를 다루며 캠페인을 점차 확산시켜나갔다. 더불어 네이버와 연계한 브랜드 카페를 구축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구석구석’ 브랜드 카페로의 접근을 유도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크로스 미디어 전략을 구사하게 되었다. 또 브랜드 카페에 참가한 여행자를 대상으로 우수 여행수기를 선정하는 ‘오감오행 백일장’, ‘광고 속 지명 맞추기’ 등의 여러 가지 이벤트를 통해 회원 관리를 병행했다. 이렇듯 전파와 인쇄광고에서 한국 같지 않은 새로운 비주얼로 궁금증 유발과 함께 이미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온라인에서는 같은 비주얼과 컨셉트를 활용해 통합 마케팅 전략을 유지하면서 고객의 직접 참여를 유발시키도록 했던 것이다. 그 결과 자발적으로 참여한 카페의 회원 수는 11월 현재 1만 300명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지금도 일일 평균 270명 이상이 꾸준히 카페를 방문하고 있다. 그리고 브랜드 검색 페이지는 지난 6개월 간 36만 5,562회의 누적 검색 횟수를 기록중인데, 이는 크로스 미디어 전략을 활용한 타 캠페인에 비해 최장 기간, 최고의 검색률로 기록되고 있다. 이런 성공적인 노출효과와 더불어 ‘구석구석’ 브랜드 카페에 가입하고 참여하는 네티즌들이 공유하는 사진 이미지와 정보들은 향후에 광고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로 확보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브랜드 카페가 여행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는 또 다른 채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테마,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추구
‘구석구석’ 광고는 ‘크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잘 들리고,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는 광고’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향후 계속될 캠페인에서도 국내 관광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한 일관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계속될 것이다. 아울러 올해 부족했던 광고 노출량을 늘리기 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 바다·섬·길 등의 테마를 설정한 캠페인, 그리고 방송사와의 공동 캠페인 광고를 제작, 확산시키는 다양한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그들의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찾아내는 ‘디지털카메라’의 노력과 셔터를 누르는 순간 순간이 본 캠페인을 보다 성공적으로 이끄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구석구석’ 캠페인에 참여하고 진행했던 제작진의 일원으로서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우리의 관광자원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싹트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한국관광공사 측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구석구석’ 캠페인이 관광공사의 확고한 브랜드로 자리 매김 하는 것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캠페인이 지속, 관리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본 ‘구석구석’ 캠페인을 금년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인쇄부문 은상을 수상하도록 이끌어준 광고주와 담당 기획, 제작, 인터랙티브팀에 영예로운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