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2 : Media Trend - 3. GRPs를 넘어 Engagement의 세계로!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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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Trend -3. GRPs를 넘어 Engagement의 세계로!
 
  이제 담 넘어갈 준비를 하자  
임 재 현 | 미디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jhwoods@lgad.co.kr

사례 1.
L 광고회사 미디어전략연구소의 김모 연구원. 김 연구원은 한국 소비자의 미디어 이용행태를 알아보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 결과 SMU(Simultaneous Media Usage) 상황에서의 미디어 이용행태, 시간대별 미디어 접촉 등 개념적으로 알고 있던 사항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는 데이터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시간대에 따라, 또는 SMU 상황에 따라 소비자의 매체 집중도나 관여도가 다르다는 것은 알았는데, 이것을 미디어 플래닝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 또한 이런 것까지 아우르는 개념은 없을까?

사례 2.
L 광고회사의 미디어 플래너 이모 대리. 이 대리의 광고주는 항공업계 부동의 No.1이다. 어느 날 광고주가 이런 질문을 했다. “시청률이나 광고비가 똑같은 오락프로그램과 뉴스 중 어느 프로그램 뒤에 광고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요?” 심리학 전공인 이 대리는 각종 심리학 이론을 정리해 광고주에게 잘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이 대리도 의문이 생겼다. 이것을 미디어 플래닝에 적용할 때 하나의 개념으로 정리해 설명해 줄 수는 없을까?
김 연구원과 이 대리는 서로 다른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기존의 노출량 중심으로 매체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그 무엇! 그것은 바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에 대한 고민이다.

Engagement

인게이지먼트는 SMU와 더불어 이번 ESOMAR WM3 세미나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단어 중 하나이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아직 명확하게 측정 방법이나 정답이 제시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먼저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여러 전문가들의 정의를 살펴보자.

1. Ted McConnell, P&G
인게이지먼트는 소비자가 그 브랜드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는가, 또는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을 습득했는가를 측정하기 위한 척도다. 미디어와 크리에이티브는 다음과 같은 조합에서 더 효과적이다. 첫째, 소비자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선택했거나, 둘째, 선택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이 즉각적이고 이행하기 쉬운 경우다. 메시지의 습득에 필요한 인게이지먼트의 양은 미디어·크리에이티브·메시지에 따라 다르다. 더 많은 정보를 찾거나 정보를 퍼뜨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거나, 태도 등을 포함한 행동들은 인게이지먼트의 생성 여부를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다.

2. Maddie Hamill, Market Evaluer
인게이지먼트는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소비자의 집중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간단한 측정 결과에 의하면 정보의 흐름은 양방향으로 흐른다. 그러나 이것은 인게이지먼트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 The Holy Grail Metric = Reach×Frequency×Engagement×Trust

3. Davina Kent, TiVo
인게이지먼트는 브랜드 관련 경험에서의 평균 노출 시간이다. 광고주에게 Reach보다는 더 가치가 있고, 크리에이티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소비자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DVR이 인게이지먼트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4. Bill Harvey, TRA
광고업계에 있어 인게이지먼트는 ‘광고에 대해 동시에 발생하는 반응이다. 이것은 판매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입증된다.’ 이 정의는 두 가지 측정 가능한 것을 포함하고 있다. 첫 번째, 광고 노출의 총시간, 여기에는 심리학적인 반응을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즉각적인 반응인데, 이것은 판매에의 영향력 관점에서 보다 늦게 측정된다.

5. Neg Norton, Yellow Pages Association
인게이지먼트는 명확한 메시지를 딱 맞는 시간에 적합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 광고 메시지에 딱 들어맞는 부분을 받아들이도록 동기가 부여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것.

물론 이보다 더 다양한 정의가 본 세미나에서 소개되었지만 대표적인 것 5개만 소개해 보았다. 그런데 이처럼 다양한 정의에서 보듯이 아직 인게이지먼트는 ‘무엇 무엇을 통합해서 측정해야 한다’라는,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정의는 아직 없는 듯하다. 하지만 위의 정의에서 나타난 공통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GRPs를 넘어서~’가 될 듯하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노출 중심의 GRPs라는 개념에서 일보 전진해 시청 상황과 소비자의 심리적 상태(프로그램의 종류나 출연진 등에 의한 것들)를 고려하고, 또 심리적 상태에 따라 광고효과의 차이가 난다는 가정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한편 전체 세미나의 Key Note Speech를 담당했던 인도 Madison World의 Sam Balsara는 인게이지먼트는 <그림 1>과 같은 상황에서 변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TV를 예로 들어 설명했는데 크게 4개의 요소, 즉 시청 환경, 시청자 심리, 프로그램에 대한 태도, 비히클 등의 요소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먼저 시청 환경은 SMU 상황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 매우 중요하다. SMU 상황인 경우 TV가 Foreground 미디어든 Background 미디어든 관계없이 시청자의 매체 집중도가 떨어짐은 당연할 것이다. 또한 능동적인 시청자인가 수동적인 시청자인가를 고려해야 하며, 여러 채널을 돌려보는 상황인지 아니면 하나의 채널을 고정시켜 놓고 보는 상황인지를 고려해야한다고 피력했다. 다음으로, 시청자 심리에는 워낙 변수가 많다. 필자가 보기에는 그 모든 것을 측정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는데, 위의 4가지 요소 중 가장 고민을 많이 해 적용해야할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태도는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태도, 즉 선호인가 비선호인가에 따라 광고효과에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편 비히클은 두 가지로 나뉘게 되는데, 채널과 프로그램의 종류를 고려하게 된다. 특히 Sam Balsara는 프로그램 종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 하나의 사례로 가정 생활용품(예를 들면 세제나 샴푸 등)의 경우를 보여주었다.

<표>는 각 프로그램 종류에 따라 광고효과의 차이를 수치로 나타낸 것인데, 100을 평균으로 하여 100보다 높으면 효과가 더 높은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덜 효과적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보는 바와 같이 프로그램의 종류에 따라 광고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물론 이것은 인도의 사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그 중 ‘영화’가 매우 낮게 나타난 것이 특이한데, 그 이유는 “중간광고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본방송과 재방송의 광고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예상과는 반대로 재방송의 인게이지먼트가 더 높았던 것으로 설명되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Initiative의 Stacey Lynn Koerner와 MIT의 Alex Chisholm의 발표에서도 논의되었다. 미국에서도 본방송보다 재방송의 광고 접촉시간이 더 긴데, 그 이유는 재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방송을 전에 보지 못했거나, 재미있어서 다시 보기로 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우리나라와는 재방송의 편성 형태가 다르고, 워낙 다양한 채널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등 TV환경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세미나에 참석했던 미국 관계자들도 매우 의외라는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볼 때 미국에서도 기존의 사고를 뒤엎는 발상임에는 확실한 것이라 하겠다.


Expression

인게이지먼트의 개념에 대한 논의가 올해 처음 시작된 것은 아니다. ARF와 ESOMAR가 공동으로 개최한 ‘WAM 2002’에서 Initiative와 MIT는 인게이지먼트를 이해하기 위한 개념적 모델로 ‘익스프레션(Expression)’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이는 소비자가 직접 다양한 채널이나 컨텐츠를 선택할 수 있고, 미디어를 직접 조정할 수 있는 요즘과 같은 환경에서 소비자의 미디어 소비행태나 미디어와 관계를 맺는 방식, 그리고 어떤 소비자의 인사이트가 미디어 측정에 더 효과적인지 알아내는 방법 중 하나로 개발된 것이다.
익스프레션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측정해야 한다고 그들은 제안했다. 크리에이티브 유닛(Creative Unit), 미디어 환경(Media Environment), 시청자 관여도(Viewer Involvement), 주의도(Attentiveness), 메시지의 가치(Message Communica-tion Values), 타깃 유사성(Targeting Affinity) 등이 그것이다.
이후 그들은 몇 가지 사례를 소개했는데, 특히 ‘팬(Fan)층이 두텁고 열광적인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팬 문화(Fan Cultures)가 미디어의 컨텐츠와 관련 깊고, 이에 따라 인게이지먼트가 다르다는 것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었다<그림 2>. 이제 그 중 하나인 <American Idol 2>와 이 프로그램에 광고를 집행한 광고주간의 인게이지먼트에 대해 소개한다.
<American Idol 2>는 미국의 Fox TV에서 방영한, 일종의 신인 팝스타 선발대회. 2006년 제48회 그래미상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상을 받은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이 바로 2002년 <American Idol>의 1등 수상자였기에 최근 다시 화제가 되면서,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인기 프로그램인데, 오디션의 채점과정에 시청자들이 투표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특징. 이러한 <American Idol 2>에서 인게이지먼트를 측정하기 위해 Initiative와 MIT는 이 프로그램의 팬들에 대한 다양한 질적, 양적 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이 팬들과 가장 관계를 깊게 맺고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그리고 광고주들은 <American Idol 2>의 광고를 통해 어떻게 성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반대로 어떻게 이용할 경우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는가’를 알아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림 3>은 <American Idol 2>의 각 요소들 중 가장 인게이지먼트가 높은 것들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대부분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투표 메커니즘’이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참가자, 그리고 참가자와의 유대감 형성 여부가 시청자에게는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가 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 외의 많은 요소들 중에는 음악 프로듀서로 독설을 마다하지 않는 ‘사이먼(Simon)’과 ‘노래’ ‘파이널리스트’ 항목이 소비자와의 인게이지먼트를 높게 형성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광고주들의 희비가 엇갈렸음은 물론이다.
<그림 4>는 광고주와 프로그램 요소 간의 레버리징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보는 바와 같이 코카콜라의 레버리징이 높게 나타난 요소들이 곧 소비자와의 인게이지먼트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T&T의 경우 가장 인게이지먼트가 약한 ‘투표’에 초점을 두었다. 마치 영화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e)>의 주인공 같은 금발의 여배우를 ‘American Idol Voting’ 캠페인의 모델로 기용, 시청자에게 AT&T의 SMS Text Messaging을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참가자에게 투표를 하라고 광고한 것. 그러나 많은 팬들은 오히려 이 광고가 자신들의 투표 의사와 팬으로서의 유대감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AT&T가 자신들의 선택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여겼으니, 그들에게 AT&T의 광고는 잡음이나 마찬가지였다(영화에서 여주인공은 명품족에 허영기 많은 여성이었는데, 남자친구에게 실연 당한 후 공부를 해서 훌륭한 변호사가 된다는, 다소 허황된 내용. 아마도 이런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결국 AT&T는 이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보다 오히려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더 많이 전달하고 말았다<그림 5>.
이러한 사례가 시사하듯 이제 광고(미디어) 효과 측정에서, 또는 미디어 플래닝에서 단순히 ‘많이 노출되는 것’에만 신경 쓰는 시대는 막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출이나 GRPs 를 넘어선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고, 우리는 그들을 무시할 수 없는 미디어 환경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플래너로서 이제는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아니 이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개념에 대해서 조차 의견이 분분한 Web 2.0처럼 인게이지먼트도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정의도 다양하다. 따라서 어떻게 측정하고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업계에서 인정되는 그 무언가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자주 언급되듯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는 없었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10년 전에 비해 약 90배가 늘었으며, 인터넷과 모바일 관련 기술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방송과 통신의 경계도 애매해졌고, 소비자가 미디어의 더 많은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늘어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이렇게 급변하는데 광고(미디어) 효과 측정에 있어서도 변화가 없을 수는 없다.
앞으로 인게이지먼트 또는 그 이상의 새로운 개념이 나타나 여러분의 미디어 리포트를 꽉 채울지 모른다. 그 날을 대비하는 자세로 잠시 시간을 내어 GRPs는 잊고 새로운 개념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