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12 : Focus - ② John Quelch - 글로벌 브랜드의 현황과 과제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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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_ ② John Quelch - 글로벌 브랜드의 현황과 과제
  무엇이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는가?  
John Quelch | Lincoln Filene대 경영학 교수,
하버드 경영대학원 부학장
 
 
글로벌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이익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비용효과 면에서나 기업문화 면에서나 회사에게 이익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글로벌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때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데, 그만큼 글로벌 브랜드에게 기대하는 바도 많다. 예를 들어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애용할 정도의 글로벌 브랜드라면 그만큼 품질이나 혁신성도 더 우수하다고 믿고, 그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지구촌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 또 소비자들은 글로벌 브랜드는 사회적 책임의 의무가 더 강하다고 여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나 일반 소비자들은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진출을 하면 경쟁을 촉진해 다른 브랜드의 수준도 향상된다고 보아 이를 환영한다.

10대 글로벌 브랜드의 특징은?

오늘날 글로벌 브랜드의 특징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요소 중 하나는 원산지, 원산국의 중요성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웃소싱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에 있어서 진정한 애국자 정신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는 점점 시장경쟁에서 더 유리한 입지에 서 있다.
비용효과 면에서 살펴봤을 때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후원하는 일은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고의 브랜드만이 이들 행사를 후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훌륭한 글로벌 브랜드를 지니고 있으면 신규시장진출이 더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브랜드가 있으면 시장 접근이나 유통채널 확보가 더 쉽고 이미 기존에 있던 브랜드 자산에 힘입어 소비자들에게 다가설 때에도 이익이다.
기업문화 차원에서 보면, 글로벌 브랜드가 주는 이익을 쉽게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최고 인재는 모두 최고 글로벌 브랜드를 지닌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이들은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전세계에 뻗어 있는 동료들과 하나의 동일한 공동 목표를 바라보고 일하기 때문에 협력도 잘 할 수 있고 일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코카콜라·마이크로소프트·IBM·GE·인텔·노키아·디즈니·맥도날드·도요타·말보로 등은 인터브랜드(In-terbrand)에서 꼽은 세계 10대 브랜드이다. 그렇다면 이들 상위 10개 브랜드는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가?
GE만 빼놓고 모두 한 가지 사업부문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 노키아와 같은 브랜드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특정 제품군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면서 짧은 시일 내에 세계 10대 브랜드에 속하게 됐다. 즉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 한가지 특징은 말보로만이 기업 이름과 브랜드 네임이 다른 경우라는 점이다. 아마도 P&G나 유니레버는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현재의 브랜드 전략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 경제에서는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기업의 모든 자원을 하나의 브랜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명확한 진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서브 브랜드(sub brand)를 갖고 있을 수는 있지만 대표 브랜드는 기업 이름과 동일할 경우 이익이 더 크다.
요약컨대, 이들 10대 브랜드는 자국 시장에서 성공적이며, 일관성 있는 포지셔닝, 보편적인 가치 수호, 올림픽 및 월드컵 후원, 한 가지 사업 주력, 그리고 기업 이름이 브랜드 네임과 동일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Why not global?”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일단 1단계에서는 집을 지을 때처럼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전통이나 역사, 우수한 성능 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면서 브랜드 성장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쉽게 밀려난다. 그 다음 2단계는 브랜드가 어떻게 사용되고 누가 사용하는지 보여줘야 하는 user imagery 및 usage imagery 작업이 요구된다. 사람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광고가 이럴 때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본격적으로 고객과 연을 맺어야 한다. 브랜드가 표방하는 이념이나 가치를 브라질이든 중국이든 세계 모든 지역의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세울 때 본사와 각 지사의 역할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브랜드 이름, 브랜드 포지셔닝, 브랜드 슬로건, 브랜드 로고 등 전략적인 요소에 있어서는 본사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본사의 직접적인 관여가 요구된다.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표준화되어야 하는 이들 요소는 본사에서 앞장서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줘야 한다. 반면에 가격 결정, 세일즈 프로모션, 유통, 고객 서비스 등은 지역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즉 전략적인 요소, 관리적인 측면, 또 신제품 출시를 할 경우에는 표준화 작업과 본사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전략 집행 면에서나 고객관리 측면, 또 기존 제품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다룰 때는 각 지사의 역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더 권장된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브랜드가 직면하는 도전과제 중 하나는 서로 다른 발전 정도를 지니고 있는 여러 시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예를 들어 맥주의 경우에는 나라마다 1인당 소비되는 양도 다르고 시장마다 브랜드의 입지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세계 195개국에 맞는 195개의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말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시장마다 브랜드의 입지도 다르고 제품의 중요성에도 차이가 있는데, 그것을 그래프화하여 분석하면 크게 네 개의 종류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브랜드 입지나 제품 입지가 모두 낮은 경우에는 일단 시험 삼아서라도 제품을 사용할 소비자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브랜드 입지나 제품 입지가 모두 높은 경우에는 시장 선두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요구된다. 이런 기준에 따라 크게 4~5개 그룹으로 서로 비슷한 시장상황에 놓인 국가들끼리 묶어주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같은 군에 속한 국가들끼리 대화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표준화와 응용은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브랜드의 구조(brand architecture)에 대해 살펴보자.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확장(stretching)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수직적 확장의 경우에는 고품질 고가의 제품을,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 역시 저렴한 제품으로 출시하는 경우에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제품 라인을 확대하는 것이다. 반면 수평적 확장은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뻗어 나가면서 프랜차이즈를 확장하는 것이다.
수직 확장의 경우에는 BMW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훌륭한 전략을 세웠다. 3시리즈, 5시리즈, 7시리즈의 간단한 숫자개념을 이용하여 좋은(good), 더 좋은(better), 그리고 최고(best)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도요타의 경우에는 10년 전 고급 자동차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보다 경제적인 자동차를 출시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파악하고 코롤라(Toyota Corolla)를 출시했다. 또 고가 자동차 시장에서는 별도의 브랜드인 렉서스를 미국 시장에서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렉서스도 렉서스라는 브랜드 내에서 더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도요타 역시 도요타라는 이름으로 더 고가의 자동차를 내놓는 등 도요타와 렉서스라는 브랜드 사이의 경계선이 불분명해지고 있다. 이렇게 브랜드가 지나치게 확장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수평확대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나이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포츠 의류와 신발 분야는 소비자 관점에서 봤을 때 같은 의복으로 비슷하다고 인식될지 모르지만 사실 유통채널이나 패션 사이클 면에서는 전혀 다르다. 그러나 나이키는 두 분야에서 모두 성공했다. 그 이유는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항상 각종 스포츠의 최고 선수와 연결지어야 한다는 철학에서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항상 최고의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는 비전을 나이키는 잊지 않았다.
반면 Black & Decker는 전기동구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후 1990년대에 GE의 소형가전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소형 청소기와 같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부엌, 그리고 심지어 안방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집안 곳곳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이때부터 전기동구로서의 브랜드 가치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전기동구에 이용되는 모터나 소형가전에 들어가는 모터나 원리가 같기 때문에 사업 확대를 한 이유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브랜드 자산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쳤음에 틀림없으며, 결국 전문 전기동구를 위해 Dewalt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글로벌 전략을 세울 때에 시장마다 어떤 차이를 갖고 있는지 대조하기보다는 어떤 유사점을 지니고 있는지 비교하라는 사실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가족을 대하는 태도나 느끼는 감정 등 본성의 95%는 같다고 한다.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5%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때로는 공통점을 더 중요시할 필요도 있다.
오늘날 점점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공략을 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므로 Why global? 이라는 질문보다 Why not global? 하고 묻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