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08 : Creator's Eye - ①광고의 언어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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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Eye_ ①광고의 언어
②광고와 크리에이티브
 
  당신의 언어는 세상과 만나고 있습니까?
 
김 찬 영 A.CD | 크리에이티브 부문
cykim@lgad.lg.co.kr
 
수 만 년 전, 한 동굴에 그려진 수렵 그림. 처음 발견될 당시 그들은 가장 심플한 언어로 자신들의 삶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불가에 모여 앉아 나누던 이런저런 이야기, 가족과 함께 사냥을 하며 지식을 쌓아가던 그들만의 이야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세상에는 참 많은 언어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하려 서로의 언어를 배우기도 하고, 때론 그 언어가 한 사회를 지배하며, 다른 언어의 힘에 의해 자기 언어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이제 그렇게 언어가 무기처럼 행사되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종종 저는 수 만 년 전 동굴에 그려진 그림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 어떤 글도 없이 그림으로 그려진, 그 누구도 읽을 수 있는 바로 그 언어.

목소리 크다고 이기나요?

“이 광고에서 대장이 누구야? 비주얼이야, 카피야?” 한 선배는 종종 이렇게 다그칩니다. 또 어떤 포토그래퍼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림이 말을 하고 있는데 굳이 카피를 그림 위에다, 그것도 그림 한가운데에 그렇게 꼭 올려놔야 합니까?” 그러면 이렇게 대꾸하곤 했죠. “우리가 광고주의 광고비로 예술 하자는 건 아니잖아.”
하지만 그렇게 말해 놓고 돌아설 때면 내심 “그래, 나도 당신 말처럼 그렇게 하고 싶었단 말이야. 그런데……”

얼마 전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었습니다. 아직은 자막을 쉽게 읽을 줄 모르는 아이는 오직 그림만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아이가 장면 장면을 떠올리며 자기 나름대로의 영화 스토리를 말하는 것을 보고 역시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그림만으로도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더욱 비주얼의 중요성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잠자기 전까지 눈앞에 나타나는 수많은 비주얼과 카피, 그 모든 것들이 어떻게 전달되고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은 한번쯤 해보았을 것입니다. “너무 일방적으로 요구하지 마세요, 무슨 할말이 그렇게도 많죠? 쉽게 좀 말할 수 없나요?”
선배들은 “크리에이티브는 덜어내는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덜어낸다는 것’, 참으로 어려운 것 숙제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러자면 남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그 하나로써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책임 있는 언어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비주얼 언어가 있습니다

늘 새로이 업되는 해외의 수많은 광고들을 보며 몇 가지 광고를 떠올려 봤습니다. 한번씩은 보았을 광고이지만, 이런 광고를 볼 때마다 제 자신도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낍니다.

첫 번째, 플레이스테이션 광고. 아이에게 있어 게임의 캐릭터가 신적인 존재로까지 표현되었습니다. 이 광고를 보는 아이들은 자신만이 아는 미소를 지으며 끄덕일 것입니다.





두 번째, 나이키 광고를 볼 때마다 유쾌함을 느낍니다. 역시 이 타깃들에겐 여러 군소리가 필요 없겠죠. 제품을 이렇게 멋있게 표현하는 데 말입니다.
세 번째, 노키아 광고입니다. 종종 느끼는 거지만 우리에게 유머라는 것이 참 부족하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네 번째, 펩시의 다이어트 콜라 광고입니다. 역시 유머와 극과장의 표현을 이용한 광고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카피 없이 비주얼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제 광고는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 잡았습니다. 기분 좋은 문화, 놀라움을 주는 문화, 남을 이해하게끔 도와주는 문화…. 광고는 그렇게 커졌고, 만국 공통 언어인 비주얼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져 갈 것입니다.
종종 우리가 하는 광고 가운데 그 광고의 필요성이나 제품에 대한 연구, 소비자의 대한 연구가 부족해 단지 제품만을 알리는 기능의 광고를 할 때가 있습니다. 광고는 말하려 하는 제품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그 다음은 역시 소비자입니다. 소비자를 모르고서는 우리의 메시지는 그저 허공을 향한 외침에 불과하겠죠. 지금의 소비자의 수준은, 과거 일방적으로 제품만 알려도 충분히 효과가 있던 시절의 광고로는 다가갈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소비자는 광고를 보고 그 기업의 인격까지 파악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있습니다. 그만큼 소비자의 수준은 높아져 있고 그들이 원하는 언어 또한 과거 비주얼과는 그 차이가 많습니다. 비주얼에서의 느낌과 완성도, 심지어 아트적인 면에서의 가치성까지, 광고를 대하는 소비자의 눈은 이제 글로벌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가 그 제품뿐만 아니라 광고를 만든 제작자에 대한 평가까지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광고의 비주얼은 이제 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소비자와 교감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요소로 더욱 발전되어야 하며, 비주얼이라는 언어가 그 자체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표현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분 좋고 오랫동안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을 하나의 비주얼 언어를 위해 이제 우리의 광고도 세상과 더 넓게 만나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