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04 : Marketing Guide - NPR 조사에 나타난 2003 한국 네티즌의 변화‘미래의 트렌드’에서 ‘현실화 단계’로 진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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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트렌드’에서 ‘현실화 단계’로 진입
 
 
NPR 조사에 나타난 2003 한국 네티즌의 변화
김경중 선임연구원 | 브랜드전략연구소
kimkj91@lgad.lg.co.kr
 
1. 들어가며

LG애드 브랜드전략연구소에서는 온라인상의 거대한 소비자 집단으로 등장한 인터넷 이용자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도모하고, 이를 마케팅·매체 및 광고전략을 수립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NPR(Netizen Profile Research) 조사를 매년 실시해 오고 있다. 제5회 조사인 2003년 NPR은 2003년 11월 14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분당·일산에 거주하는 만 13~49세의 남녀 중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이용 행태, 상품이용 실태, 매체접촉 실태, 라이프스타일 등을 일대일 개별 면접 방식으로 조사하였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2003년 NPR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네티즌들의 행태 및 욕구 변화의 최근 흐름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 네티즌 유형의 구성 변동

NPR 조사에서는 2000년 1차 조사부터 네티즌을 인터넷 이용행태에 따라 @novice, @utilian, @mania, @meister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지속적으로 이 집단들의 분포 변화를 추적해 오고 있다.
@novice는 인터넷 이용이 익숙하지 않고, 인터넷 서핑을 많이 하지 않으며, 인터넷에 전적으로 집중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에 대한 수용도는 높은 집단이다. @utilian은 인터넷 수용도는 높지 않지만 인터넷에서 서핑을 많이 하는 집단이다. @mania는 인터넷 이용이 익숙하고, 인터넷을 이용할 때 전적으로 집중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meister는 인터넷 이용이 매우 익숙하고 인터넷 수용도도 높지만, 전적으로 인터넷에 집중하지는 않는 집단이다.
그런데 대개 인터넷 이용행태는 @novice로 시작해서 @utilian이나 @mania로 옮겨간 후, 최종적으로는 @meister로 진화하는 양상을 띠게 된다. 이러한 집단 특징을 기초로 분석해 볼 때 이 2003년 5차 조사에서 나타난 이들 집단간의 분포 변화는 <그림 1>과 같다.
첫째, 집단 유형에서 @novice 층이 2002년 11.1%에서 2003년 7.1%로 감소했다. 이것은 인터넷 보급과 활용이 점차 보편화되면서 생활 속에서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이젠 거의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초기 이용행태에서 벗어나는 ‘인터넷 생활화’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10대와 20대에서는 @novice 층이 각각 0.0%, 2.3%에 불과하여 향후 인터넷 생활화 현상이 더욱 더 급속히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둘째, 이번 2003년 조사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mania 층의 폭발적인 팽창이다. @mania 층은 2002년 50.6%에서 2003년 62.3%로 무려 11.7%p나 급증함으로써 인터넷 이용자 분포상에서 압도적인 다수를 점하게 되었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인터넷 이용의 주류가 정보적 활용보다는 오락 및 문화적 측면에서의 활용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제는 인터넷 기반의 모든 사업들에 있어서 엔터테인먼트의 요소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3. 인터넷 키워드

일상이 된 인터넷
바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인터넷 이용행태에 따른 집단 분포의 변화양태를 통해 인터넷 생활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인터넷 생활화는 일상생활 속에서 인터넷을 많이 활용한다는 점을 말해주지만, 역으로 인터넷 속의 생활양식이 현실의 삶의 모습을 일정 부분 지배하고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는 필요한 정보를 주로 인터넷에서 찾는다’에 대한 동의율이 전체적으로 80%를 넘고 있고, 중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는 젊은층에서는 4명 중 1명 정도가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사람을 실제로 만난 적이 있으며, 절반 이상은 인터넷상의 언어습관이 현실의 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이러한 ‘인터넷의 생활화’ 현상은 가상현실 속의 세계를 실제 세계처럼 인식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소위 ‘명품 아바타’의 출현이 이러한 현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아바타는 ‘분신’이라는 뜻으로, 인터넷 채팅이나 커뮤니티·게임 등에서 자신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실제로 채팅이나 게임상에서 화려하게 치장된 아바타를 부러워하며, 그와 비슷하게 꾸미기 위해 유료로 여러 가지 고가의 아이템을 구입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그림 3, 4>.
유료화의 시험
2003년 ‘프리챌’의 커뮤니티 유료화 파장은 인터넷 영역에서 유료화의 시행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2002년 말부터 시행되었던 ‘프리챌’의 커뮤니티 유료화는 6개월여 만에 무료 커뮤니티 병행으로 손을 들고 말았지만, 그 여파로 결국 1년여 만에 그들의 강점이던 커뮤니티 영역에서 후발 경쟁사인 ‘싸이월드’에게 추월을 허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각종 게임 사이트의 성공과 ‘소리바다’를 통한 mp3 공유 논쟁을 거치면서 2003년은 유료화를 위한 사회적 이슈 도출에 성공한 한 해이기도 했다. 실제로 2002년 9%에 불과하던 유료사이트 가입률이 2003년 조사에서는 15%로 증가하여 유료화에 따른 소비자의 거부감이 다소 완화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5>. 특히 현재 논쟁의 중심에 있는 mp3 음악파일의 경우 ‘유료화되더라도 꼭 이용하고 싶은 서비스’ 1위로 나타나, 게임과 더불어 향후 유료서비스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6>.
모바일화
휴대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사진·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들이 속속 선을 보이면서 네티즌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2003년 전체 네티즌들 중 87%가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고, 29%는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7>. 이는 2001년 10%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며,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볼 때 이미 모바일 인터넷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여 곧 폭발적인 팽창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인터넷 광고

넓은 의미의 인터넷 광고는 기업이 인터넷을 이용해 행하는 고객과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지만, 좁은 의미로는 특정한 사이트에 광고용 배너를 게재하여 자신의 사이트로 링크시키거나, 검색엔진이나 다른 사이트에 자신의 사이트를 링크시키고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 광고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 목표 타깃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 그리고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널리 사용되어 왔으나 실제로 브랜드 인지도나 제품 구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림 8>을 보면 인터넷 광고가 제품 인지나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매체로서의 인터넷

기본적으로 인터넷은 정보검색이나 음악·게임 등의 오락을 위한 매체로 발전해 왔다. 그런데 인터넷 사용인구가 3,000만 명을 넘어서고 활용방법도 다양하게 발전함에 따라 이제 인터넷이라는 매체는 전통적인 전파/인쇄 매체의 영향력에 근접하거나, 어떤 부분에서는 기존매체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후보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평가가 극단적이기까지 할 만큼 한 후보에게 우호적이었던 것이 결국은 선거의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이 같은 흐름을 반증해 준다.
NPR 조사 결과도 이와 같은 사실을 잘 말해준다. 자료를 보면 뉴스/생활정보로 활용하는 매체의 경우 인터넷이 전체적으로는 TV에 비해서는 아직 뒤쳐지지만 신문보다는 그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더구나 10대의 경우는 정보원으로서 TV와 인터넷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9>.
또한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오락수단으로서의 인터넷은 이제 TV를 뛰어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10대~20대의 경우 오락을 위한 매체로서 TV보다 인터넷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그림 10>.
6. 맺으며

지금까지 2003년 NPR 조사에 나타난 한국 네티즌들의 변화상을 살펴보았다. 이를 요약하면, 2003년 네티즌들의 특징은 ‘인터넷 생활화’, ‘재미와 오락의 추구’, ‘현실과 가상의 혼합’, ‘유료화 및 모바일화 수용’ 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특징들 중에 기존에 없었던 키워드들이 새로이 등장·포함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기서 살펴본 키워드들은 인터넷 도입 초기부터 계속 언급되고 예견되어온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다만 2003년은 예언이나 미래의 트렌드로 언급되던 것들이 현실화되는 한 해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데, 특히 향후 폭발적인 팽창기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네티즌들의 인식이나 주변 여건이 성장한 한 해였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2004년은 이러한 2003년의 기반을 바탕으로 인터넷 사업 및 문화가 만개하는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