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2 : 프로모션 현장 - LG이동전화 '찐핑궈(금사과)' 중국 CCTV 방송 프로모션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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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대신 ‘문화’로 12억을 움직이다  
 
 LG이동전화 ‘찐핑궈(금사과)’ 중국 CCTV 방송 프로모션
 
정 영 성 | 해외사업팀
ysjung@lgad.lg.co.kr
 
후발주자인 LG이동전화

“도전하십시오! 미래는 도전하는 젊음의 것입니다. LG전자는 중국 젊은이의 도전을 지원하겠습니다”라는 노용악 부회장의 힘찬 멘트와 함께 2003년 하반기, LG이동전화 ‘찐핑궈(금사과)’의 첫 방영이 시작되었다. 그 동안의 길었던 협상 터널을 지나, 12억 인구가 매주 볼 수 있는 LG의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이다.
2002년 하반기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던 LG전자 (중국)이동단말기 사업본부에게는 그간 가전 위주로 진행되어 왔던 홍보 정책의 극복이 당면 과제였다. 사실 LG전자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그 동안 선전을 거듭해 중국 진출 10년 만에 중국 내 가전기업 인지도 5위를 기록(2002년도 조사 결과)하는 등 모든 국내 경쟁사보다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쟁사보다 후발주자로서 중국시장에 뛰어든 이동단말기 사업본부의 입장에서는 곧 출시될 이동전화의 제품의 우월성보다 우선적으로 ‘LG전자가 이동단말기를 생산하고 있는 디지털 기업’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부터의 홍보가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중국은 프로그램에도 기업명을 쓸 수 있다?

중국의 일반 가정에서는 보통 60~70개 정도의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데, 이는 각 도시별 방송국과 각 성(省)별 방송국, 그리고 위성방송국들의 전파를 받아 지역에 방송하는 전국 3,000여 개의 유선방송국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그 중 전국 30여 개의 주요 방송국을 분석해 나름대로 도시별, 지역별 장점이 있는 방송국들을 선정 대상에 올렸는데, 최종적으로 우리가 선택한 파트너는 공영방송국이자 중국의 모든 국가 지도자들이 보는, 중국의 대표 방송국인 CCTV였다. 특히 CCTV는 모든 유선방송국들이 의무적으로 재전송해야 하는 채널로서, 중국인들이 TV만 있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대표 방송국’이다.
여기서 잠깐 당시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던 TV방송 프로모션을 경쟁사 위주로 살펴보면 첫째, BTV1(북경방송국)의 동물퀴즈 프로그램인 ‘도시바 동물낙원’, 둘째, CCTV1의 고등학생 대상 장학퀴즈인 ‘삼성지력쾌차’, 그리고 BTV8(북경방송국)의 고등학생 대상 장학퀴즈인 ‘SK장원방’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유명 브랜드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중국시장에서는 중국인들의 가장 주요한 오락수단인 TV를 통한 브랜드 홍보가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LG전자가 이동전화를 생산한다’는 내용의 홍보가 당면 과제였는데, 중국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TV 프로그램의 관명(title sponsor)은 단지 ‘기업명’으로만 진행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관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2002년 9월부터 시작된, 중국 관영방송인 CCTV와의 협상. 일반 방송국과는 개념부터 다른 중국 관영 방송국과의 협상은 일단 상대방의 거절 의사를 확인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이에 먼저 CCTV의 인식을 바꾸어 놓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였는데, ‘광고를 위한 프로그램’보다는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건강한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하겠다는 우리 측의 설득 작업은 관영방송국인 CCTV의 기본 제작방향과 서서히 코드가 맞아가기 시작했다.
그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제작의도와 방향은 중국 청년들을 위한 건전하고 공익적인 프로그램을 지향하며, 기본적으로 한국의 ‘도전 골든벨’을 기본 포맷으로 하고, 공정하고 정당한 경쟁을 통해 기업의 문화를 알리며,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생각과 역동적인 모습을 통해 LG이동전화의 새로운 이미지를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다.
대개 중국사람과는 처음 사귀기가 어렵지만 한번 친구가 되면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고 한다. CCTV와의 협상 역시 초기엔 자존심을 내세우며 어려운 만남의 과정을 거쳤지만, 이제는 함께 제작을 하는 동업자의 관계로서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렇게 길고 긴 협상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한국 기업의 브랜드 타이틀(brand title)을 앞세우며, 한국 내 프로그램의 포맷을 기본으로 하는 최초의 중국 프로그램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방영 2주 만에 400여 프로그램 중 시청률 15위에 랭크되다

지난 7월부터 방영된 ‘LG이동전화 찐핑궈’는 방영 2주 만에 CCTV의 400여 개 프로그램 중 시청률 15위에 랭크되는 등 CCTV의 대표적인 신규 오락 프로그램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지방 방송국에서 시작해 CCTV에 진입한 경쟁사 프로그램의 시청률에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또한 CCTV의 고위층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중외합작’의 대표적인성공 사례로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지난 국경절(중국 국가수립 기념일) 연휴기간인 10월 1일~10월 7일까지 7일간 편성된 특별 방영기간 동안에도 협찬 프로그램 가운데 유일하게 편성되어, 대만의 유명 가수가 특별 출연하는 ‘국경절 특집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등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중국 청년문화 대표 프로그램으로의 가능성

사실 협상 당시 CCTV에서 기본적으로 표방한 ‘상업화 방송 지양’이라는 정책적인 제약으로 인해 2002년 이후의 CCTV 내 협찬 방송 프로그램 제작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상품의 직접적인 광고 대신 기업문화를 중국의 청년문화와 결합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중국 정부와 방송국의 호응을 얻어낸 점은 눈여겨볼 만하며, 이로써 중국 청년문화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도 또 다른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에 앞으로는 자연스럽게 기업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지속될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전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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