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2 : 광고제작 현장 - LG김치냉장고 '김장독' TV-CM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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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맛이 달라지면 김치냉장고도 달라져야 합니다”
 
 
LG김치냉장고 ‘김장독’ TV-CM
 
정 소 라 | 기획9팀
srjung@lgad.lg.co.kr
 
김치냉장고의 새로운 전쟁

LG전자의 김치냉장고가 기존의 ‘1124’라는 브랜드를 벗고 ‘김장독’이라는 새 옷을 입고 나왔다. ‘맛있는 김치를 넣는 김치냉장고’라는 의미(11월 24일에 담은 김치가 가장 맛있다는)의 1124에서, 더 새로운 브랜드인 김장독을 선보인 것이다. 이는 곧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LG전자가 김장독을 통해 강한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에게 김치냉장고 시장은 하나의 전

쟁터와 같았고, LG김장독 CM은 우리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병기와도 같았다. 기존 1124의 슬로건은 ‘내 입에 딱 맞는 김치맛’이었다. 이는 1124의 고유 기능인 ‘맛지킴’기능을 강조한 것으로, 김치맛이 자기 입맛에 맞을 때 맛지킴 버튼을 누르면 그 맛을 오랫동안 지켜준다는 사실에서 나온 표현이다. 그런데 만약 이번에도 1124라는 기존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CM을 준비했다면 ‘내 입에 딱 맞는 김치맛’을 어떻게 풀어줄지부터 고민했을 것이다.
즉 자기 입에 딱 맞는 김치맛을 지켜준다는 사실만 설득적으로 표현되면, CM의 타깃이 젊은 사람이든 나이 지긋한 어른이든 누가 되더라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하는 것은 새로운 기능들로 무장한 새로운 브랜드, ‘김장독’이었다. 즉 일종의 제품 런칭 광고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브랜드와 기능 두 가지를 모두 알려야 할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우리에겐 또 하나의 중요한 임무가 있었다. 그건 바로 대한민국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발효과학’이라는 슬로건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제품과 한판 싸움(사실 스타일과 멋을 중시하는 또 다른 제품은 시장점유율을 볼 때 김장독의 경쟁 상대가 되지는 못한다)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의 우위를 유지하며 ‘발효과학’으로 제품의 속성을 내세운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김장독의 정체성 찾아주기’란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A제품의 ‘발효과학’, B제품의 ‘세련미’…… 그럼 김장독은?


김장독의 기술을 말한다

위의 두 가지 임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김장독의 기능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김장독의 ‘상부냉각 방식’과 ‘콜드샥(cold shock)기능’ 등 두 가지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그 중 상부냉각 방식이란 찬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공기역학 원리를 응용한 기술로, 김장독의 상부에는 냉각판이 설치되어 냉장실 내부의 위·아래 온도편차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조금만 온도가 낮아져도 쉽게 얼고, 조금만 온도가 높아져도 쉽게 시어버리는 짜지 않은 김치에 적합한 기술인 셈이다.
한편 콜드샥 기능이란 일정 시간마다 온도를 정확히 컨트롤하는 기능으로, 김치의 아삭아삭한 맛을 내는 류코노스톡 유산균의 생장은 많게, 김치의 신맛을 내는 락토바실리우스 유산균의 증식은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염도가 낮아 보관기간이 짧아진 김치맛을 기존의 김치냉장고보다 더 오랫동안 유지시켜 주게 되는 것이다.


“김치맛이 달라지면 김치냉장고도 달라져야 합니다”
 
 
LG김치냉장고 ‘김장독’ TV-CM
 
정 소 라 | 기획9팀
srjung@lgad.lg.co.kr
 
 

김장독으로 뭘 알리지?

자, 그러면 김장독의 이 두 가지 기능을 어떻게 풀 것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 우리는 ‘건강’이라는 주제를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에 민감하다는 사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식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에 우리는 ‘김치도 건강을 생각하면서 먹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고, 조사 결과 예전에 우리네 어르신들이 젓갈과 양념을 듬뿍 넣은 깊고 진한 김치맛을 즐겼다고 한다면, 요즘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되도록 덜 짜고 덜 자극적인 김치맛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우리의 할 일은 ‘건강’이라는 화두에서 나온 ‘짜지 않은 김치’와 김치맛을 변하지 않게 지켜주는 LG김장독의 ‘두 가지 기능’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는 것이었다.
여기서 잠시 1124의 광고를 생각해보자. 서두에서 말했듯이 1124의 슬로건은 ‘내 입에 딱 맞는 김치맛’이었다. 즉 각자가 좋아하는 김치의 ‘맛’에 대해 풀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경쟁제품이 주장하는 ‘발효과학’이라는 슬로건과 대결하기 위해서는 ‘맛’보다 좀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에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비발효과학’이란 말을 툭 던졌는데, 듣는 사람들에게는 그 말이 결코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과학? 과학이라…’
사실 김치맛과 과학, 둘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존재한다. 하지만 김치맛을 좀더 확실히, 정확히 지키기 위해서는 김치냉장고의 과학적 기능들이 필요한 것이 사실 아닌가. 그리고 김치의 짠맛이 덜하면 쉽게 그 맛이 변하는데, LG김장독은 그 맛을 변하지 않게 지켜주지 않는가. 이에 힘입은 우리는 마침내 이런 내용을 ‘저염도 냉장과학’이라는 표현으로 함축시키기에 이르렀다.

‘느낌’이 다른 티저 방식으로 접근하자

김장독을 수식해줄 표현이 정해지자, 우리는 이를 대중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신규 브랜드인 김장독을 좀더 효과적으로 런칭하기 위해 티저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즉 광고를 프리런칭과 런칭으로 나누는데, 프리런칭에서는 제품의 이미지 노출을 제한해서 대중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고, 런칭에서 제품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단, ‘M카드’를 시작으로 생겨난 몇몇 티저 광고들과는 ‘느낌’의 차이를 주자는 전략 방향을 세웠다.
이어서 런칭편의 모델로는 제품의 타깃인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게 신뢰성과 편안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김희애를 선택하고, ‘저염도 냉장과학’이라는 표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김치연구소를 배경으로 김치 연구 박사를 등장시키기로 결정했다.
눈 덮인 배경으로 자막들이 떠오르고, 조용히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아시죠? 요즘 건강을 위해 김치맛이 조금씩 짜지 않게 달라지고 있다는 거.김치맛이 달라지면 김치냉장고도 달라져야 합니다.”
내레이션이 끝날 때쯤 그냥 하얀 눈밭인줄 알았던 배경이 한겨울 땅속에 묻어둔 김장독으로 또렷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눈밭의 김장독은 LG김장독 로고로 바뀐다.
이 티저광고는 깔끔한 눈밭의 배경과 눈 내리듯 하늘에서 떨어지는 글자들, 거기에 화선지에 붓으로 그리는 듯한 김장독의 이미지가 내레이션과 어울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산뜻한 느낌을 갖게 했다. 더불어 이 광고는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으니, 티저가 나가기 시작한 지 3주 후 우리는 본편을 온 에어했다.
짧은 티저광고 이후 등장한 본 광고. LG전자 김치연구소를 배경으로, 메인 모델 김희애와 함께 LG김장독의 수석 연구원이 직접 모델로 출연했다. 그 주인공인 박찬현 수석 연구원은 실제로 LG전자 김치냉장고 개발팀에 오래 몸담아온 연구원. 그가 바로 오랜 기간 사람들의 입맛을 연구하며, 짜지 않게 달라진 요즘 김치에 맞는 김치냉장고가 개발되어야 함을 진작에 예견하고, 새로운 김치냉장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 장본인이라는데…… CM촬영 중간 중간마다 저염김치에 딱 맞는 LG김장독의 원리를 스태프에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김치냉장고,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그 동안 느끼지는 못했지만 어느덧 변해온 우리의 입맛. 그 입맛에 맞는 김치를 오래오래 먹으려면 ‘저염도 냉장과학’이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2003년 LG김장독 광고.
‘저염도 냉장과학’이라는 새로운 기술도 돋보이지만,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것은 CM에서 보여지는 세련되고 심플한 제품 디자인이다. ‘저염도 냉장과학’에 고감각 디자인까지, 기능이면 기능, 디자인이면 디자인 어느 한 가지도 흠잡을 것이 없는데……
이 정도라면 ‘김치냉장고, 이젠 달라져야 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LG김장독의 메시지가 수긍이 되지 않을까.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