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 LG전자 ‘휘센’ 포스트 시즌 커뮤니케이션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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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휘센’ 포스트 시즌 커뮤니케이션  
 
  No. 1 답게, 커뮤니케이션의 새 바람을 !  
정 진 연 | 기획2팀 대리
jyjeong@lgad.co.kr
 
2005년 휘센은 새로운 광고를 통해 조금 더 매력적이며 고급스럽고, 조금 더 큰 이야기를
함으로써 당장의 매출이나 경쟁사와의 관계에 집중된 ‘마시멜로의 유혹’을 떨치고 모든
다양한 ‘바람’을 휘센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수행했다.
 

2000년부터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에어컨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휘센. 그런데 2005년에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1,000만대가 넘는 에어컨을 전세계적으로 판매했다는 사실, 좀더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로 자리매김하게 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경쟁사의 그것과는 크게 차별화되는 마케팅 전략까지…. 특히 기존 에어컨 광고의 패러다임인 봄철 예약광고, 여름철 성수기 광고라는 틀을 깨고, 그동안 비수기로 간주되어온 가을과 겨울철에도 브랜드 광고를 제작, 운영하며 소비자와의 연(緣)을 일년 내내 이어줌으로써 확고부동의 No.1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거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아코모다도르’를 찾아서

‘*아코모다도르. 살다 보면 어느 순간인가 한계에 도달하게 마련이다. 정신적 외상, 쓰디 쓴 실패, 사랑에 대한 환멸 등이 그것이다. 때론 대가를 치르지 않고 얻은 우연한 성공이 우리를 소심하게 만들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오자히르>에 나오는 말이다. 과거의 한계에 묶여 있다 보면 내일의 성공 열쇠를 찾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겠다.
2005년 휘센의 커뮤니케이션은 철저하게 휘센 자신의 ‘아코모다도르’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휘센, 아니 에어컨 광고의 한계가 어디 있는지를 알아내고 그를 극복하는 것, 더 쉽게 말하면 휘센 브랜드가 구태의연을 잊고 새로운 길을 찾으며 브랜드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 이것이 2005년 휘센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목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휘센의 과거는 무엇일까?
휘센의 과거를 요약하면 두 가지로 정리될 듯하다. 하나는 ‘5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라는 팩트 및 빅모델인 이영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대표성, 그리고 다른 하나는 ‘3면 입체냉방’ ‘2 in 1’ ‘2 in 1+’ 등의 기술적 리더십이다. 실제로 조사 결과 소비자는 우리가 의도한 대로 휘센을 그렇게 ‘대표적인 에어컨 브랜드’ ‘시원한 에어컨’ ‘앞서 가는 에어컨’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금 아쉬운 부분도 보였다. 휘센의 브랜드가 워낙 대중적이다 보니 ‘격(格)’, 즉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 프리미엄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보완할 과제로 남겨져 있는 것이었다.
2005년 휘센의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과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때맞춰 휘센은 전면일체형 Look에 붉은색과 파란색 등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강화유리 패널, 그리고 넓은 TFT-LCD창으로 무장한 신제품을 출시, 소비자의 폭발적 반응과 지지를 경험했다. 이제는 ‘에어컨 같지 않은 에어컨’이 시장의 대세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여름 한 철 거실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에어컨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거실에서 소비자와 함께 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에어컨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 결국 2005년 전체 커뮤니케이션 테마는 ‘바라만 봐도 - 휘센’으로 결정되었다. 디자인은 물론, 기존 대표성을 근간으로 하는 브랜드 파워를 고려한 것이다. 그리고 1~2월 예약광고와 4~7월 성수기 광고는 이 테마에 맞춰 붉은색과 파란색 제품으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에 좀더 자신감 있고 매혹적인 이미지로 소비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후 광고반응 조사 및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2005년 휘센의 프리미엄 신제품과, 고급스럽고 매혹적인 예약광고 및 성수기 광고를 통해 소비자는 기존의 에어컨에 대해 갖고 있던 기본적 이미지 -기술중심적으로 하드하며, 깡통 같고, 재미 없고- 를 지우고 ‘에어컨 같지 않은 에어컨’의 모습으로 조금이나마 익숙해져 가고 있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 건 무엇때문일까.

 
포스트 시즌 - 아코모다도르의 극복

지금까지 휘센 광고는 봄철과 여름에만 집중적으로 집행되었다. 물론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어떤 에어컨 브랜드도 가을과 겨울철에는 광고집행이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에어컨 비수기에 광고를 한다면? 그건 단순한 매출 증대 목적은 아닐 것이다. 경쟁자의 훼방이 없는 시기에 우리만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까? 진정한 1등의 모습으로 조금은 의연한 모습으로 비수기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휘센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런 생각으로 접근한 ‘포스트 시즌’ 커뮤니케이션은 기획단계에서 수 차례 벽에 부딪혔다. 사실 이런 포스트 시즌 광고에 대해 쉽게 공감할 것이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갖지 않았다. 몇 년 동안 노력했지만 그 때마다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05년의 상황은 달랐다. TOM(Top Of Mind)이 50%를 넘어 60%에 다가서고 있었고, 브랜드 선호도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휘센은 확고부동의 No.1 브랜드로 소비자 인식 상에 자리매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비수기 광고를 위한 충분한 근거로 판단되었고, 마침내 9월 중순부터 휘센의 비수기 광고가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렇다면 휘센의 포스트 시즌 광고 메시지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에어컨에 대한 소비자 인식 상의 가장 큰 한계는 ‘에어컨=냉방기’라는 인식, 즉 단순히 여름에만 사용하는 에어컨으로 한정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므로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가을과 겨울에 만나게 되는 에어컨 광고에 대해 소비자는 생뚱맞다고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비수기 광고는 이런 인식 상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더욱이 2005년에 들어서면서 휘센은 단순히 시원함을 이야기하는 냉방기 브랜드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기존의 PAC·RAC와 함께 SAC·공기청정기에 이르기까지, 국내 유일의 ‘토털 에어 컨디셔너(Total Air Conditioner)’ 브랜드로서의 리포지셔닝이 필요한 시기였기에 가을과 겨울에 어울리는 시원함이 아닌 새로운 주제를 찾아야 했다. 이에 ‘문제의 해결은 기본에서 출발한다’는 격언에서 힌트를 얻어 우리가 주목한 것은 ‘에어 컨디셔너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었다.
에어컨디셔너는 흔히 냉방장치라고 하나, 정확히는 공기조화기(空氣調和機)라고 해야 한다. 공기조화기는 일정한 공간을 인간이 활동하기에 알맞은 온도·습도·기류(氣流) 분포로 조절하고, 동시에 공기 속의 먼지 등을 제거한다. 쾌적한 실내온도는 인간의 감각에 의한 것으로 미묘하나, 여름철에는 외기(外氣)와의 온도 차이가 5~6℃, 실내온도 25~29℃, 습도 60~70%, 그리고 겨울철에는 실내온도 18~21℃, 습도 55~70% 정도가 좋다고 한다.
‘휘센의 바람은 알맞은 온도·습도·기류 분포를 조절하고 공기청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최상의 조건을 제공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이런 사전적 의미에서 착안, 휘센이 전하는 다양한 바람의 이야기로 출발하게 되었다.

 
휘센, 시가 되고 그림이 되다

비수기 광고의 시작은 TV 시보인 ‘죽록원의 바람’ 편이 맡았다. 메시지는 ‘가을 오후 죽록원의 바람은 휘센을 닮았습니다. 맑고 청아한 바람 휘센!’ 으로, 매우 심플하다. 오디오도 그렇다. ‘쏴아악…’ 광고 내내 시원한 대잎에 부딪히는 바람소리가 압권이고, 비주얼에서도 이전 휘센광고와는 달리 모델과 제품의 비중이 줄었다. 대나무 사이사이 비치는 햇빛의 느낌도, 사각사각 전해지는 나무의 흔들림도, 그 안에서 돌고 돌아 나가는 바람의 느낌도 전체적으로 맑고 청량한 느낌이다. 그 느낌 그대로의 바람이 휘센의 바람이니, 이제 휘센의 바람은 단순히 시원한 바람으로 머물지 않는다. 더 깨끗하고 맑고 청아한 바람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것이다.
TV시보에 이어 10월부터는 인쇄광고도 시작해, 매주 목요일 조선일보 주말 매거진 섹션1면을 통해 15단 15cm의 변형 사이즈로 소비자와 만났다. 주 5일 근무제 정착에 맞춰 생활/여가 정보를 전달하는 주말 매거진 섹션의 성격에 따라 맑고 청아하며 깨끗하고 그림 같은 휘센의 바람 이야기와, 간략하지만 중요한 생활정보를 담는 것을 기본 기획으로 하여 총 4편의 광고를 제작, 운영한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정선 민둥산’편. 바람이 부르는 10월, 이 계절에 카메라를 들고 억새 사이로 부는 바람을 느껴보는 출사 여행을 권하는 메시지와 함께, 그 맑고 청아한 하늘이 나에게 바람같이 살라고 한다는 헤드라인을 담았다. 한 편의 서정시처럼 우리의 마음 속에 잔잔한 파문을 던지는 것 말고는 커다란 메시지도 없는 것이다. ‘휘센의 이야기와 무슨 상관일까? 단지 그런 바람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휘센이 권하는 밖에는 없는 것 같은데….’ 그래서 더욱 이 광고가 좋다. ‘우리 제품이 이렇다 저렇다’가 아니라, 그냥 맑고 청아한 바람 이야기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조금씩 우리의 브랜드 가까이로 다가오게 하는 그 의연함이.
두 번째 신문광고는 군산 풍력발전소에서 촬영했다. 1편이 산이었다면 2편은 바다로 내려온 셈이다. 방조제 멀리 풍력발전소의 바람개비가 보이고 ,이어폰을 꽂고 바람의 노래를 듣는 모델의 모습이 보인다. 물론 바람이 가장 아름다운 가을에 듣기 좋은 음악을 추천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이는 보면 볼수록 광고 같지 않은 광고다. 즉 광고 같지 않아서 눈에 들어오는 광고가 된 것이다.
11월에는 가을 바람을 시로 옮겼다. 노랗게 물든 남이섬에서 촬영한 이 광고는 시집을 들고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은행나무 길을 걷는 모델의 모습과, 가을에 읽기 좋은 책 한 권을 소개한다. 소리 없이 물들어 있는 은행 단풍 사이로 보이는 따스한 햇살과 그림 같은 풍경에 맞춰 살짝 얹어진 제품도 클림트의 키스가 프린트된 액자형 에어컨으로 바꾸어 보았다. 그러면서 휘센의 바람은 자연스럽게 그림 같은 바람이 되고…. 시집 표지 같은 이 광고를 접하며 많은 소비자들은 시집 한 권을 꺼내 들고 광고에 나타난 그림 같은 장소에서 모처럼만의 가을 바람을 만끽하고픈 유혹을 떨칠 수 없었으리라.
휘센 비수기 광고의 대미를 장식한 광고는 서울 삼청동에서 촬영했다. 앞서 본 남이섬의 노랗게 물든 은행잎에 대비해서 붉은 빛이 가득한 서울 도심의 단풍 속으로 들어왔다. 이 광고는 멀리 떠나는 여행이 아닌, 하루 하루 지나쳐가는 도심의 가을을 아쉬워하며 낙엽에 부딪히는 바람 소리와 함께 가까운 곳으로의 주말 산책을 권한다. 저 멀리 보이는 도심과 빨갛게 물든 단풍, 그리고 하늘하늘 날리는 스카프…. 그림 같은 바람은 이 광고에서 한 편의 수채화가 되었다.

 
2005년 휘센 커뮤니케이션 - 마시멜로 법칙

2005년 휘센은 새로운 광고를 통해 기존 소비자 머릿 속의 ‘강력한 바람을 통한 시원함’이라는 단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즉 조금 더 매력적이며 고급스럽고, 조금 더 큰 이야기를 함으로써 당장의 매출이나 경쟁사와의 관계에 집중된 ‘마시멜로의 유혹’을 떨치고 모든 다양한 ‘바람’을 휘센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수행한 것이다. 그 결과 소비자가 휘센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휘센의 새로운 시도, 포스트 시즌 광고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은 좀 이른 듯하다. 그 결과를 검증하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고, 더불어 휘센의 시도에 힘을 실어주게 될 2006년의 새로운 캠페인이 어떻게 소비자 인식 상에 자리 잡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3년부터 줄곧 보아온 휘센 브랜드의 성공사례, 그 사례를 이끌고 있는 최고의 마케터, 그리고 크리에이티브의 무한 파워를 감안한다면 이제 시작된 휘센의 커뮤니케이션이 빛을 발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다. 물론 최고의 브랜드를 위한 최고의 메신저였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반성이 필요하긴 하지만.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