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10 : City Marketing - ① Current | ‘도시에 대한 인식 변화’와 ‘경제효과’ 기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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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Study _ City Marketing - 1.Current
   배상승 | 가온미디어 이사 / ssbae@kaonmedia.com
고려대 경영대학원 졸업.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 콘텐츠 정책수립부터, 민간기업의 미디어 사업 전개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인 경험과 지식을 지녔다. 문화산업 투자와 기업 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신경제 마케팅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도시에 대한 인식 변화’와
       ‘경제효과’ 기대
 

도시가 지역 주민의 주거장소라는 의미 이외에 도시와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활용해 도시 전체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도구로 인식되면서,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도시마케팅은 지방자치단체 간의 경쟁상황에서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기업가적인 정부 사상이 지방자치단체의 운영에 접목되기 시작한 1900년대 초에는 주로 광고를 활용해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알리는 데 중점을 두었으나, 1970년대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지방행정에 도입하게 되었다.
과거 산업혁명기 이후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주요 도시들은 전 세계 공업의 중심도시로서 산업의 호황과 더불어 도시의 지리적 영역과 경제활동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대되어 왔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선진국의 공장 기반과 자본이 아시아의 신흥 산업국가로 이전하게 되었고, 2차산업 중심에서 3차산업으로 산업의 축이 옮겨감에 따라 선진국의 도시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시아의 성장 공업국으로서 미국과 유럽보다 늦게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고, 중국·인도 등으로 제조 생산 기반이 옮겨가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에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1970년대 선진국의 도시개발 전략은 주로 도심지 개발이나 도심지에 근접한 주거지역에 집중한 주거환경 개선에 역점을 두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 미국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개발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민간 방식의 지방정부 운영을 권장하면서 선진국의 각 도시들은 본격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게 되었다. 또한 전 세계적인 경기후퇴와 경제구조 변화는 각국의 중앙정부에게 재정의 어려움을 가져다주었고, 이는 곧 각 지방정부들로 하여금 지역의 경제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도시는 지역 주민이 주거하는 장소로서의 의미 이외에 도시와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활용해 도시 전체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도구로까지 인식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기 시작한 이러한 도시마케팅은 지방자치단체 간의 경쟁상황에서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도심지 개발과 더불어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미국의 각 도시들이 농업·광업·목재·에너지 산업이 사양화에 이르거나 어려움을 겪게 됨으로써 지방정부가 관광산업을 도시의 주요 산업으로 선택함에 따라 이루어진 결과이다. 그 결과 미국은 스페인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관광대국이 되었다.





‘도시 브랜드’ 부각으로 경제 활성화 추구

본격적으로 도시마케팅이 시작된 것은 1970년경이다. 그러나 전 세계의 도시마케팅을 비교해 보면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선 미국의 경우 뉴욕시에 의해 관광을 중심으로 도시마케팅이 전개되었다. 뉴욕 시는 1970년대 이전에도 도시마케팅 개념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어 1966년 교통파업이 있었을 때, 당시의 시장인 존 린제이(John Lindsay)는 “나는 아직 뉴욕이 재미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I still think the city is fun)”고 말했다.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칼럼니스트 딕 샤프(Dick Schaap)는 이 말을 이용해 뉴욕을 “재미있는 도시(Fun City)”라고 명명했고, 시장은 또 이 문구를 뉴욕의 극장·박물관 등 많은 문화행사에 슬로건을 활용했다. 그러나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여건에 따라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리고 1970년대에 이르러 뉴욕시는 경제적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범죄가 성행하고 경제불황으로 인해 뉴욕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이에 따라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관광객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결국 도시의 재정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1975년 2월에는 무려 2억 6,000만 달러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에 자극 받은 뉴욕 시에서는 시의 수입증대를 위해 적극 나섰고, 뉴욕상공위원회는 도시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 도시 홍보를 위한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 뉴욕 시를 관광지로 촉진하기 위한 캠페인을 개발하게 되었다.
광고회사로는 웰즈리치앤그린(Wells, Rich and Greene)이, 디자이너로는 밀턴 글레이저(Milton Glaser)가 캠페인을 개발하기 위해 고용되었고, 이를 필두로 관광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캠페인이 제작되었다. 그 결과 ‘아이러브뉴욕(I love NY)’이라는 슬로건이 결정되고, 이 캠페인은 197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77년 광고를 개시할 때 프랭크 시네트라·모건 페어차일드·율 브리너와 같은 당시 유명 남녀 배우들을 활용해 더욱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I love NY’ 로고는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도시의 로고가 되었고, 단추와 같은 소품에서부터 커피 잔과 자동차의 범퍼 스티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애용되는 패션 액세서리가 되었다. 뉴욕 시의 ‘I love NY’ 캠페인은 현재까지 25년 이상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오고 있다.



지역 특색 살리는 마케팅 활발

한편 일본의 경우는 관광이나 공장의 유치가 아니라 지역 특산품을 개발하여 생산 판매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의 대표적인 도시마케팅 활동은 ‘일촌일품(一村一品)’운동이다. 이전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주로 지역에 공장을 유치하는 활동이었던 반면, 일촌일품 운동은 보다 적극적으로 지방자치단체 고유의 상품이나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1979년 시작된 오이타(大分) 현의 활동을 꼽을 수 있다. 오이타 현의 작은 도시인 오야마쵸(大山町) 지역은 인근 지역에 흔하게 널려 있는 온천이나 천연자원 같은 것이 없었으며, 교통 또한 격리되어 그야말로 지역경제가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곳이다. 결국 많은 연구 끝에 밤과 매실을 특산품으로 집중 육성해 고소득 경제를 실현하고, 일본에서 가장 먼저 CATV시스템을 도입, 케이블 방송시스템을 구축해 24시간 농업 기상 방송을 제공하며 선진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또한 같은 오이타 현에 소재한 인구 1,500여 명의 작은 마을이던 나카츠에촌(中津江村)은 1972년 금광 폐광 후 지역을 개발하기 시작해 1980년대 초에는 폐광을 활용한 광산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연간 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창출하는 중요한 관광도시로 발전했다.
일본은 또한 축제와 박람회 등 이벤트를 통한 관광객 유치로 경제 활성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국가이다. 우선 박람회를 보면 1,000만 명을 훨씬 넘는 축제들이 즐비하다. 대표적인 예로, 효고(兵庫) 현 도시리조트페어와 고베(神戶) 포트아일랜드 박람회는 1,600만 명 이상이 참관했고, 나고야(名古屋) 세계디자인박람회는 1,500만 명, 요코하마(橫 )박람회는 1,300만 명, 교토(京都) 헤이안(平安) 건도(建都) 1200주년 기념 이벤트에는 1,200만 명 이상이 참관하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었다. 계절의 특성을 살려 열리는 아키다(秋田) 현의 ‘아키다 겨울축제의 나라’, 나가노(長野) 현의 ‘나가노 윈터 캠페인’ 등 많은 겨울축제에서는 눈얼음 조각, 스노 캔들, 촛불로 거리 만들기 등 계절의 특성을 살린 내용 이외에 썰매 만들기, 눈사람 만들기 등 잊혀져 가는 전통을 직접 체험케 하는 행사들이 제공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이농현상으로 인한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현상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농촌 지역의 전반적인 활성화를 위해,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농촌관광(그린투어리즘)을 도입해 지방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유럽의 각국에서도 지역축제를 활성화하고 있는데, 1910년대부터 시작된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 축제’의 경우 초기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8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또한 영국 런던의 노팅힐 지역에서 개최되는 ‘노팅힐 카니발’은 1970년대 공장 지역의 흑인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자연발생적인 거리축제로 시작해, 현재는 런던시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축제로서 매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었다.




기업형 도시, 관광도시 등 정체성 구축도 주효

이러한 도시마케팅 활동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었고, 많은 국가들이 도시에 기업을 유치하여 도시를 기업이나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기업형 도시는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도 하며, 실리콘 밸리의 IT,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산업 등과 같이 특정 산업에 집중하기도 한다. 기업형 도시는 다국적 기업의 본사를 유치하고, 관광·상업·엔터테인먼트 등을 제공하는 복합적인 경제 중심지로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는 1970년대 이후 주변 국가의 무역을 위한 중계항으로서의 역할이 점점 약화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정부 주도 하에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지역 본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새로운 기업형 도시에 관광산업까지 부가한 도시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관광자원 개발과 관련, 세계 각국의 많은 도시에서 여러 지역의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테마관광루트(Themed Tourism Route)’를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호주의 태즈매니아(Tasmania)주는 1990년대 중반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다수의 관광루트를 개발해 관광수입을 크게 늘이고 있는 성공적인 사례이다. 또 미국의 텍사스 주는 관광루트를 개발하기 위해 1996년부터 텍사스 해안의 중부에서 시작해 남북부를 잇는 해안지역을 ‘The Great Texas Coastal Birding Trail’라고 불리는 관광지역으로 개발,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도시마케팅은 기본적으로 도시의 환경개선을 도모하는 것도 특징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 주요 선진국들의 공장이 다른 나라로 이전하면서 대도시의 일부 지역이 폐허로 변하거나 슬럼화하여 도시의 이미지나 환경을 새롭게 만들기 위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는다. 미국의 경우 ‘세계의 대장간’이라 불리던 제조업 중심도시 피츠버그는 홍보국을 신설하고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펼쳐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영국의 글래스고 역시 1980년대 초에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으로 유럽의 대표적 문화도시로 자리 잡게 되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