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맞춤형 광고, 맞춤형 프로그램은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특정 광고주만의 영화나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LG전자가 ‘엑스캔버스 브로드웨이’라는 제품을 알리기 위해 ‘이진욱의 I ♡ 브로드웨이’라는 뉴욕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OCN에서 방송한 것이 사례.
디지털 미디어의 중심, 케이블TV
1995년 3월, 케이블TV가 다매체, 다채널을 표방한 뉴미디어 시대의 선두주자로 화려하게 개국했다. 당시로서는 전국 77개 SO에 24개 채널을 선보이며, 그간 4~5개에 불과했던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대폭 늘려주는 획기적인 이슈였다. 그러나 영세한 사업자, 프로그램 질적 수준에서의 지상파TV와의 현격한 차이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했다. 그 후 13년이 지난 지금 케이블TV는 1,400만 이상의 가입 가구를 확보한 미디어로 성장했다. 지상파TV조차도 이젠 케이블TV를 가입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귀한 방송이 된 것이다. 지상파TV, 디지털 위성방송, DMB 등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디지털 방송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케이블 TV도 더욱 진화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특별법’으로 인해 2013년부터 지상파 TV는 완전히 디지털로 전환되는데, 이에 대응해 케이블TV도 발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전용선을 이용한 방송서비스인 IPTV가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실시간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하니, 바야흐로 디지털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미 2006년 하나TV 서비스를 시작으로 메가TV·myLGtv 등이 IPTV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현재의 IPTV는 생중계가 없고 VOD(Video on Demand)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프리 IPTV(Pre-IPTV)’라고 한다. 광고 역시 VOD 서비스 시작 전 로딩광고에 한정되기 때문에 광고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러한 IPTV와 디지털 케이블TV는 향후 유료매체 시장에서 비슷한 서비스인 실시간 방송 콘텐츠 및 인터랙티브 서비스를 주 무기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방송미디어 시장에서 제한된 시청자 확보를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확연히 다르지만,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두 미디어는 결국 커버리지(Coverage Area)와 콘텐츠(Program Contents)에 따라 시청자의 선택이 좌우될 것이다. 아무리 인터랙티브 기능이 좋다고 하더라도 결국 방송 미디어는 재미있는 채널,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따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도에서 케이블TV는 170여 개의 확실한 PP(Program Provider)와 1,400만에 이르는 기존의 아날로그 가입자 데이터가 있게 때문에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하겠다. 또한 지상파TV, 위성방송 등과 경쟁해 본 경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현재 디지털 케이블은 케이블 MSO(Multiple System Operator)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MSO는 티브로드·C&M·CJ헬로비전·큐릭스·HCN 등인데, 이들은 ‘DV’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는 가운데 직접 PP를 보유, MSP(MSO+MPP)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 TPS, QPS까지도 준비 중에 있다(TPS: Triple Play Service, TV+인터넷+전화 / QPS : Quadruple Play Service, TPS+무선전화).
재미와 효과 함께 추구하는 미디어 크리에이티브
미래의 케이블TV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을 추구한다. 케이블TV는 탄생과 동시에 지상파TV와의 경쟁, 그리고 PP 상호간의 경쟁 등을 통해 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힘들었지만 단단한 성장을 해왔다. 10여 년 만에 연간 1조 원의 광고매출을 기대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급속 성장은 광고효율을 악화시키고 광고 재원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야기해 마침내 양적인 성장의 한계를 보이게 되었다. 이에 온미디어·CJ미디어 등 MPP(Multiple PP)를 중심으로 질적인 성장을 고민하게 되었고, 이것이 곧 케이블TV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의 발전 계기로 작용하게 되었다.
케이블TV 미디어 크리에이티브 대표적인 사례로는 중CM 범퍼·NextID·등급고지 등을 광고와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만든 변형광고를 꼽을 수 있다. 이는 MPP별로 각기 다른 명칭을 쓰고 있는데 MMS(온미디어, Media Marketing Service), BCT(CJ미디어, Brand Connection Tools), TMM(SBS미디어넷, Total Media Marketing), 애드파워(MBC플러스미디어) 등으로 불리고 있다<그림 1>.
중CM 범퍼(Bumper)
케이블TV의 특징은 '중CM'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상파와 달리 채널 충성도가 높지 않아서 항상 자신이 무슨 채널인지를 시청자에게 고지시키려고 노력한다. 이에 케이블TV는 화면 위에 채널 로고를 보여주거나, 중CM과 본 프로그램 사이에 '당신이 보고 있는 채널은 바로 OCN입니다'라는 의미로 중CM 범퍼라는 채널 ID광고를 운영한다.
HS애드에서 처음 집행한 LG전자 엑스캔버스 중CM 범퍼의 경우 초반에는 일반 엑스캔버스 광고인 듯 보이지만 마지막에서 엑스캔버스 TV 화면 위로 OCN 로고가 보이게 하여 자연스러운 채널 아이디 노출을 유도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그림 2>.
Next ID
Next ID는 지상파TV로 말하자면 ‘다음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이다. 보통 후 CM과 SB(Station Break) 사이에 위치하지만, 프로그램과 후CM 사이에 있기도 한다.
등급고지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연령 제한을 고지하는 것. 이는 지상파, 케이블TV 모두 전CM과 본 프로그램 중간에 위치한다.
Block Opening 또는 Station ID
전CM 전에 노출된다. ‘채널고지’ 또는‘채널ID’라고도 부르는데, 중CM 범퍼처럼 채널 명을 고지시켜주는 역할은 물론, 프로그램 블록을 소개하기도 한다.
탄력시보
YTN 같은 보도채널을 제외한 케이블TV는 정확한 시보를 운영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변화가 가능한 탄력시보만을 운영한다. 후CM 이후 또는 전CM과 본 프로그램 사이 등 채널 상황에 맞게 위치한다.
지금까지 소개한 중CM 범퍼 이하 모든 변형광고는 10초가 대부분이지만, 필러·프로그램제작 등 장(長)초수 변형광고도 존재한다.
필러(Filler)
영화·스포츠·게임 등의 채널은 성격상 정확히 1시간씩 나누기가 어렵다. 2시간짜리 영화도 있고 1시간 30분짜리 영화도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남는 30분을 채우기 위해 짧은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필러다. 필러는 30초, 2분, 5분 등 다양한 길이로 만들 수 있고, CM 촬영 뒷이야기, 영화 예고편, 뮤직비디오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노출한다.
Event SB(또는 Event Promotion)
채널 홍보를 위한 경품이나 행사 등을 알린다. 30초가 많지만, 다양한 초수로 제작이 가능하다. 후CM에 위치하기도 한다. LG전자 디오스 광파오븐+식기세척기 ‘혼수드림 프로젝트 허니허니의 출연자를 찾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해주세요.디오스 광파오븐과 디오스 식기세척기를 드립니다’ 행사가 그 사례<그림 3>.
Sponsorship & PPL
제품 등을 협찬해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안에서 노출하는 것으로, 올해 초에 LG전자 디오스빌트인에서 온스타일의 <토크앤시티> 방송 팀을 디오스 홍보관으로 초대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그림 4>.
맞춤형 광고, 맞춤형 프로그램 제작
다른 변형광고에 비해 올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방법으로, 아예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기법을 도입해 광고주만의 영화나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스토리텔링 광고는 15초 안에 짧고 강하게 어필하는 일반 광고와 달리 큰 스토리를 가지고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는 것인데, 거부감 없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하고 다양한 미디어에 종합적으로 접근하기 쉽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일반 PPL처럼 기존 프로그램에 보조적으로 제품을 간접 지원, 관여하는 수준이 아니라, 광고주만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제작’을 말한다. 또한 제작의 주도권을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가지고 적극적,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맞춤형 프로그램 제작 사례로는 LG전자가 ‘엑스캔버스 브로드웨이’라는 제품을 알리기 위해 ‘이진욱의 I ♡ 브로드웨이’라는 뉴욕 여행 프로그램을 OCN에서 만들어 방송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도 ‘하우젠 바람의 여신’ 편을 광고하기 위해 온스타일에 <바람의 여신>이라는 제목의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어 tvN에서 방송하기도 했다. 올 여름에는 이런 아이디어들이 더욱 발전되어 LG전자 엑스노트에서 ‘여름날’이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서 OCN과 수퍼액션에서 방송했다<그림 5>.
이 같은 변형광고는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며 시청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새로움을 찾는 광고주의 갈증을 충분히 풀어 주었다. 특히 프로그램 제작 캠페인의 경우 이에 만족한 광고주는 시즌2나 다른 프로그램 제작을 기획할 정도로 꾸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상상을 해보라. ‘오주상사 영업2팀’, 그 멋진 사람들을 15초 광고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시트콤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우리나라 최고의 연예인들이 대한항공을 타고 여행을 다니는 모습을 생각해보라. 이 얼마나 멋진가?
케이블TV는 미래를 위한 미디어
미디어의 성공요건은 ‘볼거리’인 콘텐츠와 ‘능동적 수용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이런 점에서 볼 때 IPTV와의 경쟁은 불가피하겠지만 디지털 케이블TV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SO는 디지털화로 탄탄한 성장을 유지할 것이고, PP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또 다시 새로운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할 것이다. 이들 덕분에 우리는 안방에서 저렴하게 여러 채널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광고주는 지상파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미디어 믹스를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생겨날 뉴미디어 덕분에 케이블은 더욱 더 재미있는 미디어 전략과 크리에이티브를 창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동안 필자의 입버릇은 “케이블에서 안 되는 것이 어디 있어?”였다. 그만큼 지상파나 다른 미디어에서 못하는 것들을 많이 생각해 왔고, 실현시켜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케이블TV는 더 이상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필자는 케이블TV만이 할 수 있는 이러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 노력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 성장하리라 믿고 있다.
그러면서 광고에 있어서도 점점 다양한, 시험적인 시도가 이루어질 것이다. 1분 이상의 장초수와 직접 참여형 인터랙티브 광고, T-commerce 등이 시청자와 광고주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케이블TV는 아직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케이블TV 크리에이티브는 그보다 더 빨리 진화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에 발맞추기 위해 항상 남들보다 먼저 새로운 생각을 추구하는 ‘얼리 크리에이터(Early Creator)’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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