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4 : It's Good! - bebe_Back to the Basic!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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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Good!_ bebe
 
  Back to the Basic!  
김원규 | communications Of Course 대표
wkkim@ofcourse.co.kr
 

지도 속의 영토가 사라지고 있다. 시장은 종종 ‘총칼 없는 전쟁터’로 비유된다.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생리가 닮았기 때문이다. 죽고 사는 생존의 법칙이 같아 보인다. 전쟁은 이유 여하를 떠나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승자에게는 월계관의 달콤함이 있지만 패자에겐 죽음과 처절한 굴욕의 역사가 기다린다. 이유 없는 승리가 없고, 이유 없는 패배가 없겠지만 승자에겐 모든 것이 관대하나 패자에겐 혹독한 게 역사였다. 그래서 전쟁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교육받아왔다. 1, 2차 세계대전은 물론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모든 전쟁에서 우리가 배운 진실 하나는 바로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십자군 전쟁, 미국의 남북전쟁, 베트남 전쟁, 지금도 총포 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는 이라크에서도 이 냉엄함 법칙은 준수되고 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상대를 죽일 수밖에 없는 전쟁이 지금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로 공생하면서 윈윈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마케팅 학자들은 ‘이제 엄밀한 의미에서 국지적인 영토의 개념은 없어질 것’이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총칼을 앞세운 전쟁보다 무역이라는 이름의 전쟁이 더 무섭고, 이제 브랜드 전쟁이 한 나라의 흥망성쇠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나이키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즐기는 브랜드가 되고, LG전자가 인도에서 넘버원의 위치를 점하고, 마이크소프트의 운영체계를 전 세계가 공유하는 개념으로 보면 지도에 빨갛게 영역을 표시한 영토의 개념은 점차 퇴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를 총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브랜드가 결정한다. 이렇듯 냉엄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 그리고 50년, 100년을 두고 발전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공이요, 어쩌면 위대한 노하우일 것이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나름의 전략과 전술이 있어야 한다. 최첨단 무기가 많고 무조건 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한테 최적화된 전략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브랜드들을 보면 그들 나름의 치밀한 전략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빅 브랜드들은 그들 나름의 전략으로 브랜드 영토를 넓혀가고 있고, 새롭게 진출하는 브랜드들은 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전략으로 특화해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실 베베(bebe)는 크게 주목받을 브랜드는 아닌 듯싶다. 그러나 타깃의 심리를 꿰뚫어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할만해서 함께 살펴보려 한다.
베베는 유럽의 명품 브랜드에 비해 역사가 일천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 브랜드도 아니다. 그들은 다른 브랜드들이 역사와 명성으로 승부하거나 가격과 유통으로 시장을 휘두를 때 그들만의 장점을 살려 조금씩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베베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소비자’와 ‘트렌드’였다. 과연 소비자들은 패션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트렌드는 어떤 경향을 띄고 있을까 하는 것이 그들의 관심사였다. 전쟁터에서 선택한 그들의 무기가 바로 소비자와 트렌드였던 것이다. 이런 베베의 판단은 정확하게 명중되어 큰 희생 없이 시장에서 지속된 승전보를 울릴 수 있었던 것이다.

S라인을 살려주는 옷

베베는 1976년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부티크 형태로 출범했는데, 현재 베베의 회장인 Manny Mashouf가 기존 패션과는 다른 스타일시한 컨셉트로 런칭했다. 마케팅 비용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있는 것도 아니요, 브랜드를 키워갈 막강한 후원자가 있는 것도 아닌 상태였다. 그러나 Manny가 자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옷을 입어줄 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이 패션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어떻게 했을 때 시장에서 사랑 받을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런칭 시에는 대부분 여성 의류시장이 주니어·브리지·미시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Manny는 소비자들의 다른 니즈를 발견하게 되었다. 즉 주니어나 브리지 같은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인구층, 인구통계학적인 분류가 아닌 심리학적 타깃 개념의 마케팅을 도입한 것이다. 그녀들은 너와 나의 구별이 없는 제복 같은 옷이 아닌, 뭔가 나의 몸매를 살려주는 그런 옷을 간절히 원했다. Manny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남들과 다른 섹시한 옷을 입고자 하는 니즈를 가진 여자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Manny는 일반 여성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의 육감적인 옷을 만들었다. 요즘의 말로 하자면 ‘S라인’이 살아나는 옷을 만든 것이었다. 특히 여성들의 힙 라인을 강조하는 디자인과 화려한 컬러의 소재로 승부한 게 성공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시장에 나가자 그 당시의 패션 리더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삽시간에 베베의 마니아가 되었다. 베베야말로 그들의 주체할 수 없는 끼와 섹시함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이라고 생각하게 한 것이다. 소비자를 보는 Manny의 눈은 정확하게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런 성공을 원동력으로 베베는 현재 전 세계에 26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하고 있는데, 베베의 모 브랜드 아래 Collection bebe, Neda by bebe, BEBE SPORT, 그리고 bebe O라는 개념의 브랜드 체계를 지닌 여성패션 및 액세서리 브랜드로 커가고 있다.

똑똑하고 섹시한 여성상을 만들다

베베의 어느 광고를 보더라도 한결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베베 로고를 가장 크게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 인지를 높이기 위한 개념에서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있는 전략이다.
베베는 초기에는 TV광고를 자제하고 섹스어필의 인쇄광고와 옥외 및 DM을 주로 이용하면서, 도시 여성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자동차 광고에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짧은 시간 내에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게 되었고, 이런 캠페인을 통해 베베를 입는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광고에 노출된 베베 여성들은 도시적이고 세련되었으며, 감각적이고 화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그 중 특히 메인 타깃으로 공략하고 있는 21~31세의 여성들의 강한 트렌드 욕구를 만족시킨 섹시한 이미지의 ‘bebe look’은 매출이 상상 이상으로 급신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와 함께 브랜드 로열티가 올라가고 마니아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외모의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베베가 최상이라고 느끼는 패션 리더들이 베베를 입기 시작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흔히 섹시함을 강조한 패션들이 육체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 나머지 마치 ‘머리는 텅 비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속설을 베베는 교묘한 방법으로 극복해 나갔다. 그들은 모델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육감적인 모델을 기용했지만, 무엇보다 ‘똑똑하게 보일 수 있도록’ 연출하는 데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1997년에 첫 선을 보이며 인기를 얻었던 TV 시리즈물 <앨리 맥빌(Ally Mcbeal)>의 PPL을 통해 엄청난 호응을 얻은 것은 베베에게는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다. 쇼 스타인 Colista Flockhart가 베베를 입고 나와 섹시하면서도 똑똑한 여성들이 입는 옷으로 멋지게 포지셔닝하는 데 일조했는데, 이를 통해 사무실에서 베베가 얼마나 당당하고 섹시하며 똑똑한 여성들이 즐기는 옷인가를 보여줘, 옷을 입는 당사자는 물론 보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브랜드로 알리는 데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베베의 패션은 여러 유명 TV 프로그램에 등장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O.C> <Las Vegas> <Eve> <One Tree Hill> <American Idol> <CSI Miami> <Tonight> 등 많은 프로그램에의 협찬을 통해 뭇 여성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한편 오늘날 베베가 있기까지 활동한 모델들의 면면을 보면 타깃들이 왜 이 브랜드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GQ> <Glamour> <Maxim> 등의 잡지에서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모델 야밀라 디아즈(Yamila Diaz), GUESS·Victoria’s secret, <Sports Illustrated> 등의 모델로 활동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발레리아 마자(Valeria Mazza,) D&G·GUESS·NINE WEST 등에서 야릇한 눈빛과 터질 듯한 몸매로 모델계를 평정한 브라질 태생의 셜리 말만(Shirley Mallmann)이 뭇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서 아드리아나 리마((Adriana Lima)·이자벨리 폰타나(Isabeli Fontana)·마그달레나 로벨(Magdalena Wrobel) 등 세계 모델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활약한 슈퍼모델들을 엄선해서 모델로 기용한 것이 베베만의 아이덴티티 구축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다. 현재는 예일대 출신의 미샤 바튼(Mischa Anne Barton)이 메인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녀는 전 세계 최고의 에디터와 스타일리스트들이 극찬한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2006년에 남성지<FHM>이 뽑은 ‘톱스타다운 영국 여배우’ 1위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베베 스토어의 Cynthia 이사는 “광고 속의 모델은 반드시 베베가 단순한 옷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의 선택과 같은 것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섹시한 자신감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편 베베는 마치 전문 패션잡지처럼 보이는 고급 카탈로그를 고객의 집으로 발송하기도 하고, 특별한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등을 제공해 고객으로 하여금 매장을 찾도록 만드는 전략으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베베의 광고는 보는 사람에게 뭔가를 시도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냥 섹스어필한 광고를 보고 단순히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한 번 해봐?’하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광고의 가장 큰 미덕인 ‘액션이 일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베베는 광고를 통해서 입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나게 했고, 여기에 찬성(?)하는 타깃들의 패션 코드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베베의 전략은 판매증진으로 이어졌고, 브랜드를 최단 시간에 성공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남들과 달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광고의 성문 헌법 1조’를 잘 지켜 오늘도 베베의 성공 신화는 계속 되고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