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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광고제에 가면 ‘소리’가 있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야유소리와 아낌없는 찬사를 전하는 박수소리. 그리고 관심 받지 못한 침묵. 세계 각지에서 온 내로라하는 광고쟁이들은 그렇게 소신껏 칸에 참여하고 있었다. 금요일부터 각 극장 안은 붐볐다. 금요일부터 각 극장 안은 붐볐다. 한차례 심사를 받아 걸러진 본선 진출작들이 상영되고 있었기에.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광고는 아르헨티나 TBWA가 만든 Political Message 부문 광고. 훌륭한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실버를 받은 것에 대한 지지와 안타까움 때문인지, 시상식장에서도 골드라이언보다 더 긴 박수를 받았다. 대통령 후보 광고로, 주제는 Truth. 그저 화면에 자막이 하나 둘 올라가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광고. 내용은 온통 부정적인 것들뿐이다. ‘아르헨티나는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미래가 없고 더 악화될 것이며… 미래가 밝다고 말한다면 나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도 그렇지만, 완성도의 힘! 엄청난 박수를 받은 광고는 사실 꽤 많다. 그 중에서도 완성도로 승부한 광고가 있었다. 이탈리아 레오버넷에서 만든 AQUALTIS 세탁기 광고. ‘Underwater World’라는 주제에 맞게 빨래들로 해저세계를 만들어 환상적인 바닷속 풍경을 보여주다 ‘Big inside’라는 카피로 끝을 맺는다. 광고가 시작되자마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이디어가 팔린 후, 그 아이디어가 빛을 볼 때까지 우리를 잠 못 자게 만드는 건 완성도다. 그 완성도의 뛰어난 승리. 동료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면 우린 만들 엄두가 안 나 슬그머니 그 아이디어를 내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세탁기가 가야 할 마케팅 목표와 경쟁사 상황, M/S 등을 따져보면, 그리고 세탁물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세계만 보여주는 걸로는 시장을 뒤엎을 힘이 없다, 그건 일차원적인 이야기다’라고 생각하면 뜬구름 잡는 광고일 수도 있다. 그냥 완성도만 볼 만 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광고쟁이들이 밤낮으로 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완성도라고 볼 때 큰 박수가 아깝지 않은 땀과 열정의 결과. 물론 아이디어도 뛰어나지만. 첫 번째는 심플하면서도 뛰어난 카피와 아이디어, 두 번째는 유머와 연출력 뮤직을 두루 겸비한 드라마, 세 번째는 입 벌어지게 만드는 완성도의 대표작. 광고를 만들 때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요소이다. 세 광고 다 그랑프리는 수상하지 못했지만, 그 광고를 만들기까지의 천재적인 노력을 우리가 알기 때문에 그렇게 긴 박수가 나왔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칸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심사위원들이 정해준 라이언 외에 우리의 본능적인 의견으로 정하는 ‘박수의 라이언.’ 그 박수소리의 열정을 느낀다면, 오늘 새벽 쓰는 카피와 완성도를 더하는 아트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박수치러’ 칸으로 가야 한다. P.S. 인쇄의 경우 작품을 디스플레이 해놓고 각자 보는 시스템이라 그 반응을 잡아내기 힘들었습니다. 또한 지면이 허락하지 않아 필름 부문만 짧게 다뤘습니다. 수상작들은 www.canneslions.com/winners_site/에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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