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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의 미국 광고계를 대변할 수 있는 단어는 ‘스포츠’이다. 해마다 2월 초에 열리는 미국프로풋볼 우승 결정전인 슈퍼볼(the Super Bowl)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경기는 수많은 시청자를 TV 앞에 모이게 했을 뿐 아니라 이들을 겨냥한 광고주들의 광고활동은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이 광고에서 박장대소를 하게 만드는 부분은 공짜 맥주를 얻은 옆집 젊은이들이 “Thanks. Magic Fridge”를 외치며 냉장고 앞에서 연달아 절을 하는 장면이다. 이 광고는 버드라이트 특유의 가벼운 유머소구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던져 가장 호감 가는 광고로 뽑혔다. 이외에도 버드라이트 ‘Save Yourself’ 편이 높은 호감도를 얻었는데, 이 광고 역시 버드라이트 특유의 유머가 광고에 녹아들어 보는 이에게 웃음을 전달했다<광고 2>. 내용을 살펴보면, 등산중 곰에게 쫓기던 친구가 궁지에 몰리게 되자 버드라이트를 꺼내 곰을 회유하고 있는데, 어느새 나타난 다른 친구가 곰 앞에 놓여 있던 버드라이트를 들고 쏜살같이 도망가 버린다. 혼자 포효하는 곰 앞에 남겨진 친구가 하는 말, “Not Cool”. 광고를 보면서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앤호이저 부시는 이외에도 3편의 유머소구 광고들을 광고호감도 상위 10위 안에 랭크시키며, 호감도 면에서는 성공적인 슈퍼볼 광고를 집행하였다. 호감도에서 2위를 기록한 버드와이저의 ‘Young Clydesdale’ 편은 DDB Chicago가 제작했는데, 아직 힘이 모자라 짐마차를 끌지 못하는 어린 망아지가 어미말의 보이지 않는 도움으로 원하던 버드와이저 짐마차를 끌게 된다는 내용을 잔잔한 음악과 영화와 같은 부드러운 영상을 통해 감성적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10년 후 시장을 겨냥한 광고도 눈길 Leo Burnett이 제작한 이 광고는 패션쇼 현장에 Escalade가 서서히 등장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는 내용이다. 포드 역시 신차인 Escape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JWT가 제작한 광고를 집행했다. 그런데 GM과 포드가 회사 본사 소재지인 디트로이트의 광고회사를 선정, 광고를 제작 집행한 반면, 도요타는 LA에 위치한 히스패닉계 광고회사인 Conil을 선정, 광고를 집행했다.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 광고에서는, 아직 스페니시 억양이 남아 있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어떻게 하이브리드 차량이 기름과 전기를 바꿔가며 동력을 전달하는지를 설명하는데, 아들은 아버지가 서반아어와 영어를 바꿔가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음을 예를 들어 아버지의 설명을 이해한다. 인구학자들은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종이 흑인이 아닌 히스패닉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히스패닉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광고는 미래를 내다본 투자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코카콜라와 펩시는 음료업계의 영원한 라이벌이다. 전통적인 슈퍼볼 광고주인 펩시가 올해에도 래퍼 겸 프로듀서인 디디(Diddy, 퍼프 대디)와 홍콩 배우 청룽(成龍/Jackie Chan) 같은 유명인을 기용한 광고<광고6>로 슈퍼볼 중간 광고를 선점하자, 코카콜라는 ABC의 경기 전 킥오프 쇼를 스폰서하며 2분 30초의 시간을 에너지음료 ‘Full Throttle’광고에 할애하는 것으로 맞섰다. 그 내용은, 용량 8 온스의 Red Bull을 두 배의 용량(16온스)을 지닌 Full Throttle이 뒤쫓아가 몰아낸다는 것<광고 7>. 카페인과 인삼즙 등을 섞어 만든 에너지음료 시장은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는데, 시장 선두주자인 ‘Red Bull’이 47%, 출시 1년이 된 ‘Full Throttle’은 약 7%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슈퍼볼 광고에서 하지 않아야 할 다섯 가지’ 앞서 살펴본 다양한 슈퍼볼 광고를 종합해 보면 몇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우선 해마다 가장 높은 호감도를 나타내는 광고가 유머소구를 이용한 버드라이트 광고라는 점은, 슈퍼볼이 오락적인 측면이 강해 소비자들이 진지한 내용의 정보를 담은 광고보다는 잠시 웃고 즐길 수 있는 광고를 선호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동물과 유명인을 기용한 광고는 슈퍼볼에서 크게 실패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USA Today>는 최근 ‘슈퍼볼 광고에서 하지 않아야 할 다섯 가지 원칙’을 꼽아 주목을 끌었다. 그 첫째는 ‘재방영’ 금물. 슈퍼볼은 새로운 광고의 경연장이기 때문이다. 둘째, ‘자랑하기 위해서’ 슈퍼볼 광고를 하지는 말 것. 메시지나 브랜드가 슈퍼볼 시청자와 관련이 없을 때는 막대한 광고비만 낭비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하드셀(Hard-Sell) 광고를 하지 말 것. 맥캔에릭슨 뉴욕의 전 회장 니나 디세사(Nina DiSesa)가 지적했듯이 슈퍼볼 광고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 직접적으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넷째, 흥미 없는 광고는 금물. 선정적 광고나 유머소구 광고는 광고집행 후에도 소비자에게 이야깃거리를 남기지만 그렇지 않은 광고는 구전효과를 낳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섯째, 시청자가 남성일 것이라 짐작하지 말 것. 슈퍼볼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 경기이므로 가족이나 여성을 타깃으로 한 광고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슈퍼볼 광고의 특이 사항은 고화질 HD (High Definition) 광고의 증가, 그리고 슈퍼볼 광고 ‘재활용’ 등을 꼽을 수 있다. 2005년 말 집계, 미국 내 약 1,600만 가정이 고화질 TV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에 발맞춰 슈퍼볼 경기는 2000년부터 고화질로 중계되고 있다. 과거 몇몇 광고주가 고화질 광고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그 수가 절반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광고제작 전문가들은 고화질 광고가 촬영기술에 따라 광고제작 단가를 약 15% 정도 상승시킬 수 있고, 선명한 화면 때문에 오히려 광고의 작은 실수가 드러날 수 있어 제작과정의 신중함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슈퍼볼 광고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재활용하려는 광고주들의 시도 역시 주목할 만하다. 버거킹의 경우 올해 슈퍼볼 광고를 위해 제작비 100만 달러를 들여 60초 광고를 집행했는데, 총 비용을 계산해 보면 한화로 약 60억 원 가량을 슈퍼볼 광고에 투자한 셈이다. 이와 같은 막대한 광고비 투자를 회수하기 위해 펩시·버거킹·스프린트와 같은 광고주들은 iPod·웹사이트·휴대폰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광고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슈퍼볼 광고 노출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Visa, 동계올림픽에 눈 돌리다 전 세계 84개국의 선수들이 경합을 벌인 제20회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광고주들의 자사 이미지 제고 및 제품판매 증대를 위한 마케팅 경연장이었다. 비자카드(Visa Card)·DHL·레노보(Lenovo) ·엑슨모빌(ExxonMobil) 등의 기업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양한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미국 내 토리노 동계 올림픽의 공식 방송중계권을 가진 NBC는 업프로트(Upfront)와 올림픽 기간 내 프라임타임 광고단가를 30초당 70만 달러로 책정, 약 9억 달러의 광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NBC의 성공적인 광고판매는 두터운 시청자층, NBC 산하의 다양한 채널(NBC·CNBC·MSNBC·Telemundo·Bravo·USA Network)을 통한 경기중계, 웹사이트(nbcolympics.com)의 적극적 활용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자카드는 슈퍼볼의 전통 광고주라 할 수 있는데, 올해에는 슈퍼볼 중간광고를 포기하고 올림픽 광고에 전념했다. 20년 넘게 지속해 오던 광고 캠페인, ‘Visa it’s everywhere you need to be’를 버리고 새로운 슬로건인 ‘Life Takes Visa’를 내건 일련의 광고 캠페인을 올림픽에 맞춰 전개한 것이다. 동계올림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비자카드의 마케팅 담당 수잔(Susanne Lyons)은 “슈퍼볼 광고는 유머와 재미로 반짝 인기를 모을 수 있지만, 올림픽 스폿은 생명이 더 길고 좀더 드라마틱하다. 또한 유머보다는 감성에 호소한다”고 말하며, 올림픽광고를 크로스컨트리 스키경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광고 캠페인 중 ‘Insanity’ 편에서는 ‘루지 선수에게는 집중력(Focus)이 필요하고, 스키점프 선수에게는 광기(Insanity)가 필요하지만 인생에는 비자카드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다양한 동계올림픽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준다<광고 8>. 또한 미국을 대표하는 여자 피겨 스케이팅선수인 미셸 콴(Michelle Kwan)이 등장한 ‘Poetry’ 편에서는 잔잔히 흐르는 배경음악과 함께 그녀의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경기 장면이 나온다<광고 9>. 그리고 마지막 회전을 마친 그녀의 모습과 함께 등장하는 슬로건, ‘Life Takes Visa’. 아마도 이와 같은 감성적인 광고가 슈퍼볼 광고를 통해 선보였다면 성공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많은 시청자가 재미와 놀라움을 기대하는 슈퍼볼 광고에 이런 감성적인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면 광고주목률과 선호도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막대한 광고비를 낭비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좀더 싼 가격으로 구입한 동계올림픽 광고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스포츠 스타와 연계해 펼쳐진 이번 캠페인은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우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인쇄광고에서도 비자카드는 스노보드 선수가 공중 회전하는 장면에 새로운 슬로건을 삽입했는데, 특기할 만한 것은 이 광고가 180도 뒤집혀 있다는 것이다<광고 10>. 광고가 스포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담론 스포츠 경기를 이용한 광고와 스폰서십 활동은 꽤 유용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의 이미지와 인지도 제고를 위해 광고주들은 스포츠 및 선수 이미지와 자사 제품이 직접 긍정적으로 연관되어지기를 바라며,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스포츠 자체의 스폰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비판론자들은 이미 올림픽과 같은 거대 스포츠 경기는 순수한 아마추어리즘을 상실한 지 오래되었으며, 상업화에 영합하여 경제규모의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 스포츠가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도구로 전락되었다고 지적한다. 매스미디어와 기업의 광고활동은 스포츠의 상업주의를 급속하게 팽창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포츠 경기는 방송사가 올림픽과 같은 중요 스포츠 경기의 중계권을 독점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고, 또한 기업들은 경기를 통해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스포츠용품 및 의류업체들은 자신의 상품을 무료 또는 싼값에 제공함으로써 구매력을 증진시키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의 광고활동과 연계된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은 이미지를 생산, 선수와 임원을 상품매매를 위한 광고물로 보고 상업시장에 팔아 이익을 획득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이에 학자들은 기업과 매스미디어가 연계된 상업적 행위는 올림픽과 같은 아마추어 경기의 순수성과 결코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아마추어리즘의 표상인 올림픽 경기의 타락과 상업주의를 유혹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두고 <뉴스위크>지는 ‘올림픽을 스포츠 경기로 생각하기보다는 사회발전을 이룰 수 있는 시장이나 상품의 처리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이는 스포츠가 매스미디어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인정되고, 스포츠를 통해 고도의 상업적 이익을 얻는 방법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를 독점하고, 이를 광고 대상물로 간주하려는 상업주의 성향은 실제로 올림픽 경기를 통해서 기업가들에 의해 현실화되었지만, 스포츠에서 창출될 수 있는 이익은 아마추어 참가자에게 다양한 형태로 환원되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광고활동은 향후 스포츠 참가를 증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거시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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