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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어떤 광고를 좋아할까? 1. 정직하다 굳이 과장광고, 허위광고를 논할 필요도 없다. 인터넷 접속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거의 전부’ 얻을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의 소비자는 그야말로 각 분야의 전문가다. 광고를 통해 거짓이나, 그보다 강도가 낮은 애교 있는 허세를 부린다 해도 그것이 진실이 아니다 싶을 때 소비자는 가차 없이 외면한다. 몇 년 전 세제 없이 물로만 세탁할 수 있다던 세탁기 광고를심사하던 주부들의 대화. “저거 진짜예요?” “거짓말이에요. 실험해 봤는데 때가 하나도 안 져요.” “그래요?” 그 주변 십 수 명의 심사채점표에는 일제히 X가 그려졌다. 2. 사랑을 담고 있다 친구·연인·부부 간의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나아가 인류에 대한 사랑, 하물며 동물에 대한 사랑까지, 어쨌든 광고에 사랑을 담고 있으면 소비자는 점수를 준다. 이런 현상은 90년대 후반 경제위기로 인해 살기가 더 빡빡해진 후부터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다. 비록 현실의 삶은 고달프나 광고에서만큼은 사랑·평화·행복을 보고 싶은 것이리라. 3. 기업 이미지가 좋다 기업 이미지가 좋아야 광고도 좋게 보인다. 광고 자체에는 별 색다를 것이 없어 탈락하겠지 했는데 상을 타는 광고가 있는가 하면, ‘광고 괜찮다’ 했는데 어이없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기업 이미지 광고가 수년씩 같은 컨셉트로 지속되는 경우가 많은데, 매년 수상의 영예를 놓치지 않던 광고가 어느 해 수상작 리스트에 빠져 있으면, 그 해 해당 기업은 십중팔구 좋지 않은 헤드라인으로 언론에 오르내린 이력을 갖고 있다. 4. 소비자를 전문가로 모신다 몇 년 전 LG전자의 디오스냉장고 광고에서는 ‘리니어 콤프레셔’를 이용해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는 내용을 담은 적이 있다. 리니어 콤프레셔가 뭘까? 전문가가 아니라면 알기 어려울 텐데 소비자는 벌써 ‘이것은 환경에 피해가 없는 냉매제로, 냉장고의 소음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좋아 전기료도 적게 나온다는’ 등등의 특징을 줄줄이 꿰고 있었다. 다소 어려운 내용이라도 소비자의 전문성을 믿고 광고를 만들었기에 소비자는 이를 좋은 광고로 인정해 주었다. 작년 한 해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했던 여성 금연 캠페인 포스터의 경우도 재미있다. 그 비주얼은 정부기관의 광고답지 않게 탱크탑(Tank Top)을 입고 복부와 어깨를 훤히 드러낸 여성이었다. 심사에서 한 50대 주부가 “이 광고는 내용은 좋은데 왜 이렇게 배를 드러내놓고 있어? 너무 선정적이지 않나?”하자 그 옆의 주부가 대답한다. “그게 바로 크리에이티브 아닙니까?” 소비자의 전문성을 믿고 과감한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인 이 광고는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5. 트렌드를 반영한다 트렌드를 만드는 것도, 끌고 가는 것도, 다시 새로운 트렌드로 옮겨가는 것도 결국 소비자다. 월드컵 열기가 다시 끓어오르고 있는 가운데 박지성이 모델로 출연한 LG전자의 Xcanvas 광고, 하이트맥주 광고, 이영표가 모델로 출연한 외환은행 광고, 박주영이 출연한 LG전자 CYON 광고 등은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한편 2시간이 넘게 진행된 심사자리에서 조금이라도 지루한 광고가 나오기만 하면 금세 분위기가 흐트러진다. 그러나 광고가 마치 드라마처럼 이어지며 스토리 안에 꽃미남·꽃미녀·삼순이 패밀리 등, 그 모든 유행코드를 다 담아냈던 LG전자 CYON idea TV광고는 시리즈만 무려 17편이었는데도 모두 눈을 반짝이며 큰 관심을 보였다. 6. 아이디어가 살아 있다 2년 전 해태음료 과일촌 인쇄광고에서는 칼슘이 들어있는 주스라는 제품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주스로 기린·코뿔소·공룡 등을 표현하며, ‘키가 남아돈다, 힘이 남아돈다, 뼈가 남아돈다’는 ‘남아돈다’시리즈를 선보인 적이 있다. 주스광고 하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행복한 웃음 속에서 주스를 따라 마시는 비주얼이 일색인 가운데 ‘남아돈다’시리즈는 분명 차별된 것이었고, 소비자들은 이를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7. 모델은 중요치 않다 소비자의 시각에서 좋은 광고를 구분할 때 모델의 비중은 정말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빅모델을 써 가면서까지 소비자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작년 한 해 일반인 모델이 광고에 많이 등장한 탓도 있겠지만, 일반인 모델을 보면서 소비자는 오히려 더 친근감을 느끼고 광고를 내 얘기 또는 내 이웃의 얘기로 느끼는 듯했다. 8. 3B는 언제나 ‘먹힌다’ 3B(Baby·Beauty·Beast)는 소비자에게 항상 환영받는다. LG전자 트롬광고에서 모델 이나영과 콤비로 나오는 아역모델 정채은은 언제 봐도 귀여운 모습으로 웃음 짓게 하고, 디오스의 모델 고현정은 ‘여자라서 닮고 싶은’ 아름다운 자태로 시청자를 유혹한다. 그런가 하면 삼성화재 광고에서 나오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강토는 눈앞에 있다면 꼭 한번 쓰다듬어 주고픈 모습으로 광고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9. 세련된 비주얼은 기본이다 특히 인쇄광고의 경우, 현란하고 어지러운 것보다는 깔끔하고 단순하며 세련된 비주얼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슷한 컨셉트의 비주얼로 수년째 잡지광고 부문 좋은 광고상을 수상한 태평양의 설화수 광고다. 또한 나이키 인쇄광고 역시 세련되고 역동적이며 심플한 비주얼로 해마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10. 유머러스해야 환영 받는다 잘생긴 남자보다는 유머감각 있는 남자가 더 인기 있는 세상이다. 광고도 유머러스한 요소가 있다면 소비자로부터 사랑 받는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청정원 순창고추장 광고를 보자. 고추장으로 비빈 먹음직스러운 국수, 이어지는 화면은 유럽 어느 노천카페에서 스파게티를 먹고 있는 차승원이 느끼함에 질려 “순창아~”를 외치며 울부짖는 장면이다. 심사장에 모인 100여 명의 소비자들은 이 장면에서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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