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을 맞아 광고시장 곳곳에서 청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4.5%~4.9% 수준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2005년에 다소 주춤했던 광고시장도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광고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5년 광고시장은 약 6조 7,000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2005년 경제성장률은 전년(4.6%)에 못 미친 3.8% 가량인데다, 유가 급등, 달러화 약세 등에 따라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민간 소비심리 회복 등에 따라 광고시장이 처음으로 약 7조 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 6월의 독일 월드컵을 비롯, 토리노 동계올림픽(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12월) 등의 스포츠 특수에다, 5월 지자체 선거가 마케팅 시즌과 맞물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드컵 등 대형 이슈에 소비심리 회복도 가세
매체별로는 우선, 기존 4대 매체의 약세 속에 케이블 TV와 인터넷 등 뉴미디어 광고의 고성장이 지속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방송광고 시장의 상승세가 기대된다. 특히 2003년 이후 매년 20%~30%씩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케이블 TV는 올해도 실물경기 호전에 힘입어 2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이후 매년 3%~5%씩 감소를 보였던 지상파 TV도 올해는 각종 호재로 다소나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TV 낮 방송시간 확대로 약 360억 원(판매율 50% 시), 경인민방의 허가로 약 1,000억 원 이상, 또 독일 월드컵으로 인한 방송광고비 순 증가분은 100억~2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라디오는 위성 DMB 및 지상파 DMB의 등장으로 고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세는 올해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인터넷 광고시장은 배너광고와 키워드광고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31.5% 가량 급성장했다. 또 배너광고에서 키워드광고로 성장 동력이 교체됐다는 특징도 나타냈는데, 키워드광고는 2004년 2160억 원에서 2005년 3,202억 원으로 급성장해 전체 인터넷 광고시장의 46.5%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인터넷 및 모바일 매체 광고시장은 30% 성장, 8,9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온라인 광고비 집행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교양·오락·금융·전자·통신 업종 외에 의약·건강·패션·주택·가구 업종을 중심으로 거의 모든 업종의 인터넷 광고비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타깃팅 광고의 발전, 동영상 광고의 다양화 등 인터넷 광고의 기법이나 방식이 더욱 다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지하철 벽면 대형 래핑 광고를 비롯해 기존의 정형화된 매체 형식에서 탈피한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졌던 옥외광고는 올해도 그 변화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특정 지역에 브랜드 존의 형태로 광고를 집중 노출해 소비자와 더욱 더 밀착되어가고 있는 옥외매체에 대한 선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쇄광고 시장도 올해 내수경기 활성화와 월드컵 특수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록 소폭 상승이 예상되고 있기는 하지만, 자동차 업계와 유통산업, IT 관련 제품 등이 인쇄광고 시장 확대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식시장 강세와 금융시장 확대를 바탕으로 은행·신용카드·보험·증권 등 업종 간 경쟁으로 금융권 광고의 인쇄광고 비중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독일 월드컵 호재로 자동차·통신·전자 부문 등에서 후원 기업들의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프스타일을 보면 광고시장이 보여
업종별로는 올해 소형 주방가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전 부문에서 마케팅 예산을 늘릴 것으로 조사됐으며, 웰빙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음/식료품 관련 광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 및 생활용품·제약 및 의료·패션과 화장품 업종도 2006년 광고경기 호전 업종에 포함됐다.
내수회복에 따라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은행과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은 증권사들이 마케팅 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 부문 광고비도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해 건설 경기 위축과 분양광고비 축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 광고가 치열했던 건설광고 분야는 올해 소폭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규 아파트 분양 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급격한 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판교 신도시와 서울 뉴타운 분양 등 관심 지역 분양이 대기하고 있어 약간의 광고비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 광고의 경우, 지난해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를 차별화하려는 시도에 이어 올해에도 웰빙·첨단·프리미엄 등을 키워드로 한 차별화 시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동통신광고 시장은 올해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이동통신사의 광고비는 2004년보다 약 18% 감소했다. 하지만 이동통신 가입인구는 2005년 3,838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75만 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 보급률이 80%에 육박해 이동통신 시장은 완연한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각 이동통신 업계가 올해를 전환점으로 삼는 이유는 월드컵이라는 대형 이슈가 있고, 보다 우수한 컨텐츠 및 신규 서비스를 통한 사용자당 평균 매출액(ARPU) 증대 노력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화장품 광고시장도 올해 약 10% 광고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2002년 5조 7,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2004년 5조 1,000억 원을 저점으로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2006년은 전년보다 3.6% 성장한 5조 5,00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패션 브랜드와 같은 감성적인 소구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자동차 광고는 올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잠재된 대체수요가 나타난다는 분석에 따라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6% 증가한 125만 대로 전망되는 가운데 광고 또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수입차를 포함해 약 100여 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신차 출시는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유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동차 광고는 한동안 감성적인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각 자동차 회사의 경쟁적인 기술 개발로 제품 간 성능 차가 크지 않은 데다 소비자들의 선택 또한 기능성에 집중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빅모델 기용을 통한 차별화 전략도 당분간 유효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