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12 : Case Study - 나이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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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_나이키
 
  스포츠가 있는 곳, 승리가 있는 곳에, NIKE  
김 원 규 | communications "Of Course" 대표
wkklm@ofcourse.co.kr
 

나이키는 ‘마케팅 회사’다. 박찬호·박주영·박지은·하승진·미셀 위·존 매켄로·마이클 조던·안드레 아가시·호나우도·마이클 존슨·타이거 우즈….
위에 열거한 선수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에서 스포츠 선수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스타들이요, 전세계적으로 최고봉의 자리에 올라간 선수들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들은 모두 ‘나이키가 후원하는’ 선수들이다. 그 중 최근 LPGA의 차세대 간판선수로 떠오르고 있는 미셀 위는 1,000만 달러에 후원계약을 맺어 전세계 뉴스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아니카 소렌스탐 이후 앞으로 100년 안에는 나오기 힘든 실력과 미모를 갖춘 선수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그녀에게 나이키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녀가 라운딩하는 18홀 내내 나이키의 브랜드 로고가 전세계 골프 팬들에게 각인될 것이고, 그녀가 우승할 때마다 그 영광의 열매를 공유할 것이다. 1989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불과 열여섯 살에 지나지 않는 소녀지만, 점차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LPGA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끊임없이 뉴스 메이커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그러한 투자를 가능케 했으리라.

과감한 도전, 최상의 성취

미국 오리건 주에 있는 나이키 본사는 약 2만 5,000여 평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호수를 낀 흰색 빌딩이 마치 중세의 교회처럼 엄숙히 자리 잡고 있다. 각 건물에는 마이클 조던 이름이 헌정되어 있고, 존 매켄로·보 잭슨이라는 이름의 빌딩도 있다. 건물 외곽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부에 들어가면 회랑에 나이키 사가 후원한 208명의 기라성 같은 스포츠 스타들의 얼굴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다. 본사 빌딩에 이름을 붙이고 회랑에 흉상을 모셔(?) 놓을 만큼 스포츠 스타에 대한 애정의 정도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완전히 초월하고 있다.
그럼 나이키는 왜 이런 무모하리만큼 스포츠 스타들에게 집착했을까?

“나이키는 마케팅 회사다”

나이키 회장 필립 나이트(Philip Knight)의 말에서 우리는 그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 선수들을 후원함으로써, 나이키는 스포츠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소비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아주 커다란 브랜드 자산을 만든 것이다. 이만큼 확실한 마케팅 전략이 어디 있겠는가? 나이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나 팀, 그리고 심지어 나라까지 모두 나이키의 옷을 입히고 용품을 사용하게 한다. 공식 스폰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여전히 우리는 나이키가 공식 스폰서인 것처럼 착각을 하고 있다.
나이키가 스포츠 스타들에게 어느 정도 공을 들이고 있느냐는 1996~1997 시즌의 NBA 올스타 시상식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 중 단 한 명을 제외하곤, 그들의 팀과 소속에 관계없이 모두 나이키가 후원하던 전속 선수들이었던 것이다. 이 광경을 ESPN 중계로 보고 있는 전세계 농구 팬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심지어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미국 농구 드림팀의 대부분이 나이키가 후원하는 선수들이었는데,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팀의 공식 후원업체인 아디다스의 로고를 가리기 위해 성조기로 몸을 감싸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 해프닝은 나이키가 최고의 스포츠용품 기업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런 사례는 NBA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전 스포츠 품목을 망라하고 있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100미터 세계 신기록을 세운 마이클 존슨이 신었던 황금 신발도 나이키가 제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디다스와 엄브로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진 축구용품 분야에서도 브라질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과 브라질의 호나우도, 포르투갈의 피구·네덜란드의 반 니스텔루이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후원해 경쟁사들을 따돌리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골프에서의 반전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당시, 가능성은 있었지만 정상은 아니었던 무명선수 타이거 우즈를 후원한다는 것은 도박에 가까운 시도였다. 그러나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맞아 단숨에 골프용품 시장의 톱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진입 장벽이 높기로 소문난 골프용품 시장에서의 반란은 나이키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대 사건에 가까운 것이었다.
‘승리가 있는 곳에 나이키가 있다’는 통설을 낳게 할 만큼 나이키는 전세계적으로 유망선수에서부터 정상의 선수에 이르기까지 연간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후원하며 살포하고 있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나이키는 이렇게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후원함으로써 그들의 승리에는 언제나 나이키가 함께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스포츠 마케팅은 적중했고, 투자비용 대비 광고효과는 계산할 수 없을 만큼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단돈 35달러의 Swoosh 로고

나이키는 1957년 육상선수 출신의 필립 나이트와 오리건대학 육상코치였던 빌 바우어먼(Bill Bow-erman)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필립의 무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비즈니스 통찰력과, 기록 단축을 위한 빌의 혁신적 디자인의 만남은 인류 역사에 남을 만한 마케팅 성공을 이루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은 단 한 가지 목표로 귀결되었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직 기록 단축을 위한 운동화의 개발에 있었다. 옛 직업에서 비롯된 전문성이 그대로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1962년 필립은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 MBA 프로젝트에서 사업의 모티브를 잡아 오늘날의 나이키라는 금자탑을 쌓게 되었다.
필립은 자기가 신고 뛰었던 일본의 운동화 오니츠카 타이거(鬼塚タイガ-)에 매료되어 이를 수입 판매하고자 ‘블루 리본’이라는 회사를 급조해서 세웠다. 무모하리만큼 성급하게 만들어진 이러한 회사가 오늘날의 나이키가 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설립 배경이나 동기는 이렇듯 어설펐지만 장사 수완이 뛰어난 그는 회사의 덩치를 한 해가 다르게 키우고, 마침내 1971년에는 또 다른 동료인 제프 존슨(Jeff Johnson)의 제안을 받아들여 회사 이름을 블루 리본에서 지금의 나이키로 바꾸었다. 그리고 포틀랜드 주립대 디자인과의 여학생이던 캐럴린 데이빗슨(Carolyn Davidson)에게 불과 35달러를 주고 로고 디자인을 의뢰했다. 필립이 지불한 돈은 35달러에 불과했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인 니케(Nike)의 날개를 상징하는 나이키의 트레이드 마크 ‘Swoosh’는 그날 이후 스포츠가 있는 곳에 어김없이 존재하게 되었다.
나이키가 1972년 뮌휀 올림픽에서 미국의 중장거리 기록 보유자인 스티브 프리폰테인(Steve Prefo-ntaine)을 후원하게 된 것은 오늘날의 스폰서십 개념의 시초였다. 창업자들이 모두 육상 기록 향상에 대한 무서운 집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과 함께, 때마침 1970년대에 불어 닥친 조깅 붐으로 나이키는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루게 되었다. 특히 1978년에는‘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며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던 존 매켄로와 후원 계약을 맺었는데, 이런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듬해에는 이윽고 스포츠용품 업계 1위에 올라서게 되었다. 이때부터 나이키의 독주는 시작되었는데, 1980년대 초 마이클 조던의 등장과 함께 나이키는 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 전환의 시기를 맞이했다.
마이클 조던의 후원이 본격화되면서 1984년에 선보인 ‘에어 조던’은 나이키 브랜드를 육상 전문화의 범주에서 농구의 영역에까지 확대하는 역할을 했고, 이러한 비약적인 성공으로 인해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루었다.

‘Just do it’에서 시작된 광고의 일관성

스포츠 스타들로 인해 친숙해지기 시작한 나이키는 1988년에 시작한 ‘Just do it’ 캠페인의 성공으로 일대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다. 이 캠페인은 원래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여성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소구하기 위해 시작되었는데, 반응은 전연령층에 고루 확산되기 시작했다. 나이키는 이 캠페인의 성공과 함께 ‘스포츠화 전문회사’에서 ‘스포츠 회사’로 변신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나이키는 광고에 있어서 철저하게 일관된 컨셉트로 캠페인 광고를 전개해 어느 경쟁사도 따라 올 수 없는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광고 1~13>은 나이키의 상징인 Swoosh를 이용해 일관성 있게 전개한 캠페인이다. 타이포의 과감한 변형과 트리밍으로 주목도를 높이고, 스포츠 스타들이 입을 수 있는 상황에 제품을 매칭시켜서 일반인 누구나 따라할 수 있게 장치하고 있다. 나이키 로고인 Swoosh가 크리에이티브 소재의 중심이 된 이 캠페인은 나이키 광고 역사에서 ‘역시 나이키’라는 찬사를 얻을 만큼의 세련된 레이아웃과 과감한 비주얼 처리로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미국을 대표하는 여자 스프린터인 매리언 존스, NBA의 슈팅 가드 커트니 알렉산더, 뛰어난 미모의 테니스 스타 애쉴리 하클로드, 여자 축구계의 얼짱 사라 월렌,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공공의 적’이지만 실력은 정상급인 안톤 오노 등, 경기장마다 관중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들을 이용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따라 하기’ 열풍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슈가 있는 스타를 이용해서 뉴스 가치를 높이거나, 아니면 스포츠 시즌에 해당하는 스포츠 스타와 제품을 연결시켜 광고의 주목도는 물론 공감도까지 높여 광고가 단순히 광고의 행위로 끝나지 않고 구매로 연결되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 14~20>은 나이키가 후원하는 스타들을 이용한 일관성 있는 어프로치인데, 이 시리즈의 캠페인은 레이아웃의 독특함과 연출한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게 하는 스타들의 모습이 높은 호감도를 주고 있다. 소위 ‘광고에 있어서의 작가주의’를 느끼게 해주는 캠페인인 것이다.
우리가 크리에이티브를 전개함에 있어서 컨셉트가 명확하고 전략이 뚜렷해도 실제 표현하는 방법의 수준이 낮으면 광고의 매력도가 떨어져 결국 시선을 끄는 확률도 낮아지고 당연히 구매를 자극하는 정도도 낮아질 때가 왕왕 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연출을 무척이나 기가 막히게 잘 했다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광고 21~28>은 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순간적인 움직임이 많은 곳에 ‘Made to Move’라는 캠페인 슬로건을 붙여 소비자들에게 공감의 폭을 높인 시리즈이다. 각기 종목이 다른 스포츠 스타들이 자기들의 운동을 함에 있어서 순간적인 움직임이 많은 부분에 캠페인 슬로건과 로고를 함께 붙여 시선을 잡고 있다. 비틀림이 심한 부분이나 강력한 에너지가 집중되어야 하는 곳,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역동적인 동작 속에 나이키가 함께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자로 표현한 자유스러움과 역동성이 제품의 우수성과 기능성을 암묵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bundling effect 창출

최근 4년여 동안 집행된 나이키의 캠페인에서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철저하게 스포츠 스타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그들의 연습과 경기와 승리 뒤에 언제나 함께 하고 있는 것이 나이키임을 분명히 전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와 나이키가 bundling effect를 일으켜 ‘스포츠’ 하면 ‘나이키’를 연상하게 되고, ‘나이키’ 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스포츠가 떠오르며,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를 떠올리면 바로 나이키가 생각도록 연결구조를 갖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또한 무엇보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철저하게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나이키 광고의 주목도를 높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 유지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나이키는 스포츠 스타들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스타플레이어들의 모습을 단선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의 장점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순간들을 포착한다. 마치 그들이 실제 경기를 하거나 운동을 즐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리얼하게 연출하여 현장감을 높이고 있다. 또 광고를 보고 난 소비자들이 브랜드 인출을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한 과감한 트리밍과 레이아웃 폴리시 등도 나이키 광고 캠페인이 경쟁사들과는 차원이 달라 보이게 하는 중요한 키로 작용하고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