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08 : Marketing Guide -‘Trend Leader 여대생’들의 A to 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Trend Leader 여대생’들의 A to E
  “내겐 너무 소중한 나, 自重自愛하라”
 
심 재 석 | CS1팀
jsshim@lgad.lg.co.kr
 
1. 연구 개요

연구 배경
투자 감소, 소비 위축, 실업률 증대, 주가 하락 등 우리 경제가 불경기 국면에 접어든 지도 여러 해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보다 훨씬 먼저 불황의 늪에 빠져든 일본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주 소비계층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대체로 여성들이 소비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대생들의 경우는 상품에 대한 지식이 많고, 새로운 유행을 먼저 받아들이거나 만들어내며, 구전의 중심에 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케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여대생들, 그 중에서도 트렌드를 선도해 가는 성향의 ‘Trend Leader’ 여대생들에 대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추출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연구 대상
본 연구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여대생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Trend Leader란, 새로운 유행을 창조해 내거나, 남들보다 먼저 그것에 자극 받고 전파하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러한 성향의 여대생은 1)서울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2)서울 지역의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이고, 3)학부 2~3학년생으로서, 4)라이프스타일을 측정하는 7가지 문항에 통과한 응답자로 선정되었다.
서울 지역으로 한정한 이유는 서울이 현재 우리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가 가장 먼저 발생하는 지역이라는 상식에 따른 것이었고, 아직 대학생활의 적응기라 할 수 있는 대학 신입생이나 취업 준비에 바쁜 졸업반 학생들을 제외하는 것이 더 설명력 높은 조사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학부 2~3학년 생으로 제한했다. 지역적으로는 강남 지역 고등학교 출신자 3명, 강북 지역 고등학교 출신자 3명으로 선정했다.

2. Trend Leader 여대생들의 성장 배경

Trend Leader 여대생들을 포함하는 20대 초반 세대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 특성으로 규정될 수 있다.

1) Rich Generation
이들이 태어난 80년대 초는 한국이 싱가포르·대만·홍콩과 더불어 아시아의 4용(龍)으로 불리면서 개발도상국의 리더로 발돋움하던 시기였다. 이들의 부모 세대가 직장에서 안정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무렵인 86년부터는 환율·유가·금리 등 3저 현상의 유리한 국제환경변화를 맞아 경상수지의 흑자 전환, 투자재원의 자립화로 경제의 질적 구조가 공고해졌으며, 이후 4년여 동안 상당한 규모의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하던 시기였다. 아울러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90년대 중반까지 경제규모가 성장을 거듭하던 때에,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물질적으로 훨씬 풍족한 환경 속에서 아동기를 보내게 된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입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물질적 풍요가 이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2) Me Generation
이들이 태어난 시기는 가족계획이 거의 완성되어가던 무렵으로 한 가구당 한두 명 정도의 적은 형제들 속에서 자라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Total Fertility Rate) 추이를 보면, 1970년도만 해도 4.53명 정도의 높은 수준이었으나 이후 1980년에는 2.83명, 1983년에는 2.1명으로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 도시 중산층 출신의 Trend Leader 여대생들은 아마도 전국 평균보다 더 적은 수의 형제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났을 가능성이 크며, 외동딸 외아들의 비율도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귀하게 자란’ 세대라는 점이 이전 세대보다 개인 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들의 특성을 설명해 준다고 보인다.

3) Global Generation
한국에서 해외여행 자유화가 실시된 것은 불과 20년이 채 안되었다. 80년대 중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비로소 일반인들에게까지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특히 90년대 중·후반부터 일어난 배낭여행과 어학연수 등 젊은이들의 해외여행 붐은 이들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들에게 외국은 이전 세대가 느끼던 막연한 동경과 환상의 대상이 아니라 직접 경험해보았고, 기회만 된다면 그곳에 자리를 잡고 사는 것도 어렵지만은 않은 가까운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시야 또한 이들의 심리적, 행동적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5가지 Theme로 본 생활과 문화

A - Theme: 인생관 및 가치관> “All-Round Player를 꿈꾼다”
1) 뭐든지 다 잘하고 싶다
이들은 한 가지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공부도 잘하고, 노는 것도 화끈하고, 외모도 잘 가꾸고, 연애도 잘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좋은 아내와 엄마가 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때는 스트레스를 받고 강박증을 갖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들은 늘 바쁘다.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다 보면 ‘내가 뭐하나’ 싶다. 휴강으로 시간이 남아서 “우리 뭐할까?”하며 친구끼리 얼굴만 마주보고 있는 시간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간표를 몰아서 짠다. 일주일에 3~4일만 학교에 나오는데, 그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의 연속이다. 그리고 나머지 날에는 쇼핑을 다니거나 학원·운동·알바를 하느라 역시 시간이 빠듯하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모두 잘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들은 거기서 즐거움을 얻고 있다.

2)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나에 대한 투자니까.
이들은 다양한 알바와 동아리 활동, 어학연수 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알바를 하는 목적은 물론 용돈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통한 자기계발’에 있다. 동아리 활동 역시 자기 전공을 살리면서 보람도 있고 스스로에게도 득이 되는 식으로 매우 영리하고 열성적으로 하고 있다. 어학연수의 경우는 주변의 거의 모든 친구들이 한번씩은 다녀오는데, 이것 역시 영어를 배우겠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을 경험해보고 자신이 클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고 싶은 욕구가 무척 강하다.

3) 애인보다는 친구가, 결혼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
아직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기 전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들의 친구에 대한 정은 각별하다. 이들이 생각하는 좋은 친구란 아무 말 안 해도 딱 알아보고 “안 좋은 일 있냐?” 고 해줄 수 있는 친구이기도 하며, ‘나로 하여금 경쟁심을 갖게 해서 열심히 하도록 자극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동성친구뿐 아니라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남자친구가 주변에 많다. 여자친구끼리는 질투심이 있기 때문에 어떤 때는 동성보다 남자친구가 오히려 더 편할 때도 있다.
결혼은, 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정도에 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남자의 조건으로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재 가진 돈이나 외모보다는 능력 또는 잠재력이다.

4) 독립하고 싶은 욕구의 상징, 자동차와 집
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자동차와 집인데, 그것은 ‘나만의 공간’을 의미한다. 아직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매우 독립심이 강한, 또는 독립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는 이들은 내 마음대로 ‘놀 때는 확 놀고 쉴 때는 확 쉴 수 있는’ 생활을 원하고 있다. 그러한 욕망이 자동차와 집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 - Theme: 외모 및 건강> “Body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관심”
1) Lookism
보통의 여대생들이 다 그렇겠지만 이들 역시 외모에 대한 관심과 거기에 쏟는 정성이 매우 크다. 이들이 외모를 가꾸는 것은 이성에게 어필하려는 이유도 크지만, 그와 비슷한 정도로 같은 여자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외모를 자신의 경쟁력의 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어 성형수술이나 다이어트를 취업과 사회적 성공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인정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이미 성형수술은 일반화되어 있는데, 굳이 자랑할 거리는 아니지만 친한 친구 사이에서는 툭 터놓고 상담을 하기도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운동과 식이요법이며, 유명인이 성공했다고 알려진 전문 다이어트 기관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다.

2) Well-Being

몸(Body)에 대한 관심과 정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그 하나는 외모지상주의(Lookism)이고, 또 하나가 바로 웰빙이다. 과거에는 에어로빅 같은 격렬한 운동이나 무작정 안 먹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했다면, 최근에는 건강을 함께 고려한 다이어트(요가 등)가 유행하는 것도 그러한 욕구의 표현이다. 이들은 음식점에 가서 메뉴를 고르거나 군것질을 할 때에도 맛과 함께 항상 건강을 생각한다. 물론 ‘이거 몸에 안 좋은데’ 하면서도 맛있게 다 먹어치울 때도 많지만, 웰빙은 이미 이들에게도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C-Theme: 브랜드 및 소비생활> “나는 Code를 소비한다”
1)내 코드와 개성에 맞는 것이 명품, 흔한 브랜드 입는 것은 수치

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들 다 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이다.
폴로나 레스포삭 같은 브랜드는 이미 고등학교때 졸업했고, 지금은 그런 무난하고 대중적인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을 수치로까지 여기고 있다. 명품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아무리 유명한 명품이라도 루이비통이나 펜디처럼 이미 널리 알려졌으면 이들에게는 별 매력이 없다. 대신 배낭여행 갔을 때 직접 수제품을 사오거나, 아직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은 해외 브랜드들을 찾아서 그들만의 즐거움을 누린다. 이런 현상에는 외국의 시트콤이나 영화가 일반화된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 제품들을 선택할 때 기준은 두 가지, ‘내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와 ‘얼마나 특이한가(희소성 있는가)’이다.
이들은 주로 위즈위드 같은 인터넷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고, 동대문 수입보세시장이나 신촌,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다.


2) 제일 관심 있는 제품은 옷. 지나치게 여성적인 건 질색

여느 여대생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고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제품군이 의류이고, 그 다음이 가방이다. 이들은 옷이 자신의 수준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만, 브랜드보다는 스타일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시간 날 때마다 동대문이나 이대앞, 백화점 쇼핑을 즐긴다. 밀리오레나 두타 같은 곳보다는 그곳에 제품을 공급하는 제일 평화시장을 더 선호하는 모습도 보인다.
좋아하는 스타일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너무 여성적인’ 분위기의 옷이다. 차라리 중성적이거나 보이시한 스타일의 옷이 더 쿨하다고 여긴다. ‘너무 여성적인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그런 친구들과는 쉽게 친해지기 어렵고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3) 돈은 남자친구보다 중요하다

이들에게 돈은 매우 중요하다. 돈이 많아서 가장 좋을 것 같은 점은 ‘사고 싶은 것을 바로바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늘 쿠폰을 뒤지고, 이동통신 할인되는 음식점만 가고, 극장도 조조관람을 즐기는 등 어떤 면에서는 짠돌이 기질도 보이지만, 즐거움의 효용이 크다고 생각되는 곳에서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이중적인 면도 보이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돈은 ‘쓰려고 버는 것’이며, 돈을 아끼는 이유는 ‘더 재미있는 곳에 쓰기 위해서’이다.
돈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단지 돈 많은 남자를 만나서 편하게 사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렇게 사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고, 성취감이 없으며 마음도 불편하기 때문에 자기의 능력을 살려서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D-Theme: 매체 이용> “Digital이 생활이다”

1) 인터넷과 디카 없이는 못 산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던 90년대 중반에 청소년기를 보낸 세대답게 이제 이들에게 인터넷은 완전히 생활의 일부분이 된 느낌이다. 학교 수업과 학원 강의, 교우관계, 취미생활, 자료검색, 엔터테인먼트 등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은 빠질 수 없는 매체가 되었다. 이들은 특히 해외 패션정보를 습득하는 데 인터넷을 유용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싸이월드 붐은 이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모든 여대생들이 싸이홈피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 부작용도 느끼고 있는데, 중독 되어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점과, 온라인상에서의 사생활 공개가 그것이다. 그런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의식적으로 싸이질을 끊기까지 한다.
싸이 열풍이 몰고 온 또 하나의 현상은 디카 붐이다. 이들이 디카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이유는 ‘싸이에 올리기 위해서’이다. 그러다 보니 ‘설정 사진’과 같이 디카를 오락의 기능으로도 이용하고 있다.
이들에게 디지털 문화는 이미 생활 그 자체이며, 스스로 그 장점과 해악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2) TV는 잘 안 봐요

이들은 TV를 잘 안 본다. 너무 바쁘기도 하거니와, 시간에 딱 맞춰서 자리에 앉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귀찮기 때문이다. 과거에 TV가 행하던 정보기능과 오락기능을 이제 인터넷이 대체하고 있다. 이들은 뉴스도 TV나 신문에서 보는 게 아니라 포털 사이트를 통해 본다. 또한 패션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큰 이들은 케이블방송의 해외 시트콤을 통해 스타들의 패션을 눈여겨보기도 한다.
그나마 TV를 많이 보는 시간은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대이다.


E-Theme: 외식 문화>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을 원한다”

1)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와 스타벅스, 오감만족 Good!
아웃백과 스타벅스는 이들에게 단순히 음식을 팔고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곳이자, 혼자 창가에 앉아 과제를 하던 곳이고 헤어진 남자친구와 폰카를 찍던 곳이다. 아웃백과 스타벅스에 추억 한두 개쯤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 물론 음식과 커피의 맛이 좋은 것이 중요한 이유이지만, 그곳에 가면 그들이 원하는 ‘오감만족’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너무 조용하지 않은 적당한 소음과 커피향 등 단지 맛만 좋은 타 업소가 따라오지 못할 총체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아웃백과 스타벅스가 이들에게 사랑 받는 것은 대규모 모임보다는 소규모 모임을 선호하는 이들의 성향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아리 총회에 참석해도 뒷풀이는 가기 싫어한다. 술을 진탕 먹고 다음날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도 못하는 것이 싫다. 대신 마음이 맞는 몇 명의 사람들과 아웃백이나 스타벅스에서 오랫동안 수다 떠는 게 훨씬 기분이 좋다.
아웃백과 스타벅스는 이렇듯 소규모 모임을 선호하는 이들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졌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총체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랑 받고 있다.

2) 우리는 맛집 사냥꾼
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취미가 바로 ‘맛집 순례’이다. 소문난 맛집에 대한 정보를 남들보다 먼저 알아내서 그날로 달려가고 평가하고 소문을 퍼뜨리는 모습을 보면 ‘순례’라는 말보다는 차라리 ‘사냥’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적극적이다. 막 소문이 나기 시작한 맛집을 찾아내서 만족스러운 음식을 먹었을 때면 학점 걱정도 사라지고 친구들끼리도 더 친해지는 것만 같다.
이들의 사냥 대상은 피자집, 초밥집, 삼겹살집을 가리지 않는다. 굳이 분위기가 좋을 필요는 없다. 겉보기에는 허름한 집에서 나오는 음식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는게 그들에겐 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된다.

4. Key Words

현재의 여대생들, 그 중에서도 특히 트렌드를 선도하는 그룹의 여대생들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80년대에 청년기를 보냈던, 일명 ‘386세대’들이 하나로 묶일 수 있었던 이유는 나보다는 집단을, 당장의 실리보다는 명분을, 감성보다는 이성을 중시했던 모습을 공통적으로 보여줬던 특성들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가던 9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신세대 또는 X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이 대학가를 점령하게 된다. 이들은 부모 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와 행동양식을 갖고 있어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세대였으며, 그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의미에서 X세대로 불리게 되었다. 그들은 탈권위주의적이며, 기존의 불합리한 질서를 의식적으로 깨려고 노력했으며, 자유분방했던 세대였다.
반면에 2004년의 Trend Leader 여대생들은 X세대와는 또 다른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기존 질서를 깨려고 하기보다는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래서 사회가 요구하는 덕목들, 가령 영어·컴퓨터·면허·전공지식 등을 습득하고 자신을 계발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젊은 세대들에게 장벽으로 존재해왔던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인 사회 시스템이 그 힘을 많이 상실했고, 따라서 더 이상 ‘거부해야 할 그 무엇’이 뚜렷이 보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은 대단히 개성을 중시하는 측면을 보여주는데, 이미 확산되어 유행이 되어버린 트렌드는 더 이상 매력이 없다. 이들은 늘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어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있으며, 그 의식의 중심에는 바로 자기 자신을 남과 구별되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욕구가 있다.

이렇듯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늘 스스로를 계발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매력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이들 Trend Leader 여대생들을 가장 핵심적으로 규정하는 키워드는 바로 ‘자중자애(自重自愛)’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치밀하고 열성적으로 자신을 가꾸어 가는 이들의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