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06 : Special Edition - 디지털 컨버전스의 꽃 IP-TV - 개념과 해외 현황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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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 개념과 해외 현황
 
  브로드밴드 시장 이끌어갈
성장동력
 
권 호 영 |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hykwon@kbi.re.kr
 
1. IP-TV란

IP-TV(Internet Protocol TV)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TV 서비스이다. 즉 인터넷망을 통해 시청자의 TV수상기로 디지털TV나 그 이상의 품질로 제공되는 TV 서비스를 말한다. IP-TV는 이처럼 방송용 전파가 아닌 인터넷 프로토콜을 이용해 인터넷 방송처럼 스트리밍 방식의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의 TV에 전용모뎀(또는 셋톱박스)을 부착하면 되므로, TV나 라디오를 시청하듯이 전원만 넣으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주문형비디오(VOD), 디지털영상저장(DVR) 서비스뿐만 아니라 TV 스크린을 통한 인스턴트 메시지 전송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그런데 IP-TV가 인터넷 방송과 다른 점은 컴퓨터 모니터가 TV브라운관으로 바뀌고, 키보드 및 마우스가 리모컨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를 다루기 쉽지 않은 이용자까지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어린이나 노약자 등 PC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간단히 리모콘이나 무선 키보드를 이용해 인터넷 검색은 물론 영화감상·홈쇼핑·홈뱅킹·홈트레이딩·화상서비스·온라인 게임·노래방·MP3 등 TV 인터넷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 및 부가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2. IP-TV의 등장


인터넷은 지상파·위성·케이블에 이어 방송의 네 번째 매체로서 부각되며, 방송과 통신의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했다. 이제 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IP-TV 서비스로 방송시장에 새로운 출사표를 던졌고, 케이블 업체들은 인터넷 접속 서비스업에 나선 후 이제 음성 통신에까지 진입하려고 하면서, 서로 방송·통신융합 시장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의 비디오 서비스는 주로 주문형 비디오를 중심으로 시도돼 왔다. 그러나 최근 IP-TV 서비스는 이미 검증된 방송사업 모델이며,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이제는 기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되었다는 점에서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이 속속 IP-TV서비스의 제공을 선언하고 있다.
IP-TV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닷컴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당시 인터넷TV 업체들은 단순한 웹캐스팅이 아닌 TV 기반 온디맨드(On Deman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IP-TV의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IP-TV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못했고, 브로드밴드 보급률도 낮아서 한 순간의 바람 정도로만 취급되었다.
세계 최초로 IP-TV를 제공한 사업자는 영국의 킹스턴 커뮤니케이션(Kingston Communications)인데, 이 회사는 1999년에 기존의 통신망상에서 ADSL을 이용해 가입자들에게 상업적 광대역 쌍방향 TV 서비스(KIT, Kingston’s Interactive Television Service)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 후 IP-TV는 2002년과 2003년에 걸쳐 유럽과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그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그 중 IP-TV의 성공사례로 거론되는 홍콩의 나우 브로드밴드(Now Broadband)TV는 2002년 9월 초에 IP-TV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탈리아의 패스트웹(Fastweb)은 2003년 3월에 IP-TV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야후BB가 1년 4개월간의 준비 끝에 2003년 3월에 본 방송을 시작했다. 프랑스에서는 2003년 12월부터 IP-TV 서비스가 출범했는데 그 이후 3개 사업자가 추가로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 IP-TV와 사업자간 경쟁

IP-TV는 한국의 방송산업 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IP-TV는 통신사업자가 방송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케이블TV의 Triple Play Service(TPS)와의 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라고도 볼 수 있다. TPS 서비스란 음성·데이터 및 동영상을 동시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동영상서비스에서 출발한 케이블TV 사업자는 이미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VoIP 서비스, 즉 인터넷망을 이용한 음성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음성전화서비스에서 출발한 통신사업자도 이미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제 IP-TV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서 동영상 시장에 진입하려 하고 있다.
IP-TV가 인터넷망을 이용함에 따라서 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케이블TV 사업자도 IP-TV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케이블TV 사업자는 이미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굳이 IP-TV 시스템을 구축해서 동영상을 제공할 유인이 없다. 이에 KT와 하나로텔레콤이 TPS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 IP-TV 서비스에 진입할 유인이 크고, 동시에 IP-TV서비스의 제공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업자이다. KT는 600만 여 가구에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시장의 점유율이 50%를 약간 상회하고 있으며, 하나로텔레콤은 국내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런데 IP-TV가 활성화될 경우에 기존 방송 사업자가 설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므로 기존 방송 사업자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IP-TV는 무한한 수의 채널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이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에 우선 한국의 방송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IP-TV가 도입될 경우에 가장 많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자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인 SO와 위성방송사업자이다. 왜냐하면 IP-TV서비스와 케이블TV 서비스(및 위성방송 서비스)는 대체적인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IP-TV와 케이블TV는 콘텐츠 제공 양태에 있어 다채널 방송이며, 전송 선로 설비를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플랫폼 상의 동일성을 가지며, TV를 매개체로 구현한다는 단말기의 동일성, 그리고 공중(公衆)의 시청자에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가입자 기반의 동일성 등 모든 면에서 케이블TV의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4. IP-TV의 해외 사례

이탈리아의 패스트웹
이탈리아의 패스트웹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로, 2003년 3월에 IP-TV 서비스를 제공한 이후 2004년 3월에는 13만 8,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패스트웹은 이탈리아 제2의 종합통신 사업자인 이비스콤의 자회사인데, 이비스콤은 음성과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자회사인 패스트웹을 통해서 2000년 초부터 광대역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2003년부터는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riple Play Service) 사업자이다. 2004년 3월 현재 패스트웹은 약 38만 명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데, 그 중에 약 36.7%인 13만 8,000명이 IP-TV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웹은 케이블 방송 서비스가 전무하고 위성방송 서비스인 스카이의 콘텐츠를 원가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탈리아 내 우호적인 사업 환경에 힘입어 비교적 성공적인 사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패스트웹은 3년에 걸쳐 이 서비스를 개발해왔는데, 처음에는 VOD 서비스로 출발해 점차 방송채널과 위성 다채널 서비스를 부가했다. 그러다가 2003년에 빠른 성장을 보였는데, 2003년에 이탈리아 축구 챔피언십 경기를 무료로 제공해 대중 홍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홍콩의 PCCW
PCCW는 1999년에 설립된 홍콩 제1의 종합통신사업자로 홍콩 전체 380만 회선 중 280만 회선(74%)을 보유하고 있다. PCCW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2002년 9월 초에 23개 채널을 제공하는 IP-TV서비스를 ‘나우 브로드밴드TV’라는 브랜드로 출시했는데, 2004년 7월에 31만 명, 그리고 2004년 초에는 가입자 수가 75만 명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나우 브로드밴드TV 가입자의 80%가 기존 자사의 브로드밴드 가입자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PCCW가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종 목표는 브로드밴드 시장 점유율 및 가입자당 수입(ARPU)의 증가에 있다. IP-TV는 기존 브로드밴드 가입자에게 부가 서비스 개념으로 시작했지만, TV 서비스의 제공으로 가입자당 수입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면서 IP-TV는 PCCW의 브로드밴드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IP-TV
프랑스에서는 4개의 회사(Free·CanalSatDSL·TPSL·Club Internet)가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 프리(Free)가 2003년 12월에 처음으로 IP-TV 서비스를 시작해, 프랑스 전역에 인터넷·전화·텔레비전을 통합한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프리의 IP-TV 서비스는 경쟁관계에 있는 까날위성과 TPS로부터 채널을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채널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까날새트DSL(CanalSatDSL)은 위성방송사업자인 카날위성의 자회사로, 위성방송 채널을 대부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통신회사가 아니므로 프랑스텔레콤과 같은 통신사업자를 통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프랑스에서 주요 지상파 채널인 TF1과 M6를 공급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TPSL은 위성방송사인 TPS의 자회사로, TPS 위성방송 채널과 주요 지상파 채널인 TF1과 M6을 배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2003년 12월에 리옹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2004년 3월부터 파리와 근교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 회사도 역시 통신회사가 아니므로 망은 전적으로 프랑스텔레콤에 의존하고 있다.
클럽 인터넷(Club Internet)은 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부가서비스 차원에서 IP-TV를 제공하고 있지만, 제공하는 채널 수의 측면에서 위에서 언급한 3개 회사의 경쟁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전반적인 IP-TV 서비스의 가입자 수는 각 회사마다 공표하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으나 아직까지 가입자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IP-TV
2003년 3월에 소프트뱅크(야후 재팬)의 BB 케이블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IP-TV를 시작했으며, 이후 KDDI가 2003년 12월에 IP-TV 사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2004년 7월 8일에는 플라라 네트웍스(Plala Networks Inc.)와 온라인TV가 NTT 동일본의 서비스 지역을 대상으로 IPv6를 이용한 IP-TV 서비스를 개시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IP-TV의 실적은 예상보다 저조하다. 지난 2003년 3월 BB 케이블의 서비스로 시작된 일본의 브로드밴드 방송은 2004년 2월 중순 현재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적은 약 5,000명에 불과하고, KDDI는 가입 수를 공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가입자 수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서비스 제공 지역이 제한되어 있고, 영업을 전개할 수 있는 체제가 미흡하며, 콘텐츠가 부족한 점을 들 수 있다. BB 케이블의 서비스 제공 지역은 수도권뿐이며, KDDI는 광케이블망이 깔린 아파트 단지가 대상이므로 가입할 수 있는 사용자가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로서는 IP-TV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프로그램의 제공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5. IP-TV의 전망

세계적 추세로 IP-TV 사업이 서서히 브로드밴드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선진국에서는 중간 규모의 통신서비스 사업자가 기존의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항하면서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을 추진해 착실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 향후에도 IP-TV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의 급속한 보급과 브로드밴드 서비스업자가 비디오 콘텐츠 전달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빠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유료방송의 보급률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아울러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료방송 보급률이 낮아 시장진입이 수월한 국가를 중심으로 IP-TV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관련 정부 부처간에 IP-TV가 방송이냐 통신이냐는 논쟁을 하면서 IP-TV의 도입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최근에 IP-TV 시범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관련 사업자들은 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통신사업자들은 IP-TV서비스를 하고 싶지만, 방송위원회와 정부통신부 간에 관할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뜻 방송위원회의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IP-TV의 도입으로 시청자의 선택성과 다양성이 증가할 수도 있지만, IP-TV와 케이블TV의 과당경쟁에 따른 수신료 가격 인하 등으로 유료방송시장의 정상화가 지연될 수도 있다. 따라서 IP-TV의 도입으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차원에서 공정경쟁 환경의 조성, 유료방송시장의 저가화 방지 대책, IP-TV를 통한 지상파 재전송 원칙 등이 제시되어야 하며, IP-TV 사업자 차원에서 콘텐츠 확보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