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06 : Culture Club - 개인 멀티미디어의 시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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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Club - 개인 멀티미디어의 시대
 
  개인의 품에 안긴 미디어,
그 미래가 짐작되는가?
 
정 성 욱 대리 | 영상사업팀
swchung@lgad.lg.co.kr
지난 세기의 SF영화에서 흔하게 보이던 장면 하나, ‘하늘에는 차가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각자의 소형 모니터 속에서 무언가를 즐기고 있다.’
하늘을 나는 차의 모습은 아직은 상상 속 영역이지만, 후자의 모습은 점점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손에 들고 있는 작은 소형 액정화면에 몰두해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내용도 단순히 휴대폰 상의 고도리 같은 ‘휴대용 간이여흥’의 차원을 넘어, TV시청이나 영화감상 혹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복잡한 비디오 게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하이테크의 경연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력에 의해 만들어진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라고 하는, 휴대용기기를 위한 방송수신방식이나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라고 불리는 휴대용 미디어 재생장치, 그리고 3세대에 이른 휴대용 비디오게임기가 이제 막 보편화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러한 미디어들의 성격을 짚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

 

 
DMB

최근 유럽에서 열린 각종 전자전에서 현지인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언제 어디서나 TV를 본다는 개념의 DMB 기술이다. 이는 휴대폰이나 텔레매틱스 같은 휴대 및 이동형 매체에 실시간으로 방송을 쏘아준다는 개념으로, 휴대용 단말기에 TV튜너의 기능이 부착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전송 가능하도록 가공된 방송 콘텐츠인 Fimm이나 June 같은 서비스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방송신호를 소형액정에 뿌려주는 DMB 서비스, 비디오가게에 가서 비디오를 빌려 보는 것과 TV방송을 보는 것과의 차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쉽다. DMB의 보급이 진행될수록 채널싸움이나 인기프로그램 방영 시의 한산한 거리 풍경도 옛 이야기가 되어버릴 것이다.



PMP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는 그야말로 음악부터 동영상에 이르는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재생할 수 있는 기기다. 일반적으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저장매체와 인터페이스를 포함한 운영체계, 그리고 소형 액정화면으로 구성된, 비교적 간단하지만 온갖 하이테크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DMB를 TV라 한다면 PMP는 DVD나 VTR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3세대 휴대용 게임플랫폼

일반적으로 휴대용 게임플랫폼의 세대를 나누는 기준은 닌텐도(任天堂)의 모델 출시를 기준으로 한다(그만큼 휴대용 게임시장에서의 닌텐도의 위치는 가히 독보적이라는 의미이다). 80년대 후반에 출시된 흑백액정의 게임보이(후일 컬러버전도 출시)를 가리켜 1세대, 그리고 2001년에 출시된 원더스완(반다이 Bandai)과 게임보이어드밴스트(닌텐도)를 2세대라고 부른다. 1세대와 2세대간의 간격이 10여 년 정도였다면, 2세대와 3세대의 인터벌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작년 2004년 닌텐도의 ‘DS’, 그리고 소니의 ‘PSP’가 첫선을 보이면서 3세대의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 열렸다. 화려한 그래픽, 발전된 처리능력, 신개념의 인터페이스 등 그야말로 고성능으로 무장한 채 등장한 게임기들은 예전의 휴대용 게임기가 감히 상상도 못했던 수준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준다. 여기에 KTF의 GPANG이나 SKT GXG처럼 휴대폰을 고성능 게임기화한 서비스 등이 가세해 휴대용 게임 시장의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공백(Blank)에 대한 증오’

인류문명의 발달은 ‘반발’에 의한 것이라고들 한다. 드라마틱한 것을 좋아하는 어떤 문학가들은 이 반발을 ‘증오’라고 과장해 표현하기도 한다. 주거공간의 발전은 추위에 대한 증오에 기인하고, 자동차의 발전은 느림에 대한 증오에 기인한다고 보는 식의 견해다. 무언가를 없애버리고 싶을 만큼 미워하는 마음이 인류문명의 발전을 이끌어오는 원동력이 되어왔다는 이 관점은, 일면 지나칠 정도로 신파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야수성’이라는 펌웨어에 어필하는 표현법 같아서 때론 눈 딱 감고 고개를 끄덕이는 척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작금의 개인 멀티미디어의 대두는 ‘공백(Blank)에 대한 증오’에 기인한다고 이야기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예전에는 사건과 사건의 사이의 아무 것도 벌어지지 않는 시간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았으나, 지금의 세대는 그러한 순간을 극도로 혐오하는 듯하다. ‘심심함’을 퇴치의 대상으로 여기는 문화는 그렇게 기술발달과 손잡고 우리 생활의 여백을 ‘재미’로 꽉꽉 채워가고 있다. 어린 자녀의 두뇌를 마치 스펀지 쪼가리인 듯 맹신한 채 자기가 배우지 못한 여러 가지 지식을 넘치도록 우겨 넣는 부모들의 모습들처럼 이 세대가 정보의 과잉과 오락의 과잉에 진하게 찌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부질없는 감성적 한탄의 너머에는 개인 멀티미디어의 도래로 펼쳐질 심대한 변혁의 이야기가 있다.

태초에는 극장이 있었고 마당이 있었다. 이곳에서만 벌어지던 엔터테인먼트를 TV와 VTR이 생기면서 각자의 가정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야말로 공공장소(Public)에서 사적(Private) 공간으로의 전환인 셈이다. 덕분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영화는 TV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품질의 영상과 음향의 개발로 체험적 퀄리티를 극대화시켰다. 반면 포르노전용극장이라는 장소는 프라이버시의 결여로 인해 TV와 VCR에 밀려 도태되어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작금의 개인 멀티미디어의 대두는 사적 공간에서부터 개인영역(Personal)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많은 방식이 도태되고, 많은 방식이 태어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콘텐츠의 개인화는 더욱 가속될 것이고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방식에 맞춰 멀티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더욱 큰 자유가 보장될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시장을 읽어내고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식’을 구축하는 것은 향후의 변화하는 미디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요소가 될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