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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심(Net心)을 잡아라! 네티즌이 여론을 선도하는 주체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은 웹 공간에서 만나 댓글 달기·패러디·퍼옮기기·추천하기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 전파한다. 넷심의 파급 속도와 응집력·파괴력은 이미 여러 사건을 통해 익히 증명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제 기업들도 이제 네티즌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어떤 마케팅이든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과, 네티즌의 눈 밖에 나면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유난히 ‘네티즌스럽지’ 못한 곳이 있으니, 바로 광고계이다. 트렌드를 선도해 온 광고가 이런 불명예를 안고 있다니 충격적이지 않은가! “아니 왜요? 억울합니다. 우린 카피에 채팅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포털 홈페이지에 배너 광고도 하잖아요? 미니 홈피·블로그·메신저도 소재로 이용하고 있어요. 충분히 네티즌을 의식하고 있다고요”라고 되묻고 싶은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방법의 문제가 아니다. 봄바람 난 처녀 마음처럼 종잡기 어려운 넷심을 읽어낼 수 있느냐가 문제다. 네티즌 치고 광고가 네티즌의 취향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광고는 왜 이렇게 우리 맘을 몰라줄까, 왜 이리 시대에 뒤처질까’하며 안타까워하고 있을 뿐. 이는 광고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또 전형적인 인터넷 폐인으로서 필자가 통감하는 바이기도 하다. 광고가 네티즌의 입맛에 딱 맞기만 한다면 광고효과는 기대했던 것을 훨씬 넘어설 수 있다. 향후 10년 이내에 소비주체로 성장할 이들을 광고가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20~30년이 편안할 것이다. 반대로 광고가 네티즌의 눈에 거슬린다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다면 네티즌이 좋아하고 만족하는 광고를 만드는 전략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전략 1: 모델 선정에서 네티즌의 눈치를 살펴라 네티즌들이 ‘좋아라’하는 모델들은 따로 있다. 그 모델이 ‘뭔 짓을 해도’ 다 용서해 줄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을 향한 네티즌의 사랑은 맹목적이다. 예를 들면 이나영·문근영·임수정·김태희·한가인 등의 연예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수백만 네티즌 대부분이 팬클럽이요, 수호부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의 사진은 네티즌들에 의해 알뜰하게 수집되고 ‘짤방(짤림 방지)’용으로 자주 애용된다. 이들이 모델로 나오는 광고는 순식간에 화제가 되고, 광고제품과 기업에는 연예인들의 순수한 이미지가 투영된다. 또한 네티즌은 스스로 홍보요원을 자처할 것이다. 네티즌이 선호하는 모델의 놀라운 힘을 보여주는 사례는 지난해 말 이나영과 조인성이 모델로 나선 한게임(hangame)의 TV 티저광고였다. 네티즌들은 알 듯 모를 듯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티저광고에 반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나영이 출연한 이 광고에 대해서는 반감은커녕 ‘티저광고지만 이나영이 나와서 봐준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이나영이 너무 귀엽고 깜찍하게 나왔다며 반복해서 CF를 감상했고, 그 동영상이 담긴 게시물이 한 유머사이트에 올려져 엄청난 클릭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다수의 안티세력이 형성된 ‘문제의 연예인’들이 모델로 등장하게 된다면 광고는 단번에 네티즌들의 ‘밥’이 될 것이다. 네티즌들이 싫어하는 연예인에게 갖는 안티 성향도 ‘주는 것 없이 무조건 밉다’는 식으로 맹목적이고 절대적이기 때문에 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모델의 이미지가 개선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아예 네티즌들이 싫어하는 모델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므로 모델을 선택할 때 그 모델이 주요 사이트에서 어떤 식으로 평가받고 있는지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략 2: 솔직함으로 승부하라 안타깝게도 네티즌은 광고를 ‘싫어한다.’ 아니, ‘혐오한다.’ 광고를 ‘기업들이 얕은 수를 써서 소비자들에게 눈속임하려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마도 공해에 가까운 광고성 스팸메일과 팝업 광고, 광고성 리플에 오랫동안 노출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여튼 네티즌의 광고기피증은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이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광고계는 이를 인정하고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광고는 어떻게 네티즌의 이런 광고혐오증을 극복해야 할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광고 정체성을 떳떳하게 밝히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유명모델들이 나와서 ‘저는 이것을 사용한답니다. 써보니 좋더군요. 당신도 함께 씁시다’라고 말하는 광고는 네티즌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웃기시네~ 네가 나랑 같아? 너는 그 회사에서 돈 받았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겠지’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올 뿐이다. 차라리 ‘탁 까놓고 말해서, 저 이 제품 광고모델인데요, 이게 이런저런 장점이 있다고 대본에 써 있네요. 제가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건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광고제작자들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똑똑한 네티즌들을 어설픈 술수로 속이려 들지 말고, 반대로 솔직하게 다가가 네티즌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추천한다. 전략 3: 네티즌에게 놀잇감을 제공하라 네티즌들은 따분하기 짝이 없는 세상을 그들만의 놀이로 승화하고 있다. 정치·외교·사회적 이슈 등 무거운 사안조차도 자신의 놀이터 안으로 끌어들여 놀잇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렇듯 가지고 놀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는 네티즌들에게 광고가 재미난 놀잇감을 제공한다면 네티즌들은 열광할 것이다. 한 예로, ‘가로본능폰’이라는 휴대전화의 CF를 들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이 CF는 네티즌 사이에서 순식간에 화제가 됐고, 패러디를 양산했다. 기발한 방법으로 가로본능을 연출하고, 사진을 찍어 유머사이트에 올린 것이다. 폭발적인 반응 속에서 후속 패러디 TV-CF까지 낳기에 이르렀다. 물론 그동안 네티즌의 놀잇감이 된 CF가 기획단계에서부터 그것을 예상했을 리는 없다. 단지 우연히 네티즌의 눈에 들었을 뿐이리라. 하지만 이제 우연에 기대지 말고, 광고가 직접 네티즌에게 놀잇감을 제공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결국 광고는 네티즌의 패러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독특한 발상으로 네티즌의 눈길과 관심을 끌어야 한다. 또한 패러디의 여지, 상상의 공백을 남겨 두어야 하는데,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여운을 남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패러디 공작’ 과정에서 그 ‘의도’를 들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하라고 하면 절대 안 하는’ 청개구리 근성도 네티즌들의 속내이니까. 이제 감각적인 영상과 카피, 고급스러운 CM송을 사용해야 ‘촌스럽지 않은’ 광고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젊은 소비자층, 즉 네티즌의 구미를 당길 수 있어야 촌스러움을 탈피할 수 있다. 그렇게 광고가 넷심을 선도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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