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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편지가 되어버린 광고 유리병 편지는, 그것을 쓴 사람은 과연 이 편지가 무사히 전달될 수 있을 것인지, 누가 받을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그 편지가 험난한 파도와 암초 사이를 뚫고 깊은 심연에 가라앉지 않기를 바라며 누군가에게 닿으리라는 희망만을 품고 유리병 속에 넣어 망망대해에 띄운다. 기술발전을 통한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 그리고 기존 상품의 범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즐거움을 함께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의 증가 속에서 오늘날의 광고는 어쩌면 유리병 편지와 흡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광고는, 자신의 문학을 “유리병 편지와 같다”고 말한 파울 첼란(Paul Celan)1)에게 바치는 오마주(Hommage)가 아니다. 명백하게 목적하는 수취인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반드시 수취인에게 도달해야만 하는 등기우편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우편함에 넣지 않고 수취인에게 직접 전달해야 하며, 기록을 남겨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떤 내용의 것을 언제 누가 누구에게 발송했는가 하는 사실을 공적인 입장에서 증명하는 우편제도인 내용증명의 그것과도 같은 것이어야 한다. TV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거실의 가구들은 TV를 중심으로 재배치되었고, 가정의 일정 역시 TV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었다.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방송은 공적인 표준시간을 일상생활에 침투시키는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대중이 보편적인 시간을 공유하게끔 했고, 일상생활이 인간의 욕구와는 무관한 방송 고유의 시간성에 의해 구조화되도록 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어떠한가? 보다 다양한 미디어 환경과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시간적 유연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개인적 차원의 시간적 통제력을 강화시켰고, 나아가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확장하면서 그 편향되고 집중된 TV 중심의 미디어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광고국 IAB(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에 따르면 미국의 광고시장은 (다소 과장이기는 하나) 이미 온라인으로 전면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는 바늘 가는 데 실 가는 것처럼, 소비자가 많은 곳에 광고 또한 따를 수밖에 없는 운명적 진리와도 같은 것임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지난 2월 18일 정보통신부가 국회에 보고한 ‘2005년 주요 11대 정책과제’에는 이미 미디어 시장의 핵으로 떠오른 DMB의 정책과제로 ‘이동멀티미디어 방송 도입 및 세계화’ 과제가 포함되었다. 바야흐로 미디어와 광고사의 역사가 새로 쓰이는 시대를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DMB의 탄생을 기점으로 미디어와 광고사를 가히 ‘B.D.(Before DMB)’와 ‘A.D.(Anno DMB)’로 나누어도 될 만큼 역사적인 가치의 사건이자, 바로 그 자체가 역사라 할 것이다. DMB시대 광고 맛보기, Clickable AD UV사의 또 다른 광고상품인 Shoshtv HD는 매체의 첨단기술 도래 이후에 크리에이티브가 무엇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Shoshtv HD의 데모를 보면 비디오 클립 내에서 상영되고 있는 광고 아이템의 일부가 자연스럽게 비디오 클립 화면 밖으로 나오면서 소비자의 주목도를 높이고 호기심을 자극한다<그림 3>. 이는 DMB시대의 광고 형태를 인터넷상에서 구현한 형태라 할 수 있는데, 현재는 인터넷 상에 국한된 이러한 형태의 광고가 DMB시대에서는 TV에서 가능해진다. 한편 DMB 환경에서 광고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①Banner on EPG(Electric Program Guide), ②CM on EPG, ③Banner on Station Break, ④Banner or CM on Channel EPG, ⑤CIP(CM in Program), ⑥CIC(CM in CM)와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광고 종류와 방법은 기존의 온라인 광고와 별다를 바가 없다. 다만 좀더 쌍방향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것, 커머스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광고와의 차이점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에서 이러한 광고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초기에는 호기심에서 이것저것 클릭해보면서 광고주가 준비한 메시지를 따라 TV속의 광고주 전용공간인 DAL까지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기심 정도로는 현재의 광고 운명처럼 오래지 않아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므로 여타의 수많은 광고물들과 경쟁하면서 계속해서 소비자의 눈길을 붙들어 두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얼마나 즐거운 마음으로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하느냐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하자면 첨단 매체의 기술로 이룩한 문명의 이기만으로는 부족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인데, 바로 여기에 DMB시대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이 있다 할 수 있다. DMB시대에 달라지는 크리에이티브 환경 기존의 미디어가 정해진 시간에 TV앞에 앉아야 시청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DMB는 언제 어디서나 정지 또는 이동 중에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편재성(Ubiquitous)이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DMB시대의 크리에이티브 환경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앰비언트(Ambient)2)가 더욱 부각, 확산될 것이라는 점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고객경험관리가 대두될 것이라는 점이다. 즉 기존의 기업들이 방대한 고객정보를 보유하고 고객지향의 마케팅을 추구하면서 등장한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는 좀더 세련된 방법으로 진일보된 고객지향의 마케팅인 고객경험관리(CEM :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로 대체될 것이고,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도구가 앰비언트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서 브랜드와 고객이 접하게 되는 순간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의 경험을 디자인하고 관리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CEM은 모든 접점에서 고객과 관계를 맺게 해주고 각기 다른 고객 경험요소를 서로 통합한다. 제품 판매 이전과 이후에도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도록 유도, 고객이 감동적인 경험을 갖도록 해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작물 자체의 크리에이티브가 집행 장소와 시너지를 이루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게 되는 앰비언트광고는 메시지의 목적과 소비자의 상황에 맞게 적절한 장소에 링크시키는 효과적인 실행 도구로 등장할 것이다.
인터넷 전문조사업체 주피터 커뮤니케이션(Jupiter Communi-cations)은 뉴미디어의 핵심적 성공 요인으로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을 꼽는다. 이처럼 뉴미어의 성공 요건 중 시설·장비 등 기술력은 25%에 불과하고, 70%는 미디어 기획·최적화 등 콘텐츠의 기획·제작·보급이 좌우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를 보면 결국 새로운 첨단 매체 시대에서는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 안에, 혹은 콘텐츠 자체가 바로 크리에이티브여야 한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상품의 범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즐거움을 추구하고 감성을 소비하는 시청자(소비자)를 향해 영점조정을 하고 정조준하는 것으로, ‘콘텐츠 안에 광고가 있고 크리에이티브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콘텐츠를 ‘소비자의 경험을 스타일화할 수 있는 자사 브랜드만의 그 무엇’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의 경험을 사회문화적(Socio-Culture)상황으로 연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곧 고객의 관심으로부터 출발하는 인간 중심의 마케팅이며, 상이한 영역들의 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존재하지 않는 가치를 새롭게 더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상품의 이미지를 콘텐츠화하는 작업이야말로 미디어를 엔진으로 하여 DMB시대의 광고시장의 활로를 마련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 전망할 수 있다. 시청자는 TV를 볼 때 줄거리나 배경 외에 부수적 정보를 습득하게 마련인데, 이 부수적 정보의 습득은 TV에 나타난 사실이나 행위자들의 행위의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Potter는 TV에서의 노출이 실세계에 대한 일차적 또는 이차적 믿음에 대한 영향으로 보고 그 과정을 학습과정, 구성과정, 그리고 일반화 과정으로 나눈다. 학습과정은 시청자가 TV에 노출되면서 얻게 되는 상징세계에 대한, 그 내용에 대한 인식을 얻게 되는 과정이고, 구성과정은 TV의 상징세계에 대한 일차적 또는 이차적 믿음으로부터 실세계에 대한 일차적 또는 이차적 믿음을 얻게 되는 과정이다. 또한 일반화 과정은 TV의 상징세계 또는 실세계에 대한 인식 속에서 구체적 사실에 해당하는 일차적 믿음으로부터 추상적 관념에 해당하는 이차적 믿음을 개발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것은 상품만의 이미지나 정보가 주된 메시지인 기존의 광고에서는 얻기 힘든 효과다.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타나는 것이며 사람들이 TV에서 보는 것이 일상현실과 일치할 때 이 효과는 공명(共鳴)되어 증폭된다.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배경이나 상품이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뉴미디어 비즈니스는 Contents ⇒ Connection ⇒ Community ⇒Creation(수요창출, 수요자 재생산) ⇒ Customer Satisfaction의 과정을 동반하는데, 이 중 콘텐츠를 구성(Constitution)하고 선보이는(Communication) 과정 속에서 크리에이티브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때의 광고제작자는 콘텐츠 애니메이터(Animator; 생기를 주는 사람, 고무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체계적으로 콘텐츠를 환원하고 축적하면서 콘텐츠 제작자들이 만들어 내는 잠재적인 형태의 광고를 계발하여 상품으로 개발3)하고 연결짓는 콘텐츠 애니메이터와 기획자의 프로세스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또한 콘텐츠 생산의 각 단계와 과정에서 Pre & Post-Production을 아우르는 기획 및 미디어 테크놀로지 기술 등을 포함해 각 과정을 분업화하고 전문화한 형태로 인적 자본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는 더 이상 매개의 역할을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으며, 콘텐츠는 광고와 분리된 별도의 그 무엇이 아니다. 이에 DMB시대의 광고제작자는 콘텐츠를 자원화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광고제작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DMB의 핵심 성공요인인 콘텐츠에 대한 경제적, 문화적 마인드가 도입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잠재적 콘텐츠를 구별할 수 있는 심미안과 선구안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이를 경제적 가치를 지닌 (광고)상품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콘텐츠는 제2의 생산적 기능을 담당하면서 DMB시대 크리에이티브의 핵으로 떠오를 것이다.
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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