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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두 아이의 엄마인 전업주부 A씨. 그녀는 최근 가입한 디지털 케이블TV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남편의 출근길을 살피기 위해 데이터 채널을 열어 교통정보와 날씨정보를 체크한다. 오전에는 케이블의 요리채널을 즐겨보는 A씨. TV화면 상단에는 지금 요리중인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주문 버튼이 걸려 있다. 구매하기로 결정하고 주문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 정보 입력과 결제 창이 뜬다. 그녀는 휴대폰 결제로 할지 신용카드 결제로 할지 고민 후 휴대폰 결제로 결정, TV와 디지털 셋업박스 겸용 리모콘으로 휴대폰 번호와 배송지 주소를 입력한다. 승인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휴대폰 결제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자주 써왔기 때문에 이용이 어렵지 않다. 오후가 되자 TV를 보던 아이들이 피자를 사달라고 아우성이다. 때마침 프로그램 중간에 피자광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주문배달로 유명한 이 피자 광고는 TV를 통해 주문까지 할 수 있다. 그 덕에 통화료를 지불할 필요 없이 리모콘 하나로 주문을 끝냈다. 늦은 오후가 되자 이 지역 디지털 케이블TV 서비스의 하나인 SMS(단문메시지) 기능을 통해 신규 메시지가 도착했음을 알리는 붉은 버튼이 깜박인다. 메시지 보기 버튼을 선택하자 아파트 상가 내에서 바자회 개최를 알리는 안내 창이 방송프로그램 위로 연하게 뜬다. #2 : 독신남 B씨. 그는 자동차광(狂)이고, 신기술의 서비스가 등장하면 바로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이다. 즐겨보는 채널은 자동차·스포츠·게임이고, 인터넷커뮤니티 활동에도 열성적이다. 위의 두 사례는 디지털 케이블TV와 위성 및 지상파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가 본격 상용화하는, 머지 않은 미래를 가정한 것이다. 수용자 요구 즉각 반영되는 ‘Pointcasting’ 구현 방송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변화를 맞았다. 우선 우리나라 전체 TV시청가구의 70%를 점유한 케이블TV가 양방향이 가능한 디지털 케이블TV로 변신한다. 디지털 케이블TV에서는 100여 개 비디오 채널, 데이터 서비스, 주문형 비디오(VOD), 오디오 채널(음악전용채널), T-커머스, T-거번먼트 등이 가능하다. 셋업박스 하나로 초고속 인터넷과 방송, 인터넷 전화(VoIP)를 쓸 수 있는 결합서비스인 TPS(Triple Play Service)는 올 하반기부터 가시화된다. 디지털 케이블은 케이블망(HFC망)을 통해 시청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데, 대역폭이 허용하고 방송법에 준하는 선에서 TV포털을 통한 웹 접속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의 양방향성 - 위성은 리턴패스(Return Pass)의 한계를 지닌다 - 과는 비교할 수 없는 케이블만의 강점이다. 디지털방송에서 수용자, 즉 시청자는 개개인의 성향과 요구를 표출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인터넷 문화를 통해 ‘네티즌’이라 불리는 3,000만 인구는 개방성·다양성·독립성·즉시성·즉흥성·감성성 등의 특징을 보여주었다. 또한 인터넷 문화의 영향인지, 세대가 바뀌어서인지 TV 시청자 역시 관심사가 개인화, 다변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시청률 조사에 조사에서 과거와 같이 30~40%대 시청률을 보기가 어렵고, 아무리 인기 있는 지상파 방송물이라 해도 10대, 20대의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점 등이 이를 반증한다. 이에 인터넷에서 개인을 노출하고 참여하는 데 익숙한 세대가 TV에서도 가능하다면 자신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반응할 것이다. 이 같은 방송환경은 기존 방송광고의 소멸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1대 다(多)의, 감성을 호소하는 15초짜리의 무차별적인 노출식 광고는 비용 대비 효율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디지털 케이블TV와 디지털 위성방송 역시 가입자의 위치기반형 방송과 광고가 가능하다. 가입자 주소지와 셋업박스의 수신제한시스템(CAS)을 통해 재난방송 등 해당 지역 방송이 가능해지는 만큼 후차적으로 광고 역시 세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고정형 TV방송에서의 기존 광고는 개인 저장장치인 PVR(Personal Video Recorder)이 도입되면 광고물을 건너뛰는 ‘퀵스킵(Quick Skip)’의 기능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방송물이나 채널처럼 광고 역시 개인에 타깃팅되고, 이성적이며 고도화된 마케팅이 발휘되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양방향 광고에는 이성에 호소하는 광고가 적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케이블의 양방향 광고는 2차, 3차 화면, DAL (Dedicated Advertiser Location: 광고주 전용 공간) 등 주파수 대역폭이 허락하는 선에서 상품과 회사에 대한 정보를 보다 충실하고 상세하게 전달할 수 있는데, 이는 즉각적인 상품 판매보다는 고객의 브랜드나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는 데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방송 환경에서는 시청자의 정보가 인터넷 환경에서처럼 데이터 베이스로 집적된다. 개인의 주 시청프로, 주 시청시간대와 시청시간, 광고 시청 빈도 수, 양방향 광고(배너·프로그램 연동·광고 연동·데이터 채널 연동 등)에 대한 반응도, T-커머스의 경우 주문 횟수, 전자쿠폰(e쿠폰)에 대한 반응도 등 취향과 선호도, 그리고 라이프스타일까지 자동화되어 DB로 남는다. 이는 방송사의 재산인 동시에 광고회사·광고주에게도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그럼 해외의 양방향 광고 사례를 잠깐 보자. 2000년 3월부터 양방향 광고를 시작해 2004년 5월까지 158개 사의 450개 광고를 집행한 영국의 BskyB(2003년 10월 기준 가입자 700만)에 따르면 ‘혼다’의 자동차 브랜드 DAL광고에 25만 명이 접속해 시청했고, DAL에 평균 2.5분을 체류했다. 그런데 광고시청자 97%가 본인의 DAL 시청 경험에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DAL에서 브로셔 DVD를 요청한 사람은 1만 명이었다. 이 같은 반응률은 전통적인 자동차 광고의 반응률보다 5배가 많은 것이라고 BskyB는 전했다. 한편 ‘킷캣(KitKat)’ 초콜릿의 경우 신제품 출시 광고를 청소년층에 맞는 게임형태로 진행한 결과 29만 7,398명이 최소 1분 이상 게임을 즐겼고, 같은 게임을 온라인에서 선보였을 때보다 43배나 많은 사람이 참가했다. 참여자의 평균 광고 이용시간은 13분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이벤트 참가자는 비참가자에 비해 킷캣을 ‘새롭고(Innovative) 좋은(Good Quality)’ 이미지로 기억했다는 조사 결과를 비공식적으로 밝혔다. <미디어위크> 등 영국의 보도에 따르면 양방향 광고주들은 주로 상품의 브로셔나 샘플을 배포하는 데에 양방향 광고를 활용하는데, 그 반응률이 기존 방식보다 3~5배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 연령·성별·종교 등 타깃층의 성향을 파악하고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서도 양방향 광고 얘기가 나온 지는 꽤 오래지만 법과 제도 환경이 늦춰지면서 올해 들어서야 봉우리를 틔우게 된다. 그러나 ‘디지털방송의 꽃’이라는 데이터 방송과 신규 수입원으로 자리할 양방향 광고가 만개하기에는 아직도 규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초기화면의 1/4 크기 동영상 금지나 데이터 채널을 통한 인터넷 접속 차단, T-Commerce 승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통신사업자가 통신 부가서비스의 하나라고 주장, 케이블방송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IP-TV가 도입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기존 데이터 방송의 규제 정책도 빠르게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바야흐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 속에서 광고도 진정한 변화·변혁의 시기를 맞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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