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02 : Marketing Guide -‘Gap’ 세대, 2534주부 연구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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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Guide- ‘Gap’ 세대, 2534주부 연구
  ‘앞치마를 두른 공주’들의 의식과 생활
 
정 미 정 대리 | CS1팀
mijoung@lgad.lg.co.kr
 
1. 들어가며

본 연구는 2004년 마케팅본부에서 각 6개 CS팀별로 실시한 타깃 트렌드 연구의 한 부분으로, 2534 주부에 대한 연구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주요 소비활동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25~34세의 전업주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수립 및 실행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에 거주하는 만 25~34세의 자녀가 있는 전업주부 8명을 대상으로 개별 심층 인터뷰(3회), FGI(Focus Group Interview), 하루 생활 기록보고, 자유주제 글쓰기 등이 이용되었다. 이를 토대로 <그림 1>과 같은 프레임을 통해 2534주부의 꿈과 현실, 그리고 그 간격으로 인해 나타나는 특성을 생활·커뮤니케이션·소비 등의 측면에서 파악하고자 했다.

2. 2534 주부의 꿈과 이상

성장 배경: ‘사회적 관심’에서 ‘개인적 욕구’로
94년 ‘트윈엑스’ 화장품 광고에 쓰이면서부터 통용되기 시작한 X세대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386세대와는 구별되는 탈권위주의, 자유분방함, 뚜렷한 개성 등으로 상징되는 1970년대 생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군사정권의 교체와 경제적 팽창에 따른 물질숭배의 정서 속에서 성장한 세대로, 이전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대학생활을 보냈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 인터넷 문화의 발달, 삐삐와 휴대폰의 사용은 이들을 대중문화와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집단으로 성장시켰다. 또한 노래방·비디오방 등의 ‘방문화’는 유희와 오락에 새로운 형태를 제공해 주었다. 2534주부는 바로 이러한 세대에 속하는 것이다.

영원한 준거집단 ‘프리웨딩'
성공적인 결혼과 사회적 성공. 두 가지 모두를 이루고 싶었던 ‘프리웨딩’은 2534 전업주부들의 영원한 준거집단이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두 가지 큰 변화는 2534주부에게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프리웨딩을 동경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단지 자기 자신만이 중요했던 결혼 전의 자유로운 시절을 그리워하며, 자기 직업을 가지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 미혼친구를 부러워하는 것이다.


평등한 결혼생활과 전문직의 당당한 모습: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여성의 정체성에 관한 다양한 문화담론 및 페미니즘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던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2534주부들은 졸업 후 당당하고 전문적인 여성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꿈꾸었다. 이들이 대학시절에 읽었던 전경린·은희경·공지영 등 베스트셀러 작가의 소설 속에서 표현되는 이상적인 여성들은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자기표현을 분명하게 하며, 욕구에 충실한 인물들이다. 2534주부들은 대중문화 및 사회 전반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과 홀로 서기에 대한 강한 인식을 가지도록 재(再)사회화되었다.

3. 2534 주부의 현실과 의무: 육아·살림·남편·시댁

앞서 살펴본 자유로운 성장환경으로 인해 2534주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사회제도와 의무들은 여전히 존재함으로써 이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압력으로 다가온다.

육아 -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특히 자기생활, 자아에의 욕구가 강한 2534주부에게 있어서 아이의 존재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아직까지 육아는 엄마의 책임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전업주부의 경우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심각하다. 이들 대부분이 출산 후 1년 정도 심한 우울증을 겪고, 아이가 자신의 생활을 제약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전업주부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24시간 보살피기보다는 아기의 돌이 지나면 대부분이 놀이방이나 어린이방에 맡기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무리 전업주부라고 해도 자신만의 생활과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며, 육아의 부담에서 가벼워지고자 하는 것을 말해준다.

살림 - ‘잘 못하는’, 그리고 ‘표도 안 나는’ 집안일
남편의 가사 참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전업주부의 경우 가사는 전적으로 주부의 책임으로 돌아오게 된다. 남편이 작은 집안 일 한번 해주는 것은 큰 생색이 나지만, 본인이 하루 종일 하는 가사노동은 아무도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 못할 뿐 아니라, 하루 종일 해도 표도 안 나는 집안 일이 2534주부에게는 벗어나고 싶은 의무인 것이다.

남편 - 언제나 평행선
남편의 과중한 업무와 늦은 퇴근, 대화부족 등으로 인해 평등성과 친밀성이라는 현대적인 부부 중심 핵가족의 이상향은 2534주부에게 있어서 ‘이루지 못한 꿈’이 되고 있다. 2534주부들은 남편과 집안일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싶어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전적으로 집안일을 맡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주기를 기대한다.

시댁 - 여전히 부담스런 시어머니, 오히려 친근해진 친정엄마
‘고부간의 갈등’은 옛말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결혼 후 시부모와의 관계는 주부들에게 커다란 숙제이다. 대부분의 2534주부들이 결혼 후 시부모와의 갈등을 겪고 있는데, 특히 함께 사는 경우 그러한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그러나 1~2년의 적응기와 출산으로 인한 변화 등을 겪으면서 상황에 적응하며 관계를 안정시키고 여유 있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혼 이전에 소원했던 친정엄마의 경우는 오히려 대화도 더 많아지고 친구같이 지내는 경향이 나타났다.

4. 2534주부의 좌절과 갈등

이들과 같은 전업주부의 경우 결혼은 이전까지의 삶과의 단절을 의미하며, 자신의 핵가족뿐 아니라 시댁에서의 역할 등 새로운 역할과 관련된 정체성의 형성과 변화를 야기한다. 자신이 형성한 새로운 가족에서는 어머니와 아내로서, 그리고 가정주부로서의 역할을 새롭게 받아들여 그와 관련된 정체성을 수용하게 되며, 시댁에서는 며느리의 역할을 새롭게 습득해 그와 관련된 정체성을 수용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인 2534주부의 경우 채워지지 않는 이상과 감당하기 어려운 의무는 서로 갈등을 일으키며 좌절감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는데, 그러한 것들이 특정 형태로 생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5. 2534주부의 Keyword

앞에서 살펴본 2534주부의 특성을 바탕으로 이들을 ‘Gap’ 세대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GAP Housewives’에서 ‘GAP’은 ‘Grow into Aproned Princess’의 약자로, ‘앞치마를 두른 공주가 된’ 2534 주부를 표현한다.
이는 2534주부 세대가 풍요·자유·소비문화를 향유한 탈 이데올로기 시대의 주부로서, ‘주부’라는 입장에서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GAP)를 가장 크게 느끼는 세대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세대 특성으로 자기중심적이고 당당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을 반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주부에게 강요되는 여러 가지 의무는 변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마음은 이기적인 공주지만 현실적으로는 앞치마를 두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6. 생활·커뮤니케이션·소비 측면에서의 2534주부

2534주부의 생활과 문화
생활자로서 2534주부들은 지속적인 자기계발, 경제적 독립을 위한 창업, 자녀에 대한 교육열, 외모에 대한 열중, 남자친구 등에 대한 욕구를 보여주고 있다.
자아가 강한 2534주부들은 자기계발의 필요성에 대해서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자기 시간을 갖고,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재취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선택함으로써 경제적 독립과 자아실현의 욕구를 실현하고자 했다. 창업의 이유로는 자신의 정체성 확립과 가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꼽았다. 이들은 그러면서 안정적인 40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듯이 보였다.
꿈의 좌절을 현실 속에서 인식한 2534주부에게 있어서는 자녀의 성공은 곧 나의 성공, 즉 삶의 정체성을 자녀의 교육적 성취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열망이 누구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은 남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과시적인 성향, 그리고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자기 과시적인 성향은 2534주부의 외모에 대한 집착에서도 나타난다. 주부들 사이에 불기 시작한 요가열풍은 폭발적이라 할 수 있는데, ‘황신혜 비디오’와 같이 집안에서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 어필하고 있었다. 이들은 성형수술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외모 가꾸기는 남에게 자신을 인정받는 동시에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는 주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이는 것과 달리 남자친구가 있는 2534주부는 많지 않은 듯하다. 아직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육아 등 본인이 감당하기 벅찬 일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것 같았다. 이들은 설레는 감정을 다시 가지고 싶고, 여성으로서 인정받고 싶을 때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지만, 깊은 관계보다는 가끔 가볍게 대화할 수 있는 정도의 이성친구의 느낌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2534주부가 현재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는 여행이 꼽혔다. 이는 매일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일상생활 및 여러 가지 의무들에서 탈피하고 싶은 욕망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케이션
2534주부들은 자아가 강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대학동창 모임 등에 나갈 때 본인이 어떻게 보일지에 많은 신경을 썼으며, 일부 주부들은 이런 모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반면, 아파트 생활이 중산층의 전형적인 모델이 되면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또래 주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생활수준이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동질감을 느끼고,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편안하게 수다를 떠는 것을 일상화하고 있었다.
이들은 또한 드라마 매니아들이었는데, 그 이유는 드라마에서 보이는 사랑·불륜 이야기 등을 통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과 함께 결혼 전에 느꼈던 설레는 마음을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느끼고 싶어 했다.
또한 인터넷도 커뮤니케이션의 한 수단으로 명확하게 자리 매김하고 있었다. 많은 주부들이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것은 물론, 육아용품 및 주부 관련 포털 사이트 등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커뮤니티에도 참가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인터넷이라는 쌍방향 채널을 통해서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차단된 사회적 영역을 재확대하는 것이라 해석된다(자료원: 2003 CPR).


소비
물질만능주의와 풍요를 누린 세대, 본격적인 소비세대인 2534주부에게 돈은 사회적 지위의 척도이자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한다.
이들에게 쇼핑은 하나의 놀이 활동으로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도 백화점 같은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생활용품 및 소비재는 할인점에서, 옷이나 선물은 백화점에서 주로 구입하는 것으로 볼 때 과시적 소비보다는 오히려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명품에 대한 생각에서도 나타나는데, 2534주부에 있어서 명품의 의미는 이를 반드시 소유하겠다는 것보다는 명품을 소유할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능력이 됨을 의미했다. 결혼 후보다 결혼 전에 오히려 명품을 많이 구입하고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결혼 후에는 많은 돈을 가족이 아닌 자신에게만 투자하는 것을 선뜻 용납하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트렌드인 웰빙과 관련, 2534주부들은 유기농 제품을 적당히 이용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등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웰빙은 어떤 거창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과 가족의 건전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현재의 웰빙이라는 것이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7. 맺으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534주부들은 그들만의 성장 배경으로 인해 자의식은 강한 세대이지만, 현실적으로 주부라는 역할과 의무를 수행해야 함에 있어서 이전 세대의 주부보다 더 큰 갈등을 겪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시기적으로 보면 결혼하기 이전인 프리웨딩의 자유와 가능성을 동경하고, 평등한 결혼생활 및 전문직의 당당한 모습을 그려왔으나, 현실적으로는 육아·살림·남편·시댁이라는 기존의 의무들이 존재함으로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 큰 간격(GAP)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취업주부가 점점 증가하고, 전업주부는 놀고먹는다는 인식이 팽배해 가는 이때에 2534주부들이 건전한 정체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지속적으로 ‘나’의 존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언젠가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마음속에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이전 세대보다 독립적인 자아가 강한 이들 주부들의 노력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취업주부와의 비교 연구를 통해서도 이러한 현상들을 의미 있게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자세한 내용은 LG애드 CCR(Consumer Culture Research) 보고서 Vol.3 ‘이브의 반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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