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02 : Case Study - Puma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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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_Puma
 
  소비자의 Needs와 Wants를 읽어라
 
김 원 규 | communications "Of Course" 대표
wkklm@ofcourse.co.kr
 
3, 4년 전에 푸마(PUMA)가 우리나라의 ‘패션코드’가 된 적이 있었다. 신촌의 대학가나 압구정동에서 푸마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스니커즈를 신은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패션 풍경이었다. 당시 푸마는, 소위 ‘잘 나간다’는 축에 끼기 위한 패션 필수품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그것은 마치 티핑(Tipping) 포인트처럼, 푸마라는 브랜드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결과였다.
푸마라는 브랜드는 사실 그렇게 감각적이라든가 브랜드 파워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더 냉혹하게 말하면, 거의 잊혀져 갔던 브랜드였다. 그러던 푸마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까지만 해도 푸마코리아는 연 매출 100억 원 정도에 그쳐, 국내 스포츠 브랜드 중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런 브랜드가 이랜드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이미지 개선을 위해 신세대 지향적인 마케팅 노력을 경주했던 것이 주효하기 시작했다.
10대들의 문화코드인 힙합을 활용하여 타깃들을 유혹했고, 스포츠 전문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보다는 젊은 층의 기호에 맞추는 데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특히 남녀 구성비에서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남녀 비율이 7대 3 정도였지만, 10~20대 여성 타깃들이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구성비는 2대 8로,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 대역전을 가져온 것이다. 성비의 역전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고, 브랜드 리포지셔닝에 결정적인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이런 여성 타깃의 스포츠 브랜드 선호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난 특수한 상황이 아니었다. 세계적으로도 여성들이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고, 운동에 대한 니즈가 발생함에 따라 자연히 스포츠 웨어가 여성에게도 어필하게 되었다. 심지어 파리의 멋쟁이들은 정장에 스니커즈를 신고 활보하는가 하면, 정장 상의와 푸마의 트레이닝복을 멋지게 코디해 입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어제의 푸마와 오늘의 푸마

독일 헤르초겐나흐라흐(Herzogenaurach)에 본사를 두고 있는 푸마는 현재 전세계 8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스포츠용품 회사다. 1924년 독일에서 야심 찬 계획을 가지고 출범한 브랜드로, 당시엔 오늘날의 푸마라는 이름이 아닌 ‘Gebru쮌er Dassler Schuhfabrik’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마케팅의 개념이 전무한 채, 스포츠 전문회사로의 기술과 노하우만으로 출범했던 이 회사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육상선수 오웬스(Jesse Owens)가 다슬러(Dassler) 운동화를 신고 금메달을 4개나 따면서부터였다. 올림픽 4관왕의 기록과 영광을 만들어 낸 운동화가 바로 이 푸마라는 사실을 목격한 사람들은 그를 흉내 내기 위해 앞 다퉈 푸마를 찾았다. 운동선수는 물론, 생활체육 현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그를 따라 푸마의 고객이 된 것인데, 이러한 현상은 그때나 지금이나 스타 마케팅이 주효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푸마가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48년부터였다. 1948년에 ‘PUMA Schuhfabrik Rudolf Dassler’라는 이름을 사용하다가, 사람들이 그냥 푸마라고 간단히 부르기 시작하자 회사 이름도 오늘의 푸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뒤에 붙은 태그들은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푸마가 전세계 사람들에게 유명세를 탄 사건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독일 축구의 영원한 라이벌인 브라질의 한 선수로부터 시작되었다. 푸마는 스타 마케팅 차원에서 유망 선수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았는데, 그 중 한 선수가 바로 브라질의 축구 영웅 펠레였다. 펠레가 조국 브라질을 월드컵에서 우승시킨 그 현장에 푸마가 함께 했던 것이다(1962 칠레월드컵). 축구황제 펠레가 신은 푸마는 이로써 전세계 축구 매니아들의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가 되었고, 축구가 행해지고 있는 지구촌 어디를 가도 푸마는 살아 있는 전설이 되기 시작했다.
이런 발전에 힘입어 60년대 후반에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여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다가 80년대 중반부터는 완전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때 푸마는 브랜드 이미지나 디자인보다는 오직 품질만이 난국을 타파할 수 있는 길이라 믿고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그때 이미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의 경쟁 브랜드들은 스포츠의 정통성보다 패션성을 강조하면서 대중과 영합하는 전략을 선택해 차츰 성장해가고 있었다. 한때 정상에서 호령하던 푸마는 회생불능의 나락에 빠져 가고 있었으니, 타깃의 니즈와는 거리가 있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에 푸마는 1993년에 이르러서 소비자 마케팅에 가장 근접한 인물을 영입해 대변신을 꾀하기 시작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P&G의 마케팅 이사인 요헨 자이츠(Jochen Zeitz)였다. 그는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과감한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인원을 정리하고 공장의 수를 줄이는 외형적인 변화는 물론, 품질 우선주의에서 디자인 우선으로 급선회하게 했다. 또한 브랜드 리포지셔닝 계획을 수립하고 디자인에 대한 R&D를 대폭 강화하며, 브랜드 이미지 정립을 위해서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병행하기도 했다.

Jil Sander와의 운명적인 만남

오늘날 푸마의 성공을 말하는 데 있어 질 샌더(JIL SANDER)를 빼놓고는 논할 수가 없다. 독일 출신 미국 디자이너로, 미니멀리즘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그녀는 미국에서 의상을 전공하고 패션기자로 활동하면서 패션사업에 대한 안목을 키워갔다. 특히 25세 때 독일에서는 대량 생산되는 기성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 착안해 자신의 부티크를 열어 프랑스의 고급의상을 수입해서 팔기도 했다. 이렇게 패션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그녀는 드디어 1973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내놓기에 이른다. ‘Jil Sander’는 초기 그녀의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디자인적인 요소보다는 사업성에 무게를 두고 현실감 있는 디자인으로 대중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심플하고 절제되어 있는 미니멀리즘과 순수함을 추구하며, 섬유학 전공자답게 신소재 개발에도 뛰어나 매 컬렉션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디자이너로 각광받았다.
이런 그녀와 푸마와의 결합은 환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기능성 위주의 푸마 운동화를 젊은 감각에 어필하는 스니커즈로 둔갑시켜 놓았다. 이는 단순히 스니커즈의 유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통 스포츠 브랜드의 패션화와 고급화를 통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낸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때마침 젊은이들에게 불어온 캐주얼리즘과 궤를 함께 하면서 전세계 패션시장을 강타했고, 이로 인해 스포츠 웨어 시장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양대 빅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까지도 그간의 고집을 접고, 마침내 일본출신의 미야케 잇세이(三宅一生), 그리고 야마모토 요지(山本耀司)라는 걸출한 패션 디자이너들과 손잡았던 것이다.
질 샌더와 푸마의 만남은 단순히 스포츠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만남이 아닌, 우리 시대에 새로운 패션 아이콘을 만들어냈다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런 크로스 오버적인 시도와 도전이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다양한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되며, 기업에게는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를 발견하고 또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선점하는 브랜드가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남겼다.

패션 리더를 잡아라!

푸마의 광고 캠페인을 보면 타깃들의 감성에 어필하고자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품을 팔지 않고 이미지를 팔려고 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드릴을 단순히 구멍을 파는 기계로 팔지 않고 여름휴가 때 애인과 찍은 사진을 걸게 하는 도구로 파는 것과 같은 논리다.
푸마는 전통적인 스포츠 브랜드 이미지에서 패션 이미지로 전환한 것을 계기로 경쟁사가 한 자릿수 성장을 하는 동안 두 자릿수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광고에서도 일관성 있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경영혁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공격적인 광고전을 벌이고 있는 것인데, 이 캠페인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 변신에 대 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한 이 캠페인은 그간 쇠락의 늪에 빠져 있던 푸마가 당당히 정상의 위치에 올라 경쟁사들과 치열한 각축을 벌이게 하는 첨병 역할에도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안주하고 있던 선발 브랜드들의 위치를 크게 위협하는 정도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광고 1~6>을 보면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로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브랜드에 대한 전략 자체가 180도 바뀐 상황이지만, 비주얼에서 연상되는 것은 강한 패션 아이콘이다. 특히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타깃들의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 속에 제품이 녹아 들어가 있다.
강제로 보이려 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뭔가 계산된 노림수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광고를 자꾸 보면 자연스럽게 내 생활의 일부분처럼 느껴지고, 내 삶의 일부였으면 하는 바람이 들게 한다. 정말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모습도 아니고, 일상적인, 어찌 보면 너무나 노멀해서 이 광고가 무슨 임팩트가 있을까 하는 우려마저 생길 정도이다. 그러나 자기의 삶을 즐기고 있는 광고 속의 등장인물들은 우리와 멀리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내 친구이며, 내가 사랑하는 연인이며,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광고의 헤드라인 성격으로 있는 카피도 ‘Hello’가 전부다. 광고 속의 캐릭터들끼리 하는 인사일 수도 있고, 푸마가 소비자들에게 하는 인사일 수도 있으며, 또한 나와 거리감이 없는 광고 속 인물과 나와의 인사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광고는 큰 장치나 반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쿨한 기분으로 접할 수 있는 광고요, ‘내 브랜드’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그런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광고 7~9>는 푸마의 또 하나의 야심작인 ‘96hours’의 광고다. 96hours는 스포츠에 대한 푸마의 비전과 디자이너 닐 배럿(Neil Barrett)의 패션감각이 만나 출시된 브랜드로, 현대적이고 혁신적이며, 도시적이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컬렉션이다. 특히 스타일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게 잘 맞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브랜드의 이름은 유명 스포츠인들이 자주 하는 약 ‘96시간의 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패셔너블하면서도 분주하고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에 필요한 편안함과 유연성이 뛰어나 항상 독립성을 추구하면서 남과 다르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현대인의 감각에 어필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 컨셉트에 맞는 크리에이티브로 전개된 이 시리즈는, 광고를 보는 순간 브랜드가 지향하는 점이 무엇인가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게 하고 있다.
월요일 아침 5시 30분에 출근을 서두르는 남자의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월요일 아침 6시에 비즈니스 여행을 떠나는 남자의 뒷모습에 슈트케이스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제품이 지향하고 있는 ‘분주하고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과장이나 꾸밈없이 보여줌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가 하면 월요일 밤 12시에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남자의 모습에서는 타깃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밀한 그 무엇을 던져준다. 시계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으로 보아, 약속한 여자 친구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연상돼 혼자 사는 남자의 독립성을 느끼게 하고 있다.

<광고 10~12>는 푸마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스포츠 정신을 살림과 동시에 패션 아이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캠페인이다. 비즈니스 정장을 하고 있는 일단의 무리들이 하는 행위를 보면 축구경기를 연상시킨다. 패스를 유도하는 모습이나, 서로 볼을 차지하기 위해 태클을 거는 모습으로 스포츠와 패션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또 다른 광고에서도 역시 푸마의 전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파티와 페스티벌에서도 돋보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캠페인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푸마가 최근에 거두고 있는 성공에 힘입은 자신감 있는 행보로 보인다.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푸마의 브랜드 역사를 보면 얼마나 소비자를 정확하게 읽느냐가 브랜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임을 알 수 있다. 즉 소비자의 ‘Needs와 Wants’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춰 한발 앞서가는 전략이야말로 PLC상의 그래프를 하강곡선에서 상승곡선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최상의 방법임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