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12 : Special Edition - 한국광고 바로보기 - 1. 한국 광고산업의 현황과 환경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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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 한국 광고 바로 보기1
 
  한국 광고산업의 현황과 환경
광고회사, 광고산업의 미래, 무엇으로 밝힐 것인가?
 
김 충 현 | 서강대 교수
chkim@ccs.sogang.ac.kr
 
장기적인 경기 침체, 특히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내수경기의 불황으로 인해 금년도 광고산업은 전체적으로 현상유지에도 급급한 형편이다. 2004년도 4대 매체 총 광고비는 전년 대비 1.4% 감소한 약 6조 6,111억 원(KADD 4대 매체 집계기준)으로 추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내년을 희망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뚜렷한 근거를 찾기도 쉽지 않다. 신용불량자 양산, 유가상승, 환율 불안, 설비투자 및 고용지표의 부진, 거기에 정치권의 이념논쟁 및 신문시장 개혁 등 광고산업과 관련해 여전히 어두운 전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듯싶다.
이에 여기서는 우리의 광고산업 전반에 대해 기술적 발전의 측면, 제도적 측면, 경영적 측면 등 몇 가지 관점에서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광고산업이 도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기술 환경, 경영 환경의 급변
‘디지털’로 대변되는 기술적 발전은 비단 광고산업뿐 아니라 모든 산업과 사회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미디어의 끊임없는 출현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형태의 변화와 함께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 패턴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와 행동까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즉 유비쿼터스 시대에 따른 커뮤니케이션의 즉시성과 상황성은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한계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디지털 기술에 의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인터넷·위성방송·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등 향후 광고매체 또는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활용도는 광고라는 업종 자체의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 할 것이며, 광고회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도전적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따라서 세분화·다양화되는 소비시장의 특성에 따라 4대 매체 중심적 광고에서 벗어나 적재적소에 필요한 매체나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며, 이에 따른 크리에이티브 및 컨텐츠의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IT산업의 선두주자이고, 소비자들의 기술적 혁신 수용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광고업계에서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경영적 측면에서는 우선 다국적 대규모 광고회사의 적극적 진출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WPP·Omnicom 등 외국계 미디어 에이전시의 진출 가속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추세는 결국 우리 광고업계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경쟁력 확보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것은 광고주의 브랜드를 육성하는 서비스의 질적 개선,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매체전략,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중간광고 및 방송광고 총량제 도입, 사전심의제도 개선, ABC의 확대 등 규제 관련 사안도 수반하는 것이라 하겠다. 특히 시행을 앞두고 있는 광고판매제도의 개선과 현재의 매체집행에 따른 커미션 제도로부터 합리성이 기반이 되는 피(Fee) 시스템으로의 전환 등이 그 주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광고전문가 출신 CEO 등장의 보편화는 글로벌 스탠더드 측면의 또 다른 추세로서,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종합 광고회사의 역할 변화 주목
최근 광고주를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 광고 또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및 효과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특히 IMF 외환사태 이후 광고에 대한 투자비용을 합리적으로 집행하려는 경향을 비롯해 미디어 계획에 대한 정확한 자료나 보고서 등 숫자를 요구하는 클라이언트가 늘어가는 추세이다. 그런데 이는 결국 투자성과를 평가하겠다는 것으로서, 필연적인 현상이며 긍정적 변화라고 이해할 수 있다.
사실 그 동안 광고나 마케팅의 각 분야에서 낭비적 요소가 없지 않았다. 이미 디지털 시대에 진입해 그에 따른 기술적 발전, 또 그로부터 초래되는 소비자 변화, 그리고 시장환경의 변화는 이미 거부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 접근법에 익숙한 광고·마케팅 관련자들의 관습은 효율이나 효과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현상에 따라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집단보다는 가족이나 개인의 니즈나 취향이 더 중요하게 됨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도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여러 형태의 다양한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또한 이들의 시장정보에 대한 접근성이나 비용의 최소화가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마케팅 활동을 위해서는 제품에 따라 타깃을 세분화하여 접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특히 신제품이나 브랜드 런칭 시 대중광고만에 의존하기에는 시장상황이 너무도 많이 바뀌었다. 주로 대중매체에 의존하는 대중적 접근법의 광고나 마케팅은 이미 변화된 환경의 소비자에게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차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교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투자에 대한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로 모호한 커뮤니케이션적인 지표에 그 성과를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는 이러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IMC는 다매체·다채널이라는 디지털 시대, ROI(Return On Investment)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광고와 마케팅의 책무성(Accountability)이 강조되는 시대, 차별화된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을 통해 고객만족 및 관계형성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시장에 매우 적합한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고객에 대해 차별화된 마케팅 또는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이러한 접근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직도 기초적이며 초보적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그런데 최근 들어, 소위 말하는 BTL(Below the Line)적인 매체의 활용도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것도 IMC 접근법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블로그·PPL·E-Mail·이벤트·스폰서십·스포츠 마케팅·입소문 마케팅 등이 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라든지, 무가지나 변형된 형태의 광고, 그리고 광고활동의 변두리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프로모션 분야가 광고회사의 주요 분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현상 등은 업계가 IMC의 중요성을 나름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미디어 에이전시나 부동산과 헬스케어 전문회사의 등장, 종합 광고회사의 협력사로 인식되던 크리에이티브 부티크와 이벤트 기획사 등 전문업체들이 부상하면서 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전반적인 변화를 감안할 때 이제 과연 종합 광고회사의 기능이나 업종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며,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 광고주와의 생산적 파트너 관계를 형성할 것인지 면밀한 검토와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제도 갖춰야
한편 외국계 다국적 광고회사의 국내 진출로 인한 세계화에 대응해 국내 회사의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그 동안 국내 광고회사들은 세계 10위권으로 자리 잡은 한국 광고시장의 성장 원동력으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광고시장만을 대상으로 활동할 것이 아니라 해외시장, 특히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이나 인도 시장 등 아시아의 신흥 광고시장에 주목할 만하다. 마침 지난 9월 9일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중국 베이징의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제39회 세계광고대회(IAA)에서 중국광고협회와 ‘한·중 광고산업교류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1992년의 한국과 중국의 공식 수교 이래 13년 만에 양국 광고업계를 대표하는 조직이 최초로 공식적으로 맺은 합작 및 교류협정이다. 광고산업에 늦게 진입한 중국은 과거 30여 년 동안 연 평균 40%의 급속한 성장을 이룩해 오늘날 세계의 광고대국으로 부상하였다. 또한 최근 개방정책의 지속적 추진에 따른 국제화 행보 가속화,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비롯해 2010년 상하이 세계 엑스포 유치, WTO 가입, 2004년의 베이징 세계광고대회 개최 등 대규모 국제적 행사를 치르거나 앞두고 있는 중국 광고시장의 성장, 발전은 무궁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광고회사들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뿐 아니라 한국에 진출한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바처럼 우리나라 광고산업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유지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이다. 사실 그 동안 우리나라 광고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경제가 순환할 수 있도록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 기업이 생산·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 구매선택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소비를 촉진시키는 생활정보 및 경제뉴스의 역할까지 담당해 왔으며, 더 나아가 경제가치의 창출은 물론 정보산업에 이르기까지 영역이 확대되었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지식정보화 및 문화의 생산과 전달이라는 사회의 중추적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 또한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정보의 대량유통을 비롯해 오락 및 문화 컨텐츠가 유통, 소비되도록 가능하게 해주는 매스 미디어의 주된 운영재원 조달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산업의 기여와 역할에 비해 광고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는 미흡한 수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체계로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와 관련된 각종 규제와 법규들을 시장 원리에 입각해 수정·보완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합당한 법규의 제정을 비롯해 논란만 계속되는 중간광고 및 방송광고 총량제의 도입, 이미 불합리성이 입증되어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사전심의제도, 아직도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ABC의 확대 실시 문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독점적 광고판매제도를 개선한 새로운 제도의 출발과 정착 문제, 합리적인 선진형 피(Fee) 시스템으로의 전환 문제 등이 조속히 해결, 정착되어야 할 제도적 이슈들이라 하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광고산업의 전반적 현황 및 과제와 방향을, 디지털 기술로 대표되는 기술적 발전에 의한 광고환경의 변화, 광고회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측면의 경영적 이슈, 그리고 광고산업의 발전을 위한 제도적 문제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를 요약하자면 국내 광고산업이 처해 있는 상황은 결코 긍정적 환경이 아니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관습이나 관행적 사고와 전략, 조직으로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광고산업의 환경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대중적이며 대량적인 접근법보다는 차별적이며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및 마케팅의 구사가 필수적인 환경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하루 빨리 과거와의 단절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대중광고나 대중적 마케팅이 전혀 필요 없거나 효과가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주어진 광고 및 마케팅 환경이 더 이상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광고나 마케팅의 목표를 달성하거나 광고주에게 서비스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덜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그러한 현상은 향후 더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라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국경 없는 광고시장에서 경쟁하려면 글로벌 스탠더드를 조속히 구축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활동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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