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04 : 우리 모델 최고 - LG전자 에어컨 '휘센', 이영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참 다른 그녀… 누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으리
 
 
LG전자 에어컨 ‘휘센’, 이영애
 
정진연 대리 | 기획11팀
jyjeong@lgad.lg.co.kr
 
“지금까지의 모습은 그리 중요치 않습니다. 지금 내 모습에서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다면 그 모습이 지금까지의 제 모습보다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



#1. ‘산소 같은 여자’ 를 만나기 100미터 전


TV에 ‘산소 같은 여자’, ‘빛을 닮은 여자’ 라는 카피와 함께 광고에 등장한 그녀의 모습이 보일 때면 주체하지 못했던 그 흥분. 남자 고등학생들의 수학?영어 참고서 앞표지를 마치 단체로 맞춘 듯이 장식했던 그 얼굴. 지금은 한국영화가 관객 1,000만을 돌파하느냐가 이슈가 되지만, 관객 100만이면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던 시절, 원숙한 영어실력과 하얀 피부, 절제된 표정 연기로 한국 영화 500만 관객의 시대를 여는 데 한몫을 단단히 했던 그 얼굴…. 2003년 MBC 연기대상으로 이제는 국민배우로 대우받는 연기자이자 최고의 CF 모델인(휴 ~ 수식어가 참 많네~) 그녀를 만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난 이미 스타가 되었다. “사진 찍어오고, 사인은 꼬옥 받아와야 된다. 내 이름으로, 절대 잊지마~~”

#2. 그럴만한 이유

사실, 올해 LG전자 에어컨 휘센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는 좀 일찌감치 결정된 상황이었다. 00년부터 03년까지 4년 연속 세계판매 1위를 달성할 정도의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작년 7월 이후 줄곧 소비자 인지도 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확실한 No.1 에어컨 브랜드로서의 자신감(03년 11월 조사결과, T.O.M. 42%), 그리고 기존의 친근하고 정겨운, LG라는 모 브랜드의 이미지를 함께 표현할 만한 모델을 찾기는… 생각보다는 쉬운 일이었다. 뽀얀 우윳빛 피부만큼이나 지금 우리 시대를 환하게 비추는 스타인 그녀를 빼놓고 다른 모델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으니까….

#3. 프로는 많다. 진정한 프로는 드물다

인기 연예인이 이 ‘우리모델 최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했을 경우 가장 일반적으로 언급한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아마도 “그(녀)는 프로였다”라는 표현이 아닐까? 사실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이야기만큼 모델이 받을 수 있는 큰 칭찬이 있을 수 있을까마는, 어차피 “우리모델 최고예요”라고 말하는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LG전자 휘센의, 최고의 모델 이영애에 대해서는 약간은 다른 칭찬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참 달랐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자신의 촬영분과 대사의 양이 많아져 드라마 전체의 약 70%에 등장한다는 이영애. 물론 CF 촬영을 바로 앞두고도 거의 풀로, 40시간 이상 계속된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앉아 있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고 한다. 사실 촬영장에 들어서는 그녀의 얼굴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그 노력까지 배어나는, 한없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용기가 있었다. 혼자 쉴 새 없이 떠들어야 하는 이번 예약광고안(案)에 대한 만반의 준비와 철저한 관리정신으로 힘차게 달려들었다. 누구보다 씩씩한 모습으로, 스토리보드에서 뽑아낼 수 없는 다양하고 순발력 높은 애드립과 오버 연기로, 누가 시키지도 않았을 열정 어린 모니터링과 자신에 대한 다독거림으로…… 그 덕분에 5시간 정도 계획되었던 촬영은 2시간이 지났을 무렵 어느새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었다. 내심 우리 스태프들은 그녀의 표정 하나 하나에 울고 웃을 준비를 잔뜩 하고 있었는데, 촬영은 그렇게 싱겁게(?) 끝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약간은 서운하다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로.

#4. 보여주세요.. 보고 싶어요. 이런 건 처음인데…

“저기요, 제가 손을 올려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모니터 꼬옥 확인시켜 주세요… 저 이런 거 해본 적 한번도 없는데, 잘 될는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척척 해냈다. 똑같은 멘트의 반복과 그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의 한결 같은 시선의 지루함에도 단 한번의 짜증도 없이, 우리 모두가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녀의 표정과 연기를, 그녀가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신만의 진정한 ‘예쁨’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또한 자신의 모습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가 아니면 과감히 스스로 더 분발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스태프들이 더 긴장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스스로 완벽해질 수밖에 없는 그녀만의 ‘아름다움’과 ‘격’에 말없는 탄성을 쏟아낼 수밖에.

#5. 한번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

첫 촬영 이후, 그저 TV에서나 보았던 인기스타와의 거리감보다 한결 가까워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물론 나는 좋은 기억 속에 간직하겠고, 그녀는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리고 이제 두 번의 촬영이 남았다. 갑자기, 피천득 시인의 수필 ‘인연’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글쎄, 두 번째에는 그녀와 약간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 ‘예쁨’이란 겉모습에 가둬진 그의 안(內)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첫 번의 기억이 날 그렇게 만들었다. 왠지 그녀는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것과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와의 이번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시인처럼 세 번째의 만남은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