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04 : Global Report - 미국 / 제38회 슈퍼볼 광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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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9,200만 원짜리 광고 이야기
 
 
미국 - 제38회 슈퍼볼 광고
유 찬 윤 |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광고학 박사과정
yoocy91@hotmail.com
 

단 한번의 광고 노출로 11억 3,000만 명의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이는 단연 ‘슈퍼볼 (Super Bowl)’ 게임일 것이다. 해마나 1월말이나 2월초 일요일 저녁에 열리는 이 미식프로축구 결승전은 미국의 TV 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2월 첫째 주 일요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벌어진 제38회 슈퍼볼은 전세계 11억 3,0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슈퍼볼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와 캐롤라이나 팬터스(Carolina Panthers) 간의 박빙의 승부 이외에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남겨 주목을 끌었다. 동점과 역전, 그리고 재역전에 이르는 두 팀간의 경기는 경기 종료 10초를 채 남기지 않고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3점짜리 필드골을 성공시킴으로써 32대29로 승리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많은 뒷 얘기를 남긴 것이 바로 하프타임 쇼 중에 일어난 인기 여가수 자넷 잭슨(Janet Jackson)의 ‘가슴 노출’ 해프닝. 그 바람에 슈퍼볼 경기중계를 맡았던 방송사 CBS와 경기 주최측인 전미풋볼협회 (NFL)가 전국민을 상대로 공식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는 이 행동이 계획적인 것인지 아니면 우연한 실수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공식적인 수사에 착수하기까지 했다.
이번 슈퍼볼은 이렇듯 많은 화제 속에 치러졌는데,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관심사는 바로 프로그램 중간 중간 나오는 새로운 광고들. 일반적인 대형 광고주들이 한해의 광고 소재를 교체하는 시점을 슈퍼볼로 잡고 있다는 점과, 슈퍼볼에 광고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뉴스거리가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슈퍼볼 게임은 광고주에게 매력적인 프로그램임에 틀림없는데, 이를 지켜보는 것도 시청자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이기 때문이다.
 


매년 치솟는 슈퍼볼 광고단가는 올해 30초짜리 전국광고가 23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를 1초당 광고비로 계산해 보면 7만 6,660달러(한화 약 9,200만 원)에 달하니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슈퍼볼에 광고를 하겠다는 광고주들이 넘쳐나는 덕분에 올해 TV중계권을 가진 CBS는 손쉽게 광고주를 유치했음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큰 수익을 남겼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총 58편의 광고를 선보인 올해 슈퍼볼 광고의 경우 광고편수로는 단일 광고주로 앤하이저 부시(Anheuser-Busch)가 가장 많은 9개의 새로운 광고를 선보였으며, 펩시 (Pepsi)와 디즈니(Disney Pictures)가 그 뒤를 이어 4개의 광고를 선보였다. 또 산업별로 살펴보면, 전통적인 슈퍼볼 광고주인 주류와 음료·자동차 업체들의 광고가 강세를 보였으며, 이외에도 영화산업과 IT 및 닷컴기업들의 광고 역시 수적인 강세를 나타냈다<표 1>.
그럼 이번 슈퍼볼 광고에서 화제를 모은 몇 편의 광고물과 함께 금년도 슈퍼볼 광고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유머소구로 주목받은
맥주·콜라·자동차 광고

미국 스포츠 프로그램의 영원한 단골 광고주는 아마 버드와이저 맥주를 생산하는 앤하이저 부시일 것이다. 맥주의 주 소비층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스포츠 프로그램에 맥주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은 훌륭한 매체전략임에 틀림없다. 이에 앤하이저 부시는 금년 슈퍼볼 경기에도 9개의 새로운 광고를 선보여 단일 광고주로는 가장 많은 수의 광고를 소비자들에게 노출시켰는데, 그 기본 컨셉트는 바로 ‘유머’.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확립된 상태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려는 것을 광고의 주 목적으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기대대로 이러한 광고는 가벼운 웃음 속에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USA Today>지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도 다른 슈퍼볼 광고보다 인기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에서도 캐나다 토론토의 광고회사 다운타운 파트너스(Downtown Partners)가 제작한 버드라이트(Bud Light) 광고 ‘Good Dog’편은 <USA Today>지 조사 결과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이는 애완견을 키우는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해서 서로의 애완견이 무슨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는지 경쟁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전개시킨 작품이다<광고 1>. 한적한 산장 앞에서 잘 훈련된 애완견이 주인의 ‘Bud Light’라는 말에 뛰어가 아이스박스 안에 있던 맥주를 입에 물고 오자, 자신의 개를 자랑스러워하며 상대편 남자에게 ‘네 개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웃으며 이를 지켜보던 상대편 남자의 조그마한 애완견이 맥주를 들고 있던 남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깨물자 맥주를 그만 내던지게 된다는 내용을 특유의 가벼운 유머와 함께 전개시켰다.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또 다른 버드라이트 광고는 시카고 DDB에서 제작했는데, 이 광고 역시 동물과 유머 소구를 적절히 사용했다<광고 2>. 한 커플이 말이 끄는 썰매 뒤에 앉아 촛불을 밝히며 버드라이트 맥주로 분위기를 즐기는데, 갑자기 썰매를 끌던 말이 방귀를 뀌면서 촛불에 불이 붙어 여자가 불에 그을린다는 내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샀을 뿐 아니라 높은 광고 주목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앤하이저 부시는 ‘Donkey’, ‘Tune-Out’ 등 다섯 편의 유머광고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슈퍼볼을 보는 중간 중간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광고 3, 4>.

음료 회사 역시 슈퍼볼의 전통적 광고주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데 코카콜라가 빠진 이번 슈퍼볼 광고에서 펩시가 총 네 편의 새로운 광고를 선보였고, 그 자회사인 씨에라 미스트(Sierra Mist)도 뉴욕 BBDO가 제작한 두 편의 광고를 노출시켰다. 그 중 <USA Today>지 조사 결과 높은 광고 주목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펩시의 ‘곰’ 편을 살펴보면, 그 주요 테마가 앞서 본 앤하이저 부시의 광고와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광고 5>. 뉴욕 BBDO가 제작한 이 광고 역시 기발한 발상으로 동물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가벼운 웃음을 사고자 한 것이다. 눈 내린 추운 겨울날, 곰 두 마리가 마을 산장으로 내려와 먹을 것을 찾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광고는 냉장고와 창고를 뒤지며 먹을 것을 찾던 곰들이 펩시콜라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결국 사람처럼 변장을 하고 근처의 가게로 가서 펩시콜라를 사 가지고 나온다는 내용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특히 곰 두 마리가 가게에 들어가 펩시콜라를 사는 장면에서 이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가게 주인의 표정, 그리고 사람의 눈을 속였다고 생각하는 곰의 즐거운 표정 등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펩시의 자회사인 씨에라 미스트 역시 유머소구를 내세운 새로운 광고를 선보였다<광고 6>. 기존 캠페인과 연계된 이번 광고는 어느 여름날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있던 흑인 남자와 개가 찌는 듯한 더위에 힘겨워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화면은 아파트 밑에 있는 분주한 식당으로 바뀌고, 차가운 얼음물이 담겨있는 피처가 클로즈업된다. 이를 본 남자가 5층 높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 내려 이 조그마한 피처 안으로 쏙 들어가고 광고 카피가 나온다. ‘바로 이런 기분이야(Yeah. It’s kinda like that).’ 그리고 잠시 후 주인 옆에 있던 개 역시 뛰어 내려 옆에 있는 조그마한 피처 안으로 들어간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을 적절히 사용해 피처 안으로 들어간 사람과 개를 재미있게 표현한 이 광고는 씨에라 미스트의 시원한 맛을 조그마한 얼음물 피처 속으로 들어갔을 때의 기분과 연결시키는 방법으로 유머소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또 다른 전통 슈퍼볼 광고주인 자동차 업계의 올해 시장 전망은 장밋빛이다. 연착륙한 경제와 저금리 시대의 도래는 미국인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자동차 판매를 증진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자동차 업계의 신차 출시와 마케팅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번 슈퍼볼에서 5개 광고주가 총 7편의 광고를 선보였다.
그 중 시보레(Chevrolet)는 Campbell-Ewald에서 제작한 두 편의 광고를 슈퍼볼 중간에 선보였는데, 그 중 신차 SSR 컨버터블 출시와 함께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전략과 유머소구를 적절히 조화시킨 ‘비누’편이 높은 광고 주목률을 기록했다<광고 7>. 한 어린이가 입에 비누를 물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 이 광고는 그 뒤를 이어 다양한 인종의 어린아이들이 입에 비누를 물고 풀죽어 있는 모습이 차례로 클로즈업된다. 장면은 바뀌어 노란색 시보레 SSR이 차고에 서 있는데, 젊은 남자가 탑승하면서 차의 천장이 천천히 접혀지면서 컨버터블로 변한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오다 이 장면을 본 한 흑인 아이가 하는 말, “Holy Shi……t”. 결국 새로 출시된 시보레 자동차를 보고 엄마 앞에서 비속어를 내뱉은 이 아이는 입에 비누를 물게 되고 만다. 즉 이 광고는 시작 부분의 궁금증을 마지막 장면에서 가벼운 웃음으로 해소시키는 것이다(하지만 이 광고를 보면서 아직도 궁금한 것은 미국 부모들은 아이들이 비속어를 사용하면 정말 입에 비누를 물리는 벌을 주나 하는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미국과의 문화적인 차이도 엿볼 수 있는 광고인 셈이다).



닷컴기업 및 케이블 채널 광고

IT 버블 붕괴와 경기침체로 인해 2000년을 기점으로 슈퍼볼 광고에서 닷컴광고의 수는 현격히 줄어들었다. 다만 올해에는 많은 수는 아니지만, 일부 성공한 닷컴기업 및 IT 대표 기업인 IBM·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그 비싼 슈퍼볼 광고 스팟을 사서 광고를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인상 깊었다.
그 중 1994년 설립된 Monster.com은 전세계 20여 개국에 네트워크를 가진 온라인 전문 구인/구직회사이다. 나스닥에도 상장되어 있는 이 Monster.com은 특히 그간의 불경기와 경기침체에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두어 성공한 닷컴기업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는데, 이번 슈퍼볼에서는 뉴욕의 광고회사 Deutsch가 제작한 두 편의 광고를 선보였다.
그 첫 번째 광고 ‘인터뷰’편에서는 직장을 찾는 남성과 그 회사 오너의 서로 다른 아침을 빠르게 표현했다<광고 8>. 젊은 남성은 자명종 소리와 함께 일어나 세수를 하고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먹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같은 시각 중년의 오너 역시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 세수를 한 후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두 사람간에 차이가 없는데, 이윽고 집을 나선 두 사람이 회사로 출근하는 방법은 서로 다르다. 젊은 남성은 지하철을 타지만, 오너는 운전사가 있는 대형차를 타고 출근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아침을 시작한 두 사람은 구직자와 구인자의 관계로 회사 사무실에서 만나게 된다는 내용. 특기할만한 것은 두 사람이 회사에서 만나기 전까지의 전과정을 몽타주 기법을 사용해 한 번은 젊은 남자의 아침을, 또 한 번은 중년 오너의 아침을 번갈아 보여주며 빠른 속도로 진행시킨 점. 하지만 이 광고는 <USA Today>지의 조사 결과 10점 만점에 5.73을 기록해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번째 광고 ‘늦잠’편 역시 낮은 점수 (5.69)를 얻어 다른 슈퍼볼 광고보다 광고 주목률 및 선호도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한편 케이블 채널 중 하나인 디스커버리(Discovery)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 ‘Orange County Chopper’의 세 주인공을 등장시킨 아메리카 온라인(America Online) 광고는 새로 출시한 AOL 9.0버전의 향상된 기능을 강조하는 내용을 재미있게 전개시켰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광고회사 Wieden & Kennedy가 제작한 세 편의 광고였는데, 각 광고마다 ‘Orange County Chopper’의 세 주인공은 새로운 기계를 제작한다. ‘과거 속으로’편에서는 자동차를, ‘Catapult’편에서는 구식 사출기를, 마지막으로 ‘모터사이클’편에서는 오토바이를 각각 만드는 것이다<광고 9~11>. 이렇게 새로 만든 기계에 AOL 9.0을 탑재하게 되는데, 각 에피소드마다 새로 만든 기계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작동해 문제가 생긴다는 내용을 담았다. 즉 ‘과거 속으로’편에서는 자동차가 너무 빨리 달리다가 사라져버리고, 자동차를 운전하던 주인공은 과거 르네상스 시대를 방문하고 돌아온다. ‘Catapult’편에서는 구식 사출기에 앉아 있는 한 주인공이 하늘 높이 날아가 버리고, ‘모터사이클’편에서는 간단한 곡예를 부리려던 주인공이 너무 멀리 날아가 버린다는 내용을 담은 것. 이를 통해 AOL 9.0의 탁월한 성능과 빨라진 인터넷 접속 속도를 접목시킨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였다.

 
공익광고

올해 슈퍼볼 광고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예년에 비해 공익성 광고가 많았다는 점이다. 광고편수로는 보통 한 편 내지 두 편 정도의 공익광고가 방영되던 기존과는 달리 다섯 편의 공익광고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는데, 마약·술·담배 등 현재 미국 청소년 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다룬 점도 눈에 띄었다.
그 중 1988년 대통령 산하 직속단체로 설립된 국립마약통제정책국(ONDCP: Office of National Drug Control Policy)은 그 동안 청소년의 마약복용을 억제하기 위한 주제를 설정, 청소년과 그 부모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공익광고 캠페인을 통해 전달해왔다. 이에 슈퍼볼 광고에서도 부모들에게 청소년 마약복용의 심각성을 알리고 자녀들과의 대화로 마약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선보임으로써 가벼운 마음으로 슈퍼볼 게임을 즐기던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화면의 사실성과 어두운 분위기로 공포소구의 효과를 배가시킨 이 광고는 술집에 쓰러져 있는 여주인공 제시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의 이야기가 마치 비디오 테이프를 되돌려 보듯 하루의 일과를 거슬러 올라가며 전개된다<광고 12>. 제시카가 하루 일과 도중 술집 화장실에서 술을 이기지 못하고 구토하는 장면과 대마초를 피우는 장면은 슈퍼볼을 즐기던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적이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화면은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 집으로 되돌아가 제시카의 어머니가 가방에서 대마초를 찾아내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어머니는 제시카에게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Jessica. We need to talk.’ 부모들을 주 타깃으로 한 이 광고는 ‘어린 자녀가 술을 마시고 대마초를 피우면 더 이상 못하도록 이야기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한편 앞서 말한 앤하이저 부시는 유머소구를 통한 광고 외에도 두 편의 공익성 기업광고를 선보였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향에 따라 여러 정부기관과 비영리단체뿐 아니라, 대기업들이 공익적 기업광고를 시행하는 것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세계적인 맥주 제조·판매회사인 앤하이저 부시는 광고를 통해 ‘We ID!’ 프로그램의 중요성, 그리고 음주운전 예방을 위해 적어도 한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안전하게 귀가시킬 수 있도록 하는 ‘운전자 사전 지명제 (Designated Driver)’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We ID!’ 프로그램은 주류를 취급하는 각 소매점이 ‘We I.D.’라는 작은 표지를 내걸고, 나이 어린 청소년들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여 21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는 절대 술을 팔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 광고 중 하나는 친구들과 어울린 한 여학생이 옷을 바꿔 입고 화장까지 한 채 술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가지만, 맥주냉장고 앞에 붙어 있는 ‘We I.D.’ 표시를 보고 결국에는 간단한 음료수와 과자만 사 가지고 나온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We I.D.’ 프로그램이 청소년 음주를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광고 13>.
한편 계속적인 법정 패소와 시민단체의 거센 압력을 받고 있는 담배 제조회사 필립모리스 역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공익성 기업광고를 선보였다. 통계적으로 약 20%의 청소년이 13세가 되기 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는 점에 착안한 이번 공익성 기업광고는 학교 강당에 줄 맞춰 앉아 있는 학생들이 번호를 세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광고 14>.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런데 갑자기 다섯 번째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다시 숫자는 처음으로 돌아간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또 다시 다섯 번째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렇게 궁금증을 유발한 이 광고는 청소년을 둔 부모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전한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열 세살 이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
이 광고는 부모가 자녀와 담배의 유해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하며, 청소년 흡연문제가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대화로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강조한다.



 

“대작은 없었다”

미국 광고계의 올해 슈퍼볼 광고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은 편이 못된다. 광고의 중심지 뉴욕 매디슨가에서는 “대작은 없었다”라는 반응을 나타냈고, 대부분의 광고 전문가들 역시 특별히 눈에 띄는 광고가 없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하프타임 쇼에서 벌어진 해프닝 때문에 슈퍼볼 후 벌어진 선정성 논쟁은 광고효과를 빨리 상쇄시키는 효과를 낳았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보았듯이 슈퍼볼 광고의 전형은 한마디로 ‘소비자의 기억에 남는 광고’를 제작·집행하는 것이다. 즉 슈퍼볼에 광고를 하는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확립된 상태이므로 소비자들로부터 해당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화젯거리를 유발하고자 하는 것이 슈퍼볼 광고 전편에 흐르는 기본적인 표현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올해 슈퍼볼 광고의 특징은 유머소구 광고의 성공, 다시 돌아온 닷컴 광고, 마지막으로 양적 성장을 보인 공익광고 등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