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02 : Special Edition - LG애드 Vision Statement "YEON" - 3.Consumer Insight 발견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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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현하지 못하는 잠재욕구’를 읽어라
 
 
Consumer Insight 발견
 
유 창 조 | 동국대 광고학과 교수
hssong@lgad.lg.co.kr
 
LG애드는 2003년 6월, ‘소비자의 숨겨진 내면적인 욕구를 광고제작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컨슈머 인사이트(consumer insight)를 철저히 중시’하고, ‘광고회사는 소비자와 브랜드와의 관계를 인연에서 필연으로 맺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새로운 사명(使命)을 정립한 바 있다. ‘연(緣)’은 LG애드가 채택한 새 vision statement의 키워드로서, 브랜드와 고객과의 관계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관계는 기업이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insight)을 통해 구현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먼저 고객의 욕구와 관련된 문제를 살펴보고, 고객욕구 충족을 통한 고객만족의 개념을 논의한 후, 고객만족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고객의 욕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마케팅의 핵심 개념은 ‘소비자의 욕구 충족’에 있다. 제품을 만든 다음 어떻게 팔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 관리자는 마케팅 개념이 아닌 판매의 개념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어떤 제품을 소비자가 원하고 있는가를 정확히 판단한 다음,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 개념인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개념의 실행은 매우 간단한 것처럼 보인다.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한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품을 개발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욕구 충족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고객의 욕구는 두 가지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첫째, 소비자의 욕구는 소비자가 ‘표현할 수 있는 욕구(articulated needs)’와 ‘잠재적인 욕구(excising needs)’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그 중 고객이 표현하는 욕구의 파악은 비교적 용이하다고 할 수 있다. 체계적인 소비자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해석함으로써 소비자의 욕구를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소비자의 ‘잠재된 욕구’에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자주 이용되어 왔던 정량적인 조사로는 잘 파악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잠재적인 욕구는 개념상 소비자가 욕구를 가지고 있으나 그 욕구의 실체와 존재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설문조사나 인터뷰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소비자의 욕구는 ‘시간적인’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소비자의 욕구 또는 기호는 매우 빨리 변하는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현재의 욕구와 미래의 욕구로 구분될 수 있다. 브랜드의 현재의 경쟁력은 그 브랜드가 현재의 고객욕구를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그러나 미래의 브랜드 경쟁력은 그 브랜드가 소비자의 욕구 변화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반영하는가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나이키 같은 장수 브랜드들을 생각해 보자. 이들 브랜드는 오랜 기간 정상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거의 끊임없이 제품 개선을 하면서 소비자의 욕구 변화를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제 기업의 마케팅 수준을 생각해 보자. 여러분 기업은 생산 수준, 판매 수준, 또는 마케팅 수준 중 어디에 있는가? 혹시 여러분 기업이 마케팅 개념에 입각하여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라도 여기에서 만족해서는 곤란하다. 기업의 마케팅 수준은 다시 초보 단계, 중급 단계, 고급 단계로 구분되는데, 그 중 어느 단계에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표 1>.
어떤 마케팅 관리자가 마케팅 개념에 입각해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한 과학적인 조사를 실시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그 마케팅 관리자는 파악된 소비자의 욕구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실에 제품 개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시장성을 진단하여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신제품 개발이 완료되어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제품 런칭을 단행했다. 그렇다면 이 관리자는 마케팅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고 마케팅 개념을 바탕으로 실무에 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이 신제품이 마케팅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면,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마케팅 개념에 입각한 제품 개발 및 관리도 소용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이 관리자의 마케팅 수준은 초급에 머물러 ‘소비자는 변한다’는 점을 간과한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품 개발에는 적어도 1~2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2년 전의 소비자조사를 토대로 제품을 개발했지만, 그 2년 동안 소비자가 변했다면, 개발된 신제품은 소비자의 변화된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유능한 마케팅 관리자는 소비자의 현재 욕구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게 될 것인가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좀더 이해하기 쉽게 패션쇼를 생각해 보자. 패션쇼에서 소개되는 의상들은 색상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현재 유행의상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유행할 것으로 예견되는 의상을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유능한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로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소개할 수 없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 제안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와 밀착하여 소비자를 관찰하고 만나서 이야기해보라’는 것이다. 설문지를 통한 조사 대신 직접 소비자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관찰함으로써 소비자를 보다 현장감 있게 이해할 수 있고, 이런 자료를 통해 소비자의 기호변화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문지를 통한 양적인 데이터보다는 연구자가 직접 현장을 체험하면서 현장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한층 깊이 있는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행동 분야에서도 ‘자연주의적 탐구방법(naturalistic inquiry)’이 자주 논의되고 있고 그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현장 위주의 자연주의적 조사를 더욱 활발히 활용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의 소비자 기호를 파악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고객만족’ 뿐만 아니라 ‘고객희생’도 생각하자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이란 무엇인가? 마케팅은 기업과 고객의 교환과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활동이다. 기업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기업의 적정이윤을 확보하고, 고객은 제품 구입에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가치를 얻음으로써 기업과 고객의 교환과정은 완성된다. 즉 고객은 지불하는 가격과, 제품을 통해 얻는 가치를 비교해 보고 가치가 높을 때 제품을 구입, 사용함으로써 만족을 얻는다. 따라서 기업이 고객을 만족시켜주는 것은 교환이 이루어지기 위한 필요조건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신제품의 실패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근본 원인은 그 브랜드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해 주지 못하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은 각자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각 개개인의 욕구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여건이 있다. 다양한 제품을 만들게 되면 제품의 생산 원가가 높아져 기업의 이윤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의 ‘세분화’ 개념이 등장하게 된다. 비교적 유사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을 묶어서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개발한 후, 각 개개인의 욕구를 완벽하게 충족시키지는 못하지만 개략적으로 만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고객의 희생(customer sacrifice)’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은 대부분의 경우 제한되어 있으므로 고객은 자신의 욕구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제품은 없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대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즉 제품을 구입하면서 욕구의 일부는 ‘희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구입한 양복 정장을 생각해보자. 이미 가지고 있는 양복들 중 자신의 욕구(색상·디자인·질감·가격 등 다양한 측면에서)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양복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것은 곧 양복을 구입할 때 자신의 욕구를 희생한 것을 의미한다<표 2>.
그렇다면 기업이 고객만족을 극대화하고 고객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물론 그 극단적인 해결 방법은 ‘각 개개인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교환과정의 필수조건인 기업의 적정이윤 확보에 걸림돌이 되므로, 많은 기업들이 지금도 ‘다품종 소량생산’과 ‘소품종 대량생산’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일대일 마케팅(one to one marketing)’개념은 그 해결책의 단초를 제공해 준다. 이 개념의 핵심은 ‘대량생산을 확보하면서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시스템의 개발’에 있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대중적이면서도 개별화된 제품(mass customization)’이다. Pine II와 Gilmore(1999)는 ‘mass customization’의 접근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요약하면 <표 3>과 같다.
그런데 이 네 가지 방식은 기업이 적정이윤을 확보하면서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들이다. 이를 참조해 기업은 자신의 조직적 특성, 환경 및 경쟁 우위 요소 등을 감안해 적합한 방식을 선택,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Consumer Insight를 확보하자

LG애드가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는 ‘연(緣)’이란 ‘기업이 고객과의 특별한 관계를 갖고자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기업과 고객 상호 간 교환과정을 효율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고객과 기업의 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인사이트(insight)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에 기업에게 요구되는 Consumer Insight는 두 가지 단계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고객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즉 기업은 현재 고객이 표현하는 욕구뿐만 아니라 잠재되어 있는 욕구 및 변화하는 욕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끊임없이 신제품 개발 및 제품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소비자의 욕구가 반영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기업이 적정이윤을 확보하면서 모든 고객의 취향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고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표 3>에서 제시한 바 있는 ‘mass customization’의 네 가지 방식은 이러한 기업의 시스템을 정비하는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기업은 무한경쟁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기업이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과, 이를 체계적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국 마케팅 관리자의 인사이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관리자의 인사이트는 정보나 자료로서 설명되지 못하는 기업의 성과를 설명해 준다”고 한다. 즉 시장·환경 및 소비자의 욕구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마케팅 관리자의 능력이 바로 ‘컨슈머 인사이트(consumer insight)’인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