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02 : 광고세상 보기 - 10대 뉴스로 보는 2003년 광고계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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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뉴스로 보는 2003년 광고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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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행 봉 | 한국광고업협회 부국장
hbha@ad.co.kr
 

연말연시면 어김없이 ‘다사다난·송년회·연하장·자선냄비·캐롤’ 등과 같은 단어들을 접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과 함께 또 하나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바로 ‘10대 뉴스’다. 매스미디어들마다 앞다투어 내놓는 10대 뉴스를 보면, ‘침묵의 나선’과 같은 매스미디어 효과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한해를 저렇게 잘 정리했을까’하며 감탄하기도 한다.
광고계에서도 매년 ‘광고계 10대 뉴스’를 발표한다. 언론사의 광고담당 기자와 광고단체, 광고회사의 PR 실무자들 모임인 ‘광기회(廣記會)’에서 한 해의 이슈들을 정리하여 회원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10대 뉴스가 그것이다. 지난해에도 12월 10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개최된 광기회 송년모임에서 ‘2003년 광고계 10대 뉴스’를 다음과 같이 선정, 발표했다.
1. ‘2007 아시아 광고대회’ 국내 유치 성공
2. WPP, 금강기획 인수 등 외국계 광고회사의 움직임 활발
3. 무가신문 열풍
4. AIA 등 잇따른 광고관련 신규단체 설립
5. 조선·동아·중앙일보 유료부수 공개
6. 연말 이동통신회사 번호이동성 광고 논쟁
7. 방송법 개정안 중 2개 항목 철회 해프닝
8. 인터넷 광고, 리치미디어 및 크로스미디어 활발
9. ‘옥외광고사’ 시험 국가공인
10. KBS, 시청료 분리징수 관련 정치권과 공방

불황을 반영한 매체환경의 변화

10대 뉴스에 나타난 2003년 한 해 광고업계의 트렌드를 보면, 우선 매체환경의 변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무가신문 열풍’과 ‘조선·동아·중앙일보 유료부수 공개’, ‘인터넷 광고, 리치미디어 및 크로스 미디어 활발’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국가 전체로 볼 때 2003년 한 해를 대표하는 단어는 ‘혼란’과 ‘불황’이 아닌가 싶다. 이에 광고업계도 예외 없이 불황에 시달린 한 해였다. IMF 외환위기때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겪어보는 총 광고비 마이너스 성장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불황은 매체 분야에 체질 변화와 자기 혁신을 강요했고, 이는 선두 종합일간지들의 부수공개와 무가신문의 등장, 그리고 인터넷 매체의 새로운 전략 전개 등의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메트로>에서 시작된 무가신문은 <더 데일리 포커스>로 분화되었고, 뒤이어 문화일보에서 <AM7>을 내놓음으로써 3파전의 양상을 띤 채로 연말을 맞았는데, 비교적 단기간에 상당한 독자를 확보함으로써 미디어 믹스에서의 주요 고려 요인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편 인터넷 매체는 경쟁 인터넷 매체사와의 연계, 또는 다른 매체와의 연계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매체력을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매체의 다변화·다원화 현상은 앞으로 광고업계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정책의 변화와 ‘NGO의 위력’

두 번째 주목할 만한 것은 ‘광고정책의 변화’이다. 이와 관련된 뉴스로는 ‘방송법 개정안 중 2개 항목 철회 해프닝’, ‘옥외광고사 시험 국가공인’, 그리고 ‘KBS 시청료 분리 징수 관련 정치권 공방’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들이 10대 뉴스 중 하위권을 차지한 것은 방송법 개정안 관련 사항과 KBS 시청료 관련 뉴스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이 가운데 ‘방송법 개정안 중 2개 항목 철회’ 해프닝은 방송위원회가 지난 7월에 방송법 개정안을 준비하면서 방송시간을 ‘20/100을 넘지 않은 범위에서 대통령으로 정한다’는 조항과, 광고 유형을 정의하는 조항에 ‘중간광고’ 항목을 삽입함으로써 발생했다이 두 조항은 모두 방송

법시행령에 구체적인 사항이 명시되어야만 시행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방송·광고와 관련이 있는 시민단체들이 방송법안 준비 과정에서부터 결사적인 반대 입장을 보이자 방송위원회가 이 두 조항을 모두 철회한 것이다. 어느 일간지 칼럼에서 ‘대한민국은 NGO공화국이다’라는 자조 섞인 지적이 있었던 것처럼 이는 ‘NGO의 위력’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시청료 분리징수’ 움직임 또한 광고계의 큰 관심사항이다. 시청료 분리징수가 실현될 경우 KBS1 TV는 광고 재개 등의 방법으로 재원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안은 정치적인 이해가 걸려있을 뿐만 아니라 파워 집단 간의 힘겨루기 양상까지 띄고있어 장래를 점치기가 어렵다. 또한 올 봄에 있을 총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한편 ‘옥외광고사 시험 국가공인’은 난립되어 있는 옥외광고 업계를 정비한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국가 규제 강화라는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2007년 아시아 광고대회’ 제주도 유치 성과

인도 자이푸르에서 열린 ‘2003 아시아 광고대회’에서 ‘2007년 아시아 광고대회’ 개최지로 우리나라의 제주도가 선정된 것이 광고계 10대 뉴스의 톱을 차지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1984년 서울에서 아시아 광고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96년도에는 세계 광고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84년 아시아 광고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 광고업계는 광고시장 개방이라는 외형적인 전환점을 맞은 바 있고, 96년 세계광고대회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내실 성장의 전환점을 맞은 바 있다. 이에 2007년 아시아 광고대회를 계기로 국내 광고업계의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완성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해 본다.
또한 2003년 광고업계에서는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우선 WPP가 CCG를 인수함으로써 금강기획이 WPP그룹에 편입되었으며, 서울다씨는 다씨의 지분을 정리하고 사명을 ‘서울광고’로 변경하였다. 외국계 광고회사로는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는 DYR이 법인 해체되었고,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가 광고회사로서는 네 번째로 기업공개를 실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2003년 광고업계는 별도의 광고회사단체 설립 움직임이 활발했다. 리앤디디비·웰콤·BBDO·TBWA 등이 주축이 되어 ‘AIA’라는 별도 사단법인 설립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이들은 ‘현재 시행중인 한국광고대상과 유공 광고인 선정의 문제점 개선’ 등을 별도 법인 설립의 명분으로 표방하면서 다수 광고인들로부터 심정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86년에 설립되어 ‘방송광고 대행 수수료 인상’ 등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하면서 광고업계를 대변하고 있는 ‘한국광고업협회’와의 관계 때문에 일시적인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광고인들과 광고업계의 꾸준한 설득과 노력으로 인식 차이가 상당히 좁혀져서 2004년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관계 설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밝은’ 10대 뉴스를 기대하며

2003년은 불황 속에서 선두 업종이 부각되지 못한 한 해였다. 그나마 2004년 1월부터 이동통신의 ‘번호이동성 및 통합 번호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연말부터 불붙은 이동통신회사들의 광고전쟁은 2004년 광고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2003년 광고업계 10대 뉴스에 광고의 질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나 광고전략 등과 관련된 이슈가 단 한 건도 포함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2004년에는 밝고 긍정적인 뉴스들로 광고계 10대 뉴스를 선정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