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8 : 세상 낯설게 보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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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낯설게 보기

 

지금 런던은 가장 맛있습니다


런던올림픽을 맞아 브랜드의 아이디어들도 여느 때보다 더 크리에이티브해지고 재미있습니다. 감동적으로 풀어내는가 하면 위트있게 풀어내기도 하고, 선수들을 응원하는가 하면 선수들을 응원하는 관객도 잊지 않습니다. 음식으로 치면 단맛부터 쓴 맛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니, 잔치다운 풍경입니다.

 

올림픽은 전 세계의 잔치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안방에서 올림픽을 관람한다고 하니, 정말 큰 축제입니다.
그러니 브랜드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기회이지요. 올림픽을 맞아 어떤 요리를 선보일지, 크리에이터들은 일찍이 고민을 시작했을 겁니다.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가 ‘감동’이니, 특별한 요리법 없이는 새로워지기 힘들 테고, 또 다른 맛을 내자니 쉽지 않을 테고. 그들의 깊은 고민으로 여러 가지 크리에이티브가 만들어졌습니다. ‘엄마’라는 소재로 다른 감동을 만들기도 하고, 같은 항공사지만 다른 화법을 구사하기도 하고.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방법 또한 그 맛이 다릅니다. 지금 런던은 뜨겁게 끓고 있습니다.
 

‘엄마’는 늘 감동이라는 맛을 냅니다
“Thank you, Mom”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P&G. 그들은 2012년 올림픽 후원자가 되기보다 ‘엄마’의 자랑스러운 후원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올림픽 선수들을 응원하기보다‘ 엄마’를 적극적으로 응원하기로 한 거지요. 광고는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출발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선수들은 올림픽 스타디움에 입장하고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긴장도 하고 심호흡도 합니다. 여느 선수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기대 속에 드디어 결전에 오릅니다. 하지만 뭔가가 이상합니다. 선수들은 청년이 아니라 아이들입니다. 면도도 하고 넥타이도 하고 어른처럼 행동하지만 누가 봐도 어린 아이들입니다. 그들이 무대에 오르자, 엄마들은 극도로 긴장하고 숨을 죽입니다. 그 때 P&G는 말합니다. “엄마에게 그들은 늘 어린 아이입니다.”
자식을 보는 엄마의 시선을 쉽고 위트 있게, 하지만 결국은 찡하게 만들었습니다. P&G는 누구를 응원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엄마의 꿈’은 잠시 연기된 것뿐입니다
영국의 국영 복권 내셔널 로터리(National Lottery)도 2012년 올림픽을 맞아 또 다른 ‘엄마’를 풀었습니다.
엄마는 어린 시절을 회상합니다. 육상선수가 되고 싶었던 소녀는 늘 달립니다.
바닷가에서도 달리고, 숲속에서도 달립니다. 하지만 선수가 될 만큼의 후원이 부족했기에 결국 평범한 직장인이 되고, 엄마가 됐습니다. 소녀의 꿈은 사라진 듯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말합니다. 자신의 꿈은 사라진 게 아니라 잠시 연기된 거라고. 이제 엄마는 달리는 딸을 바라봅니다. 예전 소녀처럼, 딸이 ‘소녀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National Lottery의 후원이 있었기에 육상선수가 될수 있었던 소녀의 딸. 엄마는 달리는 딸을 통해 드디어 자신의 꿈을 이뤄갑니다.
실제 선수와 엄마의 이야기를 광고화한 거라고 하니, 감동은 배가됩니다.
P&G와 내셔널 로터리, 두 브랜드 모두‘ 엄마’를 풀었지만 맛은 조금 다릅니다.
늘 아이를 응원하는 엄마를 후원하겠다는 P&G와, 엄마의 꿈은 잠시 연기된 거라고 말하는 내셔널 로터리. 하지만 끝 맛은 모두 따뜻합니다.

 

British Airways는 떠나지 말라고 합니다
브리티시항공(British Airways)은 날지 않습니다. 적어도 2012년 올림픽을 기념하는 광고에서는. 승객들은 여느 때와 같이 비행기를 타고 짐을 싣습니다. 스튜어디스도 손님들을 맞고 출발할 준비를 합니다. 비행기는 천천히 활주로를 향해 바퀴를 굴립니다. 그런데 활주로를 지나 계속 굴러 갑니다. 이륙해야 할 비행기가 빅벤을 지나고 템즈강을 건너서 계속 도로 위를 질주합니다. 신호에 걸려 잠시 트럭 뒤에 멈춰서기도 합니다. 그렇게 달리던 비행기는 마침내 어딘가에 도착하고,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립니다. 그러자 그들 앞엔 수많은 사람들과 열기로 가득 찬 엄청난 경기장이 나타납니다. 그때 메시지가 보입니다. “Don’t fly. Support Team GB”
브리티시항공의 행선지는 올림픽 스타디움이었습니다. 누군가 떠나야 수익을 남길 수 있는 항공사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떠나지 말자고 하니 그 맛이 또 남다릅니다. 

 

Virgin Atlantic은 떠나라고 합니다
또 다른 영국의 항공사 버진 애틀랜틱(Virgin Atlantic)은 뉴욕에 런던을 옮겼습니다. 광장에 유니언잭 스퀘어(Union Jack Square)를 만들고, 버킹엄 궁전 앞에서나 볼 수 있는 근위병을 세워 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 근위병을 웃겨 보라고 권합니다. 앞에서 사진을 찍고 말을 걸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 근위병. 사람들은 그를 웃기기 위해 갖은 개인기를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어떤 할머니는 간이 스트립쇼(?)를 벌이기도 하고, 어떤 남자는 토크쇼를 시작합니다. 웃긴 표정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바닥에 구르기도 합니다. 여간해서 잘 웃지 않는 근위병은 끝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립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렇게 망가지는 걸까요? 근위병을 웃기면 런던행 항공권을 공짜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2년 올림픽을 맞은 두 항공사. 한 회사는 떠나지 말고 영국을 응원하자고 하고, 한 회사는 근위병을 웃기고 영국으로 떠나라고 합니다. 결국은 모두 런던에 모이는 것이니 결론은 같지만 방법은 다릅니다. 하지만 둘 다 위트는 잊지 않았습니다.

 

트위터로 택시를 부르면 요금이 훨씬 더 저렴해집니다
전기차가 석유차보다 연료비가 저렴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다만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피부에 와 닿지않을 뿐이죠. 닛산(Nissan)은 그 차이를 강조하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세계 택시비 순위‘ 톱 3’ 안에 들지도 모를 만큼 요금이 비싼 런던. 물가 차이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닛산은 이 점을 역으로 이용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값이 싼 택시를 운행하기로 한 거죠. 물론 전기차 택시입니다. 런던 동부에 택시 스탠드를 차린 후 손님을 모집했습니다. 런던 동부에서 히드로 공항까지 1파운드도 되지 않으니 거저 가는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택시는 어디서 탈 수 있을까요?
방법은 트위터에 행선지를 알리는 겁니다.‘#6XCHEAPER’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글을 올리면 닛산은 손님이 있는 곳으로 택시를 보냅니다. 택시에는 ‘The Big Turn On’이라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고요. 손님들은 택시요금을 낼 때, 100% 전기차 연료비가 얼마나 저렴한지 피부로 느낄 수 있겠죠. 닛산의 아이디어가 상큼해지는 순간입니다. 

페이스북에서 아빠의 막춤을 보면 선물이 생깁니다
6월 어느 날, 페이스북과 유튜브엔 춤추는 아빠들이 등장했습니다. 영락없는 막춤입니다. 박자가 틀린 것 같기도 하고, 코믹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빠들은 매우 흥겹습니다. 그런데 뭔가 허전합니다. 아무리 볼륨을 높여도 음악은 들리지않습니다. 그저 막춤을 추는 아빠들만 보일 뿐이지요. 티모바일(T-mobile)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묻습니다.“아빠들은 도대체 어떤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걸까요?”
정답을 문자로 보내면 당신은 공짜로 스마트폰을 선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이벤트는 티모바일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작한 댄싱대드(Dancing Dads) 캠페인입니다. 무제한 문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아이디어가 필요했던 티모바일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퀴즈를 낸 거지요. 정답은 문자로만 보낼 수 있으니 무제한 무료문자 알리기에 딱입니다. 아빠들의 정체 모를 춤은 계속 보게 하는 매력(?)이 있어서 바이럴 효과도 높을 것 같습니다.
날씬하지도 젊지도 않은 아빠들의 막춤. 도대체 어떤 노래기에 저렇게 춤을 추시는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거죠.


지금 런던은 뜨겁습니다
2012년 올림픽으로 세 번째 잔치를 치른다는 런던. 감각 있고 유서 깊은 도시에서의 잔치여서인지 브랜드의 아이디어들도 여느 때보다 더 크리에이티브해지고 재미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비교하는 재미도 더 쏠쏠합니다.
감동적으로 풀어내는가 하면 위트 있게 풀어내기도 하고, 선수들을 응원하는가 하면 선수들을 응원하는 관객도 잊지않습니다. 음식으로 치면 단맛부터 쓴 맛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니, 잔치다운 풍경입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들의 잔치였던 올림픽. 이제 모든 브랜드들이 선수로, 요리사로 참여해서 또 다른 올림픽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 메시지가 올림픽에 관한 것이든 아닌 것이든, 모두가 뜨거운 시기입니다.

 

 

신숙자

CD | sjshina@hsad.co.kr
몇 주간의 여행으로 일년을 광고하며 삽니다.
여행하는 광고장이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