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GM대우의 쉐보레 브랜드 교체를 앞두고 있는 시점, 이제 진짜 경차 전쟁이 시작된다.
2011년 쉐보레 스파크의 빛나는 선전을 기대하시라.
2009년 8월 19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출시되면서 ‘Made in imagination’이라는 컨셉트와 ‘상상력, 자동차가 되다’라는 캠페인 슬로건을 앞세운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시작됐다. 기존의 경차가 지니고 있던 ‘경제적인 이유에서 사는 차’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20대의 크리에이티브한 젊은이들이 타는 차’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목표. TV-CF의 경우 국내 자동차 광고 최초로 풀 3D로 제작, 기존 광고에서 보지 못했던 다양한 앵글과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창조해내고자 했다. 아울러 영타깃 공략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힙합 그룹인 에픽하이가 작사 작곡한 중독성 있는 BGM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차 런칭 이벤트 역시 기존의 신차 출시 이벤트의 형식을 파괴한 것이었다. 영타깃들이 즐겨 찾는 홍대 인근에서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펼쳐 주말에 홍대 쪽으로 모여든 시민들까지 런칭쇼를 함께 즐기도록 한 것. 이러한 런칭 이벤트는 ‘초대받은 소수’를 위한 기존의 신차 런칭쇼에서 탈피해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상상력 자동차가 되다’ 캠페인은 기존 마티즈 클래식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한 데에도 의미가 있었다. 10년 장수 브랜드인 마티즈 클래식의 올드한 이미지, 그리고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구매하는’, ‘주부들의 세컨드카’, ‘운전 못하는 초보 여성들의 엔트리카’ 등과 같은 이미지를 탈피해 젊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한 것이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그런데 왜?
이렇듯 기존 경차의 상식을 뛰어넘는 월등한 제품력과 캠페인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출시 초기 판매에 있어서는 경쟁자인 기아자동차 모닝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에 소비자들이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를 찾기 위해 제품·커뮤니케이션·소비자 측면 등에서 종합적인 분석에 나섰다.
첫째, 제품 측면이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독일·미국·한국의 기술자와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의 다양한 기호를 고려해 제작한 글로벌 경차. 하지만 세계인을 만족시킨 성능과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는 글로벌 마켓을 대상으로 디자인된 외형에 대해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나뉘었다. 새로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소비자와 싫어하는 소비자가 극명하게 나뉜 것이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차량 전면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헤드램프(다이아몬드 헤드램프)와 모터바이크에서 영감을 얻은 미터클러스터(다이내믹 미터클러스터) 등 기존 마티즈 클래식의 깜찍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유니크하며 스타일리시한 외형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처럼 유니크한 디자인은 남성적이면서 개성이 뚜렷해 여성 및 어느 정도 연령이 되는 타깃들로부터는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지 못한 것이다. 디자인 외에도 경쟁 차량에 비해 기본형의 옵션이 열세였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경우 하위등급 차량에서 현재는 보기 힘든 수동형 창문 개폐기가 장착된 반면 모닝은 경차지만 스마트 키·하이패스 등 기존 준중형이나 그 이상에서 볼 수 있던 다양한 옵션이 탑재되었다. 경차에는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옵션이었지만 이러한 요소는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
둘째, 시장 측면이다. 티코부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까지, 대한민국 경차 제조회사의 대명사는 GM대우였다. 하지만 2008년 경차 기준이 800cc에서 1000cc로 조정되며 GM대우는 2년 동안 800cc 마티즈로 1000cc 모닝과 경쟁해야 했다. 당시 사상 초유의 고유가 사태와 맞물려 경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1000cc 모닝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렇게 2년 간 지속된 모닝의 강세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출시되었음에도 여전했고,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팔리는 차, 인지도가 더 높은 회사의 차가 좋은 차라는 착시에 빠지게 됐다.
셋째, ‘광고 이미지 VS 혜택’ 측면이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런칭광고는 신차의 등장감을 알리고 젊은 세대의 문화 아이콘으로서 새롭고 크리에이티브한 스타일을 창조했다는 평도 받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혜택에 대한 전달이 부족했는데, 경쟁사는 옵션과 경품을 소재로 막대한 물량의 광고를 쏟아냈고, 이러한 혜택 소개 위주의 광고는 기존 경차 구매 타깃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세계에서 인정받은 ‘안전성’을 택하라!
2009년 9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게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보험개발원에서 실시한 탑승자 안전성 평가에서 1600cc 이하 차량으로는 국내 최초로 최고등급(1등급)을 획득한 것. 그리고 얼마 후 유로 앤캡(EURO NCAP) 충돌 테스트에서도 경쟁차량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결과인 4 Stars를 받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뛰어난 안전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기회를 활용, 안전성을 소재로 하여 경쟁사와의 비교광고를 제작하기로 했다. 경쟁사의 옵션 공세에 대적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적인 강점을 바탕으로 한 광고제작에 돌입한 것이다. 먼저 기존의 자산인 크리에이티브적 상상, 즉 ‘생각’이라는 개념을 승계하는 가운데 안전성, 그리고 우리의 강점이자 약점인 디자인(=스타일)을 소재로 아이데이션에 들어갔다. 처음엔 안전성만을 가지고 광고를 제작하려고도 했으나 호불호가 뚜렷하게 나뉘는 디자인(=스타일)까지도 소재로 삼은 건 비록 호불호가 갈리지만 디자인적 우수성을 제대로 알려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자 한 것이다. 또한 F.G.D 결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유저 이미지가 경쟁차량 유저 이미지(회사원) 대비 매우 스타일리시하고 세련된 모습(프리랜서·디자이너)으로 연상하는 점에 주목해 스타일리시한 유저 이미지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도 이유였다.
모델전략에 있어서는 그 당시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때마침 GM대우가 메인 PPL 회사로 나서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개발 스토리를 소재로 다룬 SBS <그대 웃어요>라는 프로그램이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의 남녀 주인공인 정경호·이민정을 메인 모델로 발탁한 것.
모든 광고안은 기획단계에서 얻은 조사결과와 사실을 기본으로 제작됐는데, ‘스타일’편은 경쟁차종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타는 소비자 이미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하여‘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소비자는 무난한 것을 싫어하고 패션 감각이 뛰어난 트렌디한 소비자’로 그려냈다. ‘안전’편은 한국보험개발원 평가조사 결과 및 유로 앤캡 결과를 바탕으로 경쟁차 대비 뛰어난 안전성을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40%, 그리고 남은 과제
본 광고가 방영된 후 2010년 3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판매량은 전월 대비 40% 성장세를 보였다. 그리고 2011년 3월 GM대우의 쉐보레 브랜드 교체를 앞두고 있는 시점, 이제 진짜 경차 전쟁이 시작된다. 2011년 쉐보레 스파크의 빛나는 선전을 기대하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