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타이틀부터 기존의 신제품 발표회와 차별화했다.
미술가 6인의 작품이 묻어난 신제품 방향에 걸맞게 행사 타이틀은 ‘휘센 초대展’으로 정하고, ‘바람이 머무는 공간’을 부제로 설정한 것.
또한 정형화된 프로그램 진행 방식에도 변화를 꾀했다. 리포터 류시현 씨가 사회를 맡은 신제품 소개 프로그램을 마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듯 진행하는 갤러리 투어 형태로 기획한 것이다.
Mission 1 - ‘갤러리’
2008년의 휘센 신제품 런칭을 준비하며 우리가 부여 받은 첫 번째 미션은 행사가 가능한 갤러리를 찾는 것이었다. 휘센의 2008년 신제품은 김지아나·이상민·하상림 등 국내외 미술가 6인의 작품으로 디자인되었다. 여타 브랜드가 통과의례처럼 내놓는 ‘작가 디자인의 스페셜 에디션’이 아닌, 2008년 한 해를 끌고 갈 제품, 그것도 한두 명도 아닌 6인의 독특한 디자인 철학이 묻어있는 신제품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는? 결국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즉 갤러리가 아니겠는가.
어쩌면 갤러리에서의 휘센 신제품 런칭은 당연한 미션이었던 것이다.
행사가 가능한 갤러리를 찾는 작업은 언뜻 보면 쉬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신제품 발표회에는 몇 가지 필수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기자간담회 형태로 진행되는 발표회이기 때문에 찾기 쉬운 곳에 있어야 하고, 식사가 가능해야 하며, 주차공간과 인터넷 사용이 용이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을 보여줄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했다.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갤러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대관이 가능하다고 연락해 오는 갤러리가 있을 때마다 사무실을 뛰쳐나가 대답 없는 흰 벽채를 멀뚱멀뚱 쳐다보며 행사의 필수요소들을 갤러리에 끼워 맞추는 퍼즐을 반복해대고 있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겸비하고 있는 좋은 장소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인사 아트 갤러리.’ 이곳은 다양한 갤러리가 밀집되어 있는, 인사동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 위치하면서 주차장이 근접해 있었고, 식사 또한 가능했다.
Mission 2 - ‘갤러리다운, 철저하게 갤러리다운…’
이제 그릇을 찾았으니 무엇을 집어넣을 것인가 하는 미션이 남았다. 2008년의 휘센은 아트오브제 개념의 인테리어 가전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시원한 바람만을 주던 기존의 에어컨디셔너라는 틀을 깨고 종합적인 에어 솔루션(Air Solution)을 제공하는 ‘라이프 컨디셔너(Life Conditioner)’로서의 진화된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듯 달라진 2008년 휘센의 컨셉트를 전달함과 동시에 철저하게 갤러리다운 전시를 그릇에 담기로 했다. 즉 행사의 요소요소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색다른 실험적 시도를 전개한 것. 우선 행사 타이틀부터 기존의 신제품 발표회와 차별화했다. 미술가 6인의 작품이 묻어난 신제품 방향에 걸맞게 행사 타이틀은 ‘휘센 초대展’으로 정하고, ‘바람이 머무는 공간’을 부제로 설정한 것. 또한 정형화된 프로그램 진행 방식에도 변화를 꾀했다. 리포터 류시현 씨가 사회를 맡은 신제품 소개 프로그램을 마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듯 진행하는 갤러리 투어 형태로 기획한 것이다.
공간 구성 및 연출의 파격도 돋보였다. 갤러리 1층은 ‘휘센 히스토리’를 테마로 한 공간으로 채워졌다. 2008년은 LG전자 에어컨이 1968년 창문형 에어컨을 시작으로 40주년을 맞는 해. 이에 40년 에어컨의 역사를 담은 ‘History Zone’, 이를 토대로 새롭게 거듭난 2008년 휘센의 컨셉트를 설명하는 ‘Brand Zone’, 신기술을 보여주는 ‘Tech Zone’과 매장존 등으로 구성한 것. 단순히 제품만을 전시하는 신제품 발표회의 개념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역사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브랜드 체험(Brand Experience)’의 장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갤러리 2층은 6인의 작품을 전시한 ‘휘센 아뜨리에’로 꾸며졌다. 공간의 테마처럼 전반적인 전시존의 형태감은 말 그대로 ‘갤러리다운’ 그것이었다. 마치 조형작품들이 서 있는 것처럼 화이트 월에 제품을 배치, 심플함 속에 제품을 더욱 부각하고자 했다. 이렇듯 각각의 제품과 아울러 제품 패널의 디자인 모티브가 된 작가의 실제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작가의 예술 철학을 어떻게 제품 패널에 적용했는지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한 것도 이채로웠다.
마침내 행사가 진행되는 1월 9일. 오찬시간을 제외한 약 1시간 동안의 기자들과의 만남은 40년에 걸친 LG전자 에어컨의 역사가 어떻게 아트 오브제로 거듭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명징한 답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새로운 시도를 위해 우리들이 짜 맞춘 수많은 퍼즐의 마지막은 결국 기자들의 몫이었고, 우리의 노력을 충분히 이해했다는 듯 반응은 뜨거웠다. 전시 투어는 20분 넘게 진행됐지만 지루한 기색 하나 없이 기자들의 눈은 빛났고, 쏟아지는 질문들 덕에 질의 응답시간 또한 예정보다 길어졌다. 예술로 승화된 휘센 신제품 발표회. 기자들의 노트북 타이핑조차 피아노 멜로디처럼 경쾌했다.
Mission 3 - '고객과의 만남'
고객을 위한 가전 신제품 발표회, 그것도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제품 발표회라면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당연히 의심해 보아야 한다. 미술작품이 전시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아트센터를 방문한 고객들이 가전제품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입구에서 머뭇거리다 그냥 돌아간다면 광고주는 당장 비용 효용성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고객과의 만남.’ 우리는 이 미션에 대한 답을 사전홍보 및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프로그램에서 찾았다. 우선 LG전자 통합 사이트에 등록된 고객에게 이메일 초청장을 발송했다.
아울러 휘센이 꾸준히 진행해 온 문화마케팅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고객 데이터도 활용해 ‘청계천 시민 걷기대회’ 참가자와 ‘휘센 합창제’ 참가자에게 SMS 초대 메시지를 발송했고, 인사아트센터의 멤버십 회원도 초대했다.
무엇보다 공을 들인 것은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 회원 초청행사. 주부 타깃이면서도 구매력 있는 프리미엄 타깃으로 볼 수 있는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휘센 브런치 갤러리’는 김지아나 작가와의 만남을 프로그램화하여 작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동시에 작가의 철학이 묻어있는 휘센 신제품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였다.
1월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고객 대상 신제품 전시는 기획 초기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만큼 성황리에 끝났다. 하루 평균 3,000명이 넘는 고객이 인사 아트 갤러리의 휘센 신제품을 직접 체험했고, 절대 다수의 관람객이 새롭고 신선하다는 의견을 설문지에 실어 주면서 예술작품과 가전제품의 만남에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Life is Cool’을 꿈꾸며
2008년 휘센의 고객 대상 브랜드 이미지 지표조사에서는 ‘세련된 이미지’ 부분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결과가 나왔으며, 디자인 측면에서도 연간 지속적인 우위를 점했다.
기본적인 냉방력의 우위와 더불어 1등 브랜드로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2008년 휘센의 런칭은 갤러리나 갤러리다운 전시, 새로운 프로그램의 시도, 그런 것들이 궁극적인 미션이라 볼 수는 없다. 휘센은 기존의 ‘세계 판매 1위’라는 브랜드 이미지에서 완벽하게 독립해야 했고, 그 해답을 줄 작품을 출시했다. BTL의 역할은 결국 그것을 어떻게 적확한 접점에서 보여주느냐 하는 문제인 것이며, 우리가 그 싸늘한 늦가을의 어느 날 아스팔트를 적시며 숨을 헐떡이던 이유였을 것이다.
2009년 휘센의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지금, 새로운 ‘Life is Cool’의 진화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우리 앞에 놓일 또 한 번의 미션이 자못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