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듯 새로운 시도 없이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오래된 틀을 과감히 깨고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LG전자 해피웨딩 프로모션’은 단지 혼수시즌 매출제고라는 현실적 숙제 뿐만 아니라 ‘과연 소비자를 이끄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아름다운 달을 꼽아보라고 하면 대부분 계절의 여왕 5월과 청명한 가을 하늘이 일품인 9월을 꼽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결혼식 날짜가 이 두 달 중에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다만 결혼식장 부족 등 현실적인 이유로 ‘실제 점유율(M/S; Market/Share)’은 다를 수 있겠지만, 5월과 9월은 그 어떤 달보다 ‘결혼하고 싶은(M/S; Mind/Share)’ ‘최선호(TOM; Top of Mind)’의 달이라 할 수 있다.
5월과 9월의 ‘혼수 전쟁’
냉장고·세탁기·TV·에어컨 등 모든 가전제품을 제조하는 LG전자에게는 일 년 내내 중요하지 않은 달이 없다. 그러나 혼수 가전시장은 연간 2조 8,000억?3조 원 규모로 특히 결혼성수기라 할 수 있는 5월과 9월은 가전사의 1년 매출을 가늠할 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과거에는 이맘때가 되면 항상 경쟁사와의 치열한 라이벌전이 벌어지곤 했다. 전 제품 카탈로그 형식의 신문 전면광고가 경쟁적으로 집행되었고, 전국의 매장에는 행사를 알리는 각종 포스터와 현수막이 붙어 있던 풍경도 누구나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른바 ‘가격 위주의 프로모션 시대’였다.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자체가 제조사별 패키지 구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프로모션의 초점도 냉장고·세탁기·TV 등을 묶은 패키지의 가격인하 폭에 맞춰져 있었다. 따라서 그 달의 가격인하율은 항상 경쟁사의 인하율에 따라 유동적이었고, 이로 인해 신문광고는 매일같이 ‘판 갈이’ 하기가 일쑤였다.
혼수 트렌드의 변화와 새로운 시도
과거의 혼수 구매패턴은 ‘정형화된 품목에 대한 제조사별 일괄 구매’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만, 최근의 혼수 구매패턴은 딱히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혼수 가전 구매자들의 니즈가 하나로 일반화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거실에 TV 한 대 사놓았을 오붓한 신혼집에도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하기를 원하는 부부가 늘어나면서 혼수용 TV까지도 2대씩 설치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 그 예. 또한 정보탐색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제조사 브랜드 위주의 구매에서 벗어나 개별 브랜드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진 것도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는 곧 10년 넘게 지속되어 온 혼수시즌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의미했다.
첫 번째 시도, 고객과의 다양한 접점 찾기
기존의 전통적인 접근법을 탈피하고자 한 우리가 세운 커뮤니케이션 방향은 ‘결혼을 앞둔 타깃에게 얼마나 정확히 메시지를 노출하는가’였다. 이에 가장 먼저 젊은 세대가 가장 많이 접하는 온라인이 떠올랐지만, 그렇더라도 클릭률과 참여율이 저조한 일반적인 배너광고는 지양하자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가이드라인이었다. 따라서 실행에 있어서도 행사 메시지 노출에 대한 욕심은 과감히 버리고, ‘행사 관심도 제고’를 우선했다.
이러한 전략적 가이드라인 아래 탄생한 작품이 바로 ‘김재우와 백보람의 웨딩스토리.’ 화제의 <웃찾사> 공식커플을 등장시켜 결혼준비를 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갈등을 실감나게 그려 타깃들의 ‘공감과 관심’을 이끌어 내자는 것이었다. 총 4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온라인 콘텐츠물은 각종 사이트에서 5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댓글 참여 역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높았다.
두 번째 시도, 개별 브랜드의 Value 강화
첫 번째 시도에서 ‘공감’의 코드로 프로모션 행사에 대한 타깃층의 높은 관심을 이끌었다면, 두 번째 시도는 기본적으로 프로모션 행사에 대한 관심도 제고라는 과제는 동일하나 조금 다른 측면의 시각에서 기획되었다. 구매 트렌드 측면에서 볼 때 제조사 브랜드 위주의 구매보다 개별 브랜드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지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즉 가격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통해 자칫 약화되기 쉬운 개별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였다. 물론 그만큼 어려운 과제인 것도 사실이다.
봄의 Vera Wang, 가을의 Bouquet으로 시장 평정
불가능해 보이기만 하던 과제해결은 세계적인 웨딩드레스 브랜드 ‘베라왕(Vera Wang)’을 만나 극적으로 해결되었다.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지미 추와 함께 그 유명세를 전 세계적으로 드높인 베라왕의 드레스는 이미 국내 연예인들의 결혼식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결혼을 준비하는 여성들의 로망이 되었다. 사실 베라왕에서 엄선한 6벌의 드레스가 제작진의 손에 쥐어지기 전까지는 결코 실감할 수가 없었던 성공적인 공동 마케팅(Co-Marketing) 사례였는데, ‘아트가전’을 표방한 LG전자 제품의 미려한 디자인과 베라왕 드레스의 우아함은 마치 패션 화보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연출되어 5월의 각종 웨딩전문지를 멋지게 장식했다.
이렇듯 여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5월의 ‘LG Art Electronics & Vera Wang’ 잡지광고의 고급스러움은 가을 혼수시즌을 겨냥한 10월 지면광고 제작의 톤 & 무드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디오스·휘센·트롬·엑스캔버스’ 등 각 개별 제품 디자인으로 초점을 옮긴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에 따라 각각 제품의 디자인을 더욱 우아하게 연출하기 위해 뜻 깊은 오브제들이 사용되었는데, 유럽에서 신부의 행운을 나누는 데서 유래한 결혼식 날의 부케가 그 주인공.
지금까지 대부분의 프로모션 광고는 브랜드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소비자의 편의를 위한다고는 하지만 전단지 형태의 제품 가격 나열식 광고를 보면 하나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쌓아온 공든 탑을 무너뜨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이제 세상은 바뀌었고, 대다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듯 새로운 시도 없이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오래된 틀을 과감히 깨고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LG전자 해피웨딩 프로모션’은 단지 혼수시즌 매출제고라는 현실적 숙제 뿐만 아니라 ‘과연 소비자를 이끄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
2008년에 이어 앞으로도 계속 더 다양하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해법을 제시할 LG전자의 해피웨딩 프로모션을 기대해보며, 그동안 고생했던 모든 스태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