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프로젝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프로젝트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성공,
“우리가 해냈다”
 
장인우 | 도시마케팅팀 부장
iwjang@lgad.co.kr
 
 

2007년 11월 27일 새벽, 파리에서의 낭보
“여수(대한민국) 68표, 탕헤르(모로코) 59표, 브로츠와프(폴란드) 13표”.
2007년 11월 27일 새벽 5시 45분경(한국시각)에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위한 1차 투표결과가 제142차 세계박람회기구(BIE: 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총회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컨벤션센터 ‘팔레 드 콩그레’로부터 날아들었다. 순간, 밤을 꼬박 새 붉어진 눈에 불꽃이 튀는 것이 느껴졌다. 투표시간이 예정보다 2~3시간이나 늦어져 기다림에 지치다 못해 진이 다 빠진 상태였고, 앓고 있던 허리병의 통증도 심각하게 밀려오던 중이었다.
‘2위 탕헤르와 9표 차이다. 1차 지지표가 유지된다고 했을 때, 이제 브로츠와프에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유럽 국가들에 의해서 개최지가 결정된다. 평창이 시도했던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다. 실패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 유치과정 내내 미리 예상하며 대비한 부분, 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인 부분이기는 하지만….’
결코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곧바로 표의 향방을 계산할 시간도 없이 2차 투표의 결과가 통보되었다. 전자투표 형식에 의해 집계과정이 대폭 단축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긴 했지만, 너무나 급작스런 발표였다.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대한민국 여수 결정!” 여수 대 모로코 77표 대 63표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14표차의 압승이었다. 화면 가득 태극기가 튀어나올 듯 클로즈업되며 파리에서, 여수에서, 전라남도에서, 종로에서 환호하는 국민들의 모습과 함성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던 그 새벽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새벽, 필자는 2005년부터 뭐가 그리 바빴는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슴 졸이며 애썼던 시간들과, 여러 가지 한계 속에서 함께 고생했던 사람들의 얼굴들이 정말 영화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멍하니 한참 동안을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도시마케팅으로서의 세계박람회
세계박람회는 올림픽·월드컵과 아울러 ‘세계 3대 빅이벤트’로 꼽히는 대형행사 중 하나이다. 그러나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이나 월드컵과는 달리 세계박람회는 한 마디로 경제, 문화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특정 주제를 정해 놓고 이에 대해 참가단체(국가 및 국제기구·기업 등)들이 각각 그 동안 인류가 쌓아온 주제와 관련된 성과물과 업적들을 제시하고, 더욱 더 풍요로운 세계의 미래 비전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장으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기로 결정된 도시는 교통·숙박·관련 시설 등의 사회간접자본을 완벽하게 구축하여 개최기간 동안 펼쳐질 각종 국제회의와 세미나를 비롯해 전시·축제·이벤트가 성대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개최 도시 또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세계박람회 개최의 경제효과에 대해서도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발표하고 있는데, 하나 같이 어마어마한 부가가치 효과와 고용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어느 정도의 효과를 창출하는가는 전적으로 개최 국가와 도시의 준비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만 말이다.
특히 앞으로의 해양시대를 대비해 한반도 끝자락의 조그마한 도시 여수는 국제적인 해양도시로 거듭나야 하고, 한국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더 강력하게 가꾸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LG애드가 이번 유치과정에 적극 참여한 이유와 의미가 단순히 수익창출 차원에서 이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도시마케팅 분야에 본격 진출해 광고회사의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업계 선도자로서의 역할, 그리고 지역 균형발전과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공익적 대의에 기여한다는 큰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유치 성공까지 무엇을 해왔는가’를 돌이켜보며, 유치 성공 후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Perfect’ 평가를 받은 기본계획 수립과 실사보고서 작성
개최 신청국이 실사단 입국 전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실사보고서는 박람회의 주제와 개최의의, 교통 및 숙박대책, 박람회장 조성계획 등 개최 계획과 관련하여 BIE사무국이 요구하는 14개 필수 조사항목에 대한 답변내용이 담긴 여수세계박람회의 기본계획서이다.
이는 LG애드를 주축으로 하여 해양수산개발원·현대엔지니어링·교통연구원 등 각각의 전문 회사에서 초안 작성이 이루어진 후 ‘공청회-자문위원 검토-유치위원회 리뷰-수정-번역’이라는 반복의 반복 과정을 거듭하며 이루어진 작업이었다.
2005년 9월부터 착수한 이 보고서 준비는 프랑스 파리 BIE사무국으로 제출하러 출국하는 당일 날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국 전날까지 수정작업이 이루어진 까닭에 제본 풀칠이 채 마르기도 전, 비행기에 실렸으니 말이다. 도대체 몇 차례의 수정을 거쳐 완성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밤을 새워가며 작업했는지 계산을 해놓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다. 아마도 엄청난 기록이 쏟아져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었을 텐데….
BIE사무국과 실사단에게도 이러한 노력의 가상함이 전달이 되었는지 우리의 개최계획은 실사단 방문 당시 ‘Perfect’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여수의 열정과 분위기도 한몫했겠지만, 그토록 세심하게 준비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음에 준비과정에 참여한 우리 모두는 매우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유치성공의 1등 공신이 된 주제 개발
기본계획의 컨셉트가 되는 주제개발 과정이야말로 박람회 준비의 핵심과정이었는데, 이것은 ‘해양박람회’라는 원칙과 가이드라인 아래 국내외 전문가들의 인터뷰로부터 시작되었다. 국내 박람회 관계자들은 물론, 교수와 연구원들도 찾았다. 국내공모전도 실시했으며, UNEP(UN환경계획) 본사가 있는 아프리카 케냐로 날아가 해양 및 환경 관련 국제기구 실무자들의 의견도 경청했으며, 프랑스 파리 근교의 어느 성에서는 감금(?) 상태에서 박람회 전문가들과 끝장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모아진 내용을 토대로 실무자들과 자문교수단은 브레인스토밍으로부터 시작, 델파이기법, 명목집단기법, 데블스애드버킷 등 집단의사결정의 이론을 총동원해 논의에 들어갔고, 이어서 이를 카피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드디어 LG애드 미국법인에서 작업한 카피라인(Copy Line)이 기초가 되어 우리의 주제가 결정되기에 이르렀다
‘The Living Ocean and Coast: Diversity of Resources and Sustainable Activities(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풍부한 자원보존과 미래지향적 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정해진 주제는 유치 전 과정에서 그 시의 적절성으로 인해 많은 관계자들을 공감시키고, 여수세계박람회의 지지표를 차근차근 확보해 나가는 데 매우 중요하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주제와 개최지 특성을 잘 살린 통합 이미지 개발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심벌마크는 박람회의 주제를 중심으로 표현했다. 인류의 삶의 터전인 지구와 해양의 조화를 표현한 원형의 전체 조형에, 해양·생명(열정)·환경을 의미하는 블루·레드·그린 컬러가 연안을 상징하는 화이트 웨이브(White Wave)에 의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마스코트의 표현은 개최지 여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기본적으로 여수 지형을 기반으로 별, 혹은 불가사리 같은 형태가 나오게 되었고, 다채로운 색상을 활용해 다양성과 생태계의 조화를 의미하면서 생동감 있고 친근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열렬한 환대’, BIE실사단 방문행사
지난 4월 방문한 BIE실사단을 위해 우리는 1:1 의전서비스는 물론, 퍼스트클래스 수준으로 개조한 27인승 버스로 안락하고 편안한 이동을 준비했으며, 숙박시설의 타월과 가운, 회의장의 메모지, 필기구까지 실사단 개개인의 이름을 각각 새겨 넣었다. 자신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피켓과 인형이 환영 인파로 등장하게 만들었고, 공항·호텔·만찬장 등 어디를 가든 여수세계박람회의 제작물과 범국민적 환영이 넘치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열렬한 환대’라 느껴질 수 있는 세심한 아이디어와 배려가 총동원되었다
또한 밤바다를 보며 즐기는 이순신함에서의 로맨틱한 만찬, 막대한 물량이 투여된 장엄한 불꽃놀이,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헬기 부지 시찰, 자신들의 족적을 남기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홍보관 핸드프린팅 등 환상적 체험들도 경험할 수 있게 하였다.
BIE실사단은 마지막 출국 길에 자신들이 직접 출연하는 6일간의 실사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서, 한국과 여수의 완벽한 준비와 열정적인 개최의지에 찬사를 보냈던 자신들의 평가에 대해 스스로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떡였다고 한다.

개최지 결정의 ‘위닝샷’, 국제심포지엄 부대행사
지난 9월에 진행된 국제심포지엄은 유치결정을 앞둔 마지막 공식 유치활동의 기회였다. 물론 ‘심포지엄’이라는 회의 형식이 주가 되는 행사였지만, 입국한 BIE 회원국 대표들과 장차관급 인사들에게 BIE 실사 당시와 버금가는 감동을 전해주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한날한시에 입국하는 실사단 7인만 집중 관리하면 되었던 실사단 행사와는 달리 ‘세계 각지에서 각자의 스케줄대로 입국하고, 입국 후에도 각자의 니즈가 천차만별인 200여 명이 넘는 해외인사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이에 우리는 전세기를 운영하면서 그들이 최대한 파리로 집결하여 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전담 영접인원을 파리로 보내 파리공항에서부터 직접 맞이해 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참가자들을 크게 장차관급 인사와 BIE 대표로 구분하고, 그 안에서 언어별, 국가별로 나누어 대처해 나갔다. 물론 참석자 확정이 늦어지면서 전체 인원과 그에 따른 의전, 영접인원의 사전 배치나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약간의 어려움이 따르긴 했지만,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열의 넘치는 실무 담당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가져온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심포지엄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유누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등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인사의 기조연설과 지구온난화로 나라 자체가 수십 년 후면 사라질 운명에 처한 남태평양의 작은 나라 투발루의 상황이 이슈가 되면서 여수세계박람회 주제의 시의 적절성에 대한 공감이 깊어져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대통령과 총리 등 책임 있는 정부 인사들로부터 전해지는 개최 의지와 국민들의 열정과 바람이 세심한 부대행사 진행 속에 묻어 나오는 것을 느끼고 감동 받으면서 여수에 대한 지지표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국민의 염원을 하나로 묶어낸 국내 광고와 홍보
사실 BIE 실사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수세계박람회는 전 국민적으로 인지되어 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국내 붐업보다는 실질적인 해외 유치활동에 전력투구하자는 전략에 따른 결과였다. 물론 한 순간에 범국민적인 지지와 열기를 확산하는 일은 분명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BIE 실사단 방문과 심포지엄, 그리고 유치결정을 앞둔 시점에서 방송국 및 신문사 등의 언론매체에 집중 보도되면서 단기간에 국민적 관심을 끌어낼 수 있었다.
여기엔 우리 홍보 실무자들의 발 빠른 행동과 핵심을 전달하는 보도자료 작성도 큰 힘을 발휘했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적은 물량이지만, TV광고, LED광고, 지하철광고 등의 매체광고들도 비용 대비 효율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2012년 5월 여수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세계박람회 유치 성공 후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유치 과정에서 단편적인 이벤트와 PR·광고 등에 대응하느라 경황이 없었다면, 이제 우리는 초심으로 돌아가 ‘여수라는 작은 도시를 어떻게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 ‘대한민국의 브랜드 위상을 어떻게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인지’ 하는 큰 틀의 고민 속에서 도시마케팅을 새롭게 고민해 나갈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