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 해, UCC는 많은 트렌드와 사회적 현상을 만들고 인터넷 환경을 바꾸는 등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UCC를 이용한 온라인 마케팅 또한 성공했는가?’ 라고 묻는다면 ‘글쎄~’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2007년 초반부터 기업들은 너도나도 UCC를 이용한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을 전개해 왔지만, UCC의 화려한 이슈성에 비해서 성공한 캠페인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인의 UCC 참여를 유도하는 캠페인은 거의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분석된다. 응모수도 기대 이하였으며, 응모한 UCC의 질도 낮고, 콘텐츠 통제도 어려웠다. 또한 UCC를 이용한 광고도 기대만큼의 효과는 없었다. 한 마디로 대중의 관심은 UCC에 모여 있었지만, 기업의 접근 방법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LG전자 생활가전에 맞는 UCC 마케팅’ 찾기
2007년 LG전자 생활가전의 온라인 캠페인 방향성의 출발 또한 UCC였다. 이에 우리의 고민의 시작은 ‘핵심 타깃인 주부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UCC 마케팅은 무엇일까?’였고, UCC 트렌드에 단순 편승하기보다는 근원적인 통찰(Insight)을 통해 국내 UCC 트렌드의 허와 실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전략을 도출하려고 했다.
우리는 먼저 UCC 트렌드가 내포하고 있는 근원적인 변화에 주목했는데, 그것은 바로 콘텐츠(Contents) 중심의 변화였다. ‘UCC’가 아니라 ‘콘텐츠’가 인터넷 세상을 바꾸고 있었던 것이다. UCC가 주목 받기 이전의 콘텐츠는 사용자들의 온라인상의 사회적 관계(Social Network)에서부터 출발한다. 자신이 가입해 있는 온라인상의 카페나 미니홈피에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통해 구성원끼리의 친목을 공고히 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던 콘텐츠가 이제는 콘텐츠 자체의 관심에서 출발한다. 누가 만들었는가 하는 점보다는 (그것이 광고라 할지라도) 그 콘텐츠가 자신에게 매력적인가에 더욱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즉 ‘커뮤니티(Community)를 위한 콘텐츠(Contents)’에서 ‘콘텐츠(Contents)를 위한 커뮤니티(Community)’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었다. 그에 맞추어 국내 포털 사이트들은 콘텐츠 게시판들을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이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기업이 만든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인프라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한 상황으로, 이는 콘텐츠의 확산력(Viral Power)을 하나의 ‘매체’로 이용할 만한 가치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LG전자 생활가전의 온라인 마케팅 방향성은 ‘1)경품 혜택을 통한 집객(Hooking)에서 콘텐츠의 재미를 통한 집객으로, 2)배너광고 중심의 광고집행에서 UCC 채널을 이용한 콘텐츠 확산 중심의 바이럴 캠페인 집행으로, 3)단순참여형 이벤트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한 토털 온라인 마케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3가지 전략 가이드를 수립할 수 있었다.
‘공감’을 통한 이슈화, 해피웨딩 페스티벌 ‘백보람 웨딩스토리’
매년 봄/가을에 진행하는 LG전자 혼수행사인 ‘해피웨딩 페스티벌’의 가장 큰 이슈는 ‘결혼을 앞둔 타깃에게 얼마나 정확히 메시지를 노출하는가’이다. 결혼을 앞둔 타깃은 그 수가 적고 선별에 어려움이 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2006년까지의 전략은 최대한의 배너광고를 2534 타깃에게 노출하여 그 중 관심 있는 소비자들을 집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배너의 효과(Click)는 일반 캠페인 배너보다 저조했고 참여율 또한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했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 2007년 해피웨딩 캠페인은 ‘최대한의 메시지’를 노출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최대한의 이슈’를 통해 타깃들의 관심을 끌어내기로 했다. 그리고 이슈화를 위해서 실제 ‘공식 커플’인 김재우와 백보람을 섭외하고, 타깃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서 다른 웨딩 캠페인처럼 결혼에 대한 환상적이고 화려한 접근방법 대신, 결혼준비를 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갈등을 실감나게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타깃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려고 했다.
이러한 캠페인 오픈 후의 반응은 실로 뜨거웠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백보람 웨딩스토리’가 1위에 올라가면서 각 에피소드들은 소비자들의 블로그·미니홈피·UCC게시판 등을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었고, 4대 포털 사이트에서 500개가 넘는 스크랩과 5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또한 클릭 및 이벤트 참여도 2006년 대비 4배의 신장세를 보였으며, 3,000개가 넘는 예비부부들의 댓글 참여도 쇄도했다. 온라인상에서 콘텐츠를 통한 이슈화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생생히 보여준 것이다.
‘UCC라는 미디어 채널’을 활용한 트롬세탁기 ‘이나영 셀프카메라’
트롬세탁기의 온라인 배포용 영상 ‘이나영의 셀프 카메라’ 편은 UCC채널의 확산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기획팀의 사전기획 아래 신규 TV CM 촬영 단계에서부터 모델을 이용한 온라인 배포용 영상을 제작했다. 지금까지 TV CM의 온라인 활용이 단순히 메이킹 필름(Making Film) 편집 정도의 활용에 그쳐왔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전혀 새로운 방식이었던 것이다.
이 영상을 우리는 TV보다 3일 정도 앞서 ‘이나영의 셀프 카메라’라는 제목으로 주요 4개 포털 사이트의 UCC 게시판을 통해서 런칭했는데, 물론 미디어 비용 없이 수작업으로 업로드를 했다. 그 결과 다음(Daum) UCC 게시판인 TV팟에서 인기 게시물 1위, MSN UCC 게시판 1위 등을 차지하면서 총 1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무려 약 3억 원의 배너광고를 집행할 때 얻어지는 결과에 준하는 수치였다.
물론 ‘이나영이 국내 몇 안 되는 확산력을 가진 모델이었다는 점’, 그리고 ‘얼마나 핵심 타깃에게 잘 전달되었는가 하는 이슈’ 등으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특수사례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UCC 채널이 미디어 채널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아울러 TV CM 콘텐츠의 다양한 활용방법을 제시한 점에 있어서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생생한 ‘재미’와 ‘체험’, 스팀싸이킹 ‘거침없이 싸이킹’
스팀싸이킹은 전략적인 콘텐츠 전개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주는 좋은 사례이다. 스팀싸이킹의 온라인 역할은 TV CM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여러 가지 제품의 우수성을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2단계의 전략으로 접근했다. 첫 번째 단계는 ‘스팀싸이킹을 친숙하게 만들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 단계’로서, 플래시 애니메이션 확산전략이고, 두 번째 단계는 체험단의 생생한 제품 체험 중심의 콘텐츠 확산전략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우선 총 3편의 애니메이션을 ‘거침없이 싸이킹’이라는 제목으로 통일하여 소비자들이 자신의 블로그 및 미니홈피에 스크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후 광고를 통해서 ‘거침없이 싸이킹’이라는 단어를 지속적으로 띄우는 전략을 수행했다. 그 결과 약 1,000개 이상의 영상이 유포되었고, 총 70만 정도의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거침없이 싸이킹’, ‘스팀싸이킹’ 등의 키워드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20명의 체험단을 선발,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한 체험기를 업로드하도록 했다. 그 결과 단순한 영상콘텐츠가 아니라 실제 주부들의 입장에서 본 질 높은 제품 체험기가 6주 동안 4,000개 이상 올라왔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검색DB에 쌓이게 되었고, 그 결과 일반 소비자들이 ‘청소기’, ‘스팀싸이킹’을 검색할 경우 경쟁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한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상의 ‘유명인’을 이용한 휘센 공기청정기 ‘김 여사’ 편
휘센 공기청정기의 ‘김 여사 공기청정기 구입기’는 온라인에서 이슈가 된 김 여사를 모델로 활용하여 이슈화하고 메시지 전달력을 높인 사례이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제품의 구입보다는 렌탈서비스가 시장의 6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었으므로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렌탈서비스 대비 우위성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이고 최대한 이슈화를 하기 위해서 온라인상에서 유명해진 ‘김 여사’라는 캐릭터를 이용했다. ‘김 여사’는 ‘이기적으로 운전과 주차를 하는 여자’를 통칭하는 말로, 온라인상에서 여러 시리즈를 만들어낸, ‘실체가 없는 유명인(?)’이다. 이러한 김 여사라는 캐릭터를 이용해 리얼 카메라 형식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여타 방식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2007년 12월 기준 14만 명이 영상을 시청했고, 각 포털 사이트에서 계속 시청 수가 올라가고 있는데, 특히 3,000개 정도의 댓글이 우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게 보여준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었다. 결국 이 캠페인은 TV CM 등 기존 매체에서는 전달의 한계가 있었던 메시지를, UCC를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달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하겠다.
LG전자의 콘텐츠 마케팅이 기존의 마케팅과 분명하게 다른 점은 단순히 매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된 콘텐츠를 UCC 채널을 통해 확산시키고, 검색DB에 저장하는 작업들까지 전략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이다. UCC가 시들해지고 앞으로 1인 미디어인 블로그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도 콘텐츠의 생산과 확산, 저장의 작업들은 더욱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맞추어서 LG전자의 콘텐츠 마케팅 또한 2008년에는 더더욱 정교해질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