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문성근·최재성·윤동환·박진영·김석훈, 그리고 차승원…’.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한 연예인 명단이 아니다. 바로 17년 전 탄생한 LG패션 타운젠트 브랜드의 역대 모델 리스트이다. 이렇듯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모델을 기용할 만큼, 당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초년생에서 30대 중반의 직장인들에게까지 강하게 어필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남성정장 타운젠트. IMF 체제를 거치면서 한동안 소비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뜸했고, 이로 인해 잠시 우리들의 기억 뒤편으로 멀어졌던 타운젠트가 이제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
Revitalization - TOWNGENT
런칭 17년을 맞이한 타운젠트는 당대 최고의 연예인들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스타일리시한 남성패션 트렌드를 주도했다. 그러나 97년 IMF 체제 이후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눈에 띄게 줄면서 차츰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기 시작했고, 새로운 동종, 경쟁 브랜드들의 등장과 그들의 막대한 커뮤니케이션 활동 여파로 시장 내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잃어갔다. 또한 서브 브랜드인 TNGT의 런칭 및 광고의 집중으로 모(母)브랜드인 타운젠트는 90년대 초중반 광고를 기억하는 세대를 제외하고는 본의 아니게 매우 생소한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이에 따라 모호해진 타운젠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소비자 인식개선을 통해 경쟁시장 내 강력한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런데 잠시 잊혀진 브랜드로서 다시 타깃 세대들에게 그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타운젠트라는 브랜드의 인지도 회상률을 높이고 강화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Economy Zone의 가두점 패션 브랜드로서 타운젠트가 갖고 있는 자산, 즉 ‘합리성과 친숙함’을 통해 패션 브랜드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일리시함을 표현하자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주요 방향이 되었다. 달리 말하면 타운젠트가 지니고 있는 친숙함에 ‘신선도’를 더해 시장 내에서 선택받을 수 있는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타운젠트의 핵심 타깃은 36~42세, 바로 최초 타운젠트의 화려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세대이자 이제 이 사회의 기성세대로 접어든 세대이다. 자신을 꾸미고도 싶고, 아직 젊다고 생각하며, 하고 싶은 일들도 많지만 현실의 삶의 무게에 다소 눌려있는 세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장이면서, 항상 자신을 낮추고 때론 진정한 모습을 숨기면서 사는 보통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따금 나도 주인공이고 싶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에 타운젠트는 전혀 정장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멋있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겉모습만 양복을 입은 사람이 아닌, ‘누구에게나 저런 모습은 있다’는 진정한 ‘보통사람들의 젠틀맨상(像)’을 정립하기로 한 것이다
Gentleman vs. New Gentleman
타운젠트의 타깃인 3040 세대는 이 사회의 기성세대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기성세대’의 개념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고리타분하다’는 고정관념 대신, 이제는 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라 ‘No More Uncle’ 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세대로 변모하고 있다. 이렇듯 개념적으로나 외모에서나 유연한 사고로 트렌드를 수용하며,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신 기성세대의 스타일리시한 당당함’, 이것이 타운젠트로 대변되어야 할 ‘New Gentleman’ 상이며, 그것을 타깃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목표였다. 즉 ‘타운젠트를 입으면 생각도 스타일도 남다른 New Gentleman이 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했다. 브랜드의 인지도를 위한 임팩트, 그리고 New Gentleman으로 표현되는 스타일리시……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며 목표였다.
또한 패션광고는 보는 이로 하여금 판타지를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즉 ‘내가 저 옷을 입으면 멋지게 변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패션광고 형태로는 오랜 기간 잊혀진 브랜드로서 새로운 임팩트를 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 우리는 좀 더 파격적이고 기억에 남는 타운젠트만의 컬러를 입히기로 했다.
타운젠트가 신선한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신선함’을 크리에이티브에서는 ‘의외성’이라는 코드로 표현했다. 광고를 통해 이전 기성세대와는 다른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소구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반전을 통한 의외성’이었던 것이다. 타운젠트가 표현하고 하는 새로운 젠틀맨은 ‘Before & After’를 통해 명확한 대비를 보여주었다.
모델 노홍철의 기용도 매우 전략적인 노림수. 그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뒤집는 모습은 타운젠트가 추구하는 새로운 젠틀맨상의 스타일리시함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으며, ‘노홍철은 신사가 될 수 없다’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노홍철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구나’라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더욱이 명쾌한 반전과 비교를 통해 ‘타운젠트를 입으면 달라진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군더더기 없이 접근했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번 타운젠트 캠페인은 구성의 참신함과 모델 노홍철을 통한 의외성, 그리고 반전을 통한 신선함이 어우러진, 기존 패션광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쾌한 형식 파괴였다. 이를 통해 잠시 잊혀졌던, 조금은 올드해진 기억 속의 타운젠트가 이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큰 기지개를 킨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