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3-04 : 광고전략 연구 - 친절한 설명을 버려라! 통째로 단순하게 보여줘라!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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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혁 I 영산대 매스컴학부 교수
kie0716@dreamwiz.com

나이키의 성공은 일단 그들의 제품 ‘나이키 에어(Nike Air)’에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나이키 에어는 세계적인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을 모델로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보다 쉽게 접근할 수는 있었지만, 보다 근본적인 성공의 이유는 제품이 가지고 있는 컨셉트를 소비자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복잡한 걸 원치 않는다


나이키 에어는 종래의 운동화 뒷굽 위치에 에어백이 위치함으로써 일단 종래 운동화보다 무게를 줄여 준다는 점과, 에어 쿠션을 통해 발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점이 제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백은 그 자체가 발의 편안함을 위한 무게 감소와 쿠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나이키 에어의 성공은 에어백이 주는 기능성에 따른 성공이라기보다는, 그러한 기능들이 소비자들의 눈에 제품 컨셉트로 쉽게 다가와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본질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에어백을 장착했기 때문에 제품이 몇 십 그램 가벼워질 수 있으며, 공기 주머니가 쿠션을 받쳐 주기 때문에 발이 기존의 운동화에 비해 무척이나 편해질 수 있다는 설명을 과연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즉, 나이키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편안함을 일일 이 설명하기보다는 에어백 그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에어백이 지니는 기능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모든 번거로움을 없애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쉽게 이해시켜 버린 것이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복잡한 설명을 원치 않으며, 쉽게 그들의 머리에서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나이키 에어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 다.

이는 나이키 에어에 대항하여 만든 컨버스(Converse)의 신제품 REACT가 나이키 에어를 능가하는 기능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데, REACT의 경우 제품의 컨셉트를 소비자에게 쉽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을 그 실패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본 나이키 성공사례 연구에서 있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의 모델이 된 과정을 잠시 살펴 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엄밀한 의미에서 마이클 조던은 나이키의 모델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선수였다. 그는 North Carolina 대학 농구선수 시절에는 학교와 컨버스와의 계약에 의해 컨버스 제품을 신었었고, 경기장 이외의 장소에서는 아디다스(Adidas)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또한 그 스스로도 대학을 떠나온 후에는 아디다스의 모델이 되기를 원했으나 아디다스의 마케팅 캠페인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좌절되었다.
컨버스는 조던을 탐내기는 했으나 이미 래리 버드(Larry Bird)와 매직 존슨(Ervin Magic Johnson)과 같은 수퍼 모델이 진치고 있어 또다른 스타를 모델로 영입하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조던은 그러한 현실에서 스타들의 대열에 또다른 스타로 합류하기보다는 돋보이는 존재로서의 자신을 위해 나이키에 합류하게 된 것 이다.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재고 관리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기업은 시장에서의 수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는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불필요한 재고의 방지를 위해 그들이 팔 수 있는 양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기업 운영에 있어 필수적인 것이라 하겠다.

운동화를 포함하여 유행과 밀접하게 관련된 업종의 경우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나이키의 경우 시장에서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경쟁자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다. 이는 나이키의 성공을 말할 때 언급되어야 할 부분인데, 나이키의 경우 정확히 시장 규모를 예측했다기보다는 제품 생산에 있어 다음과 같은 독특한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재고를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나이키는 자신들의 제품을 취급하는 점포의 사전 주문에 의해 생산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나이키 제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은 미리 자신들이 취급하고 싶은 제품의 리스트와 수량, 그리고 시기를 나이키에 제공하고 나이키는 그 주문에 의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인데, 이러한 사전 주문에 의해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나이키는 불필요한 재고를 줄일 수 있었으며 나이키 제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는 운동화 업계에 있어 나이키가 최초로 시도한 것으로 , 유통에 있어 나이키는 다른 경쟁자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오늘날 이러한 방법은 컨버스나 리복(Reebok) 모두 사용하고 있다.

나이키의 이러한 방법은 생산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유통조직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물량을 정확하게 제공한다는 신뢰를 줄 수 있다. 이는 미국 내 일반 점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각종 조사에서 ‘나이키는 제품을 가장 필요한 때에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기업’으로 꼽고 있음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Factory Outlet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는 있다. 만일 주문한 제품이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을 경우 그 재고품은 어찌 처리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사실 유행을 따르는 제품은 어느 한 순간 소비자들의 기호가 변하여 팔리지 않는 것을 흔히 경험하고 있다. 80년대 말 리복의 에어로빅운동화는 어느 날 아침 갑작스럽게 대중적인 제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어떤 제품의 급부상은 바로 다른 제품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른 제품을 보유하고 있던 점포들은 곧바로 잘 팔리는 제품을 진열하기 위해 기존의 팔리지 않는 제품을 대폭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 소비자들은 대폭 할인된 제품을 통해 그 제품의 브랜드에 대해 지니고 있던 이미지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며 그 변화는 부정적인 이미지, 즉 싸구려라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



소비자에게 이러한 인식이 심어지게 되면 이는 다시 복구하기 힘든 것으로, 나이키 역시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Factory Outlet을 그 해결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팔리지 않은 물건에 대해서 점포는 책임을 지지 않고 다시 돌려주게 되는데, 이런 제품은 Factory Outlet을 통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게 되는 것이다.
Factory Outlet을 이용하는 것은 일단 재고품 정리라는 장점과 함께 판매 장소가 주는 심리적 편안함으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에 그리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닌다.
더구나 Factory Outlet은 신제품이 아닌 유행이 지난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유명 브랜드 제품들이 아주 싼 가격으로 판매되더라도 싸구려라는 인식을 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Polo, Ralph Lauren, Tommy Hilfiger, GAP 등과 같은 유명 브랜드들도 자신들의 제품 이미지를 보호하고 한편으로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이러한 Factory Outlet을 이용하고 있다.

다른 경쟁자들 - 리복, 아디다스

리복의 사례


리복은 이 글에서 언급된 여러 브랜드 가운데 가장 최근에 미국에 상륙한 브랜드이다. 영국에서는 육상 분야와 관련이 깊은 전통 있는 브랜드였지만, 미국에는 비교적 늦게 진출해 8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미국에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리고 리복은 미국에서 Freestyle이란 이름의 에어로빅 운동화로 대중적인 위치를 점하게 되는데, 제품이 주는 여성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남성들과 청소년층에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나이키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리복의 일관적이지 못한 태도를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나이키는 그들의 슬로건을 단 2회에 걸쳐 변화시켰으나 리복의 경우 4회 이상 변화시킨 것으로 나타난다.
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이 리복의 이러한 잦은 변화가 바로 나이키를 뛰어넘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 뚜렷하게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리복은 정상을 탈환하기 위하여 매우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리복은 나이키의 제품 컨셉트와 변화를 응용하기도 했고, 샤킬 오닐이나 에미트 스미스와 같은 수퍼스타를 모델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점포 내에서 판매에 유리한 진열대를 보유하기도 했다.
또한 제품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 예로, 소비자 개인의 선호도에 맞도록 펌프를 이용하여 쿠션을 조절하는 리복의 운동화 등은 매우 뛰어난 아이디어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미국프로농구(NFL)의 심판들에게 자신들의 상표가 붙어 있는 복장을 입힘으로써 제품 홍보에도 만전을 기했으며, 제품 다양화를 위해 패션이나 스포츠 관련 회사를 합병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복의 그러한 다양한 시도는 나이키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데,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욕구에 근거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사업다각화라는 구상하에 그런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는 점이 그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리복이 많은 잠재력을 지닌 회사로 평가를 받고는 있으나, 그러한 다양성의 믹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 결코 나이키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일관적이지 못한 이미지의 변화는 소비자로부터 인지도의 문제를 야기시켜 궁극적으로 나이키와의 격차를 줄이는데 실패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아디다스(Adidas)의 사례

아디다스는 독일 기업으로 나이키 못지 않게 오늘날의 스포츠 운동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와는 달리 운동선수들은 아디다스를 나이키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특이한데, 이는 아디다스 역시 운 동선수 출신의 창업자에 의해 끊임없이 제품 개선과 개발에 노력한 결과이다.
하지만 아디다스 또한 미국 시장 진입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70년대에 이르러서야 겨우 미국시장 진입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그 오랜 역사와 유럽에서의 평가에 비해 매우 늦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70년대는 컨버스의 Chuck Taylor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을 무렵으로 아디다스는 그 틈을 이용하여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아디다스가 자신들을 보호할 그들만의 제품 디자인에 대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아디다스의 독특한 세 줄 무늬나 세 잎 무늬에 대한 트레이드 마크 등록을 하지 않아 미국에서 자신들을 제대로 알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지난호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이키는 처음에 아디다스를 모델로 제품을 개발했다. 즉, 아디다스가 미국 시장 진입을 시도했을 때 이미 나이키는 - 물론 그 당시는 나이키가 아닌 Tiger 상표였지만 - 아디다스를 모델로 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고, 그것을 트레이드 마크로 등록을 마친 후였기 때문에 아디다스의 미국시장 진입이 용이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디다스의 경우는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 축구화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미국 진출 시기에 법적 문제의 미숙한 처리로 인해 다른 영역에서는 나이키에 뒤지고 있는 형편이다


나이키의 성공은 많은 글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성공까지의 세세한 전략적인 내용보다는 기본적으로 그 성공의 이유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또한 반대로 컨버스의 침체 원인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그들의 전략 전개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에 이 글을 통해 리복의 경우 Freestyle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나이키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원인이 사실 매우 간단한 것에 있다는 점과, 아디다스의 경우 유럽에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법적인 보호장치 마련을 게을리 한 탓에 세계 최대의 시장을 놓친 것을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시장에서의 전략적인 변화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배경과 흐름을 파악하는 것, 즉 역사를 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이번까지 2회에 걸쳐 간략하게 미국 신발 업계의 변화를 소개해 보았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