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71@cornell.edu
들어가는 말
흔히들 하는 얘기지만 현대인들은 마케팅 정보의 홍수속에 산다고들 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 1999년 미국의 경우 하루 평균 120억 개의 옥외광고, 3백만 개의 라디오 광고, 그리고 30만 개의 TV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었다고 맥킨지(McKinsey)의 조사결과는 보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소비자들은 이미 수용한도를 넘어선 광고 정보를 접하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새로운 광고매체,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인터넷 마케팅의 당위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과연 인터넷 마케팅의 어떤 점이 마케터로 하여금 이미 포화 상태인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에 또 다른 채널을 추가하게끔 할 수 있을까? 타깃 마케팅, 일 대 일 마케팅, 4대 매체로 접근할 수 없는 수용자층에 도달할 수 있는 대안적인 채널 등등... 끝도 없는 장점을 열거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막상 그 광고효과를 살펴보면 이와 같은 원론적인 질문에 대답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게 작금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이 글에서는 최근 미국에서 소개되고 있는 새로운 인터넷 마케팅 기법이나 비즈니스 모델들을 사례(case study) 위주로 소개함으로써 인터넷 마케팅의 정체성과 그 방향성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참고로 앞으로 소개하게 될 내용들은 현재 필자가 다니고 있는 대학(Cornell University)에 개설된 강좌(internet marketing)에 초빙된 연사(주로 앞으로 소개될 해당 기업의 사장이나 부사장)들이 제공한 자료, 강의 내용, 그리고 학생들과의 토론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그 내용에 있어서 다소의 오류나 편견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출처도 알수 없는 곳으로부터온 광고메일들로 인해 불쾌감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 내 e-메일 주소나 이름을 알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자주 e-메일을 보내는지, 그나마 광고내용을 보면 전혀 나하고 관련도 없는 상품정보로 가득차 있는 그런 e-메일들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은 이미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가령 미국의 경우, 1998 한해 동안 인터넷 사용자에게 전달된 광고형 e-메일은 약 900 억 개로 추산되며 (이는 같은 해 미국에서 사용된 모든 e-메일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 중 대부분이 소위 ‘스팸(spam)’이라고 불리우는 무작위성 광고집행으로 가뜩이나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미국인들을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광범위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e-메일을 이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은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인터넷 전문 컨설팅 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 Inc.)의 자료에 따르면 2002년경에는 e-메일 마케팅이 현재 인터넷 마케팅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배너광고를 제치고 약 95억 달러 가량의 시장규모를 가져 관련 부문 선두주자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혹자는 기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4대 매체를 중심으로 한 매스 마케팅에서 점차 개별 고객의 취향과 인적 정보를 이용한 일 대 일 마케팅 또는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으로 옮겨가는 추세를 인용하며, 인터넷 마케팅 역시 이와 같은 경로를 걷지 않겠느냐는 예측을 제시하기도 한다. 즉, 전통적인 off-line 미디어의 경우 옥외광고, 신문, 라디오/TV, 그리고 다이렉트 마케팅의 순으로 그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과 같이, 인터넷 마케팅 역시 초창기의 인터넷 포털 중심에서 배너광고, 그리고 보다 일 대 일 마케팅적인 e-메일 마케팅 순으로 점차 이동하리라는 추측이다.
permission marketing이란?
permission marketing’ 또는 ‘opt-in e-메일’이라고도 불리는 이 새로운 인터넷 마케팅 기법은 일단 ‘스팸’이라고 불리우는 광고 e-메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극도의 불신 속에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e-메일 마케팅 시장에 대응한 새로운 인터넷 마케팅 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간단히 얘기하면, 이 permission marketing 기법은 기존의 마케팅 전략 집행 순서, 즉 마케터가 자신의 제품에 맞는 잠재 소비자를 설정하고 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마케팅 채널과 메시지를 선택하는 일반적인 순서를 거꾸로 뒤집어서, 먼저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어떤 종류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받을 것인지를 선택하고 마케터는 이에 근거하여 새로운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정보를 전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기존의 e-메일 마케팅 또는 다이렉트 마케팅이 일단 타깃 소비자로 지목된 인터넷 사용자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과는 달리, 오직 특정 제품/서비스군에 관한 정보수용의사를 밝힌 이들에게만 선택적인 광고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소비자들의 신뢰와 높은 광고 효과(응답률)라는 두 가지 성과를 함께 획득한다는 점이다.
혹자는 이 permission marketing이라는 것이 별로 새로울 것도 없고 매우 간단한 아이디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고객의 취향 및 인적 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기법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고, 이를 위한 툴 (tool)도 각양각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permission marketing 이라는, 일견 단순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디어를 성공적이고 차별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발전시키기에는 아래 사례에서 소개되듯이 몇 가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중대과제들이 있었다.
Yesmail의 permission marketing
Yesmail은 permission marketing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인터넷 시장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에 적절한 사업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99년 1월 기존의 ‘WebPromote’라는 이름에서 ‘Yesmail.com’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꾸고 전면적인 사업전략 수정 및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이 Yesmail은 permission marketing이라는 새로운 사업의 성공적인 전개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지목했다.
① 어떻게 차별적인 가입자 정보를 획득할 것인가?
② 일단 확보된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 전달(value proposition)을 할 것인가?
③ 마케터에게는 어떤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이는 사실 너무나 당연한 과제이겠지만 당시만 해도 permission marketing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할 때라서 Yesmail로서는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짜야만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1.가입자 확보 전략
permission marketing 사업 성공의 가장 큰 관건은 무엇보다도 기존의 e-메일 데이터베이스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차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미 많은 다이렉트 마케팅 업체들이 대규모의 e-메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있긴 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소비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소위 ‘troll’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다른 웹사이트나 news group에서 빼온 것이거나 또는 현금, 상품 제공 등을 통해 확보한 고객 리스트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이 무작위로 확보한 e-메일이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그 효과면에서 의문시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 조사결과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인터넷 사용자의 56%는 광고형 e-메일이 도착했을 때 제목도 보지 않고 지워버린다고 했으며, 이와 같은 메일에 관심을 표명한 응답자는 단지 11%에 불과했던 것이다.
Yesmai로서는 이와 같은 e-메일 리스트와는 차별적인, 즉 고객의 허용(permission)에 근거한 심층적인 고객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단기간에 대규모로 확보해야 한다는 딜레머에 빠져 있었다.
지난 99년 회사명을 바꾸고 permission marketing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을 때 이 회사는 이미 약 35만 명의 고객 명단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체 시장분석 결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대형 클라이언트들을 끌어들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 5백만에서 8백만 명의 가입자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다.
Yesmail은 이를 위해 크게 세 가지 전략을 추구했다. 이 회사가 첫 번째로 선택한 전략은 이미 상당수의 permission e-mail(opt-in e-mail)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었으나 이를 통한 사업전개에 미진했던 Yahoo!나 Exite 등 몇몇 대형 인터넷 포털사들에게 클라이언트(marketer)들을 연결해 주고 수익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챙기는, 일종의 마케팅 에이전시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는 일단 단기간에 많은 클라이언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자체 가입자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점과 대행 수수료로만으로는 사업 전개상 한계가 뚜렸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됐다.
이 회사가 두 번째로 선택한 전략은 대대적인 광고와 프로모션을 통해 가입자들을 직접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직접 가입자를 접하기 때문에 심층적인 개인 정보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단 확보된 가입자 정보는 이 회사의 소유이기 때문에 100%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그러나 목표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매달 평균 3백만 달러 이상의 막대한 광고비(연간 기준으로는 2,500만에서 5,000만 달러 정도)를 투입해야만 하는 비용 부담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마지막으로 Yesmail이 선택한 전략은 일종의 가입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network partner solution으로, 이는 Yesmail이 향후 총 1,4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성공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이 전략은 대부분의 중소 웹사이트들이 이미 많은 양의 소비자 정보를 확보하고 있고, 또 적지 않은 양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즉, 각각 분산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별로 의미없는 소비자 정보이지만 이들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다면 막대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된 것이다.
만약 Yesmail이 이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각사의 가입자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면 이는 흩어져 있는 각각 회사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의미가 있는 셈이다. <그림 1>
이에 따라 Yesmail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우선 각 파트너 회사들이 이미 확보한 가입자 정보를 합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비자의 동의 없이 기존 데이터를 합하거나 변용하는 것은 미국의 프라이버시 보호법상 위법이기 때문에 이는 선택 사항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Yesmail은 향후 새로운 가입자가 해당 파트너의 웹사이트에 등록할 때 이 등록페이지 하단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삽입함으로써 소비자의 ‘허용/수락 (permission)’을 확보 하는 방법을 썼다.
“이 웹사이트는 여러분에게 특별 판촉행사나 이벤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Yesmail과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e-메일을 통한 정보 제공을 원하신다면 아래의 항목에서 관심 분야를 선택하십시오.”
여기에 제공되는 카테고리는 약 20개로서 해당 웹사이트의 성격에 따라 치밀하게 미리 조정됐다. 가령 해당 사이트가 여행관련 사이트라면 항공, 엔터테인먼트, 호텔, 레스토랑, 쇼핑, 여행과 레저 등으로 신규 가입자들이 쉽게 관심을 가질만한 항목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입자 스스로 관심을 갖고 정보수용을 수락(permission)하게끔 하는 것으로서, 이를 위해 Yesmail는 판촉행사나 현급지급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는 웹사이트들은 파트너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Yesmail은 이상적인 네트워크 파트너로서 먼저 배너광고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중,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웹사이트들을 지목했다. 조사 결과 이들 웹사이트들은 대부분 가입자 등록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매달 평균 5천에서 5만 명 가량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Yesmail은 이들 중 대부분이 수익원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permission e-mail로 인한 수익의 반(1인당 12.5 센트)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이들을 네트워크 파트너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네트워크 솔루션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전략과 비교할 때 몇 가지 장점을 보유하고 있었다. 먼저 첫 번째 고려된 전략인 에이전시 비즈니스에 비교해 보면 대행 수수료 20%보다 훨씬 많은 50%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 그리고 제공된 가입자 정보를 직접 소유하게 됨으로써 막대한 고객정보 데이터 구축이라는 큰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힐 수 있었다.
한편,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도, Yesmail로서는 특별한 비용 부담 없이 단시일내에 수많은 가입자 정보를 확보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지목됐다.
즉, Yesmail에게 제공되는 소비자 정보는 해당 파트너사에서 갖가지 마케팅을 통해서 끌어들인 가입자들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가입자 획득을 위한 비용 부담은 전액 해당 파트너사가 부담하는 셈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Yesmail은 현재 약 140여 개의 네트워크 파트너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 한달 평균 100만 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일단 가입자 확보 전략은 이와 같이 완성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의 두 축, 즉 가입자와 마케터에게 어떤 가치제공(value proposition)을 할 것인가였다. 이를 위해 Yesmail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
2.신뢰(trust):permission marketing의 핵심 요소
앞의 사례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permission marketing의 성공 여부는 바로 고객의 허용(permission) 을 유도하고 이들의 관심을 유지(retain)하는 데 달려 있다. Yesmail은 이를 위해 몇 가지 전략을 사용했다.
첫번째는 인터넷 사용자의 스팸메일에 대한 반감을 역이용하는 방안이었다. 가령 Yesmail은 신문광고 카피 문구를 “Unsolicited Email Sucks! Try Yesmail instead”라고 함으로써 Yesmail의permission marketing 만이 인터넷 사용자를 역겹게 하는 스팸메일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Yesmail의 웹사이트에 온라인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각종 요령 및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마인드에 Yesmail은 스팸메일의 정반대에 위치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했다. 기타, 가입자 신상정보를 어떠한 경우에도 마케터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지, 13세 이하의 어린이는 등록을 거부하는 등의 방법을 써서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고객 신뢰(trust)를 확보하고자 했다.
이 회사가 수립한 두번째 전략은 permission marketing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모션이나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가입자 확보를 거부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이 회사의 신임사장인 톨미(Tolmie)의 확고한 방침으로, 이렇게 인센티브에 혹해서 들어온 가입자는 정작 Yesmail에서 보내온 광고형 e-메일에 전혀 관심도 없고 유지도 힘들 뿐더러, 장기적으로는 자사의 클라이언트들에게 낮은 응답률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부르고, 차별적 마케팅 데이터베이스 제공이라는 자사의 전략적 포지셔닝도 위협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마지막으로 Yesmail은 일단 확보된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유익한 정보만을 가능한 한 최소한 한도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했다.
Yesmail에 가입한 고객들은 평균 5개의 서비스/상품 항목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의 상품 성격이 단지 소비자가 표명한 관심 항목과 일치한다는 것만을 이유로 이들에게 무작정 e-메일을 많이 보낸다면 이는 오히려 소비자의 가입 탈퇴 (opt-out) 또는 무시(ignorance) 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됐다. 따라서Yesmail은 1인당 일주일에 평균 1~2회만 e-메일을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림 2>
3.마케팅 서비스
Yesmail의 세번째 고민은 어떻게 하면 빠른 시일내에 대형 클라이언트들을 끌어들이느냐 하는 것이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케터들은 이미 인터넷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permission e-mail marketing’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나 쉽게 인정할 수 있는 차별적인 효과를 증명할 수 있어야 했다. 일단 기존의 다이렉트 마케팅보다 75~90% 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5~10배 이상의 높은 응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울 수 있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마케터 스스로가 이와 같은 차별적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Yesmail은 다음과 같은 고도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과 자사의 인적 자원이 연동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확립했다.
Stage 1 :
클라이언트 A씨는 Yesmail이 개발한 ‘eTarget’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자사의 타깃층과 일치하는 소비자 그룹을 Yesmail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뽑아낸다. 이 클라이언트는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과 중서부 지역에 사는 30대 기혼 직장여성 중 패션정보에 대한 정보 제공을 수락한 가입자 10만 명을 선택했다
Stage 2 :
클라이언트 A씨는 Yesmail의 담당자와 함께 각각의 가입자 특성에 알맞는 일련의 e-메일 메시지들을 작성한다.
Stage 3 :
Yesmail의 quality control팀의 직원이 작성된 메시지를 읽고 혹시 빠뜨린 사항은 없는지, 메시지의 내용이 고객이 허락한 항목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해당 메시지는 선택된 타깃 중 약 3%에 해당되는 가입자에게 우선 전달된다.
그리고 마켓 테스트 결과, 만약 응답률이 기대치에 못미친다면 해당 캠페인은 수정작업에 들어가거나 그 자리에서 중지된다. 이 경우 클라이언트는 테스트 기간 동안에 전달된 만큼만의 비용(1인당 25센트)을 지불하면 된다.
Stage 4 :
일단 테스트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작성된 메시지가 본격적으로 타깃 소비자에게 전송된다. 클라이언트는 Yesmail이 개발한 eTrack이라는 소프트웨어로 해당 캠페인의 진행사항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가입자가 e-메일을 열었는지 또는 실제로 이 e-메일을 통해 몇 명이나 클라이언트의 웹사이트를 접속했는지는 물론이고, 보다 더 자세한 정보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몇명의 가입자가 어떤 페이지를 얼마나 오랫동안 접속했으며, 이 중 몇 명이 실제로 상품을 주문했는지 (conversion rate), 또는 몇 명이 쇼핑 카트에 상품만 올려놓고 최종 결제를 안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이들은 상품 구매의사를 명확히 나타낸 사람들이므로 향후 Yesmail의 최우선 타깃 고객층이 된다)
Stage 5 :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클라이언트는 시간별 click through rate, conversion rate, customer acquisition costs 등의 효과를 표와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Yesmail은 이와 같은 결과를 요약하여 캠페인이 끝난 후 클라인어트에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한다.<그림 3>
결과적으로, Yesmail은 “Better, Faster, Cheaper”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마케터들을 설득하고 있다. 먼저 광고효과를 보면 다이렉트 메일의 경우 평균 응답률이 1%~2%인데 반해 permission email의 응답률은 평균5~15% 로 훨씬 월등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Yesmail의 가입자들이 이미 특정 상품에 대한 메시지 수용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힌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일단 기존의 마케팅 채널보다 훨씬 높은 메시지 수용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 기술의 특성상 개인 인적 정보는 물론 각 개인의 응답기록(가령 누가 어떤 상품 메시지에 몇 번 클릭했는지에 대한 기록)을 이용한 더욱 더 치밀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 기인한다.
한편, 시간과 속도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봐도 permission marketing은 다른 채널보다 우위에 있다. 일단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일반 다이렉트 메일의 경우 소비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답신을 받기까지 약 3주에서 5주 정도의 기일이 필요한 반면, Yesmail의 경우는 전체 응답의 약 75% 이상이 3일안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빠른 광고 효과를 원하는 마케터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케터들은 시의적절한, 가령 10년만의 폭설을 이용한 스노 타이어 관련 프로모션 메일을 보내는 등의 발빠른 마케팅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Yesmail은 이와 같은 서비스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한다. 즉, Yesmail의 경우 메시지당 25 센트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는 반면, 기존의 다이렉트 메일은 1.25 달러의 비교적 높은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가격 대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또한 Yesmail은 같은 인터넷 마케팅 수단의 하나인 배너광고에 대비해서도 우월함을 보이고 있다.
비록 광고 노출이라는 면에서는 배너광고의 평균 단가가 $30/CPM이고 Yesmail이 $25/CPM이라서 별 차이가 없지만, 응답률에서 보면 배너광고의 평균 click through rate(인터넷 사용자가 배너광고를 실제로 클릭 한 경우)가 평균 0.5~1%에 머문다는 점에서 볼때 Yesmail이 최소한 소비자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프로모션이나 이벤트성 광고 또는 상품 주문형 광고에서 훨씬 유용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맺음말
디지털 시대의 핵심은 어떤 테크놀러지를 이용해서 소비자를 현혹할 것인가가 아니라 점차 정보 수용과정에서 능동적이고 차별적인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를 어떻게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느냐에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주목받고 있는 consumer-centric marketing, co-creation marketing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은 소비자로 하여금 직접 마케팅 믹스에 참여하게끔 함으로써 보다 높은 소비자 만족도를 제고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소비자는 product creation (예: Gateway나 Dell과 같은 주문형 조립 생산), 가격 설정(예: Priceline.com), distribution and fulfillment(예: Gap online), 그리고 communication(예: yesmail의 Permission 마케팅) 등 기존에는 마케터의 고유 영역이었던 각종 마케팅 믹스에 직접 간여하고 있는 셈이다.
Yesmail의 permission marketing 은 이와 같이 소비자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마케팅 프로세스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 마케팅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목되었던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문제를 능동적으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다이렉트 마케팅이나 스팸메일에 비해 한단계 발전한 마케팅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수도 없이 언급된 얘기이겠지만 인터넷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마케터들을 현혹하던 시대는 지났다.
중요한 것은 모든 미디어의 역사가 항상 그러했듯이 위기 상황에는 궁지에 몰린 플레이어(player)들로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고, 이를 통해 라디오나 TV같은 미디어도 지금처럼 효과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툴로 발전돼 왔다는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요즘 새로운 인터넷 마케팅 모델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례들을 수시로 접하곤 한다.
물론 새롭다고 해서 모두 기존의 것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와 같은 시행착오를 통해 인터넷 또한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툴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여기서 소개된 Yesmail의 사례는 이런 시각으로 볼 때 꽤 의미있는 시도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