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8일 두바이. 버즈 알 아랍 호텔을 코앞에 둔 뛰어난 전경의 주미에라 비치 호텔에서는 이색행사가 열렸다.
한국·미국·캐나다·인도·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이란·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아마추어 요리사들의 화려한 요리대회 ‘2008 LG 글로벌 홈셰프 어워드’가 막을 올린 것이다. 이 대회는 LG전자 디지털가전 부문 해외 마케팅 사업부에서 LG의 주요제품인 광파오븐(Solar Dom)·전기 조리대(Electric Hob)·냉장고 등의 홍보를 위해 기획한 행사.
기존의 단순한 이벤트나 프로모션 활동의 차원을 넘어, 또는 이미 존재하는 대회에 스폰서로 참여하는 방식과는 달리, 직접 요리대회를 진행한 것이다. 요리복과 앞치마에서부터 대회 진행 매뉴얼과 심사규정 등 세밀한 요소까지 완벽히 구축, 향후 5년간 행사를 이어가면서 LG전자의 제품과 브랜드 노출을 도모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취지였다.
참가대상은 요리사가 꿈인 아마추어, 또는 준프로급 실력을 갖고 있는 요리사 지망생. 또한 이 대회가 그들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요리사와 요리단체들을 초빙했다. 행사장소 역시 각 국가별 결선을 통과한 예비 요리사들의 선망을 살만한 ‘꿈의 도시’ 두바이로 정했다.
참가자들 입장에는 프로급의 요리사와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결코 흔히 접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아마추어대회인 것이다.
차세대 기업 진화코드 CSR -‘Cuisine of Eco’
기업 입장에서 기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껄끄러운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상업적 행사’ 라는 꼬리표이다. 로고 노출은 물론, 행사취지나 핵심 이벤트 등을 포함해 상업적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행사진행에 꽤나 땀을 흘려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끌게 된 용어가 바로 ‘공익성(CSR)’이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 Bottom Line)’이라는 것을 구축해 왔다. ‘경제·사회·환경’이라는, 지속가능한 경영의 3대 축 및 그와 관련된 주요 이슈인 환경·사회·지배구조와 연관된 다양한 이슈에 균형을 유지하며 핵심 경영전략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즉 CSR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이라는 기업의 네 가지 핵심 책임을 바탕으로 환경경영까지 포함한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LG 글로벌 홈셰프 어워드에도 녹아 들어가 있는데, 유기농 식재료나 슬로푸드, 환경친화적인 조리법 등을 한데 모은 환경친화적인 요리대회라는 컨셉트가 이를 잘 말해준다.
광파오븐이라는 제품 특성상 환경친화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짧은 조리시간으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과 함께 대회의 모든 식재료와 참가자들의 레시피, 조리과정, 심사규정 등에 친환경적인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Cuisine of Eco’라는 컨셉트를 최대한 특화시킨 것이다.
‘2008 LG 글로벌 홈셰프 어워드’는 다양한 이벤트, 프로모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기존의 행사 틀을 따라갈 것만이 아니라, 직접 시장의 틈새를 연구하고 개척해 기회를 창출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컨셉트가 분명한 이벤트
LG 글로벌 홈셰프 어워드는 보다 완벽한 브랜드 이미지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진행한다는 로드맵을 기본으로 한다. 이는 권위 있는 요리대회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이 필요하고, 누구나 참가하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 위해 또 2년 정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이다.
따라서 행사의 방향설정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빈틈이 없었다. 세계적인 타 요리대회들을 철저히 검토한 결과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제대로 된 대회가 없다는 틈새시장을 발견했고, 이에 따라 완벽한 대회 틀을 구축해 프로급의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한다는 목표를 정한 것이다. ‘Cuisine of Eco’라는 컨셉트에는 LG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삶과 라이프스타일이 배어있다. LG 제품의 스타일리시 디자인(Stylish Design), 스마트 테크놀로지(Smart Technology)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Life is Good’이라는 기업철학, 그리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충족할 수 있는 삶의 방식에서 ‘Recipe for a good Life(좋은 삶을 위한 레시피)’를 도출했다. 결국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 대회가 각기 다른 삶의 방식과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LG만의 기업철학을 홍보하는 장이 될 것이란 전략인 것이다.
따라서 이 대회의 인지도 상승이 LG 가전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
‘ 재미는 기본이다! ’ 미디어 PR의 핵심요소,
‘ Variety Cooking Show ’
두바이는 PR이 참 잘 된 도시이다. 사실 이번에 현지인들의 의견이나 사정을 취합해 본 결과, ‘두바이는 몰락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수많은 빌딩들이 지어지면서, 도시는 거대한 공사장을 방불케 하지만, 정작 여기에 입주할 외국기업들이나 투자할 외부자본이 계속 늘어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두바이는 여전히 꿈의 도시로 통하고 있으며, 여전히 두바이공항은 24시간 붐비고 있는 것을 보면 도시 차원의 홍보가 교묘하게 잘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벤트 또한 기본 소스가 어떻든 ‘잘 된 PR’이 절실하다. 어떻게 이슈화하느냐에 따라 행사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LG 글로벌 홈셰프 어워드의 경우 대회 전날과 당일에 버라이어티 쿠킹쇼를 진행했다. 전날은 사전행사의 취지로 참가자들에게 ‘Cuisine of Eco’의 의미와 요리에 대한 조언을 초청 셰프가 설명하는 쿠킹 클래스(Cooking Class)를, 그리고 당일에는 요리대회의 화려한 개막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환경’을 컨셉트로 한 쿠킹쇼를 선보인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유명 셰프가 가득한 영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Ainsley Harriott이 이번 행사의 메인 셰프로 나서 부드러우면서도 현란한 쇼를 진행해 더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08 LG 글로벌 홈셰프 어워드는 다양한 이벤트, 프로모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존의 행사 틀을 따라 갈 것만이 아니라, 직접 시장의 틈새를 연구하고 개척해 기회를 창출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단순히 추천이나 보증(Endorsement)만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홈셰프에 초빙된 세계조리사연맹 (WACS: World Association of Culinary Society), 그리고 세계적인 프랑스의 요리학교 Le Cordon Bleu의 경우 기꺼이 더 좋은 행사를 위해 수많은 노력과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면서 이 대회를 함께 즐긴 것은 향후 이 행사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되었다.
한편 이 행사는 우리 회사 스페이스 팀과 BTL 기획팀, 글로벌 기획팀, 영상사업팀, 글로벌 비즈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팀 이기주의의 한계를 넘어 해외행사를 긴밀한 Co-Work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임에도 이러한 팀간 협업체제가 TF의 형태 등을 통한 우리 회사의 새로운 업무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 또한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