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이며 한국 영화의 상징인 ‘충무로’에서, 영화는 곧 축제이며, 축제는 곧 영화다. 지난해 개최되었던 제1회 서울 충무로 국제영화제의 행사였던 ‘충무로 연가’, ‘남산 공감’, ‘충무로 난장’ 등은 ‘충무로에서 영화는 축제’임을 확연히 느끼게 해주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더 나아가 미래 영화와의 만남의 장이 되고자 충무로에서 시작된 서울 충무로 국제영화제는 지난해 ‘발견·복원·창조’를 키워드로 출범, 올해 2회째를 맞아 9월 3일 그 막을 올렸다. 우선 매월 넷째 주 일요일마다 진행한 영화제 사전축제를 통해 ‘영화의 메카’ 충무로를 되살리며 영화 팬과 시민들에게 영화와 축제가 하나 되는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는가 하면, 하반기 개봉 예정작 소개 및 주연 배우들과의 만남의 장인 ‘명동 Pre-cinema’를 마련해 관객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기도 했다. 또한 영화제 기간에 펼쳐진 ‘충무로 난장’, ‘남산 공감’ 등의 행사가 서울광장, 남산골 한옥마을, 충무로 예술인의 거리에서 펼쳐져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흥겨운 영화축제를 펼쳐보였다.
‘발견·복원·창조’의 영화제
고전영화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된 프로그램들로 첫 회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영화제는 올해도 변함없이 고전을 통한 세대 간의 소통, 대중과 영화인 간의 교류확대를 추구하며 여타 영화제에서 충족할 수 없었던 목마름을 채워주는 영화제로 성장했다. 즉 ‘소통과 교류’를 위한 새로운 장으로서의 서울 충무로 국제영화제는 세계의 영화 전통을 ‘발견’하고, 한국영화의 역사를 ‘복원’하며, 21세기 매체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영화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제1회 영화제에서 ‘발견·복원·창조’에 대한 뼈대를 구축했다면, 이번에는 그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미래의 고전’을 찾는 ‘발견’의 영역으로서 국제경쟁부문을 신설하였으며, 영화사 초기의 흑백무성영화들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음악으로 영화를 ‘창조’하는 영역으로서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여전히 고전의 ‘복원’을 통해 새로운 창조의 가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 등을 통해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해외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해 그 의미를 더했다.
처음으로 영화제를 진행하면서 걱정도 적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영화제 등 많은 영화제를 관람자 입장에서 접하면서 그 화려함만을 느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영화제를 기획하고 대행 업무를 실행하는 것으로는 우리 회사가 제1호이기 때문에 타 광고회사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점도 부담이 되었다. 또한 여타 영화제와는 달리 세계 고전영화와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과연 얼마만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지도 숙제. 그러나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불철주야 함께한 우리 PR팀 가족들이 있어 자신과 믿음이 있었고, 그만큼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통한 관객과의 만남…
9월 2일 사전축하공연 ‘충무로 연가’
‘충무로에서 영화는 축제다’라는 슬로건을 기초로 제2회 서울 충무로 국제영화제의 화려한 서막이 올랐다. 그 첫 번째 시작은 KBS 개막축하공연인 ‘충무로 연가.’
공연을 위해 3일 전부터 서울광장에서 무대를 세팅하는 가운에 멀쩡하던 하늘에서 주룩주룩 비가 내려서 많은 걱정을 했지만, 행사 당일 정말 하느님이 보우하사 쨍쨍하고 맑은 날씨가 찾아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공연에는 쿨·장윤정·태진아·슈퍼주니어 해피·샤이니·서인영·다비치·SG워너비·김건모 등이 출연, 광장을 가득 메운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등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공연 후에는 곧바로 개막식 준비가 한창인 국립극장으로 향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영화제의 개막을 위해서 모두들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개막식을 위해 영화제 담당자와 그 동안 수많은 기획회의를 하고, 때로는 서로 언성을 높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동시에 떠오르는 생각은 ‘오늘도 밤을 새는구나..’
9월 3일, Red Carpet과 함께 펼쳐진 개막식
아침 일찍부터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다. 좀 더 좋은 위치에서 레드카펫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모두들 국립극장 계단에 명함을 붙여 놓았다.
시작부터 열기는 대단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천영화제와는 비교가 안 되었다. 영화제 조직위원회 담당자들도 흡족해 하는 표정. 개막식 공식행사가 열리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좌석도 매진을 기록하는 등 열기가 뜨겁기만 했다. 이렇게 개막식의 성공적인 막이 오르면서 9일간의 축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9월 4일~10일 한옥마을에서 펼쳐진 영화기행, ‘남산공감’
남산 한옥마을에서 펼쳐진 ‘남산공감’ 행사. 기대 이상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함께했다. 무성영화 상영과 영화음악 공연 등에 남녀노소를 떠나 정말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이 자리를 꽉꽉 채워 주셨다. 특히 무성영화와 변사. 그리고 피아노 연주를 이용한 대사 전달은 지긋이 나이 드신 분들께는 추억을 전해 주었고, 젊은 관람객들에게는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도심 속의 색다른 공간에서 펼쳐진 이 ‘남산공감’ 행사는 영화음악가 이병우, 재즈보컬 이은미의 공연을 시작으로, 환상의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의 공연, 언니네 이발관의 공연 등으로 초가을 밤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9월 4일~6일 명동은 우리가 접수한다, ‘명동 Pre Cinema’
명동 Pre-Cinema는 충무로영화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행사로, 힙합ㆍ인디밴드ㆍ퍼포먼스 등 관람객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 해외 게스트 및 개봉 대기중인 한국 영화 감독과 배우들의 무대인사, 그리고 영화를 소개하는 야외 토크 프로그램 등과 함께 마련되었다.
국내 모던 록의 선두주자인 슈가도넛과 여성듀오 태사비애가 출연해 명동을 찾은 시민들에게 신나는 록과 감미로운 발라드를 선사했고, 팝칼럼니스트로 유명한 김태훈의 사회로 진행된 2부 행사에서는 <음표와 다시마>의 이노우에 하루오 감독이 출연해 간단한 영화소개 및 트레일러 상영, 시민들과의 대담 시간 등을 가졌다.
9월 11일 성공의 기쁨과 폐막의 아쉬움
올해 서울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는 40여 개국 17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이번에 신설된 국제경쟁부문에는 모두 13편이 출품돼 경쟁을 벌였다.
이에 마이클 치미노 감독을 비롯한 5명의 심사위원단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트랩(감독: 슬로단 고르보비치>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 시상했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프랑스 등 4개국이 합작한 <스노우(감독: 아이다 베기츠>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또한 허진호 감독의 <행복>이 ‘올해의 발견상’으로 뽑혔으며, 관객상은 두기봉과 위가휘 감독이 공동 연출한 <매드 디텍티브>에 돌아갔다. 대상에는 상금 3,000만 원이, 심사위원 특별상과 올해의 발견상에는 각각 500만 원과 3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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