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브랜드는 전통, 자산 및 능력, 가치 및 우선 순위, 공공 프로그램, 수행성과 기록, 지역 또는 글로벌 준거 기준 등을 포함한 많은 조직적인 요소들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주어진 경쟁상황, 환경변화 및 기업문화 등에 맞추어 어떤 요소에 초점을 두고 기업 이미지를 관리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최근 전략적인 브랜드 관리는 모든 기업들의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 있고, 광고주와 광고회사는 고유한 브랜드 모형을 정립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마케팅 관리자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슬로건을 정립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정리하고, 이의 활용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슬로건은 브랜드의 아키텍처 상 여러 가지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는데, 여기서는 기업 브랜드 차원에서 이들의 정립방안을 알아본다.
1. 브랜드 계층구조(Brand Hierarchy) 상에서의 기업브랜드의 역할
기업은 하나의 이름을 갖지만 다수의 제품을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에 따라 많은 브랜드를 갖게 된다. 따라서 기업이 여러가지 브랜드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계층구조를 이해하여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아키텍처를 구상해야 한다. 브랜드 계층구조는 기업브랜드(Company Brand), 공동 브랜드(Family Brand), 개별 브랜드(Individual Brand), 브랜드 수식어(Brand Modifier) 등 네 단계로 구분된다.
기업브랜드는 ‘기업의 이름’이다. 공동브랜드는 기업브랜드 다음으로 높은 수준의 브랜드로, 하나 이상의 제품범주들에게 사용되는 브랜드이다. 예를 들어 태평양화학의 경우 화장품에 아모레라는 이름을, 대상은 식품 분야에서 청정원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왔는데, 이들은 공동브랜드로 분류된다.
개별브랜드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제품범주에 국한하여 사용되는 브랜드들이다. 브랜드 수식어는 주로 제품의 성분이나 속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추가되는 이름이다. 예를 들어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에서 ‘오뚜기’는 기업브랜드, ‘진라면’은 개별 브랜드, ‘매운맛’은 브랜드 수식어의 역할을 한다.
브랜드는 이와 같이 수준에 따라 다양한 계층구조를 갖기 때문에 기업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슬로건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계층구조 상의 아키텍처를 고려해야 한다. 즉 브랜드 계층구조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대상 제품에 어떤 식의 계층구조 믹스를 적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기업은 브랜드 계층구조상의 각 브랜드 수준을 사용할 숫자(기업브랜드만 사용할 것인지 또는 기업브랜드와 개별브랜드를 같이 사용할 것인지 등)를 정해야 하고, 서로 다른 수준들 간의 효과적인 조합(어느 수준의 브랜드를 강조할 것인지)을 결정해야 한다.
이때 다양한 브랜드 아키텍처의 유형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단일체형(기업의 이미지와 제품의 이미지를 동일하게 관리하는 유형), 개별 브랜드형(개별 브랜드를 중심으로 관리하고 기업브랜드와 연계하지 않는 유형), 동등형(기업브랜드와 개별 브랜드를 동등하게 중시하여 관리하는 유형), 기업브랜드형(기업브랜드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유형)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브랜드는 조직을 대변하며, 여러 제품 영역과 관련하여 신뢰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보증인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합하다.
이러한 기업브랜드의 과제와 잠재적 효과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여기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기업브랜드는 풍부한 전통, 자산 및 능력, 가치 및 우선 순위, 공공 프로그램, 수행성과 기록, 그리고 지역 또는 글로벌 준거 기준 등을 포함한 많은 조직적인 요소들을 보유하고 있다(Aaker 2004).
따라서 기업은 주어진 경쟁상황, 환경변화 및 기업문화 등에 맞추어 여러 가지 요소들 중 어떤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기업 이미지를 관리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한편 잘 관리된 브랜드는 조직에 근거한 차별화를 가져다주고, 신뢰성을 높여 주어 여러 제품들에 대한 보증인 역할을 수행하며, 이 외에도 내부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업브랜드의 잠재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브랜드 관리자는 기업 활동의 연관성을 유지하며, 고유하고 차별적인 가치 제안과 더불어 상황에 따라 기업브랜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해야 하며, 기업브랜드와 관련된 부정적인 요소들을 예방하기도 해야 한다.
2. 기업브랜드 아이덴티티 모형
‘전략적 브랜드 관리(Strategic Brand Management)’의 저자인 Keller교수는 브랜드 자산의 원천이 고객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고객기반 브랜드자산(Customer Based Brand Equity)의 개념을 제안했다(Keller 2003). 켈러는 브랜드 자산의 기반을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이미지(또는 브랜드 연상요소)로 보고 이들의 원천과 결과를 정리하여 <표 2>와 같은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브랜드 관리자는 다양한 브랜드 요소, 창의적인 마케팅 프로그램 및 부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 연상요소(강력하고 호의적이며 차별적인 이미지) 확립하게 되면, 그 결과로 기업은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와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 관리의 핵심은 브랜드의 핵심적인 아이덴티티로 어떤 연상요소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Aaker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모델에서 브랜드 관리자는 핵심 아이덴티티와 확장 아이덴티티 요소들을 정립하고, 이들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제안을 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Aaker 1996). 이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형을 기업브랜드의 관점에서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기업브랜드 관리자는 앞서 <표 1>에서 설명한 바 있는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해 기업 아이덴티티의 핵심요소인 테마를 설정해야 한다. 여기서 테마란 아이덴티티의 의미, 즉 투사된 아이덴티티의 이미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기업의 성격을 표현하는 문화적 기호이자 상징이다. 따라서 브랜드 관리자는 기업의 사명과 비전을 검토하고, 기업의 전통과 핵심역량을 분석하며, 기업조직이 갖는 다양한 연상요소들(예: 혁신성·고객지향성·신뢰성·글로벌·규모·사회적 책임감) 등을 점검해 경쟁 및 시장상황에 가장 적합한 기업 아이덴티티의 테마를 결정해야 하다.
기업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핵심적인 테마가 선정되면, 브랜드 관리자는 이를 표현하는 스타일과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스타일이란 어떤 대상의 고유한 특징이나 형태의 지속적인 표현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각적 요소(모양·색·서체 등)와 청각적 요소(소리 및 음향)가 활용되는데, 이러한 스타일을 이용해 기업브랜드 아이덴티티의 테마를 표현하는 방식(회사명·로고와 심벌·캐릭터·패키지·슬로건 등)이 선택된다.
3. 브랜드 슬로건의 유형과 개발
앞서 설명한 바 있는 기업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티티(또는 테마)를 표현하기 위해 주로 활용되는 요소들은 브랜드명·로고·슬로건·패키지 등이 있다.
첫째, 브랜드명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브랜드명의 개발은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브랜드명을 개발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는 기억의 용이성, 바람직한 연상의 유발이나 부정적인 연상의 배제. 심벌이나 슬로건 개발의 용이성, 법적 문제 상의 예방과 보호 등이다.
둘째, 로고와 심벌마크는 브랜드명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업브랜드의 테마를 표현하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잘 개발된 로고와 심벌마크는 소비자의 주의를 끌고, 긍정적인 느낌을 전달하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어, 브랜드 자산가치의 핵심 요소인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안광호 2003). 한편 기업은 기업브랜드의 테마를 전달하기 위해 특별한 브랜드 심벌의 유형인 캐릭터를 사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슬로건은 브랜드에 관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짧은 문구로서, 태그라인(Tag Line)으로 불리기도 한다. 브랜드 슬로건은 브랜드의 테마를 전달하는 데 유용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브랜드 슬로건은 브랜드명 및 로고와 함께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브랜드 슬로건은 일반적으로 일정기간의 광고 시리즈에서 반복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반복적이고 일관성 있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브랜드 슬로건은 브랜드 포지셔닝을 전달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고, 잘 사용된 브랜드 슬로건은 광고 시리즈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반면 슬로건은 브랜드명이나 로고보다 짧은 수명을 갖는다. 광고 캠페인처럼 시장상황이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수정 또는 변경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슬로건은 개발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유형들은 다음과 같이 5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명령형(Imperative Style) - 나이키의 ‘Just Do It’, HP의 ‘Invent’,
Apple Computer의 ‘Think Different’ 등
2. 기술형(Descriptive Style) - Target의 ‘Expect More. Pay Less’, GE의 ‘Imagination at work’,
Allstate의 ‘Yor are in good hands’ 등
3. 우월형(Superior Style): De Beers의 ‘Diamond is forever’,
BMW의 ‘The ultimate driving machine’, Lufthansa의 ‘There is no better way to fly 등
4. 자극형(Provocative Style) - Sears의 ‘Where else?’,
Microsoft의 ‘Where are you going today?’, Diary Council의 ‘Got milk’ 등
5. 구체형(Specific Style) - HSBC의 ‘The world’s loal bank’,
New York Times의 ‘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 eBay의 ‘happy hunting’ 등 (Wheeler 2006)
4. 브랜드 슬로건 개발 시 고려사항
브랜드 슬로건은 기업의 전반적인 브랜드 전략에 맞추어 사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브랜드 슬로건을 개발할 때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브랜드 아키텍처 상에서의 기업브랜드 역할이 점검될 필요가 있다. 기업브랜드의 역할에 맞는 브랜드 슬로건이 개발되어야 전반적인 브랜드 관리가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브랜드 슬로건은 기업브랜드의 핵심적인 아이덴티티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기업브랜드에서 추구하는 연상요소가 반영되어야 브랜드 슬로건은 브랜드의 자산가치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슬로건의 미래 발전 가능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앞서 브랜드 슬로건은 시장상황이나 환경변화에 의하여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그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완전히 새로운 슬로건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기존 슬로건에서 시대적인 상황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브랜드 슬로건은 속성-혜택-가치와 같은 연결선상에서 발전될 수 있다.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반복전달과 일관성을 통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관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점들을 충분히 고려해 개발된 브랜드 슬로건은 기업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티티를 구축함에 있어서 여러 장점을 갖는다. 슬로건 속에 브랜드명을 포함시켜 광고를 통해 반복노출시킴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슬로건 속에 브랜드명과 제품군과 연결시키는 문구를 활용함으로써 이미지 형성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또한 독특한 슬로건은 자사 브랜드의 차별성(유형 또는 무형의 이미지 요소)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유용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창의적이지 못한 슬로건은 소비자들에 의해 철저히 외면되는 경향이 있다.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유명한 슬로건에 대해 소비자의 70% 이상이 회사명과 슬로건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슬로건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70% 이상이 회사명과 슬로건을 연관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브랜드 관리자는 슬로건을 개발할 때 슬로건의 창의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즉 슬로건은 창의적으로 개발되어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명과 핵심가치를 연계시켜 주어 브랜드의 자산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